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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6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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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딸랑~ 하고 울리는 풍경소리와 함께  들리는 손님의 밝은 목소리에 오늘은 기분좋은 일들만 가득할것 같은 기분이 든 나오토였음. 


- 어서오세요.. 주문하시겠어요? ^^
- 오늘은 뭐가 좋을까요? 늘 먹던게 나을까요 아니면 어제 먹은게 나을까요?


늘 먹던거? 어제 먹은거? 순간 난감해진 기분에 맞은편에 서서 잘생긴 얼굴에 웃음을 가득담고 저를 보고있는 손님께 양해를 구하고 뒤돌아 수첩을 봐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때 등 뒤에서 구원의 목소리가 들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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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오토상, 저쪽 테이블 빨리 정리해야 할것 같아요. 부탁드릴께요.
- 아, 응.. 알겠어.


주방에서 앞치마를 두르며 나오는 나오키의 모습에 작게 한숨을 쉰채 카운터 옆에 놓여있는 트레이를 들고 급히 테이블쪽으로 발을 돌리는 나오토의 뒷모습을 보던 나오키는 제 눈앞의 손님에게 싱긋 웃어보임.


- 손님, 어.제 어떤걸 드셨을까요?
- 미안.. 어쩌면 혹시 나오토상이 내가 어제 안왔다는것 정도는 알지 않을까 했죠. 이렇게 잘생긴 얼굴이면 어렴풋이라도 기억하지않을까 했는데.. 안통하네..
- 하하하하.. 너랑 알게된후로 제일 웃겼다. 
- 나오키상 웃음소리 들으니 좋네요..


눈앞의 손님과 아는 아니 친한 사이 인건지 평소 보기힘든 큰소리로 웃으며 대화를 하고있는 사장을 슬쩍 보던 나오토는 왠지모르게 가슴 한켠이 답답해짐과 동시에 섭섭한 마음이 밀려와 작은 어깨를 한껏 움츠리게 됨. 그리고는 둘의 모습을 곁눈으로 훔쳐보며 테이블을 닦던 자신의 움직임이 조금 느려짐을 느끼고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정신을 차리고 빠르게 테이블을 정리해 주방으로 들어감. 


- 괜찮겠어요?
- 뭐가?
- 나오토상, 속상해 하는것 같은데?
- ...
- 따라가봐야 하는거 아니에요?
- 이따가.. 뭐 마실래?
- 아이스커피 주세요.
- 라떼도 아이스로 줄까?
- 응?

- 네, 얼음은 간걸로 반만 넣고 휘핑크림은 듬뿍 올려주세요. 


언제 들어온건지 자신의 뒤에서 들리는 낮은 저음에 뒤를 돌아본 강짱은 가만히 저를 내려보는 오미의 짙은 눈빛에 움찔했음. 하지만 아무렇지 않은척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내 나오키에게 내미는 순간 뒤에서 나온 크고 두툼한 손이 강짱의 어깨를 안아 조금 뒤로 물리고는 다른손에 든 검정색 카드를 내밈. 계산을 끝낸 나오키가 건내주는 카드를 받아 자리로 갈때까지도 강짱의 어깨를  움켜쥐고 있는 오미의 손이 풀리지는 않았음. 
평소 자신에게 보이던 둘의 모습과는 다른 분위기에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들을 지켜보다 주문받은 음료를 만들어 전달한 뒤 그때까지도 나오지 않고 있는 나오토가 먼저라 안으로 들어가보는 나오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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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키가 주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본 오미는 제 앞에 놓인 아이스라떼를 한입 마시고는 고개를 숙인채 컵속에 있는 얼음만 쳐다보고 있는 강짱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봄. 꽤 긴시간 저를 보고있는 오미의 시선을 모를리 없겠지만 강짱은 고개를 들지도 않고 여전히 눈앞에 놓여있는 커피만 보고 있었음.


- 그 일 없었던 걸로 할 생각 없다는 거 너도 알꺼야. 
- ...
- 그러니 이제 받아들여. 난 너 포기안해.










매일 기억이 리셋되는 그래서 모든 게 두려운 나오토가 유일하게 기억하는 사람이 자신이 일하고 있는 카페의 사장임. 자신의 삶을 천천히 정리하기 위해 여행을 다니다 우연히 들린 곳이 나오키의 카페였음. 카페는 말할 것도 없고 동네도 마음에 들어 며칠 머물기로 한 나오토를 며칠간 지켜보던 나오키가 마침 직원을 구한다며 정해놓은 곳이 없다면 여기서 숙식하며 일하는 게 어떠냐는 권유를 들은 나오토는 자신을 며칠 봤으면 알 것 아니냐 지금 제 상황이 일을 하기 어렵다 하며 사양하지만 자신이 다른 건 다 혼자 할 수 있는데 손님 응대가 좀 어렵다며 도와달라 말을 하고 이곳에서 지내는 짧은 시간 동안 나오키의 따뜻함과 다정한 마음을 충분히 느낀 나오토는 이곳에서 일을 하기로 함. 그렇게 지내보니 이제는 삶을 정리할 준비를 하기보다 이 사람과 더 오래 있고 싶다는 생각을 매일 하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나오키의 짐이 될게 분명했기에 그 마음을 꼭꼭 숨겨둠. 하지만 그걸 모를 나오키가 아닌지라 나오토가 더 편히 오래 머물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해줌과 동시에 나오토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있음. 자신도 나오토와 계속 가능하다면 평생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기에..

한편 나오키의 후배인 강짱은 이른 나이에 결혼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이혼을 하면서 결혼생활을 했던 지역을 떠나 나오키가 살고 있는 곳의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고 거기서 오미를 만남. 사회에서 만났지만 오랜 친구처럼 익숙하면서도 편한 사이가 될 수 있었던 건 취향이나 성향이 비슷한 것도 있지만 오미 역시 이혼을 겪었다는 공통의 아픔이 있었기에 더 친근감을 가질 수 있었을 듯. 그렇게 친구로 동료로 편안한 사이로 지내던 둘의 관계에 변화가 생기게 된것은 하룻밤 때문이었음. 프로젝트가 성공을 하고 오랜만에 참석한 회식에서 팀원들이 주는 술을 거절하지 않고 마시던 둘은 결국 취하게 되었고 만취한 그들은 근처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 것임. 사실 처음부터 강짱에게 묘한 호감을 갖고 있던 오미는 이 일로 자신의 마음을 확실히 깨닫고 적극적으로 다가가지만 그저 잘 맞는 좋은 친구라 생각했던 강짱은 친구를 잃는 게 두려워 없던 일로 치부하고 전과 같은 사이로 돌아가길 원함. 하지만 다시 친구로 돌아갈 생각이 없는 오미는 강짱을 몰아붙이듯 구애를 하게 되는 이야기가 보고 싶다.


 


삼대 나오나오 나오비 오미강짱 오댕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