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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0 17:36
니켈 과거 날조ㅈㅇ
나는 디셉티콘의 기계생명체 우월주의를 믿었다. 적어도 내가 처음 디셉티콘에 승선할때는 그랬었다.
내 행성은 사이버트론의 프라임이 정복했던 행성인 프리온이었다. 사이버트론이 정복한 행성들은 각 행성을 지배한 프라임의 지도 아래 번영하고 각자 다른 생태를 가지고 진화하기 시작했다. 프라임들은 사이버트론에서 쿠인테슨과의 전쟁이 벌어지자 본 행성으로 돌아갔지만 이미 독립적인 사회체계를 가지고 돌아가기 시작했던지라 사실 프라임이 없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본 행성과의 교류로 충당되는 자원이 많아 여전히 본 행성의 도움이 필요하긴 했지만 그럭저럭 잘 굴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사이버트론과의 교류가 끊겼다. 사이버트론과의 교류로 사회 유지에 필요한 에너존과 각종 광물들을 받고 있었는데 교류가 끊기며 조금 사정이 어려워지긴 했다. 정보에 의하면 프라임들이 쿠인테슨에게 전부 죽었고 지금은 듣도보도 못한 센티넬이라는 놈이 프라임을 자처하고 나섰다고 한다. 그리고 왜 우리와 교류를 끊었는지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약간의 소란이 있긴 했으나, 우리는 다른 에너존 광산을 찾아서 보급하기 시작했다. 물론 전처럼 풍족하게 먹고살 수는 없겠지만 해결 방법을 찾아가던 중이었다. 그때 블랙 블록 컨소시아의 침공이 찾아왔다. 기계 생명체를 혐오하는 은하 평의회에서 떨어져나온 종차별자 유기체놈들이 사이버트론이 쿠인테슨에게 지배당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 나머지 식민지들을 몰살하러 찾아온 모양이었다. 트랜스포머 종족 중에서도 작은 편에 속하는 우리 종족은 거의 몰살 당했다. 저항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본 행성에 구제를 요청하는 연락을 간절하게 넣었지만 아무 대답도 없었다. 누구도 찾아오지 않았다. 살아 남은 이는 아무도 없었다. 단 한명, 나를 제외하고.
이 행성에서 탈출할 수단도 없고 그렇다고 생존할 수단도 없는 채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정말 살길 원하는지도 확신이 없었다. 다시 수 사이클이 지나 긁어 모아놓은 에너존도 바닥을 보이고 내가 오프라인되기 직전, 탄을 만났다. 미니콘에게 함부로 대하곤 하는 사이버트로니안들에게 익숙해져서 어느정도는 그의 거만함을 예상하고 있었으나, 그는 아주 깍듯한 태도로 자기가 가지고 있던 에너존을 나에게 나눠주었다.
"다른 생존자는 없습니까?"
"없어."
"...그렇습니까."
그는 황폐해진 땅을 둘러보며 걷기 힘들어 하는 나를 조심스레 부축해주었다. 사실 그에게 미니콘을 구하는건 사실 큰 득이 없을텐데, 그가 있는 함선에 몰래라도 타게 해주겠다고 했다.
"몰래까진 필요없어, 난 메딕이야, 쓸모 없진 않을거야."
"디셉티콘에는 메딕이 귀하니 승선이 어렵진 않겠군요."
그는 디셉티콘의 개조병사로, 그들은 우주에서 폭정에 시달리는 행성들을 자유롭게 해줄 것이고, 더러운 행성들을 사이버트론인들을 위한 행성들로 바꾸며 증오스러운 유기체들을 절멸할거라고 했다. 꺼져가던 삶에 다시 불이 켜졌다. 적어도 처음 승선할때는 홀로 살아남은 내 종족의 마지막 생존자로서 옳은 선택을 하는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비록 작은 크기긴 하지만 전투요원으로서 쓸모 없는건 아니라고 생각했고, 메딕이 현장에서 바로바로 처치해야 할 일도 꽤 있었기에 나는 투입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투에 참가하게 되었다. 탄이 약간 거부감을 느끼는 모양이었지만 나는 나를 증명하고 싶어서 의욕이 넘쳤다. 적어도 처음에는 그랬다. 나는 내가 크기와 상관없이 좋은 병사라는걸 증명하고 싶었지만 정작 내 행성을 몰살한 종족들이 죽는걸 보는건 그닥 유쾌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살던 터전을 학살한 유기체들을 증오했고 그들 모두 내가 겪은 고통을 똑같이 맛봐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억압받는 행성들을 자유롭게 하겠다면서, 사이버트론과 기계 생명체들을 위해 싸운다면서, 이렇게 많은 생명이 죽어가야 한다면 대의가 무슨 소용일까. 그렇게 많은 생명이 내 눈앞에서 죽어가는데 그게 유기체인게 정말로 그렇게 중요한걸까? 내가 기계 생명체이고 유기생명체에게 복수심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내가 겪은 고통을 똑같이 돌려줘버리면 내 복수는 어디까지 정당한걸까. 애당초 정당성이 있긴 할까? 난 내 손안에서 숨이 끊긴 어린 유기체 하나를 내려다보면서 생각했다. 얼마나 반복해야 디셉티콘이 원하는 기계 생명체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될까? 얼마나 더 많은 유기체들이 내 행성처럼 학살당해야 우리 종족에겐 평화가 찾아올까?
게다가 내가 메딕으로 일할 수록 난 탄이 생각보다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이제 막 개조된 후라 나만큼이나 너덜너덜해보였다. 겉은 멀쩡해보였지만 속은 엉망이였다. 그는 주기적으로 코그를 갈아끼우지 않으면 몸이 버티지 못할 정도였고 매일 밤 고통에 시달렸다. 강제로 뜯어 고쳐진 온 몸은 통증과 후유증에 지쳐가고 있었고, 그의 주인이자 새로운 스승, 메가트론은 자비를 모르는 모양이었다. 메가트론은 그를 더욱 더 혹독하게 몰아 붙였고, 그는 아무 말 없이 그의 새로운 스승의 '훈련'을 받아들였다. 훈련인지, 학대인지. 탄은 그걸 자길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한 훈련으로 받아들였고, 나는 그걸 강력한 전사를 자기 발 아래 두기 위한 세뇌와 학대로 받아들였다.
내 이런 고민은 오래가지 못했다. 디셉티콘에선 힘과 능력이 전부였으므로 내가 조금만 망설이면 쉽게 뒤쳐질거다. 힘이 전부인 곳에 탄 주제에 망설임은 허락되지 않았다. 물론 난 크기가 작았으므로 모든 디셉티콘이 날 존중했던건 아니다. 난 많은 충돌 속에서 버티며 살아남아야 했다. 모두가 날 무시한것도 아니긴 하지만 대신 나서주는 일도 없었다. 당연한거다, 만일 정말 억울하다면 디셉티콘답게 힘으로 설명하라는 식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내가 고른게 그것이므로. 탄도 몇번이고 끼어들고 싶은 눈치였지만 매번 내가 직접 해결했다. 탄도 알고 있는 거다, 내가 직접 해결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걸. 디셉티콘은 스스로 가진 힘이 전부니까.
그 상황에 매번 고민하는 눈치던 그는 나에게 녹음기를 하나 챙겨주었다.
"혹시 모르니까, 이걸 줄게."
"내 목소리가 담긴거야. 오래 틀어놓으면 널 공격하려고 하는게 누구던지 스파크가 멈춰서 죽을거야."
"누구던지?"
"그게 누구든."
"...내가 너에게 이걸 사용하지 않을거라곤 어떻게 확신해?"
"만일 네가 나에게 이걸 사용하려고 하면... 너에겐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난 아주 약간 혼란스러웠다. 그가 날 이 정도로 신뢰했던가? 왜 자기도 죽일 수 있는 위험한 걸 나에게 주는걸까.
"정말 위험할때만써, 한번 틀고 나면 녹음기도 같이 망가질지도 모르니까. 알겠지?"
"응."
그때 난 처음으로 우리의 신뢰가 일방향이 아니라는걸 깨닫게 되었던 것 같다. 내가 이걸 쓸 일이 없으면 좋겠다. 내가 계속 네가 준 걸 간직 할 수 있게끔.
그를 치료할 방법을 찾기 위해 개조술에 대한 데이터를 찾아보며 그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내가 아무리 치료해도 그가 훈련 받은 뒤 입은 상처들은 늘어나기만 했다. 디셉티콘은 메가트론에 대한 반발이 허락되지 않는 조직이였으므로 내가 그걸 입 밖에 내진 못했지만, 탄은 조금씩 메가트론에게 길들여져가고 있었다. 그의 사랑과 인정을 받기 위해서 점점 디셉티콘의 사상에 길들여지고 있었다. 그는 자기가 디셉티콘의 사상을 믿는다고 했지만, 글쎄, 내가 보기엔 그건 그냥 인정받고 싶은 몸부림이었다. 그리고 여기 계속 두면 언젠가는 그도 다른 디셉티콘들같이 되버리는 걸까. 황폐한 행성에서 나에게 손을 내밀었던 다정함 따윈 찾아볼 수 없는 잔혹한 병기로? 메가트론의 사상을 위해 자기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은 전부 무시할 수 있는 잔인한 자로 변하는 걸까, 이 함선에 타고 있는 다른 모든 자들과 같이? 혹은 진심으로 내 유기체에 대한 복수심을 위해선 다른 모든 종족이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던 나와 같이 변하는 걸까. 아직은 그의 밑바닥에 상냥함이 분명 남아있을텐데, 하루가 다르게 그는 남은 친절함이나 다정함마저 전부 소모시키고 있었다. 내가 처음 만났던 때의 다정함은 과연 언제까지 그의 안에 남아있을 수 있는 걸까?
그러던 중 그를 개조시켰던 쇼크웨이브가 사지가 분해된 채 네메시스에 수감되는 일이 벌어졌다. 프라이머스의 우물이 있는 광장에서 큰 사고가 벌어졌다는데, 메가트론이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나서자 탄도 그 뒤를 따라나섰던 모양이다. 그의 눈빛에서 무언가 변한게 느껴졌다.
"오토봇의 리더는 코그도 없는 작은 개체더라."
"들었어, 쇼크웨이브가 프라임의 매트릭스를 파괴했다며."
"아무 힘이 없어보였는데 그래도 다른 메크를, 그것도 자기를 죽이려던 메크를 살리려고 움직였어. 힘도 없고 몸도 작은데. 그런데도 오토봇을은 그 메크를 리더로 따를 모양이더라."
"그래? 오토봇들의 생각은 영 이해가 안가네."
장난스레 넘기고 말 생각이었다. 사실 난 그가 정말로 다른 선택을 할 용기가 있으리라곤 믿지 않았으므로.
"그런 집단이라면 말이야... 적어도 네가 매번 널 증명하기 위해 싸워야 할 일은 없지 않을까?"
난 천천히 탄을 돌아보았다. 그는 어느때보다도 자신이 없어보였지만, 동시에 내가 그를 알아온 내내 가장 단단해 보였다.
"네가 약하단 소린 아니야, 디셉티콘에 계속 있고싶다면 나도 그럴게. 넌 충분히 그럴 힘이 있으니까. 그런데 난... 처음으로 우리에게 다른 삶이 주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뿐이야."
난 나보다 한참 큰 탄의 얼굴을 붙잡고 그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아주 오랜만에 난 그를 처음 만났을때의 다정함을 보았다.
"진심이야?"
"진심이야."
"정말로 디셉티콘에서 나가고 싶어?"
"네가 같은 마음이기만 하다면."
탄의 목소리는 약간 떨렸지만 그의 두 눈은 흔들림 없었다. 이게 기회다. 네가 망가져가기만 할 길에서 벗어나게 할 유일한 기회. 네가 믿는 이들이 전부 널 이용가치가 있는 도구로만 보는데도 진창에서 헤메이며 잘못된 자에게서 사랑과 인정을 구하는걸 그만두게 할 유일한 기회.
"사운드웨이브는 자리 비운거 맞지?"
"응."
"난 메딕이니까 죽이지는 않을거야, 메가트론에겐 내가 말할게. 나한테 계획이 있으니까 넌 따라오기만 하면 돼."
탄이 고개를 끄덕였다.
디셉티콘에 꽤 오래 승선해 있었지만 메가트론을 직접 만나는건 처음이였다. 메가트론이 하찮다고 발로 걷어찰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날 흥미롭다는 얼굴로 내려다보았다. 내가 탄과 함께 나가고 싶다고 의사를 전하자 그는 의외라는듯 눈썹을 올렸다. 놀라는 척은 쇼크웨이브가 다른 속셈이 있었다는게 밝혀졌으니 그가 개조했던 탄을 계속 데리고 있기도 찜찜할텐데, 보내줄 생각 없는 척 하긴. 메가트론이 자기가 순순히 허가해 줄거라는 거만한 생각을 한 이유가 뭐냐고 묻기에 난 거침없이 대답했다.
"제가 치료한 모든 디셉티콘 병사의 안에 저만 발견할 수 있는 원격 폭탄을 심었습니다. 제가 같은 디셉티콘에게 죽임당해도 터질 것이고 제가 이 버튼을 눌러도 터질겁니다."
스타스크림이 경악한 눈으로 날 내려다봤다. 메딕이 많지 않은 디셉티콘이라 난 꽤 많은 수를 치료해야 했다. 간부와 메가트론은 내가 아닌 넉아웃이 전담하긴 했지만, 내가 치료한 일반 병사의 수도 적지 않았으므로 그들을 잃는건 꽤 쓰린 손실일거다. 난 한손에 기폭장치를 쥔채 말했다.
"얌전히 보내주신다면 저도 이 버튼을 누를 일 없을겁니다."
메가트론은 날 내려다보더니 기가 찼는지 웃음을 터트렸다. 스타스크림은 한 손에 기폭장치를 쥔 나와 박장대소하는 메가트론을 번갈아 보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메가트론은 한참 웃더니 어이없어하는 웃음기를 지우지 않고 말했다.
"디셉티콘 답군."
"힘이 전부 설명하는 곳이니까요."
메가트론은 날 재미있어하며 쳐다보더니, 디셉티콘에서 떠나는 걸 허가했다. 내가 떠나서야 스타스크림이 "허풍인거 아시지 않습니까, 왜 허가하신겁니까?"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메가트론이 뭐라고 답했는지까진 들리지 않았다. 반정도는 허풍이였지만 알게 뭐냐, 이제 우린 자유인걸.
탄과 오토봇에 들어가자 처음 까칠하게 굴었던 탄의 직속 상사 아이언하이드는 우리 사연을 듣고는 꽤 챙겨주었다. 디셉티콘 출신이라고 차별하는건 아닐까 걱정했지만 헛된 걱정이였던건지 탄과 나는 오토봇에 잘 정착해 나갔다. 그들의 모든 지성체를 구하겠다는 신념은 여전히 헛되보였지만... 그리고 언젠가 그 신념으로 인해 오히려 동족을 해하게 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들이 서로를 가족같이 여기는건 분명했으므로 제대로 뿌리를 박는게 더 중요해보였다. 다행히도 개조된 병사를 치료하는 지식을 라쳇이 흥미로워 하면서 같이 연구를 진행하며 나도 점점 오토봇에 섞여들어갔다. 여전히 그들의 사상을 믿지는 않는다. 모든 지성체들에게 자유를? 자유로울 자격은 그 자유를 올바르게 쓸 수 있는 소수에게 주어져야 혼란이 덜한 법이다. 여전히 유기체는 꺼림직하고 힘이 아니라 공감으로서 평화를 이루겠다는 소리는 꿈같이 들렸다. 그런 소릴 이미 죽은 내 행성의 주민들에게나 해보시지, 하는 마음이 들지 않는게 아니었다. 하지만 디셉티콘으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았다. 오토봇이 절대적인 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디셉티콘이 답이 될 수는 없으므로. 이런 대화를 탄과 자주 나누게 되었는데, 오토봇의 사상에 상당히 감화되어 가는 탄은 여전히 디셉티콘의 대의쪽을 더 합리적으로 여기는 날 의아해했다.
"그럼 왜 디셉티콘을 나가겠다고 한거야?"
"그래야 널 지킬 수 있으니까."
탄은 내가 자길 무엇으로 지켰는지, 무엇으로부터 지키고 싶었는지 이해 못할지도 모르겠다. 에너존 큐브만한 내가 무엇으로부터 그를 지키려 했던건지, 무엇으로부터 붙잡고 싶어했던건지... 하지만 네가 멈추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우리가 같은 마음일거라는 걸 알았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앞으로도 너에게 남은 친절이 계속 날 향하길, 네 다정함이 네 안에서 사라지는 일이 없기를.
"여기."
난 탄에게 데이터칩을 건넸다.
"네가 오토봇의 이념을 꽤 마음에 들어하는거 같아서. 여기 그 리더의 연설을 모아놓은 데이터야. 그가 하는 말들이 오토봇 신념의 핵심이니까 들어두면 좋을거야."
탄은 기쁘게 내가 준 데이터칩을 받아들었다가 순간 의문했다.
"...왜 나에게 이렇게 잘해주는거야?"
"그럼 넌 우리가 처음 만났을때 날 구했어? 죽게 내버려둬도 되는데."
"널 구하고 싶은데 이유까지 있어야 해?"
"그러니까, 나도 같아."
그의 커다란 손은 내 몸을 덮을만큼 거대했지만 그는 그가 할 수 있는한 가장 다정하고 부드럽게 내 손을 잡았다.
"나도 그냥 널 구하고 싶었어."
오토봇탄니켈
나는 디셉티콘의 기계생명체 우월주의를 믿었다. 적어도 내가 처음 디셉티콘에 승선할때는 그랬었다.
내 행성은 사이버트론의 프라임이 정복했던 행성인 프리온이었다. 사이버트론이 정복한 행성들은 각 행성을 지배한 프라임의 지도 아래 번영하고 각자 다른 생태를 가지고 진화하기 시작했다. 프라임들은 사이버트론에서 쿠인테슨과의 전쟁이 벌어지자 본 행성으로 돌아갔지만 이미 독립적인 사회체계를 가지고 돌아가기 시작했던지라 사실 프라임이 없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본 행성과의 교류로 충당되는 자원이 많아 여전히 본 행성의 도움이 필요하긴 했지만 그럭저럭 잘 굴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사이버트론과의 교류가 끊겼다. 사이버트론과의 교류로 사회 유지에 필요한 에너존과 각종 광물들을 받고 있었는데 교류가 끊기며 조금 사정이 어려워지긴 했다. 정보에 의하면 프라임들이 쿠인테슨에게 전부 죽었고 지금은 듣도보도 못한 센티넬이라는 놈이 프라임을 자처하고 나섰다고 한다. 그리고 왜 우리와 교류를 끊었는지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약간의 소란이 있긴 했으나, 우리는 다른 에너존 광산을 찾아서 보급하기 시작했다. 물론 전처럼 풍족하게 먹고살 수는 없겠지만 해결 방법을 찾아가던 중이었다. 그때 블랙 블록 컨소시아의 침공이 찾아왔다. 기계 생명체를 혐오하는 은하 평의회에서 떨어져나온 종차별자 유기체놈들이 사이버트론이 쿠인테슨에게 지배당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 나머지 식민지들을 몰살하러 찾아온 모양이었다. 트랜스포머 종족 중에서도 작은 편에 속하는 우리 종족은 거의 몰살 당했다. 저항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본 행성에 구제를 요청하는 연락을 간절하게 넣었지만 아무 대답도 없었다. 누구도 찾아오지 않았다. 살아 남은 이는 아무도 없었다. 단 한명, 나를 제외하고.
이 행성에서 탈출할 수단도 없고 그렇다고 생존할 수단도 없는 채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정말 살길 원하는지도 확신이 없었다. 다시 수 사이클이 지나 긁어 모아놓은 에너존도 바닥을 보이고 내가 오프라인되기 직전, 탄을 만났다. 미니콘에게 함부로 대하곤 하는 사이버트로니안들에게 익숙해져서 어느정도는 그의 거만함을 예상하고 있었으나, 그는 아주 깍듯한 태도로 자기가 가지고 있던 에너존을 나에게 나눠주었다.
"다른 생존자는 없습니까?"
"없어."
"...그렇습니까."
그는 황폐해진 땅을 둘러보며 걷기 힘들어 하는 나를 조심스레 부축해주었다. 사실 그에게 미니콘을 구하는건 사실 큰 득이 없을텐데, 그가 있는 함선에 몰래라도 타게 해주겠다고 했다.
"몰래까진 필요없어, 난 메딕이야, 쓸모 없진 않을거야."
"디셉티콘에는 메딕이 귀하니 승선이 어렵진 않겠군요."
그는 디셉티콘의 개조병사로, 그들은 우주에서 폭정에 시달리는 행성들을 자유롭게 해줄 것이고, 더러운 행성들을 사이버트론인들을 위한 행성들로 바꾸며 증오스러운 유기체들을 절멸할거라고 했다. 꺼져가던 삶에 다시 불이 켜졌다. 적어도 처음 승선할때는 홀로 살아남은 내 종족의 마지막 생존자로서 옳은 선택을 하는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비록 작은 크기긴 하지만 전투요원으로서 쓸모 없는건 아니라고 생각했고, 메딕이 현장에서 바로바로 처치해야 할 일도 꽤 있었기에 나는 투입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투에 참가하게 되었다. 탄이 약간 거부감을 느끼는 모양이었지만 나는 나를 증명하고 싶어서 의욕이 넘쳤다. 적어도 처음에는 그랬다. 나는 내가 크기와 상관없이 좋은 병사라는걸 증명하고 싶었지만 정작 내 행성을 몰살한 종족들이 죽는걸 보는건 그닥 유쾌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살던 터전을 학살한 유기체들을 증오했고 그들 모두 내가 겪은 고통을 똑같이 맛봐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억압받는 행성들을 자유롭게 하겠다면서, 사이버트론과 기계 생명체들을 위해 싸운다면서, 이렇게 많은 생명이 죽어가야 한다면 대의가 무슨 소용일까. 그렇게 많은 생명이 내 눈앞에서 죽어가는데 그게 유기체인게 정말로 그렇게 중요한걸까? 내가 기계 생명체이고 유기생명체에게 복수심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내가 겪은 고통을 똑같이 돌려줘버리면 내 복수는 어디까지 정당한걸까. 애당초 정당성이 있긴 할까? 난 내 손안에서 숨이 끊긴 어린 유기체 하나를 내려다보면서 생각했다. 얼마나 반복해야 디셉티콘이 원하는 기계 생명체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될까? 얼마나 더 많은 유기체들이 내 행성처럼 학살당해야 우리 종족에겐 평화가 찾아올까?
게다가 내가 메딕으로 일할 수록 난 탄이 생각보다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이제 막 개조된 후라 나만큼이나 너덜너덜해보였다. 겉은 멀쩡해보였지만 속은 엉망이였다. 그는 주기적으로 코그를 갈아끼우지 않으면 몸이 버티지 못할 정도였고 매일 밤 고통에 시달렸다. 강제로 뜯어 고쳐진 온 몸은 통증과 후유증에 지쳐가고 있었고, 그의 주인이자 새로운 스승, 메가트론은 자비를 모르는 모양이었다. 메가트론은 그를 더욱 더 혹독하게 몰아 붙였고, 그는 아무 말 없이 그의 새로운 스승의 '훈련'을 받아들였다. 훈련인지, 학대인지. 탄은 그걸 자길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한 훈련으로 받아들였고, 나는 그걸 강력한 전사를 자기 발 아래 두기 위한 세뇌와 학대로 받아들였다.
내 이런 고민은 오래가지 못했다. 디셉티콘에선 힘과 능력이 전부였으므로 내가 조금만 망설이면 쉽게 뒤쳐질거다. 힘이 전부인 곳에 탄 주제에 망설임은 허락되지 않았다. 물론 난 크기가 작았으므로 모든 디셉티콘이 날 존중했던건 아니다. 난 많은 충돌 속에서 버티며 살아남아야 했다. 모두가 날 무시한것도 아니긴 하지만 대신 나서주는 일도 없었다. 당연한거다, 만일 정말 억울하다면 디셉티콘답게 힘으로 설명하라는 식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내가 고른게 그것이므로. 탄도 몇번이고 끼어들고 싶은 눈치였지만 매번 내가 직접 해결했다. 탄도 알고 있는 거다, 내가 직접 해결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걸. 디셉티콘은 스스로 가진 힘이 전부니까.
그 상황에 매번 고민하는 눈치던 그는 나에게 녹음기를 하나 챙겨주었다.
"혹시 모르니까, 이걸 줄게."
"내 목소리가 담긴거야. 오래 틀어놓으면 널 공격하려고 하는게 누구던지 스파크가 멈춰서 죽을거야."
"누구던지?"
"그게 누구든."
"...내가 너에게 이걸 사용하지 않을거라곤 어떻게 확신해?"
"만일 네가 나에게 이걸 사용하려고 하면... 너에겐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난 아주 약간 혼란스러웠다. 그가 날 이 정도로 신뢰했던가? 왜 자기도 죽일 수 있는 위험한 걸 나에게 주는걸까.
"정말 위험할때만써, 한번 틀고 나면 녹음기도 같이 망가질지도 모르니까. 알겠지?"
"응."
그때 난 처음으로 우리의 신뢰가 일방향이 아니라는걸 깨닫게 되었던 것 같다. 내가 이걸 쓸 일이 없으면 좋겠다. 내가 계속 네가 준 걸 간직 할 수 있게끔.
그를 치료할 방법을 찾기 위해 개조술에 대한 데이터를 찾아보며 그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내가 아무리 치료해도 그가 훈련 받은 뒤 입은 상처들은 늘어나기만 했다. 디셉티콘은 메가트론에 대한 반발이 허락되지 않는 조직이였으므로 내가 그걸 입 밖에 내진 못했지만, 탄은 조금씩 메가트론에게 길들여져가고 있었다. 그의 사랑과 인정을 받기 위해서 점점 디셉티콘의 사상에 길들여지고 있었다. 그는 자기가 디셉티콘의 사상을 믿는다고 했지만, 글쎄, 내가 보기엔 그건 그냥 인정받고 싶은 몸부림이었다. 그리고 여기 계속 두면 언젠가는 그도 다른 디셉티콘들같이 되버리는 걸까. 황폐한 행성에서 나에게 손을 내밀었던 다정함 따윈 찾아볼 수 없는 잔혹한 병기로? 메가트론의 사상을 위해 자기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은 전부 무시할 수 있는 잔인한 자로 변하는 걸까, 이 함선에 타고 있는 다른 모든 자들과 같이? 혹은 진심으로 내 유기체에 대한 복수심을 위해선 다른 모든 종족이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던 나와 같이 변하는 걸까. 아직은 그의 밑바닥에 상냥함이 분명 남아있을텐데, 하루가 다르게 그는 남은 친절함이나 다정함마저 전부 소모시키고 있었다. 내가 처음 만났던 때의 다정함은 과연 언제까지 그의 안에 남아있을 수 있는 걸까?
그러던 중 그를 개조시켰던 쇼크웨이브가 사지가 분해된 채 네메시스에 수감되는 일이 벌어졌다. 프라이머스의 우물이 있는 광장에서 큰 사고가 벌어졌다는데, 메가트론이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나서자 탄도 그 뒤를 따라나섰던 모양이다. 그의 눈빛에서 무언가 변한게 느껴졌다.
"오토봇의 리더는 코그도 없는 작은 개체더라."
"들었어, 쇼크웨이브가 프라임의 매트릭스를 파괴했다며."
"아무 힘이 없어보였는데 그래도 다른 메크를, 그것도 자기를 죽이려던 메크를 살리려고 움직였어. 힘도 없고 몸도 작은데. 그런데도 오토봇을은 그 메크를 리더로 따를 모양이더라."
"그래? 오토봇들의 생각은 영 이해가 안가네."
장난스레 넘기고 말 생각이었다. 사실 난 그가 정말로 다른 선택을 할 용기가 있으리라곤 믿지 않았으므로.
"그런 집단이라면 말이야... 적어도 네가 매번 널 증명하기 위해 싸워야 할 일은 없지 않을까?"
난 천천히 탄을 돌아보았다. 그는 어느때보다도 자신이 없어보였지만, 동시에 내가 그를 알아온 내내 가장 단단해 보였다.
"네가 약하단 소린 아니야, 디셉티콘에 계속 있고싶다면 나도 그럴게. 넌 충분히 그럴 힘이 있으니까. 그런데 난... 처음으로 우리에게 다른 삶이 주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뿐이야."
난 나보다 한참 큰 탄의 얼굴을 붙잡고 그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아주 오랜만에 난 그를 처음 만났을때의 다정함을 보았다.
"진심이야?"
"진심이야."
"정말로 디셉티콘에서 나가고 싶어?"
"네가 같은 마음이기만 하다면."
탄의 목소리는 약간 떨렸지만 그의 두 눈은 흔들림 없었다. 이게 기회다. 네가 망가져가기만 할 길에서 벗어나게 할 유일한 기회. 네가 믿는 이들이 전부 널 이용가치가 있는 도구로만 보는데도 진창에서 헤메이며 잘못된 자에게서 사랑과 인정을 구하는걸 그만두게 할 유일한 기회.
"사운드웨이브는 자리 비운거 맞지?"
"응."
"난 메딕이니까 죽이지는 않을거야, 메가트론에겐 내가 말할게. 나한테 계획이 있으니까 넌 따라오기만 하면 돼."
탄이 고개를 끄덕였다.
디셉티콘에 꽤 오래 승선해 있었지만 메가트론을 직접 만나는건 처음이였다. 메가트론이 하찮다고 발로 걷어찰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날 흥미롭다는 얼굴로 내려다보았다. 내가 탄과 함께 나가고 싶다고 의사를 전하자 그는 의외라는듯 눈썹을 올렸다. 놀라는 척은 쇼크웨이브가 다른 속셈이 있었다는게 밝혀졌으니 그가 개조했던 탄을 계속 데리고 있기도 찜찜할텐데, 보내줄 생각 없는 척 하긴. 메가트론이 자기가 순순히 허가해 줄거라는 거만한 생각을 한 이유가 뭐냐고 묻기에 난 거침없이 대답했다.
"제가 치료한 모든 디셉티콘 병사의 안에 저만 발견할 수 있는 원격 폭탄을 심었습니다. 제가 같은 디셉티콘에게 죽임당해도 터질 것이고 제가 이 버튼을 눌러도 터질겁니다."
스타스크림이 경악한 눈으로 날 내려다봤다. 메딕이 많지 않은 디셉티콘이라 난 꽤 많은 수를 치료해야 했다. 간부와 메가트론은 내가 아닌 넉아웃이 전담하긴 했지만, 내가 치료한 일반 병사의 수도 적지 않았으므로 그들을 잃는건 꽤 쓰린 손실일거다. 난 한손에 기폭장치를 쥔채 말했다.
"얌전히 보내주신다면 저도 이 버튼을 누를 일 없을겁니다."
메가트론은 날 내려다보더니 기가 찼는지 웃음을 터트렸다. 스타스크림은 한 손에 기폭장치를 쥔 나와 박장대소하는 메가트론을 번갈아 보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메가트론은 한참 웃더니 어이없어하는 웃음기를 지우지 않고 말했다.
"디셉티콘 답군."
"힘이 전부 설명하는 곳이니까요."
메가트론은 날 재미있어하며 쳐다보더니, 디셉티콘에서 떠나는 걸 허가했다. 내가 떠나서야 스타스크림이 "허풍인거 아시지 않습니까, 왜 허가하신겁니까?"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메가트론이 뭐라고 답했는지까진 들리지 않았다. 반정도는 허풍이였지만 알게 뭐냐, 이제 우린 자유인걸.
탄과 오토봇에 들어가자 처음 까칠하게 굴었던 탄의 직속 상사 아이언하이드는 우리 사연을 듣고는 꽤 챙겨주었다. 디셉티콘 출신이라고 차별하는건 아닐까 걱정했지만 헛된 걱정이였던건지 탄과 나는 오토봇에 잘 정착해 나갔다. 그들의 모든 지성체를 구하겠다는 신념은 여전히 헛되보였지만... 그리고 언젠가 그 신념으로 인해 오히려 동족을 해하게 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들이 서로를 가족같이 여기는건 분명했으므로 제대로 뿌리를 박는게 더 중요해보였다. 다행히도 개조된 병사를 치료하는 지식을 라쳇이 흥미로워 하면서 같이 연구를 진행하며 나도 점점 오토봇에 섞여들어갔다. 여전히 그들의 사상을 믿지는 않는다. 모든 지성체들에게 자유를? 자유로울 자격은 그 자유를 올바르게 쓸 수 있는 소수에게 주어져야 혼란이 덜한 법이다. 여전히 유기체는 꺼림직하고 힘이 아니라 공감으로서 평화를 이루겠다는 소리는 꿈같이 들렸다. 그런 소릴 이미 죽은 내 행성의 주민들에게나 해보시지, 하는 마음이 들지 않는게 아니었다. 하지만 디셉티콘으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았다. 오토봇이 절대적인 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디셉티콘이 답이 될 수는 없으므로. 이런 대화를 탄과 자주 나누게 되었는데, 오토봇의 사상에 상당히 감화되어 가는 탄은 여전히 디셉티콘의 대의쪽을 더 합리적으로 여기는 날 의아해했다.
"그럼 왜 디셉티콘을 나가겠다고 한거야?"
"그래야 널 지킬 수 있으니까."
탄은 내가 자길 무엇으로 지켰는지, 무엇으로부터 지키고 싶었는지 이해 못할지도 모르겠다. 에너존 큐브만한 내가 무엇으로부터 그를 지키려 했던건지, 무엇으로부터 붙잡고 싶어했던건지... 하지만 네가 멈추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우리가 같은 마음일거라는 걸 알았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앞으로도 너에게 남은 친절이 계속 날 향하길, 네 다정함이 네 안에서 사라지는 일이 없기를.
"여기."
난 탄에게 데이터칩을 건넸다.
"네가 오토봇의 이념을 꽤 마음에 들어하는거 같아서. 여기 그 리더의 연설을 모아놓은 데이터야. 그가 하는 말들이 오토봇 신념의 핵심이니까 들어두면 좋을거야."
탄은 기쁘게 내가 준 데이터칩을 받아들었다가 순간 의문했다.
"...왜 나에게 이렇게 잘해주는거야?"
"그럼 넌 우리가 처음 만났을때 날 구했어? 죽게 내버려둬도 되는데."
"널 구하고 싶은데 이유까지 있어야 해?"
"그러니까, 나도 같아."
그의 커다란 손은 내 몸을 덮을만큼 거대했지만 그는 그가 할 수 있는한 가장 다정하고 부드럽게 내 손을 잡았다.
"나도 그냥 널 구하고 싶었어."
오토봇탄니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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