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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2 00:20
새삼스러울 것은 없었다. 그와 강징은 명목상의 부부였고, 그의 가슴 속에 묻어둔 이가 따로 있음을 수선계에 모르는 자가 없었으므로. 그럼에도 강징은 부질없는 기대를 품곤 했었다.
"모칭!"
꺄르르 웃으며 달려오는 아이의 통통한 손에는 길가에서 꺾었을 것임이 분명한 들꽃 몇 송이가 쥐여져 있다. 강징은 희미하게 웃으며 무릎을 굽혀 다섯살 난 아들을 품에 끌어안았다. 이거요, 아윤이가, 모칭 드리려구요, 예뻐서요! 흥분해서 할딱이는 아이의 숨소리가 못내 사랑스러워 견디기 힘들다. 그와 똑닮은 얼굴을 들여다볼때면, 그 또한 어릴 적에 이렇게 생겼겠거니... 종종 생각하곤 했다. 아윤의 손에서 들꽃을 받아들며 강징은 헝클어진 아이의 머리칼을 갈무리해 넘겨주었다.
"그래, 예쁘구나. 온 운몽에 네 웃음소리가 다 들릴라, 아윤. 꽃구경에 이리 신이 난 게냐?"
"네에. 부칭이 당과도 사줬어요. ...앗!"
"단 것은 아니된다 일렀는데도!"
뒤늦게 잘못을 깨달은 사윤이 입을 합 다물자 엄격하게 굳은 얼굴을 하던 강징이 이내 어쩔수 없다는 양 느슨한 미간을 하고선 아이를 봤다. 그래, 아이가 무슨 잘못이 있겠나. 제 아비가 사주었으니 좋다고 먹었겠지. 고작 다섯살 난 아이에게 지나친 절제심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릴 적부터 넌 종주가 되어야 하니 뭇 평범한 아이들마냥 철없이 굴어서는 안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자란 강징이었다. 제 아이에게는 그런 책임감 따위를 되물림할 생각이 없었다. 맛있었느냐? 묻자, 네! 씩씩하게 대답하는 목소리에 강징은 픽 웃었다. 그럼 되었다. 들어가서 손 씻고 머리도 새로 빗겨달라 하거라. 네! 역시나 씩씩한 대답이 돌아왔다. 우당탕탕 달려들어가는 아윤의 뒷모습을 보며 강징은 제 아들이 못내 사랑스러우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서늘했다. 또 아윤의 일로 대거리를 할 생각에 머리가 지끈한 탓이다. 남망기는 강징의 양육방식을 기꺼워하지 않았다. 혹은 그저 강징이 하는 모든 일이 그럴지도 몰랐다. 후자에 더욱 믿음이 실리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강징은 남망기의 그 차가운 옥 같은 얼굴을 마주보고 또 말을 끼얹을 수 밖에는 없다. 이건 아윤의 부모로서 해야하는 말이므로.
"...함광군. 얘기 좀 하시지요."
명목 상 운몽의 사람이 되었음에도 나는 이 곳에 속한 사람이 아님을 여실히 드러내는, 새하얀 의복을 걸친 남망기가 연화오 안으로 들어섰다. 얼굴에 와 꽂히는 남망기의 무덤덤한 시선. 강징은 먼저 등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저 시선을 굳이 오래 마주보고 싶지는 않았다. 종주실에 들어서서야 강징은 눌렀던 말을 내뱉었다.
"이미 수십번은 더 말했을텐데. 아윤은 아직 어려. 식전에 군것질을 하면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몇 번이나 더 말을 해야 하지?"
"고작 당과 하나였다. 아이가 당과 하나 먹는다고 어떻게 되지는 않아."
"하..."
저 이와 나는 어떻게 그 수년의 시간이 흘러도 변한 것이 하나없을까. 왜 늘 나만 이렇게 애가 타고, 속상하고, 생각이 많은지. 하기사 이 관계도 강징이 놓아버리면 끝일 관계였다. 절혼서 한 장이면, 남망기가 그토록 바라는 그 종이 한 장이면. 제가 발을 딛고 있는 이 곳이 운몽인지, 운심부지처인지 모를 행색을 하고선 냉한 낯으로 강징을 보는 남망기가, 강징은 정말로...
"...누누이 말했지만. 남편이라던가 운몽의 종주를 보좌하는 역할 따윈 바라지도 않아. 넌 그저 아윤의 부친이라는 것만 기억해. 아윤은 네 자식이야. 내가 어디 밖에서 주워온 업둥이가 아니라고."
제 아이의 아비에게, 그 애는 네 피 섞인 자식임을 잊지말라고 일러주어야만 하는 심정이 어떤지 저 치가 알 리가 없지. 차마 마주보고싶지 않아 이마를 짚으며 강징은 손을 내저었다. 이만 나가라는 거절의 표시에 남망기는 지체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어찌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몸놀림이신지. 종주실의 문이 닫히고 강징은 긴 숨을 내쉬며 의자에 걸터앉았다. 어째서 매번 이렇게 진이 빠져야만 하는지. 그럼에도 강징은 절대 남망기가 원하는 것을 내놓지 않을 것이었다. 사윤이 훗날 성인이 되었을 때 운몽과 고소의 든든한 뒷배를 둘 다 가질 수 있으려면 남망기가 필요했다. 그러니까 사윤을 위해서, 이건 모두 다 하나뿐인 제 자식을 위해서다. 남망기가 저를 원망하건 말건, 싫어하건 말건 간에...... 강징의 마음 한구석 밀어두었던 연심이 이미 짓밟히고 썩어버린지 오래이던 말던 간에......
나는 여전히 이런 클래식한 관계의 망징이 너무 좋다,,,
"모칭!"
꺄르르 웃으며 달려오는 아이의 통통한 손에는 길가에서 꺾었을 것임이 분명한 들꽃 몇 송이가 쥐여져 있다. 강징은 희미하게 웃으며 무릎을 굽혀 다섯살 난 아들을 품에 끌어안았다. 이거요, 아윤이가, 모칭 드리려구요, 예뻐서요! 흥분해서 할딱이는 아이의 숨소리가 못내 사랑스러워 견디기 힘들다. 그와 똑닮은 얼굴을 들여다볼때면, 그 또한 어릴 적에 이렇게 생겼겠거니... 종종 생각하곤 했다. 아윤의 손에서 들꽃을 받아들며 강징은 헝클어진 아이의 머리칼을 갈무리해 넘겨주었다.
"그래, 예쁘구나. 온 운몽에 네 웃음소리가 다 들릴라, 아윤. 꽃구경에 이리 신이 난 게냐?"
"네에. 부칭이 당과도 사줬어요. ...앗!"
"단 것은 아니된다 일렀는데도!"
뒤늦게 잘못을 깨달은 사윤이 입을 합 다물자 엄격하게 굳은 얼굴을 하던 강징이 이내 어쩔수 없다는 양 느슨한 미간을 하고선 아이를 봤다. 그래, 아이가 무슨 잘못이 있겠나. 제 아비가 사주었으니 좋다고 먹었겠지. 고작 다섯살 난 아이에게 지나친 절제심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릴 적부터 넌 종주가 되어야 하니 뭇 평범한 아이들마냥 철없이 굴어서는 안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자란 강징이었다. 제 아이에게는 그런 책임감 따위를 되물림할 생각이 없었다. 맛있었느냐? 묻자, 네! 씩씩하게 대답하는 목소리에 강징은 픽 웃었다. 그럼 되었다. 들어가서 손 씻고 머리도 새로 빗겨달라 하거라. 네! 역시나 씩씩한 대답이 돌아왔다. 우당탕탕 달려들어가는 아윤의 뒷모습을 보며 강징은 제 아들이 못내 사랑스러우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서늘했다. 또 아윤의 일로 대거리를 할 생각에 머리가 지끈한 탓이다. 남망기는 강징의 양육방식을 기꺼워하지 않았다. 혹은 그저 강징이 하는 모든 일이 그럴지도 몰랐다. 후자에 더욱 믿음이 실리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강징은 남망기의 그 차가운 옥 같은 얼굴을 마주보고 또 말을 끼얹을 수 밖에는 없다. 이건 아윤의 부모로서 해야하는 말이므로.
"...함광군. 얘기 좀 하시지요."
명목 상 운몽의 사람이 되었음에도 나는 이 곳에 속한 사람이 아님을 여실히 드러내는, 새하얀 의복을 걸친 남망기가 연화오 안으로 들어섰다. 얼굴에 와 꽂히는 남망기의 무덤덤한 시선. 강징은 먼저 등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저 시선을 굳이 오래 마주보고 싶지는 않았다. 종주실에 들어서서야 강징은 눌렀던 말을 내뱉었다.
"이미 수십번은 더 말했을텐데. 아윤은 아직 어려. 식전에 군것질을 하면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몇 번이나 더 말을 해야 하지?"
"고작 당과 하나였다. 아이가 당과 하나 먹는다고 어떻게 되지는 않아."
"하..."
저 이와 나는 어떻게 그 수년의 시간이 흘러도 변한 것이 하나없을까. 왜 늘 나만 이렇게 애가 타고, 속상하고, 생각이 많은지. 하기사 이 관계도 강징이 놓아버리면 끝일 관계였다. 절혼서 한 장이면, 남망기가 그토록 바라는 그 종이 한 장이면. 제가 발을 딛고 있는 이 곳이 운몽인지, 운심부지처인지 모를 행색을 하고선 냉한 낯으로 강징을 보는 남망기가, 강징은 정말로...
"...누누이 말했지만. 남편이라던가 운몽의 종주를 보좌하는 역할 따윈 바라지도 않아. 넌 그저 아윤의 부친이라는 것만 기억해. 아윤은 네 자식이야. 내가 어디 밖에서 주워온 업둥이가 아니라고."
제 아이의 아비에게, 그 애는 네 피 섞인 자식임을 잊지말라고 일러주어야만 하는 심정이 어떤지 저 치가 알 리가 없지. 차마 마주보고싶지 않아 이마를 짚으며 강징은 손을 내저었다. 이만 나가라는 거절의 표시에 남망기는 지체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어찌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몸놀림이신지. 종주실의 문이 닫히고 강징은 긴 숨을 내쉬며 의자에 걸터앉았다. 어째서 매번 이렇게 진이 빠져야만 하는지. 그럼에도 강징은 절대 남망기가 원하는 것을 내놓지 않을 것이었다. 사윤이 훗날 성인이 되었을 때 운몽과 고소의 든든한 뒷배를 둘 다 가질 수 있으려면 남망기가 필요했다. 그러니까 사윤을 위해서, 이건 모두 다 하나뿐인 제 자식을 위해서다. 남망기가 저를 원망하건 말건, 싫어하건 말건 간에...... 강징의 마음 한구석 밀어두었던 연심이 이미 짓밟히고 썩어버린지 오래이던 말던 간에......
나는 여전히 이런 클래식한 관계의 망징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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