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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9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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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오버스로 개빻았지만 안그래도 아픈 이연화 뱃속에 아기 들어섰다고 다른 의원한테 진맥받고 머릿속 인생 최대로 복잡해졌겠지. 파리할정도의 흰 손으로 판판한 마른 배 쓰다듬어보면서 정말...임..신? 여기에 아기가..? 자기도 믿지 못해서 자기 배 내려다보고 눈 깜빡깜빡거리는 거 되게 꼴리고 예쁠텐데...후욱..후욱... 다 망가지고 아픈 반푼이 음인이라 아이는 조금의 고려조차 하지 않았던 연화인데... 그러다 아이의 아버지로 의심되는 인물들을 떠올려보고 조용히 입술 꾹꾹 깨물기나 했을듯. 고민은 깊었지만 행동은 빨라서 연화는 날이 밝자마자 약방을 방문했고 비싼 값을 주고 아이를 떼는데 쓰는 독한 약재를 사왔을거야. 그런데 정작 그걸 사 와놓고 손이 떨려서 써볼 수가 있어야지. 혹시 약재를 만지는 것만으로도, 약을 달이며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아이가 아프게 될까봐. 연화는 결국 아이를 지우는 게 본인이 원하는 일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또 한번 자책했을거야. 하필 너같이 귀한 아이가 못난 어미한테 찾아와서 태어나기도 전에 고생만 한다고..

아냐 그러니까 내가 보고싶은 건 차근차근 임신튀 계획 세우면서 그 전까지 죽어라 임신자체를 숨기는 이연화임. 뭐 초반엔 워낙 말랐으니까 그닥 태도 안나서 숨길 것도 없었겠지. 안그래도 약한 몸인데 충분히 향을 내어주고 안정시켜줄 양인도 없어서 맨날 어지러워하고 배아파하고 머리아파하고 골골거리면 좋겠다. 방다병이 걱정하면서 끓여준 죽이나 몇 입 먹고 그조차 끝까지 먹지도 못하면서 맛있다고 어딘가 하얗게 바스러질것처럼 미소짓는 연화...ㅌㅌㅌㅌ 방다병은 그런 연화가 또 뭔가 숨기고 있다는 감이 딱 오는데 대체 그게 뭔지 1도 모르겠고 섭섭하고 걱정되고 불만만 쌓이겠지. 하지만 이연화는 늘 스스로에게 소홀한 편이었으므로 방다병은 자기가 좀더 섬세하게 챙기면 될 일이라고 생각할듯. 그래서 늘상 이연화 괜찮아? 이연화 어디 아파? 이연화 추워? 등등을 입에 붙이고 사는 방다병(?? 이거 걍 오피셜인데) 요즘들어 볕이 따뜻해지면 자주 꾸벅꾸벅 조는 연화에게 부드러운 모포를 둘러주면서도 뭐야, 낮잠자는 불여우도 아니고... 좀 귀엽네. 같은 생각만 하고 연화가 임신해서 그런줄은 꿈에도 모를것같아ㅋㅋㅋ 근데 다병이가 술 한잔 하자고 할때마다 연화도 조금 미안하긴 했음. 몸이 안좋다며 술잔 대신 찻잔을 부딪쳐주면 귀랑 꼬리가 축 처진 커다란 강아지가 앗..그럼 어쩔 수 없지 하며 티가 다 나도록 서운해했거든. 그리고..방다병이 이기지도 못할 술을 전부 마시고 연화의 이름을 부르며 곯아떨어지면 아주 조금 새어나오는 다병이의 양인향으로 연화는 조금 숨통이 트였겠지. 술취한 다병이를 보며 배 위에 가만 손을 얹어보는 이연화..후...너무 보고싶어

존나 빻았는데 연화가 배 나올까봐 매번 갑갑한 복대 맸음 좋겠다 속으로는 아가야 미안해 정말 미안해 조금만 참아줘 염불외면서 갑갑하게 배 옥죄고 대신 옷은 전보다도 겹겹이 겹쳐입는 그런거.. 그치만 극한의 상황이면 애기도 살려고 티가 잘 안난다며 겉으로 봤을땐 오히려 연화가 더 마르는 것 같아서 적비성은 망천화찾기에 더 열을 올렸겠지. 적비성은 왠지 사소한 이연화의 변화를 조금쯤은 알아챌것 같음 여느 때처럼 적과 대치했다가 공격을 피하는 연화의 방식이 사뭇 달랐기 때문에. 처음엔 연화가 어딘가 다쳤거나 몸이 안좋아서 그런 줄 알았음. 그러나 한 번도 아니고 몇번이나, 자신이 아는 이상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불필요한 방식으로 복부를 보호하며 공격을 피하는 걸 보고 이연화가 뭔가 단단히 숨기는 게 있다는 걸 알아채는 적비성일거야. 적비성은 연화에게 배는 왜 가리는거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을것같음. 연화는 미묘하게 예리한 구석이 있는 적비성한테 뭔 소리냐고 대충 넘어가려고 했겠지만..만족스럽지 못한 대답에 적비성이 연화의 옷을 강제로 벗기려 들어 연화가 겨우 뜯어말렸을 것 같아. 그리고.. 결국 적비성 고집에 스스로 상의를 헤치고 벌려 보여줬겠지. 적비성이 뭐라고 한마디 하려는데 연화의 큰 눈에서 눈물이 뚝 떨어져가지고 적비성 그대로 얼어버릴듯. 됐지? 대신 아무것도 물어보지마. 그럼 적비성이 어쩔 수 있나 뒤늦게 밀려드는 혼란스러움이 정리되기도 전에 그러겠노라고 약속하고 눈물 뚝뚝 흘리면서 감정조절 안되는 연화 품에 안아서 달래주기나 했겠지. 그 일 이후로 적비성은 그림자처럼 조용히 연화 옆을 지켰을텐데.. 걷기 힘들다는 연화 끌어주고 대신 멀리 귀찮은 심부름 갔다오면서 연화가 좋아하는 사탕도 좀 사오고. 가끔 너무 힘들어해서 내력이라도 넣어줄라치면 그냥 향이나 좀 풀어달라기에 곁에 앉아 살짝 향 흘려주는 적비성이겠지. 그럼 연화가 적비성 어깨에 살짝 머리 기대면서 많이 나오지도 않은 배 살살 쓰다듬는 그런 거 너무 보고싶어 ㅅㅂ

그리고... 그 모든것이 끝난 다음 연화루도 불여우도 모두 다 남겨두고 편지 한장만 달랑 둔 채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사라진 이연화때문에 두 남자 환장해서 온 무림을 이잡듯 뒤지는 거 보고싶다. 연화야 임신튀해줘... 바닷가에서 몰래 아이 낳아 키우면서 악착같이 살아줘😭😭😭😭😭😭😭


연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