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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가 왔던 10대 중후반부터 구스도 캐롤도, 매버릭도 없이 혼자 지내는게 익숙해져 버린 브래들리겠지. 매버릭은 최근에 부쩍 잦아진 파병 때문에 길게는 몇 달씩 집에 오지 못했고, 집에 오더라도 금방 다시 떠나는 일의 연속이였어. 혼자 일어나고, 청소하고, 밥을 하고, 공부를 하고, 다시 잠에 드는게 무뎌진 일상이 되어버리고 말았어.


식재료을 사러 근처 식료품 가게에 가던 길에 우연찮게 꽃집을 지나치게 돼. 생화의 싱그러운 꽃향기가 가게 주변을 뒤덮고 있었고, 브래들리의 발걸음이 그 앞에서 우뚝 멈췄어. 일평생 꽃이라곤, 구스와 캐롤을 찾아갈 때 사본 것이 전부였던 브래들리는 이상한 충동에 휩싸여. 진열된 꽃다발 하나하나 향을 꼼꼼하게 맡아가며 얇은 꽃잎이 흐드러지게 핀 작은 코랄빛 꽃다발을 하나 구매해버려. ...내가 이걸 왜 샀지, 싶은 의문이 들었지만 품 안에 들린 꽃다발에서 향기가 퍼져 나오는게 기분이 나쁘진 않았어.


소중하게 들고 있는 꽃다발 때문에 누가 보면 사랑 고백이라도 하러 가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브래들리는 꿋꿋하게 원래 목적지로 향했지. 필요한 식재료를 빠짐 없이 구매하고 계산을 하려는데 이번에는 상큼한 시트러스 향이 발목을 붙잡을 거야. 홀린듯이 향을 따라가니, 레몬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어. 꽃다발의 향기와 레몬의 향이 적절하게 섞이면서 브래들리가 아는 익숙한 얼굴을 그려내었지.


매버릭.


이건 매버릭의 향이었어. 매버릭이 집에 붙어 있는 시간이 점점 짧아질수록 그의 특유의 향기 역시 집 안에서 점점 존재감을 잃어갔겠지. 향은 점점 옅어지는 종국엔 자취를 감췄을거야. 그게 꼭 매버릭이 영영 떠난 것 같아서 브래들리는 달갑지 않았었어. 근데 꽃다발과 레몬을 들고있자니, 아득하게 느껴졌던 그의 향이 다시 코 끝을 스치고 감각을 일깨우는 느낌일거야. 이번에도 브래들리는 충동 구매를 해버리고 말았지.


그렇게 계획에 없었던 꽃다발과 레몬을 한가득 안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자신의 방에 두었어. 좁은 방은 금새 향으로 차올라. 침대에 누워 눈을 감으면 꼭 매버릭이 집에 돌아다니고 있는듯 해. 실제의 그는, 브래들리가 죽었다 깨어나도 닿을 수 없는 지구 반대편의 폭탄과 총알과 연기만이 가득한 곳에 있는데.


매버릭이 너무 보고 싶었어. 그립고, 안기고 싶어. 날 다시 혼자 두지 말라고 떼를 쓰고 싶기도 해. 따뜻한 그의 품 대신 그를 모방한 향기 속에서 브래들리가 조용히 울음을 터뜨렸어.





그리고 그 날 밤에 처음으로 매버릭이 브래들리의 꿈에 나타났을 거야.


나체의 모습으로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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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버릭 본체 향 시트러스+플로럴 미쳤다리......... 이것이 오피셜의 맛....?
2022.08.13 02:40
ㅇㅇ
모바일
아 매버릭 그리워해서 매버릭 향이라도 만들어내는게ㅠㅠㅠㅠㅠ찌통...
[Code: 1d72]
2022.08.13 02:41
ㅇㅇ
모바일
없는 매버릭을 대신해서 매버릭의 향을 떠올리게 만드는 꽃이랑 레몬ㅠㅠㅠㅠ 존나 눈물 나는데 시발 나체의.. ㅁㅊㅌㅌㅌㅌㅌ
[Code: 36a7]
2022.08.13 02:48
ㅇㅇ
아이고 중닭아 ㅜㅜㅜ 맘아픈데 귀여워..
[Code: 1df7]
2022.08.13 04: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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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닭이 찌통이었는데 막줄..! 막줄...!!!
[Code: 3e20]
2022.08.13 07: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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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닭아ㅠㅠㅠㅠㅠㅠㅠ
[Code: 20f6]
2022.08.13 09: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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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체!!!!!!!!!! 중닭아ㅠㅠㅠ 아 진짜 ㅠㅠㅠ
[Code: eafc]
2022.08.13 15:08
ㅇㅇ
모바일
중닭아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
[Code: 9b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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