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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6 22:53



20
렌을 만나자마자 제 할일을 다했다는듯 슌스케의 몸이 렌의 품 속으로 무너져내렸고 렌은 그런 슌스케를 단단히 고쳐 안았다. 다시는...다시는 잃어버리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 이게 무슨...의원을 불러라 어서!"
엉망으로 흐트러진 아들과 아들의 품 안에 창백한 기색으로 기절해있는 슌스케를 본 황후가 경악을 숨기지 못했다. 무던한 메구로 황제마저 놀란 기색으로 렌과 슌스케를 번갈아보았고 메구로 황후의 명을 받은 의원들은 바쁘게 움직였다.
"렌, 너도 어서 동궁으로 돌아가 치료를 받거라."
"아닙니다. 슌이 깨는 것을 보고 돌아가겠습니다."
"너도 다쳤잖니. 빈궁이 언제 깰줄 알고."
메구로 황후의 염려에도 고집스레 슌스케가 누워있는 침대 옆을 지키고 선 렌을 가만히 바라보던 메구로 황제가 입을 열었다.
"네가 계속 여기를 지키고 서있겠다면 나도 너와의 약속을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다."
빈궁을 되찾고나면 동궁과 빈궁전을 합쳐달라는 네 부탁 말이다. 내 아내 속 썩이는 아들 뭐 이쁘다고 부탁을 들어주겠니. 메구로 황제의 말에 렌은 그제야 한숨을 내쉬며 어쩔줄몰라하며 엉거주춤 서있는 궁의를 향해 입을 열었다.
"가시죠."
순순히 의원들을 따라 나서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며 메구로 황후는 헛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아들 키워봤자 소용없다더니....이제부터 제 아들에게 부탁이 있으면 빈궁부터 찾아야겠다고 다짐하는 메구로 황후였다.
슌스케는 꿈을 꾸었다. 코타로와 오사카의 집 마당에 한데 누워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꿈.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날것만같은 그 꿈에서 깨고싶지 않았다.
"아가."
돌아가야지. 슌스케는 제 앞머리칼을 다정하게 쓰다듬어주는 코타로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할아버지.
"널 기다리고 있는 사람에게 돌아가야지"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 그때였다. 슌- 낯설기도하고 익숙하기도 한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온것은.
"슌"
그 까만 어둠속에서, 절망 속에서 찾아헤메던 그 목소리가.
"아가, 꼭 행복해져야한다."
코타로의 말에 슌스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나 행복할게요."
별이 빛나던 깜깜한 밤하늘 사이로 새하얀 빛이 번져 눈을 찔러와 슌스케는 저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시야가 편안해질 즈음 살며시 눈을 떴을때는
"깼어 슌?"
그가 있었다. 코타로에게 제 행복을 약속한 남자가.
".....렌."
"응"
"보고싶었어요."
"나도 보고싶었어."
렌의 얼굴이 천천히 슌스케를 향해 내려갔다. 애틋하고도 또 조심스럽게 맞닿은 서로의 입술이 뜨거웠다. 다시 서로에게 돌아온 두 사람이 서로에게 양해를 구하듯 부드럽게 움직이던 입술은 살짝 벌어진 슌스케의 입안을 살며시 가르고 들어가는 렌의 움직임에 조금은 갈급해졌다.
"태자전하, 빈궁마마. 들어가겠습니다."
슌스케의 약을 들고 온 궁인이 아니였다면 멈추지 못했을 정도로.
"대군과 황비의 폐위를 청하고자합니다."
렌의 말에 메구로 황제가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그들의 죄를 무시할 수 없지만 어쨌든 제 형의 아내와 조카였기에 메구로 황제는 무거운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보마."
아바마마께서 어떤 생각을 하시고 어떤 결정을 하시든 제 마음은 변함없습니다. 렌의 단호한 목소리가 황제궁에 울려퍼졌다.
"빈궁, 곧 태자가 기자회견을 열것이다."
"...기자회견이요?전하 혼자서요?"
메구로 황후가 슌스케의 손을 꼭 잡았다.
"빈궁을 납치한 사람들에 관련된 기자회견이야. 주변이 시끄러워질테니 당분간 빈궁전에만 있거라."
"아니요, 저도 렌과 함께 나가겠습니다 그 기자회견."
"그게 무슨 소리니. 아직 몸도 성치 않으면서."
"그 기자회견에는 제가 꼭 필요해요."
"너를 납치한 범인이라면 이미 태자가 잡아놨...."
"아니요. 15년 전 왕족 납치사건이요."
슌스케의 말에 메구로 황후의 눈이 크게 뜨였다. 빈궁이 그걸 어떻게....
"그 사건의 목격자가 저입니다 황후마마."
어린 렌을 납치했던 이들이 누구인지 저는 알고 있어요. 아니, 저만 알고 있어요.
"그러니 황제폐하를 뵙게 해주세요."
황태자의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 얼마전 황태자비가 납치되었다는 황태자의 발표에 기자진들이 술렁였다. 그리고 그 배후가 다른 사람도 아닌, 세간에 태자비의 부모였다고 알려져있던 미치에다 부부라는 사실과 미치에다 부부의 태자비 납치사건에 대군이 관련되어있었다는 사실은 큰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아니, 충분한 줄 알았다. 메구로 렌 황태자와 동석한 메구로 슌스케 태자비가 15년 전 왕족 납치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전까지는 말이다.
15년전 납치된 왕족이 메구로 렌 황태자였다는 사실, 그 배후가 대군의 모친인 황비 일가였으며 납치되었던 메구로 렌 황태자를 발견한 것이 전 황실 주치의인 미치에다 코타로였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기자회견장은 발칵 뒤집혔다.
"그런데 빈궁마마께선 그 사실을 언제 아셨습니까?"
"저도 기억해낸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언제 어떻게 기억해내셨죠?"
방금전까지만해도 막힘없이 기자들에게 답변하던 슌스케가 대답하지 않자 이상하게 여긴 렌이 슌스케를 쳐다보았다. 슌...? 그런 렌을 마주 바라보던 슌스케가 싱긋 웃었다.
"내가...이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고 깨달은 순간에요."
갑작스러운 슌스케의 고백에 다소 놀란듯 눈을 크게 뜨고 굳어있던 렌은
"사랑해요 렌."
이내 녹아내릴듯한 미소를 지으며 슌스케를 마주보았다. 나도.
"나도 사랑해 슌."
메메밋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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