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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2 04:54


혼례를 치렀지만 둘이 다정하게 도란도란 시간을 보낼 여유는 물론 없었다. 케이타는 함께 아침을 먹자마자 부대 소집 및 무기와 군량 등 물자 확인을 하러 나갔고, 노부는 가죽팔찌를 사러 나갔다. '승전'은 이미 가지고 있으니 '무사귀환'을 선택하고, 금박으로 글자가 새겨지게 하는 것도 선택했다. 그렇게 '무사귀환'이 금색으로 찍힌 팔찌를 받은 노부는 집에 들러서 정신을 집중하고 가죽끈을 정성스럽게 땋기 시작했다. 여전히 손재주는 없는 편이지만 어릴 때의 솜씨보다는 확실히 나아서 눈에 거슬리지 않는 것에 만족하며 땋고 있자, 깔끔하면서 시원한 차 향이 훅 번져왔다. 고개를 들자, 둘째 형수가 차를 내려놓고 있었다. 

"나 찾았다면서?"

노부가 집에 왔을 때 둘째 형수는 다과를 만들 재료를 사러 가서 없었는데 그새 말을 듣고 온 모양이었다. 

"형수님은 전쟁 나가실 때 먹을 거 뭐 가지고 가셨어요?"
"나? 설마 전쟁터까지 온갖 다과 다 싸 들고 갔을까 봐? 나도 똑같지 뭐. 말린 과일이랑 육포, 말린 밀떡밖에 더 있겠어?"
"말린 과일도 가져가셨어요? 우리 형들은 육포랑 말린 밀떡만 가지고 갔는데."
"저런."

그러나 안타깝다는 듯 말해도 빙글빙글 웃고 있었기 때문에 노부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둘쨰 형수는 피식 웃었다. 

"너희 형이 내 건사과랑 건살구, 건밀감을 얼마나 뺏아먹었는데."

둘째 형은 첫째 형의 부상 이후 부모님이 혼인을 시켜야겠다고 하자, 전장에서 사귄 친구인 아마미야 료이치로와 혼례를 치르겠다고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둘째 형수는 형을 친구로만 생각했기 때문에 둘째 형은 이 형수와 혼례를 치르기 위해 도성에 있는 모든 다과점에 데리고 다니며 열심히 꼬셨었다. 친구로 지내던 시기에 부지런히 뺏아먹은 모양이지. 

"과일 말리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사과랑 밀감은 요즘 많이 나오긴 할 텐데."

둘째 형수는 다시 웃었다. 

"안 그래도 출정 당겨진다고 해서 내가 이미 말리고 있어. 전하 드리려고 그러지? 육포랑 밀떡은 어머니가 준비하신대."
"아, 제가 하려고 그랬는데."
"넌 바빠 보이는데."

둘째 형수는 노부가 한창 땋고 있던 가죽팔찌를 보고 웃었다. 

"감사합니다."
"고맙긴 뭘. 나도 전쟁 나갔을 때 전하가 많이 챙겨 주셨는데 갚아야지. 너희 형들도 마찬가지고."

노부가 그냥 씩 웃자, 둘째 형수는 차 마시고 하라고 어깨를 툭툭 쳐 주고 오늘 노부한테 들려 보낼 다과 만들어야 한다며 나갔다. 노부는 전쟁에 나가 본 적은 없지만 형들이 전쟁에 나갈 때 어머니가 밀떡을 구워서 말리고 육포를 만들 때마다 도와주며 맛을 봤었다. 말린 밀떡은 정말로 그저 배를 채우기 위한 비상식량 같은 거라서 아주 조금 고소하긴 하지만 그다지 맛이랄 게 없었고, 육포는 고기를 먹기 힘든 전쟁터의 상황상 꼭 필요한 간식이었지만 너무 짰기 때문에 다과를 좋아하는 케이타에게 뭘 싸 줘야 하나 했던 고민이 해결된 노부는 다시 열심히 팔찌를 땋다가 둘째 형수가 싸 주는 양갱을 들고 궁으로 돌아갔다.





그날 저녁에 하루 종일 군무로 바빴는지 지친 얼굴로 돌아온 케이타와 함께 식사를 하고 차와 함께 양갱을 내 줫을 때였다. 둘째 형수가 다양한 재료를 넣어서 예쁜 모양을 낸 양갱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부지런히 먹는 케이타를 보던 노부는 웃으며 물었다.

"밀감이랑 살구, 사과 중에 싫어하는 과일 있으십니까?"

케이타는 입을 꼭 다물고 양갱을 씹으며 고개를 저었다. 

"둘째 형수님이 밀감이랑 살구, 사과를 말리고 계신다고 해서요. 건밀떡이랑 육포랑 같이 싸 드릴게요."
"싸 준다니...?"
"전쟁터에서는 제시간에 식사를 하기 힘들 수도 있잖습니까. 행군을 하거나 전투가 잠시 중단될 때 꺼내드시라고요."

케이타는 예쁜 미간에 작은 주름을 만들고 아무말없이 양갱을 씹다가 느리게 입을 열었다. 

"마음은 정말 고맙지만, 병사들이 배를 주리는데 나 혼자 그런 걸 먹을 수는 없습니다."

그 말에 그만 마음이 와르르 무너졌다. 사실 이럴지도 모른다고 예상을 하긴 했었다. 출정을 하면 당연히 부대가 이동할 때 군량을 실은 수레가 따라가고, 중간에 들르는 지역에서 식량을 충당하기도 한다. 현재는 대화제국의 영토가 넓어졌기 때문에 중간에서 식량을 구입하는 일이 많다고 하지만 어쨌든 전쟁터에서 병사들한테 밥을 안 주는 건 아니다. 형들의 말에 따르면 밥을 짓거나 찐빵를 대량으로 만들어서 준다고 했다. 절임반찬류도 많이 들고 가기 때문에 반찬까지 만드는 일은 잘 없지만 어쨌든 밥이나 만두를 주기는 한다고. 그렇지만 전쟁터가 딱딱 밥시간을 맞출 수 있는 환경이 당연히 아니라서 보관이 편리하고 가벼운 건밀떡이나 육포는 누구나 다 싸 간다. 아니면 둘째 형이 둘쨰 형수의 건과일을 뺏아먹었던 것처럼 살림이 넉넉한 병사들이 나눠주기도 하고. 그런데 누구나 다 받는 가죽팔찌를 못 받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고 있던 것처럼, 누구나 다 받아가는 간식도 챙겨줄 사람이 없어서 자기가 최종 관리해야 하는 쌀의 양이나 절임반찬의 양, 밀가루 양이나 파악하고 챙기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실제로 그랬다는 걸 알게 되니 차마 입 밖에 낼 수 없는 황제에 대한 원망이 다시 차올랐다. 

"저는 전쟁에 나가 본 적이 없고, 큰 형수도 란유족이라서 병역 의무가 없기 때문에 전쟁에 나간 적이 없지만. 큰 형과 둘째 형, 둘째 형수, 아버지는 다 전쟁에 많이 나갔었습니다."
"그대의 형들과 둘째 형수는 전쟁터에서 몇 번 봤었습니다."
"네. 형들 전쟁 나갈 때 보니까 말린 밀떡이나 육포, 건과일 같은 걸 챙겨가더라고요."
"... 그렇습니까?"

차마 당신만 절임반찬 한두 가지 곁들인 맨밥만 먹고 싸웠지, 다른 병사들은 배 주리는 일 없이 간식도 싸들고가서 싸우고 있었다고 말할 수 없어서 노부는 말을 빙빙 돌렸다. 

"아무래도 몸을 많이 움직이니까 배가 쉬 꺼져서 병사들은 다들 가져가는 모양입니다."
"다행입니다."
"... 네?"

이 사람이 자기는 병사들이 그런 간식을 들고 간다는 것도 몰랐으면서 다들 배 곯지 않았다니 다행이다 그런 말을 하면 미칠 것 같았는데 케이타가 한 말은 그건 아니었다. 

"가끔 병사들의 천막 주위를 살필 때면 이상하게 비린내 같은 냄새가 날 때가 있었습니다. 피비린내인가 해서 부상자가 있냐고 물어도 나오는 사람이 없어서 의아했었는데 육포였었나 봅니다. 다친 걸 숨기고 있었던 게 아니라면 다행입니다."

그러나 케이타가 선택한 다른 말도 속이 터지긴 마찬가지라서 노부는 한숨을 삼켰다. 큰형은 케이타를 존경한다고 했고 뛰어난 장수라고 했지만 부상을 당해도 신음 소리도 내지 않았다며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 같다는 말도 했었다. 그러니 그들의 장수가 배를 채우고 있을지 걱정한 사람도 없었겠지. 그런데 다행은 무슨 다행이야. 물론 밥은 먹었겠지. 대화제국의 부대는 전장에서 식사를 부족하게 주지는 않는다고 하니, 밥은 제대로 먹었겠지만 평소에 그렇게 다과를 좋아하는 이가 남들이 말린 과일이나 육포라도 씹는 동안 간식을 먹는다는 생각도 못하고 혼자 부대를 통솔하는 데 애쓰고 있었을 걸 생각하니 가슴이 자글자글 끓는 기분이었다. 지난밤에 봤던 흉터 가득한 몸까지 생각나자 더더욱.

정말 다행은 무슨 다행이야.

노부가 인상을 구기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차를 따르고 있자, 케이타가 자리에서 스륵 일어나서 노부에게 다가왔다. 노부가 찻주전자를 든 채로 케이타를 올려다보자, 케이타는 찻주전자를 내려놓아주고 노부를 끌어안았다. 노부가 의자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엉거주춤 노부를 끌어안고 있던 케이타는 자세가 불편했는지 노부의 다리에 살짝 걸터앉으며 노부를 더 꼭 끌어안았다. 노부가 탄탄하고 늘씬한 몸을 끌어안고 작게 한숨을 내쉬자 귓가에서 담담한 말투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어릴 때부터 한 길만 보고 살아서 무지한 부분이 많습니다. 속상하게 해서 미안합니다."

노부는 케이타의 목과 뺨, 입술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다가 속삭였다. 

"저와 혼인하겠다고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외로우면서 외로운 줄도 모르고 살고, 아프면서도 아픈 줄도 모르고 살고, 힘들면서도 힘든 줄도 모르고 살던 당신을 이제라도 내가 챙겨줄 수 있게 해 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그러자 케이타는 흐응이라고 해야 할지, 웅이라고 해야 할지 미묘한 콧소리를 작게 내더니 노부의 어깨에 얼굴을 푹 파묻었다. 내내 눈치라고는 없는 것처럼 뭘 하든 무덤덤하게 반응하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의 깜찍한 반응이라 노부가 고개를 돌려보자, 귓바퀴가 발갛게 달아올라 있는 게 보였다. 황제가 이미 케이타가 직접 청한 혼인이라고 말했다는 걸 몰랐나. 속이 상한 와중에도 그게 너무 귀여워서 귀를 살짝 만지자 노부의 어깨에 얼굴을 더 파묻은 케이타가 작게 속삭였다. 

"전쟁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예쁜 사람과 부부가 되었는데, 반려가 이렇게 귀엽게 구는데 곱게 재워야 하는 게 속상해서 노부도 작게 속삭였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날 밤 두 사람이 함께 침상에 들었을 때, 노부는 지난밤처럼 케이타를 품에 안고 눈을 감았다. 하루 종일 바빴기 때문에 졸음이 몰려오는데도 잠들 수 없었던 건 품 안에 안고 있는 사람의 몸에서 긴장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눈을 떠 보자, 케이타는 눈을 꼭 감고 있었지만 누가 봐도 잠든 게 아니라 잠든 척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 사람은 오늘 노부보다 훨씬 더 바빴을 텐데 잠들지 못하는 이유가 있나 싶어서 노부가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며 지켜보고 있자, 한참을 눈만 꼭 감고 있던 이가 눈을 스르륵 떠서 노부를 바라봤다. 

"잠이 안 오십니까?"

케이타는 말을 고르는 건지 잠깐 입술을 오물거리고 있다가 느리게 말을 꺼내놨다. 

"곧 잠들 겁니다. 걱정말고 주무십시오."
"근심이 있으십니까?"
"아닙니다."

노부가 까만 눈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자, 케이타는 한참 입술만 달싹거리고 있다가 작은 한숨과 함께 다시 입을 열었다. 

"어째 자꾸 당신을 속상하게만 하는 것 같은데..."
"... 네?"
"원래 잘 잠들지 못하니까..."

새벽에 눈을 떠서 하루 종일 몸을 움직이는 사람이 어째서. 그제야 케이타가 늘 조금 피로한 얼굴을 하고 있던 것도 떠올랐다. 지난밤에 푹 잠든 이 사람을 보고 그래도 늘 고단하게 사는 이 사람이 밤이라도 편안하게 보낼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 것도 떠올랐다. 지난밤에는 생전 처음 겪는 일에 너무 지친 데다 생전 처음 겪는 쾌감에 너무 시달린 나머지 기절하듯 잠들었을 뿐이라는 것도 모르고. 이 사람은 결국 밤조차 편안하지 못했던 것이다. 노부는 한숨을 참고 인상이 찌푸려지려는 것도 참으며 다시 토닥토닥 등을 두드렸다. 

"자장가 불러 드릴까요?"
"자장가 말입니까?"
"제가 손재주는 없지만 노래 부르는 재주는 조금 있다는 말을 들으니 자장가도 들을 만할 겁니다."

노부가 일부러 허세를 부리듯 말하자, 케이타는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눈을 감으세요."

케이타는 착한 아이처럼 순순히 눈을 감았고, 노부는 등을 살살 토닥이며 어머니가 어릴 적에 불러주셨던 자장가를 불러주었다. 물론 '자장자장 예쁜 우리 아가'하는 가사를 그대로 불러줄 수는 없어서 노부가 듣고 자란 자장가의 그 음률에 적당한 가사를 붙여서 낮게 부르기 시작했다. 

자장자장... 사랑하는 나의 그대...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어요... 이제는 잠들어도 돼요. 
자장자장... 사랑하는 나의 케이타... 내가 언제까지 옆에 있을 거예요... 당신의 밤에도, 당신의 낮에도.
자장자장... 사랑하는 나의 그대... 모두를 지켜주기만 했던 길고 긴 하루... 이젠 내가 당신을 지켜줄게요.
자장자장... 사랑하는 나의 케이타... 내가 당신의 잠 속으로 찾아갈게요... 그곳에서 당신과 함께 있어줄게요.
자자장자장... 사랑하는 나의 그대... 자장자장... 사랑하는 나의 케이타... 자장자장... 잘 자요... 자장자장... 잘 자요.

노부의 품 안으로 더 깊게 파고드는 케이타의 눈가를 타고 흐르는 눈물을 모른 척 닦아주고 다시 단조로운 음률과 단조로운 가사에 마음을 담아 자장가를 불러주자, 곧 지난밤처럼 색색 편안하게 잠이 든 숨소리가 들려왔다. 





출정식 날 노부는 15년 전처럼 장졸들의 제일 선두에 선 말 위에 앉아 있는 케이타에게 다가가서 왼손에 '무사귀환'이라고 새겨진 가죽팔찌를 채워줬다. 다행히 이번 팔찌는 매듭이 깔끔해서 조금 뿌듯하기도 했다. 

"무사히 돌아와 주십시오. 전하."
"꼭 무사히, 빨리 돌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제가 더 근사한 자장가를 알아봐 두겠습니다."

지난 4일 내내 노부의 자장가를 들으며 잠들었던 케이타는 입꼬리를 부드럽게 끌어올리며 작게 웃었다. 

"내가 평생 들어본 노래 중 가장 좋은 노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노부가 그렇게 진심으로 승전과 무사귀환을 바라며 착잡한 마음으로 케이타와 장졸들을 전송한 후 환궁했을 때였다. 황제의 총관태감이 등왕궁을 찾아왔다. 

"폐하께서 부르십니다."

황제의 부름을 거절할 수는 없어서 옷차림을 단정히 하고 황제가 정무를 보는 궁으로 찾아가긴 했으나, 가는 내내 마음이 복잡했다. 흉터가 가득하던 온몸, 둘째 형수와 어머니가 준비해 준 다양한 건과일과 육포, 건밀떡을 보고 눈이 동그래지며 정말 다들 이렇게 간식을 가져가냐고 다시 묻던 모습, 원래 밤에 잠을 잘 못 잔다고 털어놓으며 노부가 속상할까 봐 우물쭈물하던 모습이 떠올라서 속이 뒤집혔기 때문에 노부는 황제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절을 하고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자, 황제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라."

노부는 고개를 들었지만 시선은 마주치지 않았다. 혼례를 치르고 5일 동안 케이타에 대해 알게 된 모든 것이 노부의 가슴을 무너뜨렸기 떄문에 황제를 바라보면 원망을 품고 있는 게 그대로 드러날 것 같았다. 노부 혼자라면 모를까 노부의 행동에 케이타와 가족들의 안위도 달려있지 않은가. 그래서 황제의 가슴께만 바라보고 있자, 다시 황제의 나른한 목소리가 들렸다. 

"왜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느냐."
"... 아닙니다."

조금 더 시선을 올려서 턱과 입술쯤을 바라보자, 케이타와 많이 닮은 입술과 하관이 보였다. 늘 귀엽게 오물거리는 케이타의 입술이 떠올라서 원망이 한 톨 정도는 덜어지는 것 같기도 했다. 정말로 단 한 톨. 

그러자 서늘한 웃음기가 서린 목소리가 들렸다. 

"왜 나와 시선을 마주치면 날 죽여 버리고 싶은 마음을 들킬 것 같으냐."





#사신마치다사신의반려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