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다 트프보고 오작페드로 존나 쎄게 치임. 오작이 최전선 군인이었다가 모종의 작전 실패로 좌천되서 훈련생이나 가르치고 있는데 그 와중에 이혼하고 돌싱되서 전부인이랑 살던 넓은집 감당못하고 적적하다 싶었던 차였을거야. 교육관 뒤쪽에 야트막한 산이 있는데 오작이 산책하다가 나무 밑에 드러누워 있던 리트리버를 발견하겠지.




목줄에 인식표도 달려있는걸로 봐선 군견이었는데 최근 작전에선 본 적없는 아이였어. 윤기나는 털을 슬슬 쓸어주자 별 경계심 없이 손에 얼굴을 비벼왔지. P 라고 이니셜이 새겨진 인식표에 목줄까지 걸린거 보면서 오작이가 피터? 피에트로? 폴라? 할때마다 맘에 안드는지 흥 하고 콧김을 뿜다가 피피? 라는 말에 멍! 하고 대답하더니 손바닥을 핥는 댕댕이였어.

군견 관리소에 물어보니 피피는 작전 실패 이후 계속 성적이 좋지않고 나이도 적지 않아서 퇴직시키기로 결정난 상태였지. 보호소에도 자리가 없고 마땅한 입양자도 나타나지 않아서 이대로라면 안락사해야만 할 수도 있었어. 오작이 그 얘기 듣고 어딘지 군인으로서 동질감 같은걸 느꼈을거야. 자기 집에는 빌어먹게 넓은 정원도 있겠다 은퇴한거나 다름없는 군인과 군견 둘이 살기엔 딱 좋다고 생각하고 입양신청서를 쓰겠지.


피피를 데리고 집에 온 날, 목줄도 없이 마당을 신나게 뛰어다니던 피피는 흙탕물을 잔뜩 뒤집어 쓰고 문 앞에서 꼬리 붕붕 흔들고 있을거야. 집안일 하던 오작이가 피피 소리 듣고 문열어주면 숨차서 헥헥거리면서 오작이한테 와락 안기겠지. 오작이 티셔츠 온통 진흙범벅되는데 그래도 어떻게 알고 집안으로는 안들오는 피피가 기특했을거야. 오작이가 자기 얼굴 좋다고 핥아대는 피피 안아들고 욕실로 들어가면 얌전히 앉아서 오작이가 샴푸해주는거 기분좋게 받고 있을듯.

그러다가 주방에서 끓는 소리 들려서 오작이 손에 거품 묻힌채 후다닥 뛰어가겠지. 싱크대에 넘친거 다 닦고나서 겨우 한숨 돌리고 다시 욕실 들어가는데 샤워커튼 촤락 열자마자 전라의 남자가 떡하니 물맞고 있어서 본능적으로 무기 찾아서 옆에 있던 전동칫솔 집어드는데 남자가 큰 덩치도 무색하게 급하게 앞만 가리더니 몸 낮추고 진정하라고 나 몰라보겠냐고 하겠지. 오작이 뭔 쌉소리냐고 대꾸하려다가 남자 목에 걸린 P 인식표 보고나서야 피피...? 할듯ㅋㅋㅋㅋ

오작이 입양신청서 다시 찾아보고는 페드로 수인이라는거 알게 되겠지ㅋㅋㅋ군견에 수인이라는거 흔치 않아서 페드로가 수인이라는거 군부 내에서도 극소수만 아는거겠지. 오작이 갈등하다가 전우애 좋다는게 뭐겠어 까짓거 뭐 같이 살아보자 하는데 페드로가 수인 모습으로 있는거 좋아해서 별 문제는 없을듯.




근데 페드로가 꽤 자주 안아달라고 어깨에 앞발 척 얹고 오작이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머형견이라 끙차끙차 하다가 이건뭐 내가 안아준건지 내가 안긴건지도 모르게 될듯ㅋㅋㅋㅋ 잘 때도 옆에서 오작이 뺨 할짝할짝 하다가 잠드는데 새벽에 오작이가 깨서 보면 큰 덩치 둥글게 말고 자기 품 파고든 상태로 자고있는 페드로 보고 위험한 생각 드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겠지.

군견 관리소에서 군견들 짝 찾아서 주기적으로 짝짓기하게 해주는데 페드로는 수인인데다가 그런 기계적인 교미하기 싫어서 매번 피했겠지. 그러다보니 퇴직할때까지 제대로 해본적도 없을듯. 오작이랑 같이 지내면서 점점 좋아하는 마음이 커지는데 이게 그냥 주인에 대한 충성심인지 동료에 대한 전우애인지 헷갈리는 페드로일거야. 그러다가 오작이 집 비운 사이에 자기도 모르게 킁킁거리면서 오작이 냄새 찾아서 집안 배회하겠지. 침실가서 오작이 베개 끌어안고 ㅎㅍ하면서 생전 처음 간질간질한 느낌에 낮은 신음 흘리다가 생각보다 빨리 온 오작이한테 들켰으면 좋겠다ㅌㅌㅌㅌ



뭔데 이렇게 길게 쌌냐

오작페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