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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1 17:17
ㅂㄱㅅㄷ https://hygall.com/610480988
사웨의 보고서 https://hygall.com/610545184
어나더 https://hygall.com/610568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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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원2 https://hygall.com/610881160
넉아웃 https://hygall.com/610958528
오토봇 https://hygall.com/611002373
평행우주 https://hygall.com/611159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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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 https://hygall.com/61132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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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우주 완결 https://hygall.com/611465228
평행우주 진엔딩 https://hygall.com/611483939
오라이온 사서님 https://hygall.com/61162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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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걸 본편 결말로 넣고 싶었는데 idw프라울 시점으로 쓰니까 너무 꿈도 희망도 없어보여서 외전으로 씀
본편 진엔딩을 찐 결말이라고 생각해도 되고 이건 ㄹㅇ걍 외전격 이야기로 생각해도 됨
조용히 차원이동기계를 손보던 프라울은 안전성을 몇번 테스트 하고는 로스트라이트호를 들쑤셔놨던 오라이온을 돌려보냈다. 씩씩하게 또 보자고 손을 흔드는 오라이온에게 프라울은 아무 말 없이 미소만 지어줄 뿐이었다. 다른 이들은 오라이온에게 화를 내거나 슬퍼하거나 설명을 요구한다거나 좀 더 있으라고 요구한다거나 그 어떤 반응이라도 보일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아무 반응없이 그냥 온화하게 보내주었다. 전혀 프라울 답지 않게도. 오라이온이 가고 나서도 한동안 말이 없이 앉아만 있던 프라울은 그를 아는 모두를 걱정하게끔 만들었다. 그는 일이 있어서 가본다고 하곤 약간 기운 없는 뒷모습으로 사라졌다.
프라울은 정작 옵티머스의 장례식이 있었을때는 발도 들이지 않았던 지구에 자리한 옵티머스의 무덤으로 향했다.
그가 제일 사랑하는 땅에 그가 상징했던 것을 묻는다고 했던가. 텅빈 관이 묻힌 땅 위엔 풀과 꽃이 자랐고, 몇몇 방문자는 있는 것 같았지만 한동안 누가 다녀가지 않은 흔적이 역력했다. 이런 행성에 텅 빈관을 묻지만 않았어도 이런식으로 관리되진 않았을텐데. 사실 겨우 당신을 이런 곳에 텅 빈 관으로 묻고 그걸로 다들 당신을 추억하는 자리라고 꾸며낸 것이 싫었다. 고향행성에서나 이곳에서나 당신의 선한 의도는 똑같이 당신이 구하고자 한 이들에 의해 의심당했다. 그런데도 당신은 이 세상을 구하고 정말 행복했을까?
엉망이 되어가는 당신의 무덤앞에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걸로 다들 정말로 만족하는거냐고. 겨우 이러려고 당신은 그 오랜 세월을 싸워온거냐고.
시간이 더 지나면 사람들은 이 땅에 뭘 묻었는지, 이 곳이 무얼 상징하던 이의 무덤이였는지도 잊겠지. 그리고 인간들은 옵티머스가 이 땅을 위해 치뤄야했던 희생들에 결코 감사하지 않을거다. 화해? 어이없는 소리다. 인간들에게 오토봇이나 디셉티콘이나 똑같은 사이버트로니안일 뿐이다. 그건 그냥 냉정한 현실이다. 여기서 당신은 당신이 상징하던 것들을 진정으로 이해받지도 못했고 받아들여지지도 않았다.
장례식은 본디 살아있는 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존재하는 거라고 한다. 무덤, 비석, 장례식, 추도사... 그런것들은 전부 살아있는 존재들을 위해 열린다. 사랑하던 이의 죽음에 상처받은 자들이 서로 모여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죽은 자는 더 이상 위로도 받을 수 없고 상처도 받을 수 없으므로. 그런데 이리 먼 행성에 당신을 묻은 이유가 뭘까. 난 당신을 이리 먼 땅에 텅빈 관으로 묻어버리고 어디서 위로를 찾아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이게 대체 누굴 위한 위로인걸까. 다른 친구들은 정말 이런걸로 위안을 받았을까. 적어도 난 이걸로 위로받지는 못하겠는데, 정말 다들 이걸로 괜찮았던걸까. 난 괜찮지가 않은데.
당신이 다른 세계에서라도 행복을 찾았으니 난 그걸로 위안을 얻어야 하는게 맞는걸까? 결국 당신을 매일 품에 안고 잠들것도 내가 아니고, 당신의 얼굴을 매일 바라보며 사랑한다고 속삭일 수 있는 것도 내가 아니고, 당신과 미래를 꿈꾸며 살아갈 수 있는 것도 내가 아닌데, 다른 우주, 다른 세계, 다른 시간대 어딘가에선 당신이 행복하니 지금 당신이 이미 죽고 없는 땅의 나는 이걸로 만족해야 하는게 맞는걸까?
다른 추억, 다른 시간대, 다른 기억. 의미없는 소망, 갈망들... 내가 가질 수 없고 나는 가질 자격이 없는 모든 것이 저 다른 우주너머에 존재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가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건 내 가슴 속을 더 괴롭혔다. 그러나 내 것이 아니지만 내가 원했던 모든 걸 다른 이가 가지고 있는 걸 난 그저 지켜만 봐야 한다는 건 더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난 그다지 감정적으로 성숙하지 못했고, 여전히 다른 세계의 날 질투하고, 당신을 붙잡고 싶다. 당신이 없으면 안된다고 우겼다면 아마 당신은 조금은 날 돌아봐줬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지 않겠지.
왜 당신과 이런 말을 할 수 있었을때는 단 한 마디도 안했을까? 지금 당장 우리 앞에 전쟁이 놓여있고, 구해야 할 행성이 있고, 살려야 할 생명들이 있었으니까, 내가 이 감정을 조금 더 일찍 깨달았어도 달라지는건 없었을거다. 당신은 주어진 책임을 너무나도 중요하게 생각하던 존재라, 당신의 그 책임감이 당신의 모든 정체성을 집어삼키도록 해버릴 정도였으니까. 그러니 내가 당신에게 느끼던 감정이 무엇인지 일찍 깨달았고, 당신에게 그 마음을 전했어도 달라지는건 없었을거다. 난 여전히 당신의 부관이였을거고, 여전히 당신은 날 부관 이상으로 대하진 않았겠지. 하지만 조금은, 아주 약간은 바뀌었을지도.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당신이 얼마나 날 아끼고 있는지 서로 조금이라도 대화해봤다면 우리에게 죽음과 전쟁이 아닌 다른 추억이 좀 더 쌓여있을까, 지금처럼 당신을 떠올릴때마다 책임감에 짓눌리던 당신의 슬픈 표정만이 아니라.
"...너무 늦은 대화지, 옵티머스?"
내가 지금 뭐하는 거람, 돌아올 대답도 없는데 텅빈 무덤에 말이나 걸고.
"진작에 이런 말을 해봤어야 하는데. 그런데 정작 당신과 늘 같이 있는게 당연할때는 내가 느끼는게 뭔지 몰랐어. 아마, 누군가를 간절하게 사랑한다는게 뭔지 몰랐나봐. 아니면 당신은 절대 같은 마음일 수 없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너무 일찍 포기해버렸거나.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400만년이잖아, 400만년동안 같이 있었는데... 왜 그동안 단 한번도 이런 기회가 없었을까. 이젠 괜찮아. 다른 세계 어딘가에선 당신이 행복한 우주도 있는 모양이니까."
그게 나와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나와 같은 삶을 공유하고, 다른 생명체들에겐 억겁에 가까운 세월동안 함께 온 당신이 아닐뿐. 같은 영혼, 같은 스파크를 가진 당신이 어느 우주에선 행복하다니까... 비록 내가 아닐뿐, 그 다른 우주의 나와 또 다른 미래를 함께 하게 될테니까. 그게 날 미치도록 슬프게 만들지만, 그래도 당신이 행복하다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내 감정을 전부 혼자 삼키는 것도. 비참함에 혼자 남게되버려도 상관없어. 당신이 가져 마땅한 행복을 위해서라면, 참을게.
스스로도 그를 향한 사랑이 얼마나 컸는지 어떻게 이렇게 늦게 깨달을 수 있었는지 어리석게 느껴졌다. 입가에선 웃음이 새어 나오는데, 옵틱에서는 세척액이 한방울 떨어졌다.
미안해, 정작 같이 있을땐 단 한 번도 이런 말 못해서. 이제와 들리지도 않는 무덤에 와서야 이런 말을 해서. 당신이 자신에겐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며 죽게 만들어서, 그게 아니라는걸 알려줄 만큼 성숙한 정신이 되질 못해서. 내가 가진 사랑을 올바르게 표현할 만한 그릇이 되질 못해서. 그래서 결국 당신같은 존재를 앞에 두고도 똑바로 자기 마음조차 마주하지 못해서.
"그래도 그렇지, 당신 정말 고집불통이였어, 알아? 어떻게 날 부관으로 앉혀놓고는 단 한번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을 수가 있어? 어떻게 매번 내가 하지 말라는 것만 하고, 내가 말려도 듣지도 않고... 지구일도 그렇고, 사이버트론도 그렇고, 그 긴 내전도, 메가트론이나 스타스크림일도 그렇고... 어떻게 단 한번도 내 의견을 안들어줘놓고선 왜 날 계속 부관으로 붙잡았던건지 모르겠어. 모든 생명을 구하라니, 난 아직도 당신이 말하는 그 이상을 이해 못하겠어. 그게 가당키나 해? 그렇게 많이 죽음을 봐놓고서도 그래도 죽음에 아파하는 당신도 이해 못하겠고, 논리와 합리성을 무시하고 자꾸 자기 희생으로 해결하려드는 것도 이해가 안갔어."
잠시 불던 바람이 멈춘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그래서 사랑했고, 그래서 사랑해."
내 사랑은 너무 이기적이여서 당신이 살아숨쉬는 동안은 이루어질 수가 없는 것이었다. 왜 난 매번 중요한건 잃고 나서 깨달을까? 왜 매번 어리석게 굴며 중요한걸 내 손에서 빠져나가게 두는걸까.
"당신이 살아있을때 깨달았으면 좋았겠지, 하지만 그랬어도 바뀌는건 없었을거야. 나도 내가 한 선택들이 잘못되었다곤 생각하지 않고, 당신이 한 선택들도 잘못된게 아니었으니까. 우린 그때 최선을 다해서 선택한거고, 후회하진 않아. 좋은 추억만 있었던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당신과 사백만년동안 있으면서 당신의 모든 면을 봤고, 당신도 내 모든 바닥까지 전부 봤으니까. 그러니까 당신이 행복할 우주가 이 우주가 아니여도, 내 옆이 아니여도 괜찮아."
당신이 앞으로 가질 행복도, 그걸 나눌 존재도 내가 아니겠지만 그래도 괜찮아. 난 당신 덕분에 내가 느낄 줄 몰랐던 감정들을 전부 깨닫게 되었으니까. 반드시 내것이 되어야 사랑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으니까. 그냥 당신이 원하는 거라면, 당신이 행복하기만 하다면 그걸로 족한 종류의 사랑도 있나봐. 당신이 내 사랑을 이해하지 못해도, 날 돌아보지 않아도 괜찮아. 그리고 당신이 내가 원하는 바는 그 어떤 것도 들어주지 못해도 괜찮아. 난 똑같이 당신이 원하는건 뭐든 이루기 위해 애쓸거고, 당신의 신념과 미래를 위해 내 모든 걸 바칠게. 당신이 그걸 감사하게 여기지조차 않아도 괜찮아. 그리고 당신이 앞으로 어떤 우주에서 다시 태어나, 어떤 일을 하게되더라도 난 무조건 당신의 곁에 있을게. 당신이 꿈꾸는 이상을 위해서, 당신이 걸어갈 길을 위해서.
"아마, 난 정말로 모든 모습의 널 사랑하나봐."
당신의 텅 빈 무덤에 조심스레 무릎을 꿇고 가져왔던 사이버트론의 푸른 꽃을 당신의 무덤에 헌사했다.
"약속할게, 당신이 그 어떤 우주에서 다시 태어나건, 꼭 모든 우주의 나는 당신을 위해 살고 당신을 위해 죽겠다고."
그래서 다음번엔 나 혼자 남겨지지 않도록.
"사랑해."
프라옵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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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울은 정작 옵티머스의 장례식이 있었을때는 발도 들이지 않았던 지구에 자리한 옵티머스의 무덤으로 향했다.
그가 제일 사랑하는 땅에 그가 상징했던 것을 묻는다고 했던가. 텅빈 관이 묻힌 땅 위엔 풀과 꽃이 자랐고, 몇몇 방문자는 있는 것 같았지만 한동안 누가 다녀가지 않은 흔적이 역력했다. 이런 행성에 텅 빈관을 묻지만 않았어도 이런식으로 관리되진 않았을텐데. 사실 겨우 당신을 이런 곳에 텅 빈 관으로 묻고 그걸로 다들 당신을 추억하는 자리라고 꾸며낸 것이 싫었다. 고향행성에서나 이곳에서나 당신의 선한 의도는 똑같이 당신이 구하고자 한 이들에 의해 의심당했다. 그런데도 당신은 이 세상을 구하고 정말 행복했을까?
엉망이 되어가는 당신의 무덤앞에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걸로 다들 정말로 만족하는거냐고. 겨우 이러려고 당신은 그 오랜 세월을 싸워온거냐고.
시간이 더 지나면 사람들은 이 땅에 뭘 묻었는지, 이 곳이 무얼 상징하던 이의 무덤이였는지도 잊겠지. 그리고 인간들은 옵티머스가 이 땅을 위해 치뤄야했던 희생들에 결코 감사하지 않을거다. 화해? 어이없는 소리다. 인간들에게 오토봇이나 디셉티콘이나 똑같은 사이버트로니안일 뿐이다. 그건 그냥 냉정한 현실이다. 여기서 당신은 당신이 상징하던 것들을 진정으로 이해받지도 못했고 받아들여지지도 않았다.
장례식은 본디 살아있는 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존재하는 거라고 한다. 무덤, 비석, 장례식, 추도사... 그런것들은 전부 살아있는 존재들을 위해 열린다. 사랑하던 이의 죽음에 상처받은 자들이 서로 모여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죽은 자는 더 이상 위로도 받을 수 없고 상처도 받을 수 없으므로. 그런데 이리 먼 행성에 당신을 묻은 이유가 뭘까. 난 당신을 이리 먼 땅에 텅빈 관으로 묻어버리고 어디서 위로를 찾아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이게 대체 누굴 위한 위로인걸까. 다른 친구들은 정말 이런걸로 위안을 받았을까. 적어도 난 이걸로 위로받지는 못하겠는데, 정말 다들 이걸로 괜찮았던걸까. 난 괜찮지가 않은데.
당신이 다른 세계에서라도 행복을 찾았으니 난 그걸로 위안을 얻어야 하는게 맞는걸까? 결국 당신을 매일 품에 안고 잠들것도 내가 아니고, 당신의 얼굴을 매일 바라보며 사랑한다고 속삭일 수 있는 것도 내가 아니고, 당신과 미래를 꿈꾸며 살아갈 수 있는 것도 내가 아닌데, 다른 우주, 다른 세계, 다른 시간대 어딘가에선 당신이 행복하니 지금 당신이 이미 죽고 없는 땅의 나는 이걸로 만족해야 하는게 맞는걸까?
다른 추억, 다른 시간대, 다른 기억. 의미없는 소망, 갈망들... 내가 가질 수 없고 나는 가질 자격이 없는 모든 것이 저 다른 우주너머에 존재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가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건 내 가슴 속을 더 괴롭혔다. 그러나 내 것이 아니지만 내가 원했던 모든 걸 다른 이가 가지고 있는 걸 난 그저 지켜만 봐야 한다는 건 더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난 그다지 감정적으로 성숙하지 못했고, 여전히 다른 세계의 날 질투하고, 당신을 붙잡고 싶다. 당신이 없으면 안된다고 우겼다면 아마 당신은 조금은 날 돌아봐줬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지 않겠지.
왜 당신과 이런 말을 할 수 있었을때는 단 한 마디도 안했을까? 지금 당장 우리 앞에 전쟁이 놓여있고, 구해야 할 행성이 있고, 살려야 할 생명들이 있었으니까, 내가 이 감정을 조금 더 일찍 깨달았어도 달라지는건 없었을거다. 당신은 주어진 책임을 너무나도 중요하게 생각하던 존재라, 당신의 그 책임감이 당신의 모든 정체성을 집어삼키도록 해버릴 정도였으니까. 그러니 내가 당신에게 느끼던 감정이 무엇인지 일찍 깨달았고, 당신에게 그 마음을 전했어도 달라지는건 없었을거다. 난 여전히 당신의 부관이였을거고, 여전히 당신은 날 부관 이상으로 대하진 않았겠지. 하지만 조금은, 아주 약간은 바뀌었을지도.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당신이 얼마나 날 아끼고 있는지 서로 조금이라도 대화해봤다면 우리에게 죽음과 전쟁이 아닌 다른 추억이 좀 더 쌓여있을까, 지금처럼 당신을 떠올릴때마다 책임감에 짓눌리던 당신의 슬픈 표정만이 아니라.
"...너무 늦은 대화지, 옵티머스?"
내가 지금 뭐하는 거람, 돌아올 대답도 없는데 텅빈 무덤에 말이나 걸고.
"진작에 이런 말을 해봤어야 하는데. 그런데 정작 당신과 늘 같이 있는게 당연할때는 내가 느끼는게 뭔지 몰랐어. 아마, 누군가를 간절하게 사랑한다는게 뭔지 몰랐나봐. 아니면 당신은 절대 같은 마음일 수 없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너무 일찍 포기해버렸거나.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400만년이잖아, 400만년동안 같이 있었는데... 왜 그동안 단 한번도 이런 기회가 없었을까. 이젠 괜찮아. 다른 세계 어딘가에선 당신이 행복한 우주도 있는 모양이니까."
그게 나와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나와 같은 삶을 공유하고, 다른 생명체들에겐 억겁에 가까운 세월동안 함께 온 당신이 아닐뿐. 같은 영혼, 같은 스파크를 가진 당신이 어느 우주에선 행복하다니까... 비록 내가 아닐뿐, 그 다른 우주의 나와 또 다른 미래를 함께 하게 될테니까. 그게 날 미치도록 슬프게 만들지만, 그래도 당신이 행복하다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내 감정을 전부 혼자 삼키는 것도. 비참함에 혼자 남게되버려도 상관없어. 당신이 가져 마땅한 행복을 위해서라면, 참을게.
스스로도 그를 향한 사랑이 얼마나 컸는지 어떻게 이렇게 늦게 깨달을 수 있었는지 어리석게 느껴졌다. 입가에선 웃음이 새어 나오는데, 옵틱에서는 세척액이 한방울 떨어졌다.
미안해, 정작 같이 있을땐 단 한 번도 이런 말 못해서. 이제와 들리지도 않는 무덤에 와서야 이런 말을 해서. 당신이 자신에겐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며 죽게 만들어서, 그게 아니라는걸 알려줄 만큼 성숙한 정신이 되질 못해서. 내가 가진 사랑을 올바르게 표현할 만한 그릇이 되질 못해서. 그래서 결국 당신같은 존재를 앞에 두고도 똑바로 자기 마음조차 마주하지 못해서.
"그래도 그렇지, 당신 정말 고집불통이였어, 알아? 어떻게 날 부관으로 앉혀놓고는 단 한번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을 수가 있어? 어떻게 매번 내가 하지 말라는 것만 하고, 내가 말려도 듣지도 않고... 지구일도 그렇고, 사이버트론도 그렇고, 그 긴 내전도, 메가트론이나 스타스크림일도 그렇고... 어떻게 단 한번도 내 의견을 안들어줘놓고선 왜 날 계속 부관으로 붙잡았던건지 모르겠어. 모든 생명을 구하라니, 난 아직도 당신이 말하는 그 이상을 이해 못하겠어. 그게 가당키나 해? 그렇게 많이 죽음을 봐놓고서도 그래도 죽음에 아파하는 당신도 이해 못하겠고, 논리와 합리성을 무시하고 자꾸 자기 희생으로 해결하려드는 것도 이해가 안갔어."
잠시 불던 바람이 멈춘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그래서 사랑했고, 그래서 사랑해."
내 사랑은 너무 이기적이여서 당신이 살아숨쉬는 동안은 이루어질 수가 없는 것이었다. 왜 난 매번 중요한건 잃고 나서 깨달을까? 왜 매번 어리석게 굴며 중요한걸 내 손에서 빠져나가게 두는걸까.
"당신이 살아있을때 깨달았으면 좋았겠지, 하지만 그랬어도 바뀌는건 없었을거야. 나도 내가 한 선택들이 잘못되었다곤 생각하지 않고, 당신이 한 선택들도 잘못된게 아니었으니까. 우린 그때 최선을 다해서 선택한거고, 후회하진 않아. 좋은 추억만 있었던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당신과 사백만년동안 있으면서 당신의 모든 면을 봤고, 당신도 내 모든 바닥까지 전부 봤으니까. 그러니까 당신이 행복할 우주가 이 우주가 아니여도, 내 옆이 아니여도 괜찮아."
당신이 앞으로 가질 행복도, 그걸 나눌 존재도 내가 아니겠지만 그래도 괜찮아. 난 당신 덕분에 내가 느낄 줄 몰랐던 감정들을 전부 깨닫게 되었으니까. 반드시 내것이 되어야 사랑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으니까. 그냥 당신이 원하는 거라면, 당신이 행복하기만 하다면 그걸로 족한 종류의 사랑도 있나봐. 당신이 내 사랑을 이해하지 못해도, 날 돌아보지 않아도 괜찮아. 그리고 당신이 내가 원하는 바는 그 어떤 것도 들어주지 못해도 괜찮아. 난 똑같이 당신이 원하는건 뭐든 이루기 위해 애쓸거고, 당신의 신념과 미래를 위해 내 모든 걸 바칠게. 당신이 그걸 감사하게 여기지조차 않아도 괜찮아. 그리고 당신이 앞으로 어떤 우주에서 다시 태어나, 어떤 일을 하게되더라도 난 무조건 당신의 곁에 있을게. 당신이 꿈꾸는 이상을 위해서, 당신이 걸어갈 길을 위해서.
"아마, 난 정말로 모든 모습의 널 사랑하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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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할게, 당신이 그 어떤 우주에서 다시 태어나건, 꼭 모든 우주의 나는 당신을 위해 살고 당신을 위해 죽겠다고."
그래서 다음번엔 나 혼자 남겨지지 않도록.
"사랑해."
프라옵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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