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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1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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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제우스 오작에게 있어 인간 목숨 하나 없애는 것 정도는 숨을 쉬는 것보다 쉬웠지. 그 정도는 그가 생명을 관장 하는 신이 아니라고 해도 어려울 것 하나 없었어.
하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지. 하데스 허니에게서 저 망할 인간을 떨어뜨려놓기는 커녕 저 인간이 숨을 거두는 즉시 그는 명계의 주민이 되는 것이었으니 말이야.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제우스는 정말로 저 인간과 허니의 사이에 끼어들 수 없게 되어버릴 것을 제우스 또한 잘 알고 있었어.
조금 짜증이 밀려왔어. 지금까지 살면서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은 잘 없었거든. 가끔 존재하기는 했지만 그건 정말로 손에 꼽을 정도였지. 그야말로 최고 신이기에 할 수 있는 오만한 생각이었지.
그리고 그 오만한 생각에서 이어진 제가 먼저 제안한 내기가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어. 시종일관 무심한 표정만 짓고 올 림푸스에는 잘 오지도 않는 하데스의 고운 얼굴에 금이 가게 만들고 싶었던 것 뿐인데, 막상 제 눈앞에 펼쳐지니 별로였지.
아니, 어쩌면 제우스가 원한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는지도 몰라. 애초에 제우스가 제안한 내기는 인간이 하데스에게 사랑을 빠지게 되는 것이었잖아. 그 반대가 아니고 말이야.
그래, 제우스는 하찮은 인간 따위가 그 메마른 하데스에게 사랑을 빠지게 되고 그런 인간을 곤란해하거나 싫어하는 하 데스의 모습이 보고싶었는데... “시발.” 여기까지 생각을 하니 제우스가 작게 욕을 읊조렸지.
그래서였는지도 몰라. 괜히 심술이 피어오른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듯, 제우스의 입에서는 안 그래도 불안 가득한 얼굴 로 인간을 바라보는 하데스의 속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소리를 했지.
- 얼굴이라도 가려야 하지 않겠어?
- 왜...?
- 그 악명높은 명계의 왕을 마주하고 이 인간이 기겁이라도 하면 어떡해?
“이 인간을 사랑한다며. 인간이 지금의 네 얼굴을 마주하면 사랑은 커녕 공포감에 졸도 할 지도 몰라.” 라는 말을 마친 제 우스는 얼마 지나지 않고 명계에서 발을 움직였지.
아무래도 제 기분이 별로인 건 다 이 햇볕 한 점 들어오지 않는 명계 때문이라고 괜히 탓을 돌렸지.
헥토르 페드로가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것은 낯선 천장이었어.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풍경이었지. 한 나라의 왕자이자 트로이의 군대를 이끄는 장군이었던 그의 햇볕이 가득 들어오는 침실이 아니었어.
천천히 몸을 일으켰어. “윽,” 하는 고통에 가득 찬 소리가 입에서 자연스럽게 터져나왔지만 겨우 상체를 일으켜 세웠지.
아파오는 머리를 손으로 짚었어. 그리고 천천히 기억을 되짚었지. 마지막 기억이 뭐더라. 동생인 파리스와 그의 연인인 헬레네를 먼저 도망가게 하고 남아서 싸우다가 상처를 잔뜩 입었던 것이 기억이 났지.
복부에 칼이 꽂히는 고통을 느꼈을 때는 정말 여기가 마지막이구나 싶었어. 그래도 동생의 행복을 위해 싸우다 죽었으니... 좋은 게 좋은건가 하는 웃기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아. 철없는 동생이 스파르타의 왕비와 결혼하겠다는 헛소리를 할 때는 누구보다 불같이 화를 냈지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막상 그들을 위해 가장 열심히 싸웠던 것 또한 헥토르였겠지.
정신을 잃기 직전에는 누군가의 얼굴을 본 것도 같았는데 말이야. 햇볕 하나 받지 못 한 듯 창백한 얼굴에 밝은 금발의 머리. 지독하게도 아름다웠지만 동시에 시리도록 무표정이었던 인간같아 보이지 않는 누군가... 상대방의 얼굴이 완벽하게 기억이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상대가 아름다웠다는 것만큼은 확실하게 기억이 났지.
그리고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 쯤, 갑자기 누군가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을거야.
- 누워있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문을 열고 들어온 상대방의 얼굴을 헥토르는 제대로 알아볼 수 없었겠지. 그야 상대방은 짙은 검은색의 베일 사용해 정 수리부터 얼굴을 다 가리고 있었거든. 조금 낮기는 했지만 그래도 목소리로 상대방이 여자라는 걸 어렵지 않게 알아챌 수 있었지.
상대방은 자신을 제대로 소개도 하지 않았지. 대신 헥토르에게 손을 뻗다가 닿는 것이 두려운 듯 이내 다시 거두었지. 그리고 누워있으라는 말을 다시 한 번 했어. 하지만 헥토르는 그대로 다시 눕지 않고 되물었어.
- 여기가... 어디입니까?
- ...명계.
- 제가 죽었습니까?
그 질문을 하면서도 헥토르는 솔직히 제 자신이 우습다고 생각했어. 그렇게까지 다쳤는데 오히려 죽지 않은 것이 놀라 울 것만 같았지. 하지만 헥토르의 생각과 다르게 상대방은 손사레를 치며 말했지.
- 아니야, 죽지는 않았어. 그대가 죽기 전에 내가 이곳으로 데려와 그대를 치료했거든.
- 아... 감사합니다.
영문은 알 수 없었지만 일단은 본인을 살려줬다는 말에 헥토르가 어색하게나마 감사 인사를 건넸지. 그리고 그 인사를 들은 상대방은 “천만해.” 하고 말했지. 어쩐지 그 목소리에는 약간이 미소가 서려있는 것만 같았어.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검은 베일 속의 입술이 호선을 그리는 것도 보이는 것만 같았지.
- 근데, 저는 왜 살려주신 겁니까?
지금까지 막힘없이 대답을 내놓던 상대방이 그제서야 말이 턱 막혔지. 그리고 잠시 작게 한숨을 쉬다가 아주 작은 목소 리로 대답했지.
- ...널 사랑해서.
- 네?
헥토르가 되물은 이유는 상대방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 해서가 아니었어. 이해할 수 없어서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추임세였지.
- 저희가 안 지 오래 되었나요?
- 아니...
- 아, 그럼 질문을 바꾸겠습니다. 당신께서 저를 오래 알고 계셨나요?
- 그것 또한 아니...
- ...그럼 어째서.
헥토르의 질문같지 않은 마지막 질문으로 둘 사이에는 정적이 내려앉았지.
하데스 또한 대답을 내놓을 수 없었거든. 왜 이렇게도 갑작스럽게 그에게 사랑을 느끼는지.
그렇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제 감정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이었지. 그렇지 않고서야 제우스의 그 심술궂은 한 마디 때문에 허니가 제 얼굴을 이렇게 짙은 베일로 가리고 있지 않았을테니까 말이야. 놀랍게도 제우스의 그 말은 효과가 좋았거든. 정말로 맨 얼굴을 마주한 이 인간이 허니를 보고 혐오라도 하게 될까 두려웠어.
명계의 왕이자 죽은자들의 신인 하데스가 할 생각이라고는 믿을 수가 없었지.
페드로너붕붕 오작너붕붕 그로신
솔직히 제우스 오작에게 있어 인간 목숨 하나 없애는 것 정도는 숨을 쉬는 것보다 쉬웠지. 그 정도는 그가 생명을 관장 하는 신이 아니라고 해도 어려울 것 하나 없었어.
하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지. 하데스 허니에게서 저 망할 인간을 떨어뜨려놓기는 커녕 저 인간이 숨을 거두는 즉시 그는 명계의 주민이 되는 것이었으니 말이야.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제우스는 정말로 저 인간과 허니의 사이에 끼어들 수 없게 되어버릴 것을 제우스 또한 잘 알고 있었어.
조금 짜증이 밀려왔어. 지금까지 살면서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은 잘 없었거든. 가끔 존재하기는 했지만 그건 정말로 손에 꼽을 정도였지. 그야말로 최고 신이기에 할 수 있는 오만한 생각이었지.
그리고 그 오만한 생각에서 이어진 제가 먼저 제안한 내기가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어. 시종일관 무심한 표정만 짓고 올 림푸스에는 잘 오지도 않는 하데스의 고운 얼굴에 금이 가게 만들고 싶었던 것 뿐인데, 막상 제 눈앞에 펼쳐지니 별로였지.
아니, 어쩌면 제우스가 원한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는지도 몰라. 애초에 제우스가 제안한 내기는 인간이 하데스에게 사랑을 빠지게 되는 것이었잖아. 그 반대가 아니고 말이야.
그래, 제우스는 하찮은 인간 따위가 그 메마른 하데스에게 사랑을 빠지게 되고 그런 인간을 곤란해하거나 싫어하는 하 데스의 모습이 보고싶었는데... “시발.” 여기까지 생각을 하니 제우스가 작게 욕을 읊조렸지.
그래서였는지도 몰라. 괜히 심술이 피어오른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듯, 제우스의 입에서는 안 그래도 불안 가득한 얼굴 로 인간을 바라보는 하데스의 속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소리를 했지.
- 얼굴이라도 가려야 하지 않겠어?
- 왜...?
- 그 악명높은 명계의 왕을 마주하고 이 인간이 기겁이라도 하면 어떡해?
“이 인간을 사랑한다며. 인간이 지금의 네 얼굴을 마주하면 사랑은 커녕 공포감에 졸도 할 지도 몰라.” 라는 말을 마친 제 우스는 얼마 지나지 않고 명계에서 발을 움직였지.
아무래도 제 기분이 별로인 건 다 이 햇볕 한 점 들어오지 않는 명계 때문이라고 괜히 탓을 돌렸지.
헥토르 페드로가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것은 낯선 천장이었어.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풍경이었지. 한 나라의 왕자이자 트로이의 군대를 이끄는 장군이었던 그의 햇볕이 가득 들어오는 침실이 아니었어.
천천히 몸을 일으켰어. “윽,” 하는 고통에 가득 찬 소리가 입에서 자연스럽게 터져나왔지만 겨우 상체를 일으켜 세웠지.
아파오는 머리를 손으로 짚었어. 그리고 천천히 기억을 되짚었지. 마지막 기억이 뭐더라. 동생인 파리스와 그의 연인인 헬레네를 먼저 도망가게 하고 남아서 싸우다가 상처를 잔뜩 입었던 것이 기억이 났지.
복부에 칼이 꽂히는 고통을 느꼈을 때는 정말 여기가 마지막이구나 싶었어. 그래도 동생의 행복을 위해 싸우다 죽었으니... 좋은 게 좋은건가 하는 웃기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아. 철없는 동생이 스파르타의 왕비와 결혼하겠다는 헛소리를 할 때는 누구보다 불같이 화를 냈지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막상 그들을 위해 가장 열심히 싸웠던 것 또한 헥토르였겠지.
정신을 잃기 직전에는 누군가의 얼굴을 본 것도 같았는데 말이야. 햇볕 하나 받지 못 한 듯 창백한 얼굴에 밝은 금발의 머리. 지독하게도 아름다웠지만 동시에 시리도록 무표정이었던 인간같아 보이지 않는 누군가... 상대방의 얼굴이 완벽하게 기억이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상대가 아름다웠다는 것만큼은 확실하게 기억이 났지.
그리고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 쯤, 갑자기 누군가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을거야.
- 누워있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문을 열고 들어온 상대방의 얼굴을 헥토르는 제대로 알아볼 수 없었겠지. 그야 상대방은 짙은 검은색의 베일 사용해 정 수리부터 얼굴을 다 가리고 있었거든. 조금 낮기는 했지만 그래도 목소리로 상대방이 여자라는 걸 어렵지 않게 알아챌 수 있었지.
상대방은 자신을 제대로 소개도 하지 않았지. 대신 헥토르에게 손을 뻗다가 닿는 것이 두려운 듯 이내 다시 거두었지. 그리고 누워있으라는 말을 다시 한 번 했어. 하지만 헥토르는 그대로 다시 눕지 않고 되물었어.
- 여기가... 어디입니까?
- ...명계.
- 제가 죽었습니까?
그 질문을 하면서도 헥토르는 솔직히 제 자신이 우습다고 생각했어. 그렇게까지 다쳤는데 오히려 죽지 않은 것이 놀라 울 것만 같았지. 하지만 헥토르의 생각과 다르게 상대방은 손사레를 치며 말했지.
- 아니야, 죽지는 않았어. 그대가 죽기 전에 내가 이곳으로 데려와 그대를 치료했거든.
- 아... 감사합니다.
영문은 알 수 없었지만 일단은 본인을 살려줬다는 말에 헥토르가 어색하게나마 감사 인사를 건넸지. 그리고 그 인사를 들은 상대방은 “천만해.” 하고 말했지. 어쩐지 그 목소리에는 약간이 미소가 서려있는 것만 같았어.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검은 베일 속의 입술이 호선을 그리는 것도 보이는 것만 같았지.
- 근데, 저는 왜 살려주신 겁니까?
지금까지 막힘없이 대답을 내놓던 상대방이 그제서야 말이 턱 막혔지. 그리고 잠시 작게 한숨을 쉬다가 아주 작은 목소 리로 대답했지.
- ...널 사랑해서.
- 네?
헥토르가 되물은 이유는 상대방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 해서가 아니었어. 이해할 수 없어서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추임세였지.
- 저희가 안 지 오래 되었나요?
- 아니...
- 아, 그럼 질문을 바꾸겠습니다. 당신께서 저를 오래 알고 계셨나요?
- 그것 또한 아니...
- ...그럼 어째서.
헥토르의 질문같지 않은 마지막 질문으로 둘 사이에는 정적이 내려앉았지.
하데스 또한 대답을 내놓을 수 없었거든. 왜 이렇게도 갑작스럽게 그에게 사랑을 느끼는지.
그렇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제 감정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이었지. 그렇지 않고서야 제우스의 그 심술궂은 한 마디 때문에 허니가 제 얼굴을 이렇게 짙은 베일로 가리고 있지 않았을테니까 말이야. 놀랍게도 제우스의 그 말은 효과가 좋았거든. 정말로 맨 얼굴을 마주한 이 인간이 허니를 보고 혐오라도 하게 될까 두려웠어.
명계의 왕이자 죽은자들의 신인 하데스가 할 생각이라고는 믿을 수가 없었지.
페드로너붕붕 오작너붕붕 그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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