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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0 00:59
안녕하세요 이런 글은 처음 써보네요
제목 그대로입니다 연락이 끊겼던 선배가 연락이 와서 저더러 보고싶다고 해서 마음이 이상해서요

그 선배는 고등학교 선배에요 온갖 일을 다 겪은 사이라 좀 복잡하긴 한데 그래도 잘 지냈어요

다른 말이지만 저랑 그 선배는 중학생 때 만난 적이 있어요 그 선배는 기억 못하지만.... 어떻게 만났는지는 얘기가 길어서 생략할게요

아무튼 저는 그 선배를 처음 만난 날부터 좋아했고 고등학교 들어와서는 더 좋아하게 됐어요 그치만 고백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선배가 절 친한 후배로만 봤으니까요

왜 확신하냐면 그 선배가 저한테.... 큰 잘못을 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절 좀 유독 챙겨줬어요 제가 주장이라 (저랑 선배는 농구부였습니다) 옆에서 많이 도와주기도 했고... 아무래도 같이 훈련을 하니까 같이 하교하는 일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저녁 사주고 간식도 사줬어요 다른 애들은 거의 안 사주고 저만요

여기서 뭔가 이상하다고 하실텐데.... 사실 저도 물어봤었어요
왜 이렇게 맨날 나만 사주냐고, 무슨 사고라도 쳤냐고 물었거든요 그러니까 그 선배가 움찔거리더니 내가 너한테 워낙 잘못을 많이 했잖냐.... 그리고 주장 힘내라고 사주는거다 라고 하더라구요

전부 맞는 말이라 고개만 끄덕였어요 앞서 말한 것처럼 선배는 저한테 큰 잘못을 했었고 이 선배가 어지간히 나한테 미안했나보다 싶었어요 그리고 저랑 같은 감정이 아니라는 것도 확실히 알았고요

그러고 그 선배는 대학을 갔어요 가끔 놀러오기도 했는데 장소나 환경이 다르다보니 예전만큼 보기는 힘들었어요

그래도 전화통화는 자주 했어요 혹시나 기대했다면 미안하지만 간지러운 통화 같은 건 전혀 없었어요 제가 이끄는 농구부가 궁금하다던지 새로 들어온 1학년은 어떤지 또 혼자 다 끌어안고 있냐고 묻는다던지 같은 것만 얘기했어요

그 선배는 궁금한 것도 많고 참을성도 없는 사람이라 궁금한 점이 생기면 바로 궁금증을 풀어야하거든요 그래서 통화를 자주 했어요 하다보면 딴길로 새서 쓸데없는 말도 많이 했지만.... 특별한 일은 없었어요

그러다 제가 유학을 가게 됐어요 좋은 기회고 당연히 가는 게 맞는 건데 그 선배가 자꾸 걸렸어요
전화할 때마다 제가 자기랑 같은 대학교에서 농구하면 너무 좋겠다고 그랬거든요 고등학교 때처럼 하루종일 같이 있으면 재밌겠다고 하는데 그 말이 자꾸 걸려서 그 선배한테는 유학 간다는 얘기도 못하고 떠났어요
황당하죠.... 근데 그때는 정말 입이 안 떨어졌어요 그 선배를 실망시켜야한다는 게 너무 싫었으니까요

유학 때문에 해외로 넘어오고 3년동안 그 선배랑 연락한 적이 한번도 없었어요 제가 얘기도 안했으니까 당연한 거겠지만요

그런데 어제 갑자기 전화가 왔더라구요 제 친구한테 번호를 받아서 한 거였어요
꼭 어제도 통화한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통화했어요
저도 처음엔 당황했는데 조금 지나니까 편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이것저것 얘기하는데 갑자기 그 선배가 그러더라구요

제가 보고싶대요 말도 안하고 가버려서 미운데 그래도 너무 보고싶대요

저는 아무 말도 못했어요 좋아하는 사람이 그렇게 말하니까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냥 피곤해서 자야겠다고 하고 끊었어요 그런데 잠이 안 와요
마지막에 그 선배가 그랬어요

자주 통화하자 니 목소리 들으니까 이제 좀 살 것 같다

그 선배가 저를 꼭 좋아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요 분명 아닌 걸 아는데.....
이 선배가 장난끼가 많은 사람이기도 한데 장난으로 그런 걸까요? 왜 이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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