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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에 사는 호랑이와 고라니도 마을 장터가 열리는 족족 한해에 몇번 이상은 꼭꼭 구경을 나오는 마당에. 오히려 제일 좋은 대궐에 살던 공주님이 그런거 구경은커녕 마을 밖에선 가마밖으로 고개조차 내밀어 본일이 없는거면 좋겠다.

그래서 성호가 오냐오냐 장에 가보자..하고 고영감한테 대충대충 대꾸할때, 내심 기대에 찬 눈으로 자기도 데려가주나 싶어 두사람 빤히 보고 있었을거 같음.





근데 내려갔다 오기로 한날.

성호가 예전처럼 그냥 대충 채비해서 앞뒤없이 “..고영감아, 가자” 하고 대문 곧장 나설듯이 해서.

드디어 자기도 마을바깥 구경 가보나 싶었을 너붕, 마주앉아서 또 밥상머리 잔소리 오지던 고가놈까지 “나머지는 공주께서 스스로 드시는거요” 하고 지들끼리 갔다오려는듯이 일어나버리니까.
맘이 너무너무 급해져서 버선발 대충 아무데나 쑤셔넣고 뽀르륵 뛰어와서 성호 옆에 서서 어쩔줄을 모르고 동동거리겠지. 급하니까 말은 더 안나오고.

발 다친다고 신 똑바로 신으시라길래 그와중에 서방말 듣는다고 한쪽발씩 낑낑 다시 손으로 쑤셔넣고 있으면 그거 나머지 손 또 강성호가 잡아줘야할듯.

ㅠㅠ아 ㅠㅠㅠ 두고가지마라 나도 갈래요 나도 데려가요ㅠㅠ 하고 이미 마음속으로는 스무번넘게 말했을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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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러고 속으로만 동동동 구르는거 솔직히 성호도 진작에 눈치챘겠지. 아 같이 가고 싶구나 하고.

근데 뭐라고 말하려는거 같아 그거 안가로채고 기다려준것도 있고. 같이가자는 말도 못하는거 안쓰럽기는 되게 안쓰러운데. 옆에서 고영감이 나갈채비 번잡스레 하는거랑 성호 얼굴이랑 번갈아 바삐 번갈아보면서 입을 다물지도 못하는 그게 또 되게 막내공주님같고 이쁘네.. 싶어가지고.

같이 지내게 된지 일주일도 안돼서 자연스레 허리숙여서 귀 갖다 대주는 강성호 보고싶다.


나도, 갈래요...!


작은 목소리 말끝에 간신히 힘주는거 가만 듣다가, 이미 진작에 코꿰서 입꼬리 실실 말아올리는 강성호랑이 보고싶다.













그렇게 너붕붕은 매번 발도 못들여보게 하던 그 장터에서, 나이어린 궁녀들은 외출 허락받아 종종 나가면 막 뭐 사부작사부작 사오고 했던거. 그거 흘끗거리고 보기만 보면서, 자기는 훨씬 좋은것들 둘러차고 있으면서 매번 속으로 무진장 부러워했었으니까.

그냥 가면 맛있는거 팔고 예쁜꽃신 팔고 뭐 그런것만 하는줄 알았지.

본인을 두고 남사당패가 이렇게 인기많은 공연씩이나 하는줄은 몰랐을거다.




“아니 글쎄- 뒷산호랑이가 다람쥐만한 못된 공주님한테 맥을 못춘다고 한다”






못된 공주가 어짜고 하는소리에 표정이 딱 굳은건 성호랑 고영감뿐이고, 너붕은 궐안에서도 하루이틀 들은 소리가 아니라서 뭐..

태어나면서 이미 중전을 잡아먹고 태어나는 바람에 본의아니게 궁궐의 판을 뒤엎어 제 편이라고는 왕밖에 없다가. 그 왕마저도 말 똑똑히 못하는 공주때매 있는대로 갑갑해할쯤 딱 타이밍 맞춰 태어난 막내 왕자때문에 아예 밀려나서.
궐에서 뭔 공식적으로 당파싸움에 밀린 공주를 인신공양했다..는 식으로 발표씩이나 한적은 없어도. 그 비슷한 소문은 이미 일반 백성들 사이에서도 퍼질만큼 퍼져있었던거다.

그런소문이 돌던중 바로 엊그제부터 갑자기, 마을 여자들을 호랑이산에 그만 갖다 바쳐라 하는 왕의 명령이 떨어져서.
이런 화젯거리를 귀신같이 낚아채는 눈치빠르고 소문에 빠른 남사당패가, 천덕꾸러기였다가 산으로 쫓겨간 공주에게 호랑이가 냅다 홀려 스스로 부마가 되었다. 하는 공연중이였던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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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이는 자기얼굴도 드러낸적없는 바깥에서 이렇게까지 화젯거리가 될수 있는지 새삼 놀랐겠다.

그러니, 성호가 “...우리 그냥 갑시다” 하며 손을 꼭 잡아끄는것도 못알아채고 한동안 그앞에 멀뚱서서.
싸구려 옷감에 가짜로 염색을 하고, 거기다 웃기게도 공주분장을 한 남자가 진짜 자신은 부려본적도 없는 교태로 호랑이서방 홀린다는 그꼴을 똑똑히 보고 있었을거 같다.



방금전 극 초반까지 같이 있던 고영감은 지금, 얼마나 더 오래살려고 약재따위에 그리 관심이 많아 다른 골목에 있고.

둘이서만 같이 서있는데 하필 극의 주인공이 둘이라.

호랑이탈이 우스꽝스러운거야 하루이틀일 아니지만. 공주가 어려 합방도 미루고 있는 마당에 극이 점점 노골적으로 흘러가는것이 성호는 아주 불편했겠다.


“...저 흉한 꼴 그리 빤히 보다 뭘 어쩌시려고..”

아이고 배울까 무섭다..는 뜻



그러니 자기네들 틈바구니에 그 공주마마가 껴있는줄은 꿈에도 모르고 왁자지껄 한마디씩 보태는 중인 사람들 틈에서. 성호가 가만히 자세를 낮춰 앉아 헌이를 올려보며 잡은 손 슬쩍 흔들어 한번더 ‘갑시다’ 하면 좋겠다.


자기보다 조금 아래에 쪼그린 호랑이서방이랑 눈이 마주치자 옆으로 조금 벌어진 너붕 입이 헤 웃더니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기에 가는줄 알고 성호는 곧장 일어나려 했더만. 오히려 얘가 같이 옆에 쪼그려 앉는다.

아니 공주야, 가자고...... 조금 환장을 해서 헛웃음 치고 있는데.

성호는 이제 제대로 듣고 있지도 않았던 극의 내용이 급발진해 이제는 공주역할을 하는놈이 밤에 방아찧는 소리를 내는중이라....

아까까지 해헤 웃던 입이 놀라 점점점 더 벌어지더니 제 양쪽귀를 천천히 가려막아버리는 헌이를 보고 그제야 급발진중인 내용이 다시 귀에 들어와서. 점점 벌개지는중인 얼굴보고 난감해 결국 성호가 먼저 끙 일어나 양손으로 너붕붕 붙들어다가 그대로 벌떡 일으켜세우면 좋겠다.




“광대놈들 하는 짓 원래 태반이 저짓입니다. 그러니 갑시다 우리는”


볼윗부분만 요러고 벌겋게 익어서는 놀란눈으로 성호 똑바로 마주치지도 못하면서, 잡힌 손은 한번 꼼지락거리지도 않고 그제야 말잘듣고 얌전히 따라 가는 헌이 보고싶다.











재업ㅁㅇ
성강너붕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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