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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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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요이가 아프다

새벽에 물을 마시기 위해 일어났는데 그 때부터 키요이의 몸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계속 잔기침을하고 코를 훌쩍이길래 이마에 손을 대어 보았더니 열이 나고 있었다

“키요이”

“…”

“키요이, 자..잠시만 일어나봐”

“..히라?”

“여..여기 물 가져왔어..어..어서 마시자”

주방에서 따뜻한 물을 컵에 따르고 키요이를 깨워 마시게 하였다

“히라, 나..진짜..아픈 것 같아..”

순간 나는 키요이 없이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요이가 죽는다면 나는 그 후에 즉시 스스로 목숨을 끊을거야. 그리고 키요이는 별이기 때문에 내가 닿을 수 없는 신성한 제단에 묻히고, 나는 돌로 ‘아.. 이런애도 지구에 살았구나’ 정도의 표시만 해도 좋을 것 같아. 정말 옆에 같이 묻힌다는건 상상도 할 수 없어. 그렇게 하면 나랑 키요이를 죽어서도 같은 선상에 놓는다는 거니까. 그러니까 우리는 죽으면 다른 공간으로 분리되어야해. 그리고 다음생 같은게 있을지 모르겠지만, 만약에 존재한다면 그 때는 정말로 돌로 태어나서 키요이ㄹ..”

“히라, 머리 아파”

키요이에 의해 말이 끊겼다

“미..미안, 그..금방 약이라ㄷ..”

“그리고 누가 죽는다는거야? 내가 언제 죽는다고 했어?”

“그..그건 아니지만, 호..혹시나 그럴 겨..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또, 내가 죽으면 도망가려는거야? 넌 죽어도 내 옆에 있어야해”

역시 킹은 마음이 넓다
나와 죽어서도 함께 있어주겠다고 한다

”ㅇ..응! 죽어도 같이 있을게”

“..하 아무튼 나 아프니까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그냥 조용히 옆에 있어”

아까보다 얼굴이 더 빨개진 키요이는 다시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나는 열을 내리기 위해 키요이 머리위로 차가운 물수건을 얹어 보기도 하고 얼음팩을 가져와 얼굴에 가져다 주기도 했다
그리고 쿨링시트를 이마에 붙여주었다

그 순간 키요이가 나의 손을 이끌어 얼굴을 감싸쥐게 했다

“..이게 좋아”

키요이의 뜨거운 볼이 한손에 들어온다
정말로 많이 아픈 것 같은데 밖에서 약이라도 사와야 할 것 같다
.
.
.

잠시 뒤, 키요이가 잠에 든 것을 확인하고 감기약을 사기 위해 나왔다
새벽이어서 근처 약국들은 문을 열지 않았지만, 자전거를 타고 조금 더 가면, 편의점이 있어서 급하게나마 여러 종류의 감기약을 살 수 있었다
마침 눈에 진저에일이 들어와 같이 챙겼다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키요이가 문밖에 서있었다
이마에 쿨링시트를 그대로 붙이고 어깨에는 나의 가디건이 걸쳐져있다

“키요이 아픈데 ㅇ..왜 나왔어?”

“내가 어디 가지 말고 옆에 있으랬지”

“그..그래도 약사러 가야하니까..ㅁ..미안 키요이”

“..나 버리고 도망간줄 알았잖아”

“키요이가 나를 버리는건 가능하지만, 내가 키요이를 버리는 일은 없을꺼야, 신이라면 그렇ㄱ..”

“들어가자, 춥다”

다시 한 번 키요이에 의해 말이 끊겼다
.
.
.

키요이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누워 옆자리를 톡톡 쳤다

“너도 옆에 누워”

“시..실례하겠습니다”

키요이 옆에 나란히 누우니 키요이가 춥다며 내 품으로 파고든다
이불을 목까지 덮어주고 키요이를 끌어안아 토닥토닥 쓰다듬어주었다

“키요이 약 먹어야 하는데..”

키요이는 히라의 손길을 느끼며 잠이들었다
그리고 히라의 걱정과 달리 다음 날 아침 키요이는 말끔히 나아있었다


앎그 히라키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