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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30 23:15
시작은 어딘가 일상이 낯설다는 느낌으로부터 피어오른 작은 위화감으로부터였어.
이상이는 점점 당황하고 있었어. 이때까지 잘만 앉아있던 다탁이 편안하고 고급스럽긴 했으나 사고문에서 쓰던 것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린 뒤로 이상이는 찬찬히 살펴본 주변 사물이 제가 쓰던 것과 모두 달라져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미지의 공간에 어째서 자신이 이토록 당연하게 앉아있었는지 생각이 나질 않는거야. 한 번도 와 본 적 없는 고요하고 낯선 공간이 상이를 드물게 긴장시켰어. 더욱 혼란스러운 건 아무리 살펴도 단전에 차 있어야 할 내력이 1할 정도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야. 상이는 위험을 감지한 동물처럼 신경을 날카롭게 바짝 곤두세웠어. 바깥에서 희미하게 들리던 발소리가 어느덧 점차 가까워졌어. 그리고 곧 드르륵, 문이 열리며 한 인영이 방문을 열고 쑥 안쪽으로 걸어 들어왔어.
어...?
이상이에게 처음으로 익숙한 자의 등장이였으나,
"...적비성?"
그치만, 그마저 너무나 의외의 인물이라서 이상이는 어째서 금원맹의 적비성이 아무렇지 않게 제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버리는지 무척 어색하고 얼떨떨하기만 했어. 적비성은 이상이를 흘긋 쳐다보고 자연스럽게 차를 따라 홀짝였는데 "대체 여긴 어디야?" 물어오는 이상이의 질문에 대답대신 눈썹을 꿈틀거렸어. 그러고보니, 자세히 마주 본 적비성의 모습도 수상하다면 수상했어. 늘 봤던 화려한 자수의 위압감을 주는 옷이 아니라 다소 소박한 옷을 걸치고 있는 게 그랬고, 좀 더 단단하게 선이 짙어진 얼굴에서 호전적인 기세 대신 부드러운 여유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지. 상이는 저 자가 정말 적비성은 맞는가 같은 얼굴의 다른 분위기를 한 사람을 앞에 두고 노골적으로 뜯어볼수밖에 없었어. 적비성은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는 이상이의 눈동자를 놓치지 않았어. 적비성이 이상이의 태도를 눈여겨보다 입을 열었어.
"넌 아직 이연화가 아니군."
이상이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릴 하는 적비성을 미심쩍게 바라봤어. 적비성이 얼굴에 은은한 웃음기를 머금고 주변을 한바퀴 돌아보며 대답했지.
"여긴 네 집이다. 이상이."
"뭐??"
"넌 운은산 산자락에 살고 있고 지금 이립이 훌쩍 넘었어."
적비성이 긴 설명 대신 일어나 상이에게 직접 거울을 가져다주었어. 이상이는 적비성이 무슨 해괴한 얘기를 늘어놓는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거울속에 비친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충격에 휩싸이고 말았지. 분명히 자신이 맞긴 했는데 그게 본인이라는 걸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어. 높게 올려 묶은 머리, 수련에 매진하느라 그을렸던 피부는 어디가고 웬 단정하고 창백한 서생같은 모습의 자신이 거울 너머에 있어 눈이 절로 휘둥그래졌어. 놀라서 토끼눈이 된 이상이와 대조적으로 적비성은 차분하게 상이를 주시했어. 적비성이 간단한 설명을 덧붙여왔어.
"이상이 넌 벽차지독에 중독됐었다. 내력이 없는 것도 그 때문이고, 해독을 마쳤음에도 후유증이 남아 가끔 기억을 잃어버리곤 해. 하지만 곧 자연스레 기억이 돌아오게 될 거다."
"...사고문은 어쩌고?"
"사고문은 멀쩡해. 넌 스스로 문주자리를 내려놓고 은거를 택했어."
상이는 머릿속이 온통 엉망진창이 된 것 같았어. 분명 금원맹과의 전쟁을 준비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던 것 같은데, 사고문이 멀쩡하다니 듣던 중 다행이었지만 뭐가 뭔지 모르겠는 와중에도 꼬리를 물고 연쇄적으로 찾아드는 궁금증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어. 그리고 그러던 와중에 그 어떤 문제보다도 이상이를 괴롭게 했던 가장 치명적인 갈등또한 선명해져 이상이는 지체없이 적비성을 추궁했어.
"사형은?"
"그건 얘기가 길어지겠는데."
"장난하지 말고 대답해. 사형의 시신은..사형은 찾았어?"
순식간에 감정이 격해진 이상이가 매서운 눈빛으로 적비성을 쏘아봤어. 적비성은 서늘한 살기를 내뿜는 이상이를 두고 조금 고민에 빠졌어. 사실을 말해준다 한들, 이상이가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그의 정신건강에도 딱히 도움 되지 않을 것 같은데 이거 참.
"...단고도는 네 손으로 수습했으니 걱정 마."
"정말이야?"
"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끝끝내 마무리짓긴 했다."
적비성의 대답에 그의 눈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진위를 판단하던 이상이가 곧 끌어올렸던 기운을 갈무리했어. 이런저런 감이 좋았던 이상이라도 그는 아직 새끼 여우 수준 정도라 산전수전 다 겪은 적비성을 간파해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지. "그렇다면 다행이네." 살짝 고개를 숙이고 조그맣게 읊조리는 상이의 모습에 적비성은 열여덟의 이상이가 새삼 얼마나 순진한 녀석이었나 잠시 감회에 빠져들게 되었어. 적비성이 그러거나 말거나 이상이 역시 경계를 완전히 풀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며 이 상황을 이해하고, 티끌만큼도 생각나지 않는 기억을 떠올려보려 노력했지. 의미가 다른 시선만 오가는 가운데 그러다보니 둘 사이에는 잠시 미묘하고도 어색한 침묵이 내려앉게 됐을거야.
그런데 그 때, 대체 어떻게 들어온건지 개 한 마리가 총총거리고 방 안을 돌아다녀 갑자기 이상이의 주의를 끌게 되었어. 반질반질 윤기나는 갈색 털을 가진 개는 방 안을 확인하듯이 탐색하다가 의젓하게 이상이의 곁에 앉아 혀를 내밀고 그를 똑바로 올려다봤지. 이상이는 개의 초롱초롱한 눈빛에도 뭘 어찌할 줄 몰라 손을 휘적거렸어. "뭐, 왜, 얘, 얘 대체 왜, 왜 이래?" 이상이가 당황해서 말까지 더듬으며 적비성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적비성은 어깨를 으쓱하며 팔짱을 낄 뿐이었어. 적비성이 턱짓으로 개를 가리키며 말했어.
"네가 기르는 개다."
"..내가 개도 기른다고?"
"간식을 달라고 수작을 부리는 중이지."
적비성은 방 어딘가를 뒤져 찾아낸 말린 고기를 작게 떼어내더니 갈색의 개에게 던져주었어.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개가 발치에 떨어진 고기를 줏어먹고 적비성에게로 가 붕붕 꼬리를 흔들며 무심한 표정의 그에게 있는대로 애교를 부렸지. 적비성은 안그럴 것 같이 생겨서는 아주 능숙한 손길로 개의 머리를 북북북북 쓰다듬어주었어. 개를 예뻐하는 대마두라니... 좀 의외이긴 해도 보다보니 그 손길을 한껏 즐기며 녹아내리는 개도 퍽 귀엽고, 보기좋았긴 한데...
음....?
그런데 그 모습을 잠자코 지켜보고 있자니 이상이에게 또 다른 강력한 의문이 피어오르기 시작하는거야.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잖아. 쟤는 내 개라면서? 그런데 왜 적비성을 경계하지 않지? 게다가 적비성은 어떻게 개의 간식이 있는 사소한 위치까지 저렇게 당연히 알고있는 거냐고? 여긴....내 집이라며?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 상이의 내면에서 그나마 가장 가깝게 여겨지던 적비성이 한순간 제일 의뭉스러운 존재로 탈바꿈되어 인식되기 시작한거지.
"잠깐만. 넌 여기 왜 있는거야?"
"음.. 그것도 말하자면 긴데..."
적비성이 혼란스러워하는 이상이를 보며 말끝을 흐렸어. 머쓱할때면 나오는 이상이의 버릇처럼 적비성이 시원하게 뻗은 콧대를 손가락으로 슥 건드리며 눈치를 보고 뜸을 들이는게 왠지 영 예감이 좋지 않았어.
"...여긴 내 집이기도 하니까."
그리곤 적비성은 그 말을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상이가 정신을 차리기 전에 뇌화탄보다도 더 강력하고 충격적인 진실을 마저 터트려버렸어.
"너와 난 혼인해서 맺어진 사이거든."
비성연화 연화루
이상이는 점점 당황하고 있었어. 이때까지 잘만 앉아있던 다탁이 편안하고 고급스럽긴 했으나 사고문에서 쓰던 것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린 뒤로 이상이는 찬찬히 살펴본 주변 사물이 제가 쓰던 것과 모두 달라져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미지의 공간에 어째서 자신이 이토록 당연하게 앉아있었는지 생각이 나질 않는거야. 한 번도 와 본 적 없는 고요하고 낯선 공간이 상이를 드물게 긴장시켰어. 더욱 혼란스러운 건 아무리 살펴도 단전에 차 있어야 할 내력이 1할 정도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야. 상이는 위험을 감지한 동물처럼 신경을 날카롭게 바짝 곤두세웠어. 바깥에서 희미하게 들리던 발소리가 어느덧 점차 가까워졌어. 그리고 곧 드르륵, 문이 열리며 한 인영이 방문을 열고 쑥 안쪽으로 걸어 들어왔어.
어...?
이상이에게 처음으로 익숙한 자의 등장이였으나,
"...적비성?"
그치만, 그마저 너무나 의외의 인물이라서 이상이는 어째서 금원맹의 적비성이 아무렇지 않게 제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버리는지 무척 어색하고 얼떨떨하기만 했어. 적비성은 이상이를 흘긋 쳐다보고 자연스럽게 차를 따라 홀짝였는데 "대체 여긴 어디야?" 물어오는 이상이의 질문에 대답대신 눈썹을 꿈틀거렸어. 그러고보니, 자세히 마주 본 적비성의 모습도 수상하다면 수상했어. 늘 봤던 화려한 자수의 위압감을 주는 옷이 아니라 다소 소박한 옷을 걸치고 있는 게 그랬고, 좀 더 단단하게 선이 짙어진 얼굴에서 호전적인 기세 대신 부드러운 여유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지. 상이는 저 자가 정말 적비성은 맞는가 같은 얼굴의 다른 분위기를 한 사람을 앞에 두고 노골적으로 뜯어볼수밖에 없었어. 적비성은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는 이상이의 눈동자를 놓치지 않았어. 적비성이 이상이의 태도를 눈여겨보다 입을 열었어.
"넌 아직 이연화가 아니군."
이상이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릴 하는 적비성을 미심쩍게 바라봤어. 적비성이 얼굴에 은은한 웃음기를 머금고 주변을 한바퀴 돌아보며 대답했지.
"여긴 네 집이다. 이상이."
"뭐??"
"넌 운은산 산자락에 살고 있고 지금 이립이 훌쩍 넘었어."
적비성이 긴 설명 대신 일어나 상이에게 직접 거울을 가져다주었어. 이상이는 적비성이 무슨 해괴한 얘기를 늘어놓는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거울속에 비친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충격에 휩싸이고 말았지. 분명히 자신이 맞긴 했는데 그게 본인이라는 걸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어. 높게 올려 묶은 머리, 수련에 매진하느라 그을렸던 피부는 어디가고 웬 단정하고 창백한 서생같은 모습의 자신이 거울 너머에 있어 눈이 절로 휘둥그래졌어. 놀라서 토끼눈이 된 이상이와 대조적으로 적비성은 차분하게 상이를 주시했어. 적비성이 간단한 설명을 덧붙여왔어.
"이상이 넌 벽차지독에 중독됐었다. 내력이 없는 것도 그 때문이고, 해독을 마쳤음에도 후유증이 남아 가끔 기억을 잃어버리곤 해. 하지만 곧 자연스레 기억이 돌아오게 될 거다."
"...사고문은 어쩌고?"
"사고문은 멀쩡해. 넌 스스로 문주자리를 내려놓고 은거를 택했어."
상이는 머릿속이 온통 엉망진창이 된 것 같았어. 분명 금원맹과의 전쟁을 준비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던 것 같은데, 사고문이 멀쩡하다니 듣던 중 다행이었지만 뭐가 뭔지 모르겠는 와중에도 꼬리를 물고 연쇄적으로 찾아드는 궁금증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어. 그리고 그러던 와중에 그 어떤 문제보다도 이상이를 괴롭게 했던 가장 치명적인 갈등또한 선명해져 이상이는 지체없이 적비성을 추궁했어.
"사형은?"
"그건 얘기가 길어지겠는데."
"장난하지 말고 대답해. 사형의 시신은..사형은 찾았어?"
순식간에 감정이 격해진 이상이가 매서운 눈빛으로 적비성을 쏘아봤어. 적비성은 서늘한 살기를 내뿜는 이상이를 두고 조금 고민에 빠졌어. 사실을 말해준다 한들, 이상이가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그의 정신건강에도 딱히 도움 되지 않을 것 같은데 이거 참.
"...단고도는 네 손으로 수습했으니 걱정 마."
"정말이야?"
"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끝끝내 마무리짓긴 했다."
적비성의 대답에 그의 눈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진위를 판단하던 이상이가 곧 끌어올렸던 기운을 갈무리했어. 이런저런 감이 좋았던 이상이라도 그는 아직 새끼 여우 수준 정도라 산전수전 다 겪은 적비성을 간파해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지. "그렇다면 다행이네." 살짝 고개를 숙이고 조그맣게 읊조리는 상이의 모습에 적비성은 열여덟의 이상이가 새삼 얼마나 순진한 녀석이었나 잠시 감회에 빠져들게 되었어. 적비성이 그러거나 말거나 이상이 역시 경계를 완전히 풀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며 이 상황을 이해하고, 티끌만큼도 생각나지 않는 기억을 떠올려보려 노력했지. 의미가 다른 시선만 오가는 가운데 그러다보니 둘 사이에는 잠시 미묘하고도 어색한 침묵이 내려앉게 됐을거야.
그런데 그 때, 대체 어떻게 들어온건지 개 한 마리가 총총거리고 방 안을 돌아다녀 갑자기 이상이의 주의를 끌게 되었어. 반질반질 윤기나는 갈색 털을 가진 개는 방 안을 확인하듯이 탐색하다가 의젓하게 이상이의 곁에 앉아 혀를 내밀고 그를 똑바로 올려다봤지. 이상이는 개의 초롱초롱한 눈빛에도 뭘 어찌할 줄 몰라 손을 휘적거렸어. "뭐, 왜, 얘, 얘 대체 왜, 왜 이래?" 이상이가 당황해서 말까지 더듬으며 적비성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적비성은 어깨를 으쓱하며 팔짱을 낄 뿐이었어. 적비성이 턱짓으로 개를 가리키며 말했어.
"네가 기르는 개다."
"..내가 개도 기른다고?"
"간식을 달라고 수작을 부리는 중이지."
적비성은 방 어딘가를 뒤져 찾아낸 말린 고기를 작게 떼어내더니 갈색의 개에게 던져주었어.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개가 발치에 떨어진 고기를 줏어먹고 적비성에게로 가 붕붕 꼬리를 흔들며 무심한 표정의 그에게 있는대로 애교를 부렸지. 적비성은 안그럴 것 같이 생겨서는 아주 능숙한 손길로 개의 머리를 북북북북 쓰다듬어주었어. 개를 예뻐하는 대마두라니... 좀 의외이긴 해도 보다보니 그 손길을 한껏 즐기며 녹아내리는 개도 퍽 귀엽고, 보기좋았긴 한데...
음....?
그런데 그 모습을 잠자코 지켜보고 있자니 이상이에게 또 다른 강력한 의문이 피어오르기 시작하는거야.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잖아. 쟤는 내 개라면서? 그런데 왜 적비성을 경계하지 않지? 게다가 적비성은 어떻게 개의 간식이 있는 사소한 위치까지 저렇게 당연히 알고있는 거냐고? 여긴....내 집이라며?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 상이의 내면에서 그나마 가장 가깝게 여겨지던 적비성이 한순간 제일 의뭉스러운 존재로 탈바꿈되어 인식되기 시작한거지.
"잠깐만. 넌 여기 왜 있는거야?"
"음.. 그것도 말하자면 긴데..."
적비성이 혼란스러워하는 이상이를 보며 말끝을 흐렸어. 머쓱할때면 나오는 이상이의 버릇처럼 적비성이 시원하게 뻗은 콧대를 손가락으로 슥 건드리며 눈치를 보고 뜸을 들이는게 왠지 영 예감이 좋지 않았어.
"...여긴 내 집이기도 하니까."
그리곤 적비성은 그 말을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상이가 정신을 차리기 전에 뇌화탄보다도 더 강력하고 충격적인 진실을 마저 터트려버렸어.
"너와 난 혼인해서 맺어진 사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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