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 pt 컨셉이 sm인거지

30대 후반에 접어든 노즈에상.
일밖에 몰라서 맨날 회사집 회사집 뿐인 노즈에상 옆에서 지켜보던 회사 동료들 그러다 죽는다고 운동이라도 하라고 한 마디씩 하겠지

그걸 듣기라도 한 듯 때마침 노즈에상 SNS 디엠으로 1:1 pt 광고가 하나 왔으면 좋겠다.
무려 ‘미남’ 트레이너에게 ‘혼나는’ 컨셉으로 가벼운 ‘스팽’을 곁들인 ‘프라이빗’한 1:1 pt라는..
순간 자기 은밀한 성향을 어떻게 알았나 싶어 흠칫한 노즈에상.
곧 우연의 일치일 거라 단정 짓고는 스스로를 ‘미남’이라 칭하는 노골적인 광고가 어이없으면서도
왠지 끌려서 몇 번이나 읽고 또 읽다가 결국 전화번호 저장하고 충동적으로 상담 신청할듯

주말이 되자 갈까 말까 오 천번 고민하던 노즈에상 큰맘 먹고 결국 짐으로 향하겠지
진짜 등록할 생각이라기 보단 트레이너가 진짜 미남인지 아닌지 궁금했을 거야.

그런데 상담해줄 트레이너란 사람이 걸어 들어오는데.. 노즈에 마시던 물컵 놓치겠지
정말 잘생긴대다 심지어 자기보다 훨씬 어려 보이는데 본인을 대표라 소개하는 트레이너 토가와
올블랙 트레이닝복 차림에 한 손엔 차트를 든 토가와가 진한 눈빛으로 발라먹을 듯 노즈에를 뚫어지게 보겠지
그러자 넋나간 노즈에상 '와 저 큰 손으로 엉덩이 맞고 싶다.', '저 매끄럽고 낮은 목소리로 혼나면 황홀하겠지' 등등
온갖 야릇한 상상이 머릿속에 꽉 차서 정신줄 가까스로 붙드느라 진짜 이 악물 듯.
 

- 왜 갑자기 운동할 맘을 먹으셨어요?

순간 노즈에 내가 갑자기 마음 먹은 걸 어떻게 알았지 싶었다가
아 하긴 대다수가 갑자기 운동할 맘을 먹겠구나 싶어서 대충 넘기고는

- 아 그게, 친구가 섹..! 아니 성생활에도 체력이 중요하다고 해서요. 코어 힘 좀 키우라고..
- 좋은 친구분을 두셨네요. 여기 컨셉은 확실히 알고 오신 거죠?
- 네? 컨셉..이요? 여, 여긴 뭔가 다른가요?

민망함에 순간 거짓말한 노즈에. 그래놓고 자기도 민망해서 귀가 뜨거워지는데..
그런 노즈에 보면서 진심으로 기쁘다는 듯 아하하 밝게 웃은 토가와 ‘와, 생각보다 더 귀엽네.’ 라고 혼잣말하겠지.
민망함에 못 들은 노즈에가 ‘네? 방금 뭐라 하셨어요?‘ 되묻는데, 토가와 대답 없이 싱긋 웃으면서 말하겠지.

- 말 안 들으시면, 트레이너인 저한테 많이 혼날 겁니다.
- 네? 아아하하하~ 원래 돈 내고 혼나는 곳이 pt 아닌가요? 다들 그렇던데..

사실 이건 토가와가 노즈에상만을 위해 보낸 은밀한 초대였어. 노즈에는 상상도 못 하겠지만.
토가와 속에서 들끓는, 노즈에를 향한 마음을 감추려고 괜히 시선 내리깔고 말하겠지.

- 고객님께는 돈 안 받을게요.
- 네? 왜..요?
- 대신 3개월 같이 열심히 해서 목표치 이루시면 제 소원 하나 들어주세요.
- 네..? 원래, 그런 시스템이 있나요?
- 특별히 고객님께는 있습니다. 대신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해주세요. 저한테 복종하시겠다고.
- 아..

토가와 말 한마디, 눈빛에 자꾸 심장 뛰고 ㅂㄱ할 것 같으면서도 뭔가 이건 이상하다는 걸 느끼는 노즈에.
하지만 이미 토가와의 분위기에 압도되서 뭘 묻고 따질 생각 자체를 못하고 얼레벌레 3개월도 아닌 1년 등록하고 나올 듯.
어리버리한 노즈에상 컨셉이 sm이란 명목하에 변태 토가와가 내민 ㅈㄴ 자세한 성향표에 신상까지 탈탈 다 털고 나왔을 거다.

그 뒤로 홀린듯 하루가 멀다 하고 짐에 출석하게 된 노즈에상
직장 동료들은 운동의 맛에 빠진 줄 알지만 사실은 토가와 손맛에 푹 빠진거겠지
처음엔 좀 부끄러워하더니 점점 토가와한테 쓰읍- 하면서 혼나고 싶어서 잘 할 수 있는 동작도 괜히 못 하는 척 뻗대는 폭스 됐을듯
그러면 또 꾀부린거 다 들켜서 토가와 손으로 엉덩이 팡팡 맞고 눈물 찔끔한 채로 열심히 운동하고..
그러다 나중엔 샤워실에서까지 같이 이런저런그런.. 것들 다 하는 토가노즈가 보고싶네



(짤입줍)
올패컵
토가와 노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