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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6 04:48



노부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다관은 도성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건락을 이용해서 만든 다과를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점을 강점으로 내세워 순조롭게 운영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더 잘하고 싶은지 형수는 철마다 새로운 다과를 개발하고 있었다. 그때마다 항상 케이타를 시식회에 초대했기 때문에 그날도 케이타와 함께 다관에 갔을 때였다. 케이타도 이제 노부와 노보루가 챙겨주는 다과를 많이 먹어봤기 때문에 다과 분야의 준 전문가가 돼서 노부의 형수들에게 신작 다과의 아쉬운 점과 장점을 꼼꼼히 짚어 주었다. 그 중에 건락을 잔뜩 넣어서 약하게 구워 낸 부드러운 식감의 떡을 특히 마음에 들어했기 때문에 둘째 형수가 시식용으로 만든 걸 다 챙겨주기로 했다. 케이타가 신나서 둘째 형수를 따라갈 때 노부가 함께 가지 못한 건 큰 형이 불렀기 때문이었다. 

"오늘 의각에 안 나가셨습니까?"
"네가 온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큰형은 둘째 형수와 케이타가 들어간 주방을 슬쩍 보면서 조용히 물었다. 

"너 희락기가 곧 오지 않아?"

노부는 침음을 삼켰다. 노부도 계속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었다. 양인의 희락기는 음인의 희락기와는 조금 달랐다. 본질적으로 다른 점은 없었다. 욕망에 지배당하며 상대를 탐하는 것은 마찬가지였으나 그 정도가 음인의 희락기 때 보이는 모습을 아득하게 뛰어넘을 정도로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먼저 혼인을 한 둘째 형은 희락기를 무난하게 지나갔다. 아주 무난한 정도라고 모두가 말했지만 둘째 형 본인은 매우 놀랐었다. 이성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머리가 너무 뜨거워져서 눈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흥분했었기 떄문에 매우 당황한 모양이었다. 자기 안에 그렇게 강한 정복욕이 있는 줄 처음 알았다고. 양인의 희락기는 두세 달에 한 번씩 오는 음인의 희락기와 달리 1년에 한두 번 오기 때문에 둘째 형이 희락기를 맞았을 때는 혼인을 한 지도 몇 달이 지난 뒤라 그때까지 형수와 잠자리를 몇 번이나 했었는데도 희락기를 맞자, 눈 앞의 반려를 완전히 자기 걸로 만들어 버리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었다고. 둘째 형과 형수는 닷새나 침소에서 나오지 않았었다. 

그게 무난한 정도였다. 

무난하지 않았던 큰형은 희락기가 시작된 순간 이성을 잃었고 이레 뒤 희락기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한 순간도 이성을 찾지 못했었다고 했다. 기억도 전혀 남아 있지 않다고. 희락기가 지나간 뒤 큰 형이 본 것은 완전히 만신창이가 돼 버려서 시체처럼 보이는 큰 형수의 모습이었다고 했다. 자기가 큰 형수를 죽인 줄 알고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고. 큰 형수는 그 후 며칠이나 침상을 벗어나지 못했었다. 그래서 큰 형은 이후 두 번의 희락기를 억제제로 그냥 넘겼고 의외로 그렇게 고생했는데도 큰 형을 원망하지 않았던 큰 형수가 자꾸 이런 식이면 이혼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해서 다시 희락기를 같이 보내기로 했다고. 큰 형은 희락기 때마다 완전히 이성을 잃었기 때문에 큰 형수도 고생을 많이 했는데 어느 날, 노부가 큰 형의 희락기가 끝나고 며칠 뒤 시체처럼 창백한 얼굴로 휘청휘청 나오는 큰 형수를 부축해 주며 괜찮냐고 묻자, 큰 형수는 씩 웃었었다. 

괜찮아. 매일 이러면 못 견디겠지만 고작 1년에 한두 번이잖아.
얼굴이 많이 안 좋아 보여요, 형수님. 
잘 먹으면 금방 괜찮아져. 꼬맹이는 걱정 마시죠. 


절뚝거리는 큰 형수에게 차를 따라주며 큰 형이 밉지 않냐고 물어보자, 큰 형수는 씩 웃었다. 

좋은데? 아주 짜릿해.

왠지 더 이상은 물어선 안 될 것 같아서 대화는 거기서 끝났다. 

그런 기억이 있기 때문에 노부도 사실 걱정하고 있었다. 둘째 형처럼 무난히 지나갈 수 있는 수준일지도 모르지만 큰 형처럼 사람잡는 수준일 수도 있으니까. 큰 형은 굉장히 조용하고 점잖고 다정한 성품인데도, 그리고 큰 형수를 정말 아끼고 사랑해서 평소에는 금이야 옥이야 아끼고 있는데도 희락기의 큰 형은 그렇게나 달랐었다. 이건 성품이나 애정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 노부가 망설이고 있자, 큰 형은 종이에 정성스럽게 싼 약재를 건네 주었다. 

"가서 등왕 전하와 잘 이야기를 해 보고 약을 먹든지, 안 먹든지 결정해."
"... 네."
"꼭 상의 잘 하고 결정해라. 멋대로 결정했다가 내 꼴 나지 말고."

큰 형은 첫 희락기를 보내고 놀라서 혼자 멋대로 억제제를 먹었다. 그리고 큰 형이 약을 먹는 걸 모르고 그냥 희락기가 늦나보다 하고 있던 큰 형수가 나중에 형이 억제제를 먹고 있었다는 걸 알고 진짜 이혼하겠다고 난리난 걸 봤기 때문에 노부도 고개를 끄덕였다. 

케이타는 약을 못 먹게 할 텐데, 괜찮을까. 안 그래도 상처가 많은 사람인데...





노부는 계속 고민하다가 희락기 예정일이 코 앞에 닥쳤을 때, 약재를 내놓고 케이타에게 차를 한잔 할 것을 권했다. 둘째 형수가 얼마 전 내놓은 건락 떡은 어떻게 이렇게 부드럽게 만들었는지 놀라울 정도로 부드러운데도 건락 특유의 맛은 잘 살리면서 약간 쿰쿰한 듯한 향은 잘 죽여서 케이타가 최근 가장 좋아하는 다과였다. 그래서 노부는 둘째 형수에게 부탁해 그 떡을 또 받아와 특별히 차와 함께 준비했다. 

"이 약은 뭡니까?"

케이타는 부드러운 건락떡에서 눈을 떼지 못하면서도 약재를 확인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 희락기 억제제입니다."
"억제제?"

케이타는 바로 건락떡에서 시선을 떼고 노부를 똑바로 바라봤다. 

"억제제를 왜 먹습니까?"

노부는 양인들의 희락기는 음인의 희락기와 달리 얼마나 더 본능에 사로잡히고 얼마나 더 거칠어질 수 있는지 차분하게 설명했다. 사람에 따라서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아주 약하게 지나갔었던 둘째 형의 경우가 어땠는지 무척 심한 편이었던 큰 형의 경우가 어땠는지 상세하게 설명했다. 특히 큰 형이 당시 이성을 완전히 잃었던 것과 큰 형수가 며칠이나 몸도 일으키지 못할 정도였다는 것을 더 상세하게. 

케이타는 가만히 듣고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상을 빙 돌아와서 노부의 무릎 위에 올라앉았다. 케이타는 희락기를 보낸 이후로 마음 속에 자리를 잡고 있던 벽을 다 허물었는지 노부를 굉장히 친근하게 대했고 종종 노부의 무릎에 가만히 앉아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조용조용 가벼운 대화를 나누거나 다정하게 입을 맞추거나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놀 뿐인데도 그러고 있으면 모든 시름이 다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케이타도 노부만큼 그 시간을 좋아해서 머리가 복잡하거나 마음이 어지러워지면 바로 노부의 무릎 위에 올라앉았다. 

"희락기는,"
"네."
"우리가 좋아하는 재미있는 일을 계속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노부는 상냥하게 속삭이는 케이타와 눈을 마추지며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큰 형은 정말로 큰 형수가 죽은 줄 알았었다고 합니다. 그 정도였습니다."
"그때 큰 형수님이 어땠는지는 저는 보지 못했지만 제가 본 큰 형수님은 항상 건강하고 밝게 지내고 계셨으니까, 그때 희락기가 얼마나 힘들었든 큰 형수님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았고 그늘을 만들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눈을 반짝거리며 웃는 얼굴이 정말 예뻤지만 그래도 걱정스러웠기 때문에 노부가 케이타의 뺨만 만지작거리고 있자, 케이타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난 그대가 날 해치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이성을 잃어도 그대를 지켜줄 수 있을지."
"그대는 이성을 잃어도 날 해치지 않을 겁니다."

그러면서 바라보는 눈에는 정말로 신뢰가 가득했다. 케이타는 노부 자신도 믿지 못하는 노부를 굳게 믿고 있어서 노부는 결국 약재를 치워버리기로 했다. 케이타는 노부가 약재를 밀어 놓는 걸 보면서 물었다.

"그럼 이제 우리 또 우리가 좋아하는 재미있는 일을 실컷 하는 겁니까?"
"네. 그럽시다."





노부는 희락기를 앞두고 등왕궁의 총관태감에게 케이타의 희락기 때와 같은 부탁을 했고, 희락기가 시작되기 직전에 케이타와 손을 잡고 침상이 있는 목욕용 전각에 들었다. 이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건 분명했다. 평소엔 잘 느끼지 못하는 케이타의 체향이, 그리고 양인을 유혹하는 미묘한 향이 선명하게 느껴졌고 이성이 사라지는 게 느껴졌다. 그러나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는 큰형과 달리 노부는 때때로 노부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는 케이타를 봤고, 들었고, 느꼈다. 케이타는 사납게 허리짓을 하고 케이타의 흉터 투성이 몸에 이를 세우는 노부를 놓지 않고 계속 매달려 있었다. 험하게 케이타의 다리를 벌리는 노부의 움직임에 맞춰서 다리를 벌리고 노부를 받아들였고 노부가 거칠게 허리를 움직이면 케이타는 튼튼하고 늘씬한 다리로 노부의 허리를 감은 채 같이 흔들려 주었다. 케이타를 엎어놓고 동그랗고 뽀얀 엉덩이에 멍이 들 정도로 거칠게 박을 때도 침상을 짚은 노부의 손을 꼭 쥐고 손등에 입을 맞추며 노부의 품에 있는 게 누군지 잊지 않게 했다. 노부의 기억 속에는 노부와 눈을 맞추던 케이타의 눈빛도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노부가 아무리 거칠게 굴고 사납게 굴고 케이타를 험하게 다뤄도 애정과 신뢰가 가득하던 눈빛도. 

노부는 정신을 차렸을 때 '내가 내 반려를 죽여 버린 줄 알았다'고 했던 큰 형의 말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었다. 노부의 품 안에 누워 있는 케이타는 정말로 창백한 데다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고 원래도 흉터가 가득하던 몸은 푸르고 붉은 멍과 상처로 가득했다. 그런데도 케이타는 노부를 꼭 끌어안고 노부의 팔을 벤 채로 잠들어 있었다. 너무 처참한 상태라 노부가 할 말을 잃고 바라보고 있자, 케이타가 잠에서 깨어나는지 천천히 눈을 뜨더니 노부와 눈을 맞췄다. 

"... 전하."
"다시 돌아왔네."
"... 네?"

케이타는 웃으면서 노부의 입술을 톡 두드렸다. 

"케이."
"네?"
"계속 그렇게 불렀습니다. '케이'라고."
"제가 그랬습니까?"
"네. 귀여웠습니다. 케이."
"전하도 절 노부라고 불렀지 않습니까?"
"내가요?"
"네. 전하의 희락기 때."
"노부도 귀엽습니다."

케이타는 계속 웃으며 말하고 있었지만 목소리가 완전히 쉬어 있었고 힘이 없어서 정말 작았다. 너무너무 힘든데 노부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애써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는 게 너무 뻔히 보였다. 노부가 조심스럽게 케이타의 목과 어깨에 남은 멍과 상처를 쓰다듬자 케이타는 다시 힘없이 웃으면서 군데군데 피가 잔뜩 맺혀 있는 입술로 노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나한테 미안합니까?"
"네."
"그럼 '케이'라고 불러 보십시오. 그럼 용서해 주겠습니다."
"... 케이."
"어쩔 수 없네. 용서해 줘야겠다."

이럴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더 처참한 모습에 가슴이 무너지는데도 케이라고 불러줬으니까 용서해 줄 수밖에 없겠다며 웃는 케이타는 정말 사랑스러웠다. 노부는 케이의 창백한 얼굴에 한참 입을 맞추다가 씻고 싶다는 케이타를 안고 욕탕으로 들어갔다. 케이타는 노부가 물어뜯어 놓은 상처에 뜨거운 물이 닿자 따끔한지 앓는 소리를 냈지만 노부를 폭 끌어안고 웃었다. 

"양인의 희락기는 1년에 한두 번이라고 했습니까?"
"네. 전하."
"케이."
"네?"
"전하 말고 케이."
"네. 케이."

노부는 초췌한 얼굴을 하고 기분좋게 웃는 케이타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다시 말했다. 

"네, 1년에 한두 번입니다. 케이."
"그럼 다음 희락기는 최소한 반 년은 기다려야겠습니다."
"... 케이가 원하면 약을 먹겠습니다."
"내가 안 원하는 거 알면서."

노부가 한숨을 내쉬자, 케이는 노부의 치흔이 선명하게 남은 손으로 노부의 어깨를 토닥였다. 

"우리가 좋아하는 일 실컷 해서 좋았습니다."
"너무 실컷 한 거 아닙니까?"

케이타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걸 안 노부가 한숨을 쉬며 묻자, 케이타는 또 작게 웃었다.

"재미있는 일이라도 너무 많이 하면 안 좋을 테니까 일년에 한두 번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
"내 희락기에도 재미있는 일 많이 할 수 있으니까."





노부의 희락기였다는 건 황제도 당연히 알고 있었을 테니까 케이타가 여전히 등왕궁의 침상에 누워 있을 때 황제가 한 번 보러 왔었는데 케이타의 상태를 보곤 대놓고 혀를 찼었다.

"굉장하군."

노부는 할 말이 없어서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케이타는 황제가 노부를 비아냥거리는 게 싫었는지 누운 채로 눈을 흘겼다. 

"그래도 제 상태가 예전 폐하보단 낫지 않습니까?"

황제가 케이타를 아낀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황제와 황후의 색사에 대해서 함부로 말해서 화를 내지 않을까 케이타를 품에 숨기듯 끌어안자, 황제는 피식 웃었다. 

"코타로 같은 녀석이 또 있을까 했더니 네 반려가 코타로 수준일 줄은 몰랐구나. 둘 다 평소에는 아주 점잖고 진중한데 희락기만 되면 왜 짐승이 되는지. 이거 야마토도 점잖아서 안심하고 있었더니 안심할 일이 아니겠는데."

야마토는 노보루의 호위였다. 망국의 왕자 출신이지만 케이타가 그 나라를 멸망시킨 건 아니었다. 대성 제국 몰락 이후 대륙은 계속 여기저기서 전쟁이 끊이지 않았는데 야마토의 조국 훈국은 다른 나라에 멸망되었고 훈국을 멸망시킨 나라를 케이타가 멸망시켰다. 야마토는 조국이 불살라진 후 대화제국으로 흘러왔다가 노보루를 만나게 돼 노보루의 호위가 되었다 들었는데 노보루와 혼인할 예정인 건 몰랐다. 

"하여간 양인들이란."

쿄스케는 나가기 전까지 혀를 찼지만 태의에게 시켜 케이타의 회복을 돕기 위한 약재를 잔뜩 보내 주었고, 케이타는 평생을 전장에서 살아온 사람이기 때문에 체력과 회복력이 무척 좋은 덕분인지 황제가 정말로 좋은 약재들을 보내 준 덕분인지 큰 형수보다 훨씬 빠르게 침상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났을 때였다. 

케이타가 노부를 만나게 되면서 다과를 아주 좋아하게 되었다고 해도, 주면 주는 대로 뭐든 먹고 음식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조반을 거의 들지 못하고 깨작거리기만 했던 케이타는 밥상을 물린 후 그랬다. 

"곶감단지를 먹고 싶습니다. 노부."
"... 네. 형수님에게 부탁해 놓겠습니다."
"... 지금."

그래도 요즘은 원하는 걸 조금씩 편하게 말하게 되긴 했지만 지금 없는 걸 먹고 싶다고 조를 정도까지는 아니었던지라 노부가 케이타를 바라보자 케이타는 시무룩한 얼굴로 눈을 내리깔았다. 케이타의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을 본 노부는 깜짝 놀라서 당장 케이타에게 피풍의를 걸쳐 주었다. 

"그럼 지금 같이 다관에 갑시다. 케이. 제가 가서 받아오면 또 그만큼 시간이 걸리니까."
"네."

정말로 울 것처럼 눈물이 한두 방울 맺히기까지 했던 게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케이타는 밝게 웃으며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서둘러 다관으로 가자 다행히도 요즘 다관에서 판매 중인 다과들에 곶감단지가 있어서 케이는 바로 곶감단지를 받을 수 있었다. 노부가 처음 등왕궁을 방문했던 날처럼 곶감단지를 잘라주자 케이타도 그날처럼 한 조각씩 입에 넣고 오물오물 먹기 시작했다. 그날 곶감단지가 마음에 든 것 같긴 했지만 큰 표정변화 없이 먹던 것과 달리 지금 케이타는 정말로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곶감단지를 음미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사랑스러운 것과 별개로 케이타의 감정이 너무 오락가락하는 데다가 요즘 들어 밥을 잘 못 먹는 것도 이상하고, 마음에 집히는 게 있어서 노부는 다관에 와 있던 큰 형수를 불렀다. 

"큰 형님에게 잠깐 와 달라고 부탁해 주실 수 있습니까?"

곧 달려온 노부의 큰 형은 노부의 부탁을 받고, 케이타의 동의를 받은 후 케이타의 맥을 짚었다. 그리고 신중하게 한참 동안 진맥을 하던 큰 형은 고개를 숙이며 정중하게 말했다. 

"축하드립니다. 전하. 회임하셨습니다."





#사신마치다사신의반려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