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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3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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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룡의 외침과 동시에 주변의 모든 소음이 가라앉았어. 순식간에 복도에는 바늘 하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지경으로 조용해졌지. 복도를 지나가던 학생들은 전부 하던 일과 걸음도 멈춘 채 주일룡과 백우를 쳐다봤어. 그를 아는체하려던 한무리의 여학생들 또한 웃는 얼굴 그대로 굳어버렸지. 그 사이에서 백우는 순간 자기가 꿈을 꾸는 건가 싶어서 자기를 무섭게 쳐다보는 주일룡을 멍하니 마주하고 있었지. 그렇게 한 오초 정도 멈췄던 백우의 사고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할때즘 지켜보는 학생들의 얼굴도 경악으로 물들었지. 당황한 백우가 냅다 소리를 질렀어.
너, 너 미쳤어?
진짜 정신이 다 나갈 것 같았어. 하필이면 점심시간 대라 복도에는 강의실에서 나오는 학생들로 붐비고 있었거든. 맞은편에서는 주일룡의 팬클럽을 자청하는 여학생들의 무리가 백우를 부모의 원수라도 되는 양 째려보고 있었지. 먹버라는 단어에 몇몇 남학생들은 더러운 것이라도 본 것처럼 거리를 두었고 게이를 실제로 본 게 신기한 듯 대부분의 학생들은 흥미로운 시선으로 이 상황을 관망하고 있었어. 사실 백우가 게이라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나 다름없었어. 고등학교 때 일찌감치 성 정체성을 깨달은 백우는 굳이 그걸 숨기지 않았거든.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었어. 남자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걸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았으니까. 백우는 대놓고 말하고 다니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꽁꽁 숨기지도 않아서 눈치가 있는 사람이면 대충 알아채고 피하거나 대놓고 적대감을 드러내는 사람은 걸러가며 살았지. 과에서도 그런 거에 신경 쓰지 않는 동기 몇 외에는 딱히 친분이 있는 사람도 없었어. 그렇게 사람들과 섞이지 않고 조용히 다니던 백우가 하필이면 주일룡에게 마음을 줘버린 거지. 어떻게 봐도 백 프로 이성애자인 주일룡을 말이야. 자기가 게이라는 걸 알면서도 거부감 없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대하는 주일룡이었기에 그냥 한번, 딱 한 번만 욕심을 부려봤던 건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던 거지. 절규에 가까운 백우의 호통에도 주일룡은 여전히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이러는 거야.
대답해요. 나 먹버하려는 거냐고요.
....지,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순간 말문이 다 막혔어. 지금 이 상황에 그걸 따지고 싶냐고. 황당하다 못해 기가 막힌 백우가 소리를 빽 질렀어. 그런데도 주일룡은 눈 하나 깜빡 않고 계속 따지는 거야.
그럼 안 중요해요? 난 선배한테 내 몸도 마음도 다 줘버렸는데 선배는 나 먹버하려고 하는 거잖아요.
아니, 그만, 그만! 지금 무슨 소릴... 아니, 암튼 여기서 이러지 말고 우리 다른 데로..
다급해진 백우가 서둘러 자리를 옮기려 주일룡의 팔을 잡았지. 하지만 주일룡은 남의 시선따윈 안중에도 없다는 듯 고집스럽게 버티며 물었어.
어딜 가려고요. 빨리 말해요. 나 정말 먹버할거에요?
그놈의 먹버!는...무슨... 자꾸 이상한 말 그만하고 일룡아 일단 다른 데로 가서.
싫어요. 빨리 대답해요. 선배가 대답할때까지 나 아무데도 안가요. 나 먹버할거에요? 응?
아, 니.. 그게...
수십 개의 눈이 백우를 주목하고 있었어. 학생들의 적의와 호기심이 가득 찬 시선 한가운데 놓인 백우는 초조해졌어. 자기야 아웃팅을 하든 말든 상관없는데.. 주일룡은 아니잖아. 멀쩡하게 여자 잘 사귀던 남자가 별안간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커밍아웃 아닌 커밍아웃을 하게 됐으니 이걸 어떻게 수습을 해야 할지 생각만 해도 눈앞이 깜깜해졌지. 주일룡은 학과에서 제일 잘생긴 것만 아니라 교수님도 탐낼 정도로 공부도 잘했어. 말하자면 전도유망한 청년이랄까. 그런 애를 자기가 망쳐놨다는 자괴감마저 밀려들 찰나였지.
선배, 제발 나 버리지마요.
대답을 망설이는 백우를 보던 주일룡이 애원하는 동시에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주륵 흘러내린 거야. 백우는 더더욱 당황할 수밖에 없었어. 무슨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잘생긴 남자가 눈물 한 방울을 톡 떨어트리는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니까 어딘가에서는 아... 하고 안타까운 탄식마저 터져 나왔지. 누군가는 이쯤하고 받아줘라 하는 핀잔 섞인 타박까지 했고.
아... 아냐. 그런 거. 내가... 잘못했어. 일룡아.
마침내 모든 걸 체념한 백우가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지. 말하면서도 이게 맞나? 이래도 되는 건가 싶어 미치겠는데 말이 끝나자마자 팔을 뻗어온 주일룡에게 끌려가 품에 안기고 말았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던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고 누군가는 비난도 했지. 주일룡을 짝사랑하던 누군가는 울음을 터트리며 자리를 떠나기도 하고. 백우는 그저 착잡한 심정으로 주일룡이 울먹이며 나 안 버려줘서 고마워요 선배. 하는 소리를 들었지. 뭔가 정말 기쁘면서도 묘하게 낚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달까.
그리고 백우 감이 맞은 거면 좋겠다. 전부터 백우를 노리고 있던 주일룡이 이번 기회를 이용해서 아예 쐐기를 박아버린 거..
근데 이게 내가 보고 싶었던 게 아닌 거 같은데..🤔 복흑이긴 한데 순정남 주일룡이 보고 싶었는데 더위 먹었나..
룡백
주일룡의 외침과 동시에 주변의 모든 소음이 가라앉았어. 순식간에 복도에는 바늘 하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지경으로 조용해졌지. 복도를 지나가던 학생들은 전부 하던 일과 걸음도 멈춘 채 주일룡과 백우를 쳐다봤어. 그를 아는체하려던 한무리의 여학생들 또한 웃는 얼굴 그대로 굳어버렸지. 그 사이에서 백우는 순간 자기가 꿈을 꾸는 건가 싶어서 자기를 무섭게 쳐다보는 주일룡을 멍하니 마주하고 있었지. 그렇게 한 오초 정도 멈췄던 백우의 사고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할때즘 지켜보는 학생들의 얼굴도 경악으로 물들었지. 당황한 백우가 냅다 소리를 질렀어.
너, 너 미쳤어?
진짜 정신이 다 나갈 것 같았어. 하필이면 점심시간 대라 복도에는 강의실에서 나오는 학생들로 붐비고 있었거든. 맞은편에서는 주일룡의 팬클럽을 자청하는 여학생들의 무리가 백우를 부모의 원수라도 되는 양 째려보고 있었지. 먹버라는 단어에 몇몇 남학생들은 더러운 것이라도 본 것처럼 거리를 두었고 게이를 실제로 본 게 신기한 듯 대부분의 학생들은 흥미로운 시선으로 이 상황을 관망하고 있었어. 사실 백우가 게이라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나 다름없었어. 고등학교 때 일찌감치 성 정체성을 깨달은 백우는 굳이 그걸 숨기지 않았거든.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었어. 남자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걸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았으니까. 백우는 대놓고 말하고 다니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꽁꽁 숨기지도 않아서 눈치가 있는 사람이면 대충 알아채고 피하거나 대놓고 적대감을 드러내는 사람은 걸러가며 살았지. 과에서도 그런 거에 신경 쓰지 않는 동기 몇 외에는 딱히 친분이 있는 사람도 없었어. 그렇게 사람들과 섞이지 않고 조용히 다니던 백우가 하필이면 주일룡에게 마음을 줘버린 거지. 어떻게 봐도 백 프로 이성애자인 주일룡을 말이야. 자기가 게이라는 걸 알면서도 거부감 없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대하는 주일룡이었기에 그냥 한번, 딱 한 번만 욕심을 부려봤던 건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던 거지. 절규에 가까운 백우의 호통에도 주일룡은 여전히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이러는 거야.
대답해요. 나 먹버하려는 거냐고요.
....지,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순간 말문이 다 막혔어. 지금 이 상황에 그걸 따지고 싶냐고. 황당하다 못해 기가 막힌 백우가 소리를 빽 질렀어. 그런데도 주일룡은 눈 하나 깜빡 않고 계속 따지는 거야.
그럼 안 중요해요? 난 선배한테 내 몸도 마음도 다 줘버렸는데 선배는 나 먹버하려고 하는 거잖아요.
아니, 그만, 그만! 지금 무슨 소릴... 아니, 암튼 여기서 이러지 말고 우리 다른 데로..
다급해진 백우가 서둘러 자리를 옮기려 주일룡의 팔을 잡았지. 하지만 주일룡은 남의 시선따윈 안중에도 없다는 듯 고집스럽게 버티며 물었어.
어딜 가려고요. 빨리 말해요. 나 정말 먹버할거에요?
그놈의 먹버!는...무슨... 자꾸 이상한 말 그만하고 일룡아 일단 다른 데로 가서.
싫어요. 빨리 대답해요. 선배가 대답할때까지 나 아무데도 안가요. 나 먹버할거에요? 응?
아, 니.. 그게...
수십 개의 눈이 백우를 주목하고 있었어. 학생들의 적의와 호기심이 가득 찬 시선 한가운데 놓인 백우는 초조해졌어. 자기야 아웃팅을 하든 말든 상관없는데.. 주일룡은 아니잖아. 멀쩡하게 여자 잘 사귀던 남자가 별안간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커밍아웃 아닌 커밍아웃을 하게 됐으니 이걸 어떻게 수습을 해야 할지 생각만 해도 눈앞이 깜깜해졌지. 주일룡은 학과에서 제일 잘생긴 것만 아니라 교수님도 탐낼 정도로 공부도 잘했어. 말하자면 전도유망한 청년이랄까. 그런 애를 자기가 망쳐놨다는 자괴감마저 밀려들 찰나였지.
선배, 제발 나 버리지마요.
대답을 망설이는 백우를 보던 주일룡이 애원하는 동시에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주륵 흘러내린 거야. 백우는 더더욱 당황할 수밖에 없었어. 무슨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잘생긴 남자가 눈물 한 방울을 톡 떨어트리는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니까 어딘가에서는 아... 하고 안타까운 탄식마저 터져 나왔지. 누군가는 이쯤하고 받아줘라 하는 핀잔 섞인 타박까지 했고.
아... 아냐. 그런 거. 내가... 잘못했어. 일룡아.
마침내 모든 걸 체념한 백우가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지. 말하면서도 이게 맞나? 이래도 되는 건가 싶어 미치겠는데 말이 끝나자마자 팔을 뻗어온 주일룡에게 끌려가 품에 안기고 말았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던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고 누군가는 비난도 했지. 주일룡을 짝사랑하던 누군가는 울음을 터트리며 자리를 떠나기도 하고. 백우는 그저 착잡한 심정으로 주일룡이 울먹이며 나 안 버려줘서 고마워요 선배. 하는 소리를 들었지. 뭔가 정말 기쁘면서도 묘하게 낚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달까.
그리고 백우 감이 맞은 거면 좋겠다. 전부터 백우를 노리고 있던 주일룡이 이번 기회를 이용해서 아예 쐐기를 박아버린 거..
근데 이게 내가 보고 싶었던 게 아닌 거 같은데..🤔 복흑이긴 한데 순정남 주일룡이 보고 싶었는데 더위 먹었나..
룡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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