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66839575
view 3251
2023.10.03 15:21
공포 ㅈㅇ
스압 ㅈㅇ









1 무명:20■■/10/02(月) 09:46
ID: ■■■a+cki44

안녕하세요, 도쿄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퇴근 중에 전철을 잘못 탑승한 것 같아요.
지금 키사라기역이라는 곳에 도착했는데… 아무리 검색을 해도 어떤 장소인지 특정되지 않습니다.
전파도 불안정해서 통화도 어려운 상황이네요.
여러분 중, 키사라기역에 대해 알고 계신 분이 있나요?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도움이 필요합니다.




2 무명 : 20■■/10/02(月) 09:51
ID: ■■■98ergh3

뭐야, 이 녀석?
전파가 불안정한데 인터넷은 어떻게 하고 있는 거냐 ㅋㅋㅋ
그딴 역은 들어본 적도 없어
평일부터 어그로라니, 노잼이잖아




3 무명 : 20■■/10/02(月) 09:55
ID: ■■■+10e707

아이디어는 칭찬해줄게 (^ω^)




4 무명 : 20■■/10/02(月) 09:55:12.40
ID: ■■■q42r8u1

이봐, 키사라기역은 일본 내에 존재하지 않는 장소라고.
어떻게 된 거야?




5 무명:20■■/10/02(月) 10:00
ID: ■■■a+cki44

1입니다.

>>2
어그로가 아닙니다.
퇴근 중 잠들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이곳이었어요.

>>4
저도 잘 모르겠네요. 아무리 봐도 전철이 운행하지는 않는 장소 같은데…. 어떻게 와 버린 걸까요?
사진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IMG_0302.png

키사라기역에 대해 알고 계신 분이 있다면 부디 도와주세요. 막차가 끊기기 전에는 어떻게든 해야 할 것 같아요.




6 무명 : 20■■/10/02(月) 10:01
ID: ■■■q42r8u1

어이…. 뭔가 기분 나빠졌어.
찝찝한 곳에 도착해 버렸구만….
폐쇄된 역인가? 역무원은?
검색해봐도 정보는 나오지 않아. 곤란한걸.




7 무명:20■■/10/02(月) 10:02
ID: ■■■a+cki44

>>6
역시 그렇네요. 역무원은 보이지 않습니다.
도착한 후부터 1시간 정도 기다리고 있었는데 전철도 오지 않고….
아무도 없어요.




8 무명 : 20■■/10/02(月) 10:04
ID: ■■■98ergh3

>>5
뭐야, 이거?
어째서 이런 기분 나쁜 장소에 와 버린 거야 ㅋㅋㅋㅋ
경찰이라든가, 구조는 요청해봤어?

아, 통화가 안 된다고 했던가. 유감이네….




9 무명 : 20■■/10/02(月) 10:01
ID: ■■■q42r8u1


>>7
밖에 나가 보는 건 어때?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역무원조차 없다면 그곳에서 기다리는 건 무의미할지도 몰라.




10 무명 : 20■■/10/02(月) 10:01
ID: ■■■e51t9f3

키사라기역? 이 스레 재미있어 보이네.




11 무명 : 20■■/10/02(月) 10:02
ID: ■■■w26b0u

간혹 있지, 정신 놓고 있다가 전혀 모르는 역에서 내려 버리는 일.
힘내라!




12 무명:20■■/10/02(月) 10:03
ID: ■■■a+cki44

>>11
응원 감사합니다. 힘내서 집으로 돌아갈게요!

>>8
9의 조언대로 밖에 나가보려구요.
사람을 찾게 되면 도움을 요청할 생각입니다.
스레는 틈틈이 갱신하도록 할게요.

>>9
네, 지금부터 밖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역 바깥의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 볼게요. 지금으로서는 주소도, 어떤 지역인지도 감이 잡히질 않네요.
스마트폰의 GPS도 소용이 없습니다. 위치 특정이 되지 않는 상태예요.
근방에 거주하시는 분이라면 알아보실 수도 있으니 부디 도와주세요.




13 무명:20■■/10/02(月) 10:03
ID: ■■■k+21iu3

월요일부터 곤란한 녀석이 있구만. ㅋㅋㅋㅋㅋ





14 무명:20■■/10/02(月) 10:04
ID: ■■■lx5e1r1

>>12
어디야? 밖이냐? 우선 키사라기역은 일본에 존재하지 않음.
개발이 취소되었거나, 이세계일 가능성 높음!
초능력이 생기지 않았는지 실험해봐 (・ω・)b





15 무명:20■■/10/02(月) 10:05
ID: ■■■4k66wl

보고 있으니까 사진 올려줘~





16 무명:20■■/10/02(月) 10:05
ID: ■■■51kl82t

이 녀석, 위험한 장소에 가 버린 거 아냐?
도중에 사라지거나 하면 곤란해.
스마트폰 배터리 상황은?





17 무명 : 20■■/10/02(月) 10:05
ID: ■■■q42r8u1

>>12
밖으로 나가고 있는 거지?
이동하는 동안 역무원을 마주치게 된다면 좋을 텐데.





18 무명 : 20■■/10/02(月) 10:06
ID: ■■■98ergh3

>>12
아, 잠깐. 역이라는 거 말야, 노선대로 철로가 이어져 있지 않아?
밖에서도 도움받을 수 없다면 철로를 따라서 걸어보는 방법도 추천.
그보다 너, 어디서 출발한 거야?





.
.
.
.
.




쿠로사와 유이치는 7년간 늘 월요일을 기다려 왔다. 평범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직장인이라면 이런 사실에 공감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에게는 평일이 주말 이상으로 즐거운 이유가 존재했으므로.
그렇기에 오늘도 전주와 같이 기다리지 않을 수 없었던 그런 월요일이었고, 소소한 낙이 끝나는 퇴근 시간이 다가오면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마음을 끌어안고 터무니 없이 넓은 집에 홀로 몸을 뉘이는 것이 하루의 전부였다.

쿠로사와의 소소한 낙이란 바로 짝사랑을 가리키는 것. 사소하다면 사소한 일로 그에게 반하게 된 지가 무려 7년째였다. 마음을 티내는 것은 물론이고 일상적인 말 한마디 주고받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의 거리감에 씁쓸해하는 것도 7년.
동성이라는 것은 커다란 공통점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가까워지기 힘든 거대한 장벽이기도 했다.

아다치 키요시, 이제는 입가에 띄워도 어색함조차 님지 않을 만큼 수없이 읊조려본 이름의 주인공은 늘 같은 모습으로 쿠로사와의 곁에 존재하고 있었음에도 늘 같은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절절한 짝사랑의 상대였다.
하지만 만족해. 그저 동료로서 있을 수 있는 것만도 감사해야 했다.



오늘의 아다치는 평소보다 퇴근을 늦게 했었지. 사람이 좋아 자신에게 떠맡겨지는 일을 거절하지 못하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혹시라도 도와줄 부분이 없을지 수없이 말을 걸길 고민하다 별다른 소득 없이 상황 종료.
어색하게나마 귀가 인사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인가? 길게 한숨을 내쉬는 쿠로사와의 시선이 머물러 있는 곳은 스마트폰 속의 인터넷이었다.


“… 키사라기역이라. 처음 들어보는 곳인데.”


영업 직군인 탓에 다양한 장소를 돌아다닐 수밖에 없는 그임에도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장소.
아무래도 인터넷 속의 글쓴이는 여러 가지로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쿠로사와는 특별히 그에게 해 줄 말 같은 건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실시간으로 다른 사람들이 그에게 조언을 주거나 짓궂은 농담을 남기는 것을 구경하며 사건의 흐름을 관찰할뿐. 이마저도 잠들 때가 다가오면 금세 사라져 버리고 말 일시적인 흥미에 불과했다.

그렇게 밖으로 나가 보겠다는 글쓴이가 사라진 지 약 20분, 온갖 사람들이 몰려들어 글은 시끌벅적해지고 있었으며 쿠로사와 또한 계속해서 그들을 지켜보는 중이었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모습을 감춰 버리는 것도 좋지 않을 텐데.
적어도 인터넷 망령이 아닌 쿠로사와에게는 이것이 자작극인지 판별할 능력 같은 건 없었기에 순수하게 걱정하는 마음으로 흐름을 살피는 중, 글쓴이는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다시 등장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57 무명:20■■/10/02(月) 10:38
ID: ■■■a+cki44

1입니다! 늦어서 죄송해요.
이동하는 동안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도움이 될까 싶어 함께 첨부합니다.



IMG_0304.jpeg

IMG_0305.jpeg

스마트폰의 배터리도 아직은 안전하네요.
위험해지기 전에 길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질문에 답변하겠습니다.
출발은 신주쿠역이었어요. 환승은 하지 않고….
아, 그러고 보니 평소보다 열차에 타고 있던 사람이 적은 것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탑승해서 앉아 있다가 잠들어 버렸어요.

바깥의 상황은…. 역에서 나와 꽤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아무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곳인 걸까요.
그렇다면 어째서 정차하게 되었는지도 의문입니다.



IMG_0310.jpeg

IMG_0311.jpeg

마주친 사람은 전혀 없지만, 의외로 주택이나 편의 시설은 제대로 있습니다.
하지만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전부 불빛이 꺼진 상태. 인기척은 없습니다.
편의점은… 영업 중인 것처럼 보이지만 점원이 보이질 않네요.

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했어요. 경찰이라도 만나게 된다면 의지가 될 텐데요.
걷다 보니 목이 말라서 음료수를 마셨습니다.
자판기는 작동하고 있어서요.




58 무명 : 20■■/10/02(月) 10:39
ID: ■■■q42r8u1

>>57
왔다——!
어이, 괜찮은 거야?

이 상황, 틀림없이 위험해. 뭔지는 모르겠지만 30분 동안 아무도 마주치지 않았다는 건 정상이 아니나까.




59 무명 : 20■■/10/02(月) 10:39
ID: ■■■w13rtu3

우와, 기분 나빠.
키사라기? 들어본 적도 없지만 완전 유령 도시잖아 ㅋㅋㅋ





60 무명 : 20■■/10/02(月) 10:39
ID: ■■■b1+ryk6

그런데 말이야, 조금 신경 쓰이는 게…. (;´Д`)
이 키사라기라는 거 말이야.
鬼(귀)라고 쓰고 키사라기라고 읽는 경우가 있지 않아?





61 무명 : 20■■/10/02(月) 10:40
ID: ■■■nh87er9

>>60
무섭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은 지금 귀신역에 있다는 의미야? 존나 무서워!!!!!

빨리 탈출해라!!!!!





62 무명 : 20■■/10/02(月) 10:40
ID: ■■■98ergh3

>>60
이건 무섭다….!

>>57
어이, 뭔가 잘못된 것 같으니까 지금이라도 되돌아가라.
역시 철로를 따라 걷는 게 더 나을지도….
이상하잖아, 주택이나 편의 시설이 있는데 사람이 한 명도 없다니.





63 무명 : 20■■/10/02(月) 10:41
ID: ■■■l0g4jg6

이봐 1, 너 우선은 역으로 돌아가라.
절대 당황하면 안 돼.





64 무명 : 20■■/10/02(月) 10:42
ID: ■■■+8r901k

있잖아, 1이 볼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아까 첨부했던 주택의 사진, 인기척이 없는 거 맞아?
사람의 실루엣 같은 게 보이는데.





65 무명 : 20■■/10/02(月) 10:43
ID: ■■■0r91n2r

>>64
불안한 소리 하지 마라.
아무것도 없잖아.





66 무명 : 20■■/10/02(月) 10:43
ID: ■■■58ke101

>>64
꺼져, 관종.





67 무명 : 20■■/10/02(月) 10:43
ID: ■■■u1233k7

>>64
꼭 있단 말이지, 이런 녀석.
이런 상황에 장난치고 싶냐?





68 무명 : 20■■/10/02(月) 10:45
ID: ■■■+10kr15

저기요, 1 씨?
아까부터 대답이 없는데요.
살아 있지?





67 무명 : 20■■/10/02(月) 10:46
ID: ■■■q42r8u1

1이 다시 올 때까지 기다려 보자.
무슨 일이 있으면 갱신하겠지.





68 무명:20■■/10/02(月) 10:58
ID: ■■■a+cki44

근처에 공중전화가 있었어요.
다행히 스마트폰과는 달리 통화 연결이 되었습니다.
경찰서에 도움을 요청했는데요… 그게, 엄청 혼났어요.
장난전화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가족들에게도 연락해 봤는데요, 다들 모르겠다는 말만 해서요.
가족들은 오사카에 있기에 여기까지 오는 것은 무리겠죠.
민폐가 되기도 하고요.

일단은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중입니다….
진심으로 무서워지고 있어요.





69 무명 : 20■■/10/02(月) 10:39
ID: ■■■q42r8u1

>>68
걱정했잖아. 말은 하고 사라지라고.

경찰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는 건가….
절망적이구만.
막차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차라리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지 않아?





70 무명 : 20■■/10/02(月) 10:39
ID: ■■■w13rtu3


>>63
스마트폰 배터리!
소중하게 아껴 두라고. 이런 상황에서 방전되면 엄청 곤란해질 거야.





71 무명 : 20■■/10/02(月) 10:39
ID: ■■■98ergh3

>>63
우선은 침착해라.
지금 믿을 수 있는 건 스마트폰뿐이니까.
하룻밤 정도 묵을 장소 같은 건 역시 없는 건가?

역으로 돌아가서 첫차가 올 때까지 기다려.





72 무명 : 20■■/10/02(月) 10:39
ID: ■■■+10kr15

위험해…. 존나 위험해.
새벽 내내 스마트폰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냐고.





73 무명 : 20■■/10/02(月) 10:39
ID: ■■■nh87er9

아까, 1이 역을 나와서 걸었던 시간이 어느 정도였지?
30분인가…..
기다릴 테니까 갱신하라고.







.
.
.
.
.

아침을 알리는 알람 소리, 그와 함께 눈을 뜬 쿠로사와의 손에는 다소 따끈한 온기가 감도는 스마트폰이 쥐여져 있었다.
아, 어제 인터넷 게시글을 구경하다가 잠들었지.
글쓴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자신과는 딱히 상관없는 건너편 세상의 일이지만서도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탓에 출근하면 읽어나 볼까 하는 생각이 가볍게 스치고 지나갔다.

오늘도 똑같은 하루, 월요일에 늦게까지 고생한 아다치의 손을 거친 데이터가 넘어오는 날. 아다치는 어제에 비해 조금 더 기운이 빠진 얼굴로 사무실에 나타나 여느 때와 같이 업무를 시작하겠지.
그 까맣고 동그란 뒤통수를 떠올릴 때면 언제나 기분이 들뜨곤 했다. 언제나 아다치보다 빠르게 출근해서 그의 등장을 기다리는 것부터가 쿠로사와에게 있어서는 나름의 의식과도 같은 셈이었다. 그렇게 시작하니까.




그랬어야 했는데.
단순 지각인 건지, 무슨 사정이 있는 건지 업무 시작 시간이 지나 버렸을 때에도 아디치는 출근하지 않았다. 외근 전에 그의 모습을 보지 못하면 그날은 자신감을 가지고 업무에 집중하기 힘든 징크스는 덤이고.

갑작스레 회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아다치 키요시의 존재를 걱정하는 사람은 쿠로사와뿐만이 아니었다.
전날, 그에게 무리하게 업무를 떠맡긴 우라베의 얼굴에는 죄책감 어린 표정이 그득했으며 평소 아다치와 친하게 지내던 후지사키 역시도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신경 쓰는 기색이 역력했으니.

차라리 늦잠이거나 예기치 못한 병이라면 유급 휴가를 사용했을 텐데 오후가 되도록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아다치에 쿠로사와는 결국 참지 못하고 나설 수밖에 없었다.
혹시 사고라도 당해 연락을 할 수 없었던 거라면…?
온갖 불안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하니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조차 정리가 되지 않았으니까.
그래 봤자 그의 소재를 알 만한 사람으로 추측되는 우라베에게 질문하는 것밖에는 없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썩 희망적인 내용이 아니었지만.


“아다치에게 어제 정말 무슨 일이 있었던 거라면…. 전부 나 때문이야. 괜히 무리하게 일을 맡기는 바람에.”

“… 너무 자책하지는 마세요. 생각보다 별일이 아닐지도 모르니까요. 일단은… 동기로서 걱정되긴 하지만요.”

“말도 없이 무단 결근을 할 녀석은 아니니까. 아까부터 계속 전화를 거는데도 연락이 되질 않아.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건지.”

“회사에서 뭔가 조치가 취해질 테니 조금만 기다리면 될 거예요. 아다치, 부디 무사했으면 좋겠는데.”


평소 쿠로사와가 아다치를 이렇게까지 걱정할 만한 사이였는지는 중요한 주제가 아니었다.
벌다른 존재감이 있는 건 아니었으나 아다치는 성실했고, 그의 자리가 갑자기 비워짐으로써 영업지원부 업무 흐름에도 영향이 생겨 버렸을 테니까.
물론 쿠로사와의 생각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아다치 키요시에게 계속해서 연락을 시도하는 사람은 우라베뿐만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몇 시간이 지나도록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초조한 하루를 보내던 도중, 온통 아다치를 향한 생각에 좀처럼 업무에 집중할 수 없던 쿠로사와의 머릿속에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다.

스마트폰 속의 인터넷, 그 글 속의 주인공은 어떻게 되었을까.
쿠로사와는 아다치에 대한 걱정만으로도 모자랐던 자신의 머릿속에 끼어든 기묘한 글이 왜 그리도 신경 쓰이는지조차 모르는 채 다시 한번 빠져들기 시작했다.






512 무명 : 20■■/10/03(火) 15:41
ID: ■■■+10kr15

결국 1은 귀가하지 못한 건가…..




512 무명 : 20■■/10/03(火) 15:41
ID: ■■■28ur13

뭐야, 이 스레…. 아직도 계속되는 중?
첫차는?



512 무명 : 20■■/10/03(火) 15:42
ID: ■■■+10kr15

>>513
아무래도 실패한 모양.
아무리 기다려도 열차가 오지 않는대.
완벽하게 고립됐어. 좆된 거지….





이 사람, 결국 집에 돌아가지 못했던 건가.
짐짓 저도 모르게 심각한 표정으로 글을 읽어내리던 쿠로사와의 가슴속에 무언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피어올랐으나 그 정체를 알아차릴 때까지는 시간이 적게 걸리지 않았다.
대체 뭐지, 이 더러운 기분은. 읽으면 읽을수록 더해지는 묘한 느낌.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쿠로사와의 손가락이 떨려오며 계속해서 스크롤을 내리던 중, 글쓴이가 등장했다.
그 내용을 확인한 쿠로사와의 손가락이 무언가 깊은 생각조차 거치지 않은 채 제멋대로 움직여 타이핑을 시작해나갔고, 불현듯 치미는 불안감의 정체는 이내 밝혀지는 듯했다.





546 무명:20■■/10/03(火) 15:51
ID: ■■■a+cki44

절망적인 상황이네요….
스마트폰은 보조배터리를 연결해 두고 있습니다.
이것도 오래 사용하긴 힘들겠죠.

회사에는 소식도 전하지 못한 채 결근하게 되었습니다.
구조도, 누구도 와 주지 않아요.

오전에는 선로를 따라서 계속 걸었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무한하게 이어지는 것만 같았어요.
도중에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고, 급격하게 무서워져서 원래 있던 곳을 향해 전력으로 달렸습니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 지쳤습니다.
식사도 하지 못했고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547 무명 : 20■■/10/03(火) 15:52
ID: ■■■28ur13

너…. 괜찮은 거냐.
근처에 공중전화가 있다고 했던 걸 봤어.
일단은 신고부터….
믿어 주지 않아도 어떻게든 설득하면 될지도 몰라.





548 무명 : 20■■/10/03(火) 15:52
ID: ■■■28ur13

전기가 있는 곳을 찾아보는 게 좋겠어.
낮이니까 위험하진 않을 거야.





549 무명 : 20■■/10/03(火) 15:55
ID: ■■■+9648u1

>>546
저기…. 혹시나 해서 질문합니다만, 직장이 도쿄라고 하셨나요?
어제 몇 시쯤에 퇴근하셨나요?

아니, 이름과 연령이라도 알려주세요.
오늘 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인원이 있습니다.

그리고, 설령 아는 사이가 아니라고 해도 같은 도시에 거주하고 있으니 무언가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도 몰라요.




550 무명 : 20■■/10/03(火) 15:56
ID: ■■■01s381

오, 도쿄민 등장인가.
실종 신고해! 이 녀석 진짜로 큰일났다고.
선로를 따라가도 다음 역이 나오지 않는 거야.
이런 일이 가능한 건가.




552 무명 : 20■■/10/03(火) 15:56
ID: ■■■x9i0tz0

나도 경찰에 연락했는데, 키사라기역에 실종자가 있다고 말야.
장난 전화 취급만 받았어.
1은 일본에 있는 건 맞아?




553 무명 : 20■■/10/03(火) 15:57
ID: ■■■+10kr15

출발지를 토대로 찾는다고 해도….
신주쿠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니까.





554 무명:20■■/10/03(火) 15:58
ID: ■■■a+cki44

>>549
감사합니다.
특정할 수 있는 이름이 필요하겠네요.
제 이름으로 닉네임을 설정하겠습니다.





555 아다치 키요시:20■■/10/03(火) 15:58
ID: ■■■a+cki44

살려주세요.
저는 30세의 직장인입니다.
회사의 이름은 토요카와, 소재지는 도쿄입니다.











마치아카 쿠로아다 동정마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