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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 01:03
당연히 솔을 엄청나게 좋아하지만 제 마음을 아무도 모르게 하려고 부단히 노력할 것 같다. 알려져서 좋을것도 없었고, 혹여나 솔에게 피해가 갈까봐.

사실 요드가 나이트로 승급하기 전, 제 마스터를 따라 임무를 다니던 새파랗게 어린 파다완 시절엔 솔을 향한 동경을 숨기지 못했음. 어느정도였냐면 그를 잘 아는 이들은 요드가 필요하면 마스터 솔을 찾으라고 얘기했고, 요드를 잘 모르는 이들도 그 친구 솔의 파다완 아니야? 아니지, 솔은 이미 브렌도크에서 데려온 여자애의 마스턴데? 그럼 걘 뭐야? 이정도로 불렸을듯. 그만큼 제 마스터보다 더 가까이 있고 싶어하고 온 몸으로 맘을 표출하고 다녔음. 그건 나이트로 승급하고 파다완을 들인 이후에도 계속됐고.

마스터 솔을 향한 요드의 마음은 능력있는 제다이 마스터에 대한 존경이 전부가 아녔어. 언젠가부터 그의 강한 힘과 지혜로운 판단력뿐만 아니라 다정한 마음과 부드러운 표정에 심장이 뛰기 시작했겠지. 마음을 자각한 순간부터 시작된 요드의 길고 긴 구애 끝에 두 사람의 마음이 통했고, 금방 몸도 통했겠지. 그리고 그 날부터 요드는 제 감정을 숨기기위해 노력했어.

감정을 숨긴다는건 외부적으로 실행되는 일이엇고 솔과 함께 있을때면 주인이 너무 좋아서 몸둘바를 모르는 강아지처럼 굴었어. 마주앉아 얘길 하더래도 무릎이라도 붙이고있어야했고, 모든 순간에 솔의 얼굴이나 몸 어딘가를 뚫어져라 바라보아야만 하는것처럼. 솔의 쿼터 안 의자에 편하게 앉아 이번에 임무를 다녀온 행성의 특이한 기후에 대해 얘기하던 솔이 찻잔을 잡은 제 손에 시선을 고정시킨 눈 앞으로 한 손을 들어 휘휘 저었더니 맞은편에 앉은 요드가 퍼뜩 놀라며 고갤 들았지.

- 다른 생각에 잠겨있는것처럼 보이는구나.

솔의 말에 요드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갤 저었어. 그 모습이 꼭 늘어져있던 강아지가 주인이 나타나자 벌떡 일어나 꼬리를 붕붕 흔드는 것처럼 보였겠지.

- 아아, 아닙니다. 아직까지도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행성이 있다는게 놀랍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요드가 재빠르게 답했지만 사실 다른생각을 하고 있었던게 맞음. 잔을 부드럽게 쥐고있는 마른 손끝을 어떻게 해야 당겨와 잡을 수 있을까 이런 실없는 생각. 요드의 변명에 솔이 작게 웃으면 요드는 그것보다 더 크게 따라웃을것임. 그리고 그 미소가 허락이라도 되는것처럼 천천히 손을 뻗어 잔을 쥔 손을 당겨와 잡았음. 이렇게 솔의 앞에선 숨기는것 하나 없는 요드이지만 그게 세어나갈까봐 걱정하며 외부적으론 행동을 더 조심하겠지.

문제는 의외로 솔이 제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는 거였어. 요즘 얼굴 좋아보인단 소릴 다섯명째 되는 사람에게 듣고서야 솔은 생각했어. 내가 기분을 표정에 나타내는 사람이었구나 하고. 처음엔 그런 얘기가 민망해서 숨기려 했지만 기어이 여섯번, 일곱번 더 얘길 듣고 말았고, 그쯤 되어선 뭐 어때ㅡ하고 생각하기 시작함.

그날은 요드가 2주간의 임무를 마치고 코러산트로 돌아오 날이었음. 의식하진 않았지만 그 시간만을 기다렸던 솔은 도착 예정 시간에 맞추어 굳이 우주선의 선착장까지 찾아갔을거고. 예정보다 일찍 도착한 우주선 주변으로 몇몇 이들이 서있었고 솔의 눈에 훤칠하니 우뚝 솟은 머리통이 보여 더 빠르게 몸을 움직였을 듯.

- 아, 솔!

요드를 코앞에 두고 불린 제 이름에 놀란 솔이 고갤 돌리자 정말이지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이 빙글빙글 웃으며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어.

- 하하, 칼리스.
- 이게 얼마만인가!

웃음으로 화답한 저를 푹 끌어안는 덩치가 좋은 코루네이족 칼리스 윈은 솔의 오랜 동료이자 친구였지. 코러산트가 아닌 다른 지역에 있는지라 만나기 힘들었는데 이번에 임무를 마치고 보고하기 위해 같이 들어온 모양이야.

- 정말 오랜만이군. 2년은 되었지 싶은걸.
- 내 파다완이 승급한 이후로 코러산트가 처음이니 2년이 되었지.

끌어안은 솔의 몸을 놓아주지 않은채 등을 퍽퍽 두드린 칼리스가 화통하게 웃었고 솔은 그 힘에 들썩이는 제 몸이 재밋어서 같이 웃었어. 저와 본인의 옛 마스터를 바라보는 칼리스의 옛 파다완인 요드의 표정이 귀엽기도 해서 더 웃었지.

- 자네의 옛 파다완이 훌륭한 제다이 나이트로 몫을 하는걸 이번 임무에서 보았겠군.
- 물론이지.

솔의 말에 그제서야 칼리스는 그의 몸을 놓아주었어. 고갤 돌리니 요드가 멀지 않은곳에 서있는게 보였겠지. 칼리스가 다시 웃으며 말을 이었어.

- 나의 오랜 파다완은 그 옛날부터 제 마스터보다 자넬 더 따르고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이젠 도통 자네 얘길 하지 않더군. 아무리 캐물어도 말이야.
- 마스터 칼리스...!

옛 마스터의 말에 요드가 민망해하며 작게 이름을 불렀지만 그는 듣는척도 하지 않았어.

- 솔, 내 오랜 친구, 날 생각해서라도 이 젊은 제다이 나이트를 잘 챙겨줘.
- 이미 요드는 내가 챙길 필요가 없는 훌륭한 제다이야. 내가 오히려 많은걸 배우고 있는걸. 자넨 자부심을 가져도 좋아.

솔의 대답에 칼리스가 기분 좋게 웃었어. 정이 많고 심성이 따듯하지만 입바른 소리라곤 목에 칼이 들어외도 할 줄 모르는 솔이 하는 말이라 더 기분 좋게 들렸겠지. 솔은 오랜 친구의 어깨에 손을 올려 도닥이며 그의 어깨 너머로 요드와 다시 눈을 마주쳤어. 아, 이대로 몸을 돌리고 요드의 표정을 보지 말았어야했는데. 여전히 멀지 않은 곳에 우뚝 서있던 요드의 눈빛이 여러 감정으로 넘실거리고 꾹 다문 입술이 보일듯 말듯 비죽이는걸 보자마자 솔은 괜히 뺨이 붉어지는 것 같았어. 그 얼굴을 보며 눈을 접고 웃어주자 요드가 그를 따라 활짝 웃었어. 아무튼 귀엽기는.

- 자네 얼굴이 정말 좋아졌군. 아무래도 코러산트가 지내기 좋지.

칼리스가 뺨이 상기된채 웃는 솔의 양 어깨를 꾹 잡으며 말했어. 오랜만에 만난김에 회포를 풀 기세인 옛 친구에게 자네의 옛 파다완이 귀여워서 웃지 않을수가 없네ㅡ라고 말할순 없어서 솔은 조용히 그의 얘길 들어주었어. 간간히 그들을 바라보고있는 요드와 눈을 마주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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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길 수 없는 세가지, 기침, 가난, 그리고 사랑...뭐 이런 요드솔 애콜 별전쟁 ㅈㅇ https://haep.club/549081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