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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5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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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편.


자작나무의 희고 얇은 껍질이 휘돌아 눈발이 날리는 것만 같았다. 모한, 아니 현야가 환영육화술로 만들어낸 육신으로 뿜어낸 요력은 회오리 바람을 일으켜 주변의 자작나무를 잡아 뜯어내기라도 한 것처럼 밑둥부터 짓이겨 부러뜨려 버렸다. 그 바람에 그를 중심으로 쓰러진 자작나무 십여 그루가 둥그렇게 원을 그려 모한을 둘러싸고 있었다.

백여우의 구슬이 만들어낸 환영 속에서, 끈적한 정사를 치른 이상이는 그저 꿈일 뿐이라 했다. 그의 눈에는 현야가 없었다.

그저 꿈이라고!

현야의 눈이 붉어졌다. 낮게 울리는 목울음같은 소리만으로도 쓰러진 자작나무들이 덜그럭대며 요동을 쳤다. 이대로 요력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강제로 육화술이 깨어질 수 밖에 없었다. 몸뚱이는 가사 상태에 빠진 것처럼 뻣뻣하게 굳을 것이고 자신은 천마곡에서 눈을 뜰 것이다. 하지만 도저히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길이 없어 급한대로 들어온게 숲이었다.

현야는 분노로 충혈된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숨을 고르려 했지만 머리 속에 자꾸만 이상이가 보란듯이 몸을 내맡기는 장면이 떠올랐다. 꿈이기에 상관없이, 저항없이 안겨들고 몸을 흔든 이상이가 그렇게 괘씸하고 또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현야는 성질대로 그의 목을 꺾어버릴 수가 없었다. 대신 공간을 찢어 꿈을 깨뜨리는 선택을 했다. 구슬의 힘으로 읽어낸 이상이의 속에 자신이 없자 가슴 안쪽에서 뭔가 내려앉는 것 같았고 공간을 찢어낼 때 제 가슴에 날카로운 생채기가 생기는 것만 같았다. 현야는 이상이를 만나고서 처음 겪는 이상한 감각에 매번 인상을 쓰고 가슴을 부여잡으며 혼란에 빠져야했다.

"으아아아아!"

다시금 그 감각이 자신을 지배하자, 현야는 괴성을 내질렀다. 흰 머리카락이 공중으로 솟구치며 주변에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널브러져있던 자작나무가 들썩이고 흰 껍질이 매서운 눈발인양 휘몰아쳤다. 인간 기운을 두른 육화한 몸이 기어이 버티지 못하고 코와 입에서 피를 쏟기 시작했다. 결국 모한은 그 자리에서 그대로 쓰러졌고, 현야는 천마곡으로 순식간에 돌아가 와짝 눈을 떠버렸다.


현야가 돌아오자, 천마곡의 요괴들은 등골이 오싹하고 털이 쭈삣 솟는 것을 느껴 혼비백산했다.

천마왕이 화났다!
천마왕이 노하셨어!
어서 숨어! 죽고 싶지 않으면!

상급 요마도 미천한 요마도 모두 몸을 사리며 공포에 떨었다. 구슬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조신하게 있던 백여우 조희는 말그대로 기절하기 직전이 되어 구슬을 포기하고 목숨을 건져야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현야가 굳은 얼굴로 몸을 일으켜 조희가 있는 내실로 가는 동안, 긴 내전 복도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터져버린 요마들에게서 뿜어져 나온 피가 온 벽과 기둥을 물들였다. 현야가 지나간 자리에 검붉은 피꽃이 피어나는 것만 같았다. 그 모습을 본 하인들은 겁에 질려 얼어붙었다. 하지만 속절없이 순식간에 제 피를 벽에 그리며 사라졌다.

백여우 조희는 시퍼렇게 질려 얼어있다가 문이 열리자마자 찍소리 못하고 이마를 바닥에 댄 채 엎드려 바들바들 떨었다. 현야는 화풀이로 조희마저 죽이고 싶었지만 여우없이 구슬은 무용지물이라 참기로 했다.

"네 구슬은 당분간 내 것이다."

조희는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복종의 의미로 연신 머리를 조아려 절을 했다. 행여나 허튼 움직임으로 보여 천마왕의 심기를 거슬릴까 싶어 덜덜 떠는 채였다. 현야는 구슬을 손에 꽉 쥐었다. 청록색 빛이 도는 구슬이 파르르 떨며 빛났다. 몸을 돌린 현야는 피가 묻은 장포를 펄럭이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걷기라도 해야 진정이 될 듯 했다.

"그저 꿈이라 하였느냐."

현야가 눈을 부라리며 읊조렸다.

"그렇다면 계속 꾸게 해주마. 꿈이라 할 수 없게 될 때까지."

질척한 피웅덩이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현야의 신이 웅덩이를 밟았다. 장포 자락에 쓸린 검붉은 피가 매끈한 청회색 바닥에 끈적한 핏자욱을 길게 그려냈다.



*




"모한이 상급 요마라고? 지금은 기절한 것 같은데?"

적비성의 안내로 황급히 자작나무 숲에 도착한 방다병과 이연화는, 엉망이 된 숲과 쓰러진 모한을 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숨을 쉬지 않아."

호흡과 맥을 살핀 이연화가 놀랍다는 듯 말했다.

"설마?"

"아무 생기가 없어. 시체나 다름없어."

이연화의 말에 적비성이 눈살을 찌푸렸다.

"강력한 요력이었다. 갑자기 죽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군."

"착각한게 아니야? 모한이 요마랑 싸우던 중이었을 수도 있잖아."

"분명 혼자였다."

적비성이 요마의 기척을 못 느꼈을 가능성이 없진 않을터였다. 하지만 그럴 일은 별로 없다는 것을 세 사람 모두 알고 있었다.

"모한이 수상하긴 했어. 그래도 요마라기엔 너무 인간같았는데. 정말 요마같았어?"

방다병이 심각한 표정으로 묻자 적비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숲에서 이 자가 요기로 주변을 박살내는걸 봤어. 보통 요력이 아니다. 최상급 요마인게 분명해."

"처음부터 느낌이 안 좋더라니. 우리한테 일부러 접근한거였군. 현월도를 노리는게 틀림없어. 천마왕의 수하일거야."

방다병이 미간을 한껏 찌푸린 채 이연화를 쳐다보았다. 이연화는 잠자코 있을 뿐이었다.

"이연화에게 접근하고 지도까지 풀었잖아. 도움 주는 척 하고 환심을 사고, 선기탑까지 동행한 후 현월도를 가로채려는 속셈이었겠지."

방다병이 왔다갔다 하며 추리를 했다. 적비성이 끼어들었다.

"현월도의 위치를 알았다면 따로 빼돌리면 될텐데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합류한다고?"

"그것도 그러네. 대체 무슨 속셈이지? 이연화, 넌 어떻게 생각해?"

둘의 이야기를 잠자코 듣고 있던 이연화는 방다병의 채근에 눈썹을 올렸다. 이연화도 모한을 수상하다 여겼고 동행에도 꿍꿍이가 있을 것이라 여겼다. 그럼에도 그에게 뭔가 있다는 직감이 있었고 비술사들이 풀지 못한 지도를 읽어내는 것으로 모한은 제 가치를 증명해 보였다. 그 뿐인가, 석주촌이자 풍림촌에서는 여우를 처치하고 일행을 도운데다가 상급은 못되지만 흉폭한 요마 무리를 가벼이 막아내는 결계를 밤새 유지하는 마차까지 제공했다. 이렇게나 든든한 아군이 있다니 공교롭게도 운이 좋아도 너무 좋을 정도였다. 천마왕의 수하가 잠입했다해도 이상할게 없었다.

"실은 두 사람에게 말하지 않은게 있어."

이연화의 말에 그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몸을 반쯤 돌려 이연화를 바라보았다. 목을 가다듬고 싶었으나 그마저도 위태할까 하여 이연화는 눈을 내리깔았다.

"모한의 정체를 알고 있었어."

"요마라는걸?!"

"반인반요야. 요마에게 당해서 요력을 주입 받은 인간이라 할 수 있지. 요마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족과는 조금 달라."

혼혈족은 요마의 본능이 더 진하고 요력을 다루는데에 능하지만, 이연화같은 반인반요는 요력을 쓸 수 있다해도 폭주하는 요력에 잠식되지 않도록 인간의 내력으로 억제해야했다.

"혼혈족이 아닌 반인반요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방다병이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모한의 말로는-"

이연화는 잠시 어디까지 말하고 어디까지 숨겨야할지 고민했다. 벽차지독으로 반인반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리면서 제 정체를 숨기자니 골치 아픈 뒷일을 남기는 셈이었다. 한편, 이연화가 이상이임을 알릴 생각은 없었지만 <유람하다 요마에 당해 몸이 약해져 요력을 누르는 허약한 의원 이연화>는 제법 쓸만한 설명이기는 했다. 그러나 한켠으로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어 그의 머리 속이 영 복잡했다.

금기에 개의치 않는 금원맹과 달리 천기당은 정도를 지향하여 요마를 악으로 규정하는 정파 중의 정파였다. 천기당 소당주인 방다병이 제 연형제가 반인반요임을 안다면 그 충격이 어떨지 짐작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일찌감치 적비성은 이연화가 반인반요임을 알았고 개의치 않으니 되었지만 방다뱡이 문제였다. 일단 이연화는 반응을 지켜보기로 했다.

"벽차지독을 써서 인간에게 요력을 주입하는 방법이 있어. 극소수 최상급 요마만 할 수 있는 일이지. 보통 벽차지독은 해독약이 없는 극약이지만 이걸 써서 요력을 넣을 수 있어. 실패하면 평생 지병을 안고 살겠지만 성공하면 요력도 쓸 수 있다더군. 모한이 후자였어. 비술사라 오히려 수련에 유리했겠지. 비술은 요마가 더 잘 쓰니."

이연화는 언젠가 금원맹에서 자신의 요력을 감지한 적비성에게 저와 똑같이 생긴 요마를 만나 강제로 요력을 주입 당했다는 이야기를 둘러대며 했던 때를 떠올렸다. 앞뒤가 어긋나지 않게 주의를 기울인 이연화는 흘끔 적비성을 쳐다보았지만 의아함을 읽을 수는 없었다.

"그럼 모한이 요마에게 당해서 반인반요가 되었다는거야? 그걸 어떻게 믿지?"

"일단 내가 모한에게 들은 바는 그래."

"보통 반인반요는 인간과 다르지 않다. 그들은 인간 세계에서 정체를 숨기고 살아. 혼혈이라 요마의 본성이 강하고 요력도 더 강하다. 모한이 혼혈족일 수도 있어. 내가 본 요력은 요마에게 당한 인간 수준이 아니었다."

적비성의 단호한 말에 방다병이 급히 덧붙였다.

"그럼 더욱 수상하잖아. 당했으면 피해자지만 혼혈족이면 천마왕 수하일 가능성이 더 높을거고. 마차나 결계도 그렇고 보통 술법이 아니라 생각했는데 요력이라면 납득이 돼. 근데 갑자기 이렇게 죽다니?"

세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모한이 요력을 주입 당한 반인반요이건 혼혈족이건 고수인 비술사로 일행에게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었다. 같은 편이라면 아쉬운 일이지만 적의 수하라면 이대로 잘 죽었다 하기에도 찜찜했다.

"현월도 위치도 알았으니 쓸모 없어져서 죽였나? 그렇다기엔 상처 하나 없고. 돌아가면 그만이지 이런 모양새로 쓰다 버린 칼처럼 버려둘건 없잖아."

방다병이 중얼대는 말에 이연화가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 육성으로 앗 소리를 냈다. 하지만 곧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안색이 급속도로 창백해지는 것을 본 두 사람이 이연화에게 왜 그러냐 물었지만 이연화는 손을 내저어 더 생각하겠다는 시늉을 했다.

설마. 아니겠지.

"방소보. 전에 화영루에서(*4.5편) 맞닥뜨린 요마 기억해?"

"아. 매화천녀가 나타났던!"

매화천녀라는 말에 적비성이 뭔 소리냐는 듯 인상을 썼다. 이연화는 방다병에 눈을 흘기며 제 여장했던 모습을 애써 지워냈다. 어쨌거나 그때 화영루에 나타난 요마는 천마왕의 환영이었다. 두꺼비 요마가 당시 첨마왕 어깨의 상처까지 확인해주었으니 틀림없었다.

"그 때 네가 회복하는 사이 들었는데, 매화천녀가 찌른 검에 검은 연기가 났다고 했어. 요마가 환영육화술을 쓴 것이라고."

이연화는 자신이 매화천녀가 되어 직접 목도하지 않은 것처럼 꾸미느라 조심스레 단어를 골랐다. 방다병은 놀라 세세한 사항은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당시 같이 있었던 여여나 진소도 이미 부상이 심해 제대로 볼 겨를이 없었겠지만 지금은 따질 때가 아니었고 방다병도 대충 넘어가는 듯 했다.

"대개 환영육화술을 본체처럼 쓰려면 엄청난 내력이나 요력이 필요해. 천기당 고수들을 쉽게 제압할 수준으로 싸우려면 환영 따위로 안돼. 환영을 그 정도로 조종하려면 천마왕이나 그에 근접한 최상급 요마에게나 가능할거야."

방다병의 눈이 커드래졌다.

"그럼 그때 그게 천마..왕?"

"그야 모르지. 아무튼 중요한건 환영육화술로 만든 육체는 본체가 빠져나가면 생기를 잃는다는거야. 저 모한처럼."

이연화가 모한을 내려다보자 방다병과 적비성이 그를 따라 시선을 내렸다. 모한은 미동도 않고 바닥에 누워 있었는데 그 모양새가 어딘지 뻣뻣하여 사후강직이 올대로 온 시신처럼 보였다.

"모한이 환영육화술로 만든 육체라는건가."

적비성의 목소리에 드물게 혼란이 묻어났다.

"물론 모한의 시신일 수도 있지."

방다병은 눈을 데룩 굴리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니, 잠깐만. 저 자가 반인반요인 모한이라면 그냥 죽은거고. 환영육체라면, 그 본체가... 아주 강력한 요마 그것도 천마왕일 수도 있다는 뜻이야? 내가 제대로 알아들은게 맞아, 이연화?"

"머리 잘 돌아가네, 역시 방공자."

방다병이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반인반요여도 첩자인지 아닌지 모를 판에 천마왕이나 최측근 요마라면 너무하잖아. 천마왕이 직접 올 이유도 없고 최측근이라면... 이제 쓸모없어져서 육체 버리고 돌아간거 아냐?"

"그걸로도 다 설명이 되질 않아. 지금껏 도와줄 이유가 뭐가 있지? 선기탑에 현월도가 있다는걸 알았으면 그 이후에 눈 앞에서 얼쩡댈 이유가 없었다. 내가 본건 모한이 폭주하는 거였고 지금 눈앞에 있는건 그 자의 시체다. 뒷일을 모르니 태우는게 낫겠어."

적비성이 말을 마치기 무섭게 손에 불꽃을 피워 올렸다. 적비성이 판단이 극단적이긴 했지만 혹시 모를 후환을 생각하면 묻어주기 보다 태우는 편이 나을 수도 있었다. 아군이었다 생각하면 가혹한 대우여서 방다병의 마음 한 켠이 불편했으나 냉철한 금원맹 맹주의 판단에 이끌려 방다병도 기어이 손에 불꽃을 올렸다.

"잠깐. 모한이 아군이라면 명복을 빌어줘야겠지. 하지만 환영육화술을 쓴 요마라면 얘기가 달라져. 볼일 다 보고 몸을 버리고 갔다면 좋겠지만 다시 나타난다면 우리가 몸을 태운걸 알게 될거야."

"만일 정말 천마왕이기라도 하면..."

"함정인 줄 알아도 지켜보자는거군."

적비성이 불꽃을 거둬들이며 말했다. 위험을 기꺼이 지는 도전적인 빛이 그의 눈에 감돌았다. 방다병이 여전히 꺼림칙한 얼굴을 하고 물었다.

"이대로 돌아가 모른 척 하고 선기탑까지 같이 가자는거야? 어쩔 생각이야, 이연화?"

"지금 모한은 인간이라면 사망 상태야. 우리가 이대로 돌아가 모른 척 하고 기다리는데 다시 돌아온다면 모한이 환영육화술을 쓴 요마라는 뜻이지. 일부러 거짓 정보를 주어 따돌리는게 나을 수도 있어. 우리가 그냥 도망가거나 몸을 없애버리면 만에 하나 뒤에 천마왕이 있다고 할 때 더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

이연화의 진지한 말에 방다병과 적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연화, 과감한 계책을 내는게 보통이 아닌데. 천사라고 해도 믿겠어."

이연화는 내심 당황했으나 최대한 내색하지 않고 천연덕스레 손사레를 쳤다.

"맨날 유랑만 하면 심심해서 이야기책을 뒤적거리기 마련이지. 흉내를 내봤을 뿐이야. 어서 돌아가자. 언제 깰지 모르니."

일행은 서둘러 숲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아침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모한의 비술이 걸린 비마도, 결계로 가끔 빛이 나는 마차도 그대로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한이 정말 죽었다면 그의 비술 역시 풀려 사라졌을 터였다. 모한은 죽지 않았다. 하지만 모한의 몸은 분명 죽어있었다. 비술이 유지되도록 하는 누군가는 모한 뒤에 있는 다른 이였다. 세 사람은 누가 소리를 듣기라도 하는 것처럼 침묵을 지키며 시선을 교환했다. 모두의 얼굴이 긴장으로 굳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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