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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의 커다란 후드와 팬츠,
청결한 섬유유연제향이 가득한 히라의 옷에 깔려 키요이는 마치 품에 안긴 것 같은 착각이 들었어

히, 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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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판이 벌어지고 히라의 손에 이끌려, 기사님이 딸린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설마하던 히라의 집이었음
게다가 히라 잠깐 통화 하더니 오늘 조퇴처리했으니까 걱정말라고는 머뭇거리는 키요이를 욕실까지 데려다줬겠지

천천히 하고 나와.

히라가 문을 닫자 그제야 키요이가 욕실 바닥에 주저앉았어
아까는 경황이 없었지만 하필이면 킹 앞에서 못난 모습을 보이다니 비참해 죽을것 같았거든

겨우 고개를 들어 거울을 바라보자 머리도 몸도 빨간색으로 젖어 놀랄정도로 추한 꼴이라 키요이는 다시 조용히 울음을 터트렸어
자신은 바보같은 모습만 보이는데 킹은 항상 자비롭고 다정하고 저를 구해주기까지해서 더더욱 힘들었음

키요이 한참 울다가 부어버린 눈으로 나오는데 마침 히라가 갈아입을 옷을 들고 오는 참이었음
그런데 가운 차림의 키요이를 보고는 조금 길게, 부자연스러울정도로 계속 쳐다봤을거임
아무래도 빨갛게 변한 눈가 때문이라고 짐작한 키요이 부끄러워서 고개 푹 숙인채 제 눈을 비비는데 갑자기 가까이 다가온 히라가 키요이의 손을 잡았음


고고하고 쿨한 히라지만 이런 얼굴은 처음이었어
새까만 동공, 마치 먹이를 눈 앞에 둔 맹수같은 눈을 하고있어서 키요이는 몸을 부르르 떨었겠지
물론 키요이는 그 눈빛의 의미를 모르고 그저 히라가 화가 난건가 싶어 조마조마한 얼굴로 히라를 올려다봤음

히라..?

키요이의 머뭇거림에 그제야 평소대로 돌아온 히라가 씩 웃으면서 키요이 손에 옷을 들러줬어

... 갈아입고 나와.

하지만 히라의 시선은 고정되어있었고 키요이에게 옷을 들러준 손도 마찬가지로 잡고 있었음

히라는 키요이에게 있어서 킹이자 신과 다름없는 존재라 이런 사사로운 접촉과 묘한 시선에도 언제든지 키요이의 몸과 마음을 널뛰게 만들었음
게다가 그 아름다운 얼굴이 너무나 가까이 있어 키요이의 몸을 힘들게 만들었거든
당황한 키요이가 가운 속 날뛰는 제 자신을 진정시키려 급하게 뒤를 돌을때였어
하필이면 삐끗하는 바람에 저를 붙잡고 있던 히라와 함께 우당탕탕 넘어진건.. 게다가 히라의 옷들도 보기 좋게 한바퀴를 돌아 두사람 머리 위로 떨어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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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히라..

우연치고는 너무 야릇한 자세로 히라 밑에 깔리게 되었음
제 실수 때문에 히라까지 넘어지게 한것 같아 키요이가 다시 울고싶어질 때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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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룻바닥에 살짝 긁혔는지 키요이의 손가락에 피가 배어나온걸 본 히라가 혀를 내밀어 핥아주기 시작했거든
마치 신이 상처를 치유해주듯 경건한 의식처럼 느껴져 키요이는 딱 기절할것 같았어
하지만 이런 숭고한 행위와 동시에 서버린 자신이 한심스러워져 생리적인 눈물을 흘리자 히라는 거침없이 키요이 눈가의 눈물을 핥았음

아아.. 히라아..

눈가, 콧대, 뺨 그리고 입술
그리고 히라가 키요이의 뒷목을 끌어당겨 좀 더 깊숙히 입을 맞췄지

키요이의 첫키스였어.. 히라가 가져간 것은

사실 히라를 좋아해도 키스까지, 아니 이렇게 닿는것까지 생각치도 못한 키요이라서 얼떨떨한 감정이 컸을거임
그래도.. 그래도 좋아하는 상대와의 첫키스는 키요이의 혼을 쏙 빼놓기 충분했음

너 날 항상 보고있지.
히라, 가 아름다우니까..
처음엔 변태같다고 생각했어.

아...
히라의 말 한마디에 키요이는 죽고싶어졌음
역시 기분 나빴을까, 너무 끈덕지게 쳐다봐 징그럽다고 느꼈을까? 이런저런 감정이 소용돌이치자 눈물샘이 고장난듯 눈물이 흘렀음

하지만 싫지 않았어.

히라가 엄지로 키요이의 눈물을 훔치고선 다시 입술을 물었음

그 하트도 말이지.

.. 수학여행의 밤. 옆자리의 히라가 잠들어 있었을줄 알았는데 깨어있었나봐
몰래 아주 조심스럽게 그렸다고 자부했건만..

좋아해.

하지만 지금 히라에게 엄청난걸 들은것 같았어
마치 머리에 폭죽이 터진것처럼 임팩트가 큰 말들이었으니까
네가 계속 신경쓰였어, 예뻐, 라는 말이 키요이의 머릿속에 둥둥 떠다녔음
게다가 저도 무슨말을 내뱉는지도 모른채 울면서 히라의 이름을 불렀고 또 좋아해, 사랑해 말도 끊임없이 중얼거렸어
물론 히라도 몇번이고 똑같이 좋아한다고 대답해줘 키요이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음
좋아하고 동경하던 대상과 이렇게 이어질 수 있다니, 키요이는 히라의 목을 껴안은채 지금이 마치 꿈결같다고 느꼈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데다 키스로 말랑해진 분위기에 둘은 거칠것 없었음
히라가 키요이의 여린 목에 소유의 표시를 남기고 본격적으로 목욕가운 속에 손을 넣자 키스를 받아주던 키요이가 조심스럽게 손을 막았어

히라아..
키요이?
미안.. 나, 나 조심해야 해...

세상에는 임신 출산이 가능한 남성도 여럿 있었음
여자보다 수는 적지만 극히 드문 일은 아니라 검사를 통해 가능하지 않은 체질, 가능한 체질 이렇게 나뉘곤 했어
물론 히라는 가능한 체질이 아니었기에 키요이의 한 마디에 간과한 사실을 마주했지
히라가 천천히 키요이의 목덜미에 고개를 떼자 키요이가 제 아랫배를 문질렀음

나 실은 임신도 가능해서..


키요이는 무서워, 라는 의도로 말하려 했겠지만 히라에겐 조금 도발적인 의미로 들려졌을거임




히라키요이 맇쿠유세이
앎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