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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2 13:40
전에도 비슷한 글 쓴적 있음

디는 다른 쿼터에 배정되고 프라울이 오라이온 바로 앞자리에 배정되고 프라울 옆은 레드얼럿 재즈는 오라이온 바로 옆이라 그대로 친구됨

프라울이랑 오라이온은 서로 하나도 맞지 않는 친구였음 프라울은 진지하고 이성적이고 냉정한데다 우정이나 친구관계는 오히려 이성적인 사고에 방해된다며 공공연히 떠들어대는 메크고 오라이온은 밝고 낙천적이고 활달하기까지 해서 전혀 친해질 수 없는 관계로 보였음
프라울이 워낙 냉정한 편이라 오라이온도 포기 할 법도 한데 오라이온은 꾸준히 프라울에게 친해지자고 자꾸 말걸고 혼자 조용히 생각하고 있을때도 자꾸 방해하는데 용케 프라울이 짜증내진 않음
그냥 불쾌한 표정으로 또 왜 왔냐고 툴툴거리는데 오라이온은 기도 안죽고 계속 말검
게다가 오라이온이 사고만 치고 다니고 자꾸 매트릭스 찾는다면서 코그리스 광부들은 들어가선 안되는 기록보관소에 자꾸 들어가고
다른 광부들이 함부로 대해지면 코그드 감독관들에게도 항의하고 화내고 손가락트랜스폼 시전하고 이래서 프라울도 같이 엮여서 강등당하는 일도 자주 있었음(근데 그 옆에서 부추긴게 얘임)
프라울도 그 정도면 너랑 나는 친구 아니라고 손절할법도 한데 프라울도 그러진 않았음
매번 짜증내고 화내면서도 오라이온이 사고칠때마다 같이 가서 도와주고 넌 이것도 못하냐고 똑바로 처신 못하냐고 구박하면서도 이상하게 매번 챙겨줌
그러면서 말로는 니가 하는짓이 너무 황당하고 어이없고 멍청해서 널 도와주는거래 손으로는 오라이온이 망가트린 드릴 수리하면서도(오라이온이 드릴 망가트린 이유: 드릴을 손보면 다들 좀 더 쉽게 일 할 수 있을 줄 알았음)
말로는 넌 광부로 일한지가 몇 사이클인데 제대로 하는게 없다고 폄하하는데 오라이온 장비까지 자기가 챙겨놓음
겉으론 냉정하고 말로는 늘 짜증내고 넌 나한테 도움이 안된다고 투덜거리는데 몸은 매번 오라이온 도와줌
오라이온도 프라울이 하는 말들이 넌 나한테 도움이 안된다=도움은 안되지만 챙겨줄게/넌 왜 이런 처신도 못하냐=내가 계속 도와줘야겠네/이정도 분석도 못하냐=내가 더 잘할테니까 나도 할래 정도의 뜻인거 알고 프라울이 뭐라건 그냥 고맙다고 함

그러다가 어느날 광산 사고로 오라이온이 사망함
폭발에 휘말려서 시체도 못찾고 죽었대
프라울은 대놓고 슬퍼하진 않았지만 한동안 조금 기운이 없어보였음
일하는 시간 빼놓고는 리차징만 계속 하고 있고 누가 말 걸어도 대답도 없음
전엔 레드얼럿이랑 지하 50층에서 강등당한 메크들이 분해된다든가하는 음모론 떠들기도 하고 재즈랑 새로나온 음악 이야기도 하면서 시간 보냈는데 이젠 아무랑도 이야길 안함
일하고 자는 시간 외엔 어디에서 보내는지 보이지도 않음
코그드 관리자들은 오히려 시끄러운 놈 둘이 전부 조용해졌다면서 좋아했지

그런데 레드알럿이 프라울이 수상하다는 이야기를 함
평소처럼 편집증에 쩐 미친 소리이긴 함
프라울이 오라이온을 죽인거 같다는거야
"시체도 못찾을 정도로 큰 사고였는데 정작 프라울은 상처 없이 빠져나왔잖아. 오라이온 말고는 아무도 휘말리지 않게 계산되기라도 한 것 같았어. 코그드들은 노코그가 사고로 죽어도 제대로 조사 안해보고 덮어버리는걸로 해결하는걸 이용한거지! 오라이온이 프라울을 좀 귀찮게 했어? 그래서 프라울이 광산 사고를 일부러 내고 오라이온을 죽인거야!"
다들 미친소리 같다고 함 근데 일리가 있긴 함 프라울이 좀 냉정한 성격이여야 말이지

결국 레드얼럿의 말에 넘어간 재즈가(프라울이 걱정되기도 했음) 프라울이 매번 어디로 사라지는지 조사하기로 함
몰래 뒤를 따라가보니까 프라울이 노코그만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환풍구를 통해 어디로 기어들어가고 있었음
거기까지 따라가면 들킬거 같아서 조용히 기다리니까 얼마 뒤에 프라울이 데이터패드를 잔뜩 가지고 어딘가로 가는거임
재즈랑 레드얼럿은 프라울 눈치 못채게 조심스럽게 따라감
그런데 프라울이 사고가 나서 오라이온이 죽는 바람에 폐쇄된 광산 쪽으로 가는거임
여긴 위험하다고 아무도 가지 말라고 했는데
결국 레드얼럿이 확신을 함
얘가 오라이온을 죽인게 맞고 증거물 인멸하러 온거라고 확신함
"니가 오라이온 죽였지!"
라고 레드얼럿이 조심스레 무너진 돌들 치우고 있던 프라울한테 외침
프라울은 처음엔 시치미를 뚝 뗌
여긴 왜 왔냐, 남의 뒤를 왜 밟냐 하면서
"내 뒤는 왜 밟았어? 소름끼치는거 알지?"
하면서 오히려 화냄
"오라이온을 죽이긴 뭘 죽여 여긴 아무도 없으니까 혼자 있기 좋아서 오는것 뿐이라니까."
"그럼 데이터패드는 왜 훔쳤어?"
"...읽을거리가 필요해서?"
프라울이 재즈와 레드얼럿에게 얼른 가라는듯 귀찮아하는 티를 팍팍내고 있는데
프라울이 치운 돌들 사이로 익숙한 빨간색과 푸른 색의 동체와 파란눈이 빼꼼하고 고개를 내밀고 있는게 보임
오라이온임.

"귀신이다!!!!"
"아니, 오라이온은 죽은적 없던거야 레드얼럿."
재즈가 레드얼럿 진정시키면서 프라울이 오라이온에게 자기 에너존큐브 나눠주는걸 가리킴
"죽었으면 에너존이 필요할 일도 없지."
오라이온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재즈랑 레드얼럿 프라울을 번갈아 바라봄
어안이 벙벙한 눈을 보니까 오라이온은 자기가 휘말려 놓고도 무슨 일인지 잘 모르는 모양임
"프라울, 너 뭔짓 했냐?"
재즈가 한숨쉬니까 프라울이 그제야 차분하게 차종지종 설명해줌

"오라이온이 사고를 좀 쳤던게 아니잖아. 조금 더 사고치면 오라이온은 쫒겨나서 폐기될 예정이였어. 광부들 계급이 바닥으로 떨어지면 폐기물 부서로 가는데, 거기서도 떨어지면 40층 보다 더 아래에 있는 곳에서 분해당할게 뻔해. 나로선 오라이온을 말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오라이온을 보호할 수 있는 힘도 없어. 그래서 현실적인 대책을 여러모로 생각해본 결과... 오라이온을 (가짜로) 죽일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생각을 너무 했어 미친거 아니야????"
"조용하게 미친놈이란 소리가 맞았어!!!"
재즈랑 레드얼럿 둘 다 프라울을 미친놈 아니냐는 눈으로 봄
당연함 미친 소리 중임
프라울은 자기가 논리적이고 이성적이고 전략적으로 가장 옳은 선택을 했는데 왜 그런 소리를 하냐며 이해못하겠단 표정으로 서있음

프라울은 오라이온이 매트릭스 편하게 찾게 해주겠다고 오라이온을 사고로 위장해서 죽이고 자기가 기록보관소에서 데이터 몰래몰래 가져와서 같이 분석중인거였음
프라울이 자꾸 리차징만 하고 있는 것도 계속 기운없던것도 자기 몫의 에너존큐브까지 오라이온이랑 나눠먹어서 피곤해서 그런거고
프라울이 자꾸 사라지는 것도 기록보관소의 데이터 훔쳐가느라 그런거였음

그 와중에 오라이온은 씩씩하게 에너존 다 먹고 프라울이 가져다준 데이터패드 살펴보고 있음
"여기 보면 프라임들의 마지막 격전지가 유니크론의 이빨이라는데 혹시 거기 가면 매트릭스에 대한 단서가 있지 않을까?"
"...센티넬 프라임이 제대로 찾아봤을 것 같지는 않으니까 가보는게 좋겠지."
"정확한 위치는 내가 찾아볼게."
재즈와 레드얼럿이 상황을 다 소화해내기도 전에 프라울이랑 오라이온은 이미 다음 미션을 할 미친 계획 짜고 있음
"센티넬 프라임은 우리에게 거짓말을 했어. 센티넬 프라임이 위에서 뭘하는지 몰라도 매트릭스를 찾고 있는게 아닌건 확실해, 오라이온도 나도 같은 생각이라 같이 움직이기로 한거야."
"그럼 뭘하고 있던건데?"
"알게 뭐야 쿠인테슨을 빨아주고 있다던지 촉수플레이를 하고 있다던지 그렇겠지."
재즈가 오라이온의 귀를 조용히 막아주었음 넌 저런거 들으면 안돼

"프라임들이 죽었다는 동굴 위치만 찾으면 우린 지상으로 가볼 생각이야. 너희도 살인방조죄를 저지른거나 마찬가지니까 ...너희도 이제 나랑 한배를 탔으니까 같이 가야겠네?"
프라울이 음산하게 미소지었음
기분 좋아보임
당연함 장기말이 둘이나 늘었음
"오라이온은 멀쩡히 살아있잖아!"
레드얼럿이 항의했지만 프라울은 듣지 않았음
"너희가 내가 한 짓을 알리면 난 내가 오라이온을 죽이려는 계획을 듣고도 너희가 막기는 커녕 방조했다고 할거거든, 물론 오라이온은 지상으로 빠져나가게 한 다음에. 누가 노코그가 이런 음모를 짰다고 믿겠어? 광부끼리 싸움나서 동료를 죽이려고 했다는 쪽이 더 설득력있겠지."
"넌 진짜 미친놈이야..."
재즈는 이제 거의 감탄중임

오라이온 옆에 있다보니 프라울의 미친짓이 묻히는 경향이 있긴 했는데 프라울도 꽤 미친놈이긴 했음
애당초 오라이온에게 손가락 트랜스폼 코그드들한테 시전하라고 한것도 프라울이고
오라이온에게 매트릭스 찾으려면 기록보관소 침입해야 한다고 한것도 프라울임
그리고 허구한날 레드얼럿의 센티넬 프라임은 사기꾼이라는 음모론을 진지하게 듣고는 오히려 부추기던것도 프라울임

오라이온이 지상의 지리 데이터 패드를 여기저기 찾아보곤 분석한뒤 씩 웃으면서 말했음
"내가 그 동굴 위치를 찾은거 같은데, 같이 갈래?"
"너희한테 선택권이 있단 소린 아니지만."
프라울의 거만한 미소가 이렇게 섬뜩할 수가 없었음

재즈랑 레드얼럿은 자기들이 미친놈들에게 단단히 걸렸다고 생각중임
프라울과 오라이온은 손발이 안맞는 친구인게 아니었음
손발이 지나치게 잘맞는 브레이크 고장난 레이싱카같은 조합이었지
하필이면 미친놈 둘이 쿵짝이 맞아버린거였음

"너흰 진짜 미친놈들이야..."
레드얼럿과 재즈는 둘의 도라이력에 감탄하고 싶을 지경임
"그 미친놈들이랑 친구먹은 너희 둘도 만만치 않아, 그러게 누가 내 뒤를 따라오래?"
"너 일부러 우리가 뒤 밟게 내버려둔거야?!"
"당연하지, 오라이온이랑 나 둘만 지상에 가는건 불가능해. 안그래도 미ㄲ... 인원이 더 필요한 참이였거든."

레드얼럿은 이제부터 미친소리 작작하고 그냥 빡겜이나 하겠다고 생각했음
자기 미친소리가 진짜일땐 더 미친일이 벌어지고 있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