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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6 23:24

아이스는 이미 오래전부터 매버릭을 짝사랑중이겠지. 딱 한번 3년전 동기들끼리 누군가의 방에 모여 왁자지껄 술마시던 어느 여름밤, 아이스는 지나가는 말처럼 한번 고백한적 있었을거야. 다들 질펀하게 취해서 정신없던 때였는데 아이스랑 매버릭만 제정신이었거든. 아이스는 다른부대에서 아이스 부대까지 온 녀석들 차로 태워다줄 생각이어서 술을 마시지  않는 상황이었고 매버릭은 자기 딴에는 제법 마셨는데 사실은 한모금이 주량이라서 그냥 기분만 좋은 상태였을거야. 그러다 계획이 바뀌어서 부대로 복귀한다던 녀석들이 다 골아떨어졌고, 다음날 부대 복귀해야만 하는 매버릭을 데려다주러 아이스가 차키를 가지고 나왔겠지. 밤공기가 유난히도 달달했어. 매버릭의 부대까지는 꽤 가까워서 1시간도 되지 않아. 오로지 두사람만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게 아이스를 설레이게 만들었을거야. 그래서 그런건지, 평소처럼 단단히 부여맸던 아이스의 감정이 조금씩 흘러나왔어. 창문을 내린 채 해실해실 웃고 있는 매버릭을 슬쩍 쳐다보며, 아이스는 라디오를 켰겠지. 마침 어디서 들어봤음직한 올드팝송 하나가 흘러나와. 



노래 좋네.



킬킬 웃으며 매버릭이 손가락으로 톡톡 무릎을 박자에 맞춰 두드렸어. 그 묘한 움직임이 이상하게도 마음을 이끌어. 아이스는 흥겹게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어느덧 매버릭도 그런 아이스를 따라 콧노래를 흥얼거렸지. 그러다보니 어줍잖은 용기가 생겼던것 같아. 하늘 위에는 반짝이는 별들이 아이스에게 고백하라고 재촉하는 것 같았고 하필 뒤이어 나온 팝송까지도 두 사람의 콧노래를 이끌었지. 흥얼거리며 기분좋게 머리를 끄덕이는 매버릭에게 결국 말해버렸어.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그런데 어떻게 다가가야할지 모르겠다고말이지. 




........와, 니 놈이 고민될정도의 상대면 얼마나 대단한거야?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아이스가 흘끗 매버릭을 쳐다봤을거야. 너. 너라고. 금방이라도 붙들고 상대를 친히 알려주고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아이스는 일단 고개를 돌렸어. 저 녀석을 향한 울렁이는 마음을 모두 다 표현해버려도 될지 모르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이 밤을 견딜수가 없을것 같았어. 



...........너랑 좀... 닮았어.
.......나랑?




땡그래진 눈으로 아이스를 쳐다보는 눈빛에 아이스는 그 다음말을 무어라 해야할지 몰랐지. 고백을 할거면 제대로 던져버릴 것이지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스스로를 꾸짖느라 귀가 맴맴거려. 지난 연애를 통틀어 단 한번도 상대에게 이런 적이 없었지. 그만큼 매버릭은 아이스에게도 신비한 존재야. 멋대로인데 신경쓰이고, 이리저리 다람쥐처럼 여기저기 치대고 다니는줄 알았는데 어느날은 또 혼자 꽁하니 웅크려 지내는 모습도 있어. 한마디로 무어라 정의내릴 수가 없는 녀석이지. 그러기에 더 눈길이 가고 늘 신경이 쓰여.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뭐겠어. 동기애라고 치부하기엔 분명 녀석은 다르지. 안아보고 싶은 동기가 있을수는 없잖아. 안고, 숨찰때까지 입맞춰보고싶고, 숨좀 쉬게는 해야할거 아냐 라면서 빽빽 거리는 녀석을 달래가며 입맞춰보고도 싶어. 물론 더 한 상상도 수없이 하지. 어떤 날에는 하루에도 두번 속옷을 갈아입을 때가 있을만큼..




.................
.........푸흡, 나랑 닮았다니까 상상이 안가는데. 예뻐?






예뻐. 눈도 못돌릴만큼. 아이스는 나지막하게 대답했어. 아무도 없는 사거리에 아이스가 운전하는 차가 스르륵 정지신호를 받고 멈췄지.
차라리 달리고 있을때는 집중할곳이라도 있을텐데. 차마 매버릭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도 못한채로 아이스는 괜한 헛기침만 두어번했어.




........




매버릭은 별 말이 없었어. 아이스가 슬쩍 고개를 돌렸을때 매버릭은 반대편 차창너머를 바라보고 있었지. 
눈이 마주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이상하게 서글펐지. 동기모임을 빌미로 무려 석달만에 만난 자리였거든. 또 언제 이녀석을 만날 수 있을까. 괜히 초조해지는 아이스였을거야. 다음번 동기모임은 연말이 되겠지. 그때까지 이녀석의 옆자리는 비어있을까? 지난번 소개팅을 한다는 소리도 들은것 같은데. 혹여나 그 사이 맘에 드는 사람을 만나면 어쩌지. 이 녀석 옆에 누군가가 있는 걸 어떻게 참아내냐고. 



..............고백할까.나.


무슨 배짱이었는지 몰라. 정지신호가 유난히도 새빨갛게 보여. 아무도 없는 사거리에서 굳이 이러고 있어야 하는 이유도 모르겠어. 아니, 뻔하지.
여기서 한블록만 지나 좌회전을 하면 얼마 못가 이녀석의 부대가 나오거든. 더 오래있고 싶어. 밤이 하얗게 새도록 너와 오래오래, 이야기해보고 싶어. 




..........................



매버릭은 별 말이 없었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어. 새빨갛던 정지신호가 마침내 바뀌고 차는 천천히 출발했지. 
한블록을 지나기까지 매버릭은 별말이 없었어. 매버릭 부대의 표시가 보이자 심장이 두근거려. 오늘이 어쩌면 기회인건지도 모르겠어.
고백할까. 오래도록 널 좋아해왔다고. 정말 오늘 질러버릴까.




..................아니 하지마. 아이스.








아이스매브 







 
2024.05.16 23: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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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여기서 끊으시다니요 ㅠㅠㅠㅠㅠㅠㅠ매버릭이 왜 고백하지 말라고 한건지 이건 매브 얘기도 들어봐야 한다고 봅니다 센세 어나더 주세요 ㅠㅠㅠㅠㅠ
[Code: 02eb]
2024.05.17 01:05
ㅇㅇ
모바일
매브도 아이스 좋아했다고!!! 그래서 하지 말라고 한 건가요?! 센세 어나더를!!
[Code: b9ba]
2024.05.17 02:36
ㅇㅇ
모바일
미친미칭미친미친미친미친미친 센세... 내가 다 설레 죽어....이 간질간질함 어쩔거야ㅠㅠㅠㅠㅠ
[Code: cd30]
2024.05.17 05:53
ㅇㅇ
모바일
매브 왜하지말라고 했을까 너무 궁금하다 ㅠㅠ 아이스 좋아한건가ㅠㅠ 센세 우리 억나더와 함께해
[Code: 76c5]
2024.05.17 06: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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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브 너 진짜 딴사람있는걸로 착각한거아니야? 아니라구ㅜ너라구 너
[Code: 200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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