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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30 17:26
쿠로아다가 30대, 타니용주는 10대인 걸로 ㅇㅇ
무려 띠동갑이 넘도록 나이 차가 있다 보니 각자 본인 늦둥이 동생들 업어주고 먹여주고 입혀주고 보살폈겠지….
다만, 또래에 비해 덩치도 크고 성질도 불 같은 면이 있던 타니였기에 쿠로사와는 일찍이 그 성깔을 알아보고 못된 길로 빠지지 않게 때로는 엄격하게 가르쳤다면 용주는 그 반대여라 ㅋㅋㅋ 언뜻 거칠어 보이긴 하나, 단순하고 체격도 말랐던 용주였던지라 아다치도 말괄량이 같은 모습 귀여워하면서 웬만하면 혼냈던 일이 거의 없었으면….

한편, 타니랑 용주는 소꿉친구 관계였음
막상 위로 있는 형들끼리는 딱히 서로 친하진 않은데 타니는 어릴 때부터 용주랑 놀러 자주 오다 보니 아다치랑도 잘 아는 사이였으면 ㅇㅇ
자기한테 때때로 엄하게 구는 친형과 달리 항상 상냥하고 다정한 아다치를 타니가 싫어할 리 없지… 더군다나 상당히 사려깊은 배려에 감동한 것도 있고, 용주나 아다치나 둘 다 타니보다 작고 토끼같으니까 용주 짝사랑하는 거랑 별개로 아다치까지 쌍으로 귀여워하는 중 ㅋㅋㅋ

근데 타니용주가 고등학생이 됐을 때, 쿠로아다가 사귀기 시작하며 넷이 교류하는 일이 더 많아지면서 세대 차이라든가 미자와 성인의 관점 차이 때문에 간간이 생기는 에피소드가 개웃길 것 같음

뭐, 예를 들어 직장에서 좆같은 일이 있었다고 하면 쿠로아다가 둘이 그 얘기를 할 때 미자인 타니용주는 겪어 본 적이 없으니 뭔 소린지 모르니까… 근데 대충 부조리한 갑질이란 내용이란 건 알아들으니까 패기 돋게 그러는 거지


”아니, 형아. 그걸 왜 참구 있어!! 확 갈겨 버렸어야지!“

”그래요, 키요시 형. 예전부터 형은 너무 착하다니까.“


둘이 으르릉거리지만 현실을 사는 어른이 된 지 오래인 쿠로아다는 그저 동생들이 귀여울 뿐이고 ㅋㅋㅋㅋ
그렇지, 마음 같아서는 들이받고도 싶지만 남의 돈 받으며 먹고사는 사회인 입장에선 빡치는 일이 있어도 참아야 하는 때가 더 많은 법임…. 아직 애기들이라서 할 수 있는 말들이니 적당히 장단 맞춰 주면서 달랠 듯


평소에도 이러는 만큼 쿠로아다는 어쩌다 동생들 혼낼 때도 절대로 밀린 적이 없을 것 같음…
일단 쿠로사와는 가차없이 때려서라도 훈육할 것 같지만 의외로 폭력으로 조지는 타입은 아니고, 당근과 채찍을 정말 잘 활용할 듯 ㅋㅋㅋㅋ 타니도 날티나는 겉모습과 달리 에너지가 넘쳐서 그런 거지 선 넘게 깝치는 놈은 아니라서 형이 혼내면 고분고분 굴긴 함…. 게다가 평소엔 꽤 자상한 성격이고 범접할 수 없는 어른이란 느낌의 거리감도 있는지라 화나서 정색하는 쿠로사와가 타니에겐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지

사실 타니가 쿠로사와한테 못 개기는 결정적인 이유는 쿠로사와가 사실상 타니에게 있어서 아빠 같은 포지션이어서?
바쁜 엄마 아빠 대신에 타니 갓난 애기 시절부터 기저귀 갈아주며 키워왔고, 타니 눈에는 언제나 자기보다 거대하고 멋진 어른 그 자체였기에 아빠 같은 존재이자 동경의 대상이었음

오죽하면 초딩 때도 학부모 참관 수업을 앞두고, 쿠로사와를 붙잡고는 “형이 아빠 해 줘. 나한테는 형이 아빠란 말이야.“ 하며 친아빠 대신 참석해 달라고 매달려 울고불고 떼쓴 적도 있고 ㅋㅋㅋ 쿠로사와는 그렇게 자기만 보는 동생 타니가 귀엽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안쓰러워서 안아들고 달래느라 고생했음
그랬던 타니가 쑥쑥 자라 중학생이 됐을 때도 또래에 비해 덩치가 커지고 활동적인 성향이 크디는 걸 알아본 쿠로사와는 타니가 제 힘을 믿고 친구를 괴롭히거나 폭력적으로 굴지 않도록 가정교육에 힘썼고, 타니도 쿠로사와의 말을 이해했음 그래서 의외로 타니가 덩치 크고 힘도 세긴 하지만 막상 학교 다니면서 싸운 적은 별로 없었으면 ㅋㅋㅋㅋ

그런데 한 번은 타니가 고등학교 딱 올라오고 나서 진짜로 크게 싸움이 났던 바람에 쿠로사와가 교무실 불려오게 됐음….
처음에는 타니가 같은 반 친구들을 폭행했다는 소식에 처음엔 화도 났지만 진정하고 타니를 믿어 보겠지 ㅇㅇ 자기가 그렇게 가르쳤는데 타니가 이유도 없이 그럴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고, 타니도 생각이 깊은 아이인 걸 잘 알고 있었으니까!

학교 와 보니 시무룩한 얼굴로 겁 먹은 듯 시선 피하는 타니의 얼굴은 엉망진창으로 터져 있고, 교복도 너덜너덜해져 있지, 걸을 때마다 절뚝거리는 걸 보고 억장 무너지던 쿠로사와…. 정작 타니가 팼다던 애들은 상처는 좀 화려하게 달고는 있었어도 셋이었던 데다, 멀쩡하게 잘 걸어다님
쿠로사와가 황급히 타니에게로 가 상태 살피는데, 상대 쪽 애들 부모들은 타니만 손가락질하면서 비난을 퍼붓고…. 심지어 “생긴 것부터 양아치 같다”며 막말까지 해대는 거 보고 쿠로사와 꼭지 돌았음

나중에 사정 알고 보니 그 셋이 반에서 약한 아이들을 자주 괴롭혔고, 보다 못한 타니가 그러지 말라고 경고하다가 먼저 한 대 맞고 뚜껑 열려서 들이받은 것… 근데 겉보기엔 타니가 셋보다 체격 좋은 것도 있고 혼자서 세 명을 상대하고 있으니 선생님들이 오해했던 거고….
정황 알게 된 쿠로사와가 분노해서 조곤조곤 살벌하게 교무실 뒤집고, 상대 부모와 학생들 협박까지 하겠지

”당장 제 동생에게 사과하세요. 끝까지 발뺌하겠다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당신들의 자녀들이 괴롭힌 학생들, 목격자들의 증언, 오늘의 일까지 이지메에 대한 소재로 언론사에 제보해서 최대한 공론화시킬 테니까요. 이 아이들은 얼굴부터 이름, 나이, 지역까지 전부 알려지게 되겠죠. 그리고 선생님?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타니를 가해자라고 표현하며 야단치신 것, 타니가 얼마나 상처받았을지는 관심조차 없는 태도 잘 봤습니다. 학교장 면담은 물론, 필요하다면 교육청 민원까지 동원할 테니 끝까지 가 보죠.“

서슬 퍼런 협박에 교무실은 한바탕 난리가 나고 쿠로사와는 끝끝내 타니에 대한 사과, 그리고 추후 타니에게 불이익을 가하지 않겠다는 약조까지 받아내겠지….
사건이 끝나기까지 타니는 자신을 뒤로 보내고 선생님, 가해 학생들, 그들의 부모들과 맞서 싸우는 제 형의 든든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몰려오는 동경심과 감동, 그리고 자기 때문에 형이 학교까지 불려와서 이러고 있다는 죄책감 등 여러 가지 감정에 끙끙 앓았음
그러다 모든 게 끝나고 나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많이 다쳤냐며 묻는 쿠로사와랑 눈 마주치자마자 뿌앵 울어 버리고 ㅋㅋㅋㅋㅋ 눈물이 많은 편도 아니고 내심 자존심도 센 녀석이 얼마나 서러웠는지 제대로 말도 못하고 우는데 쿠로사와는 굳이 타니를 혼내지 않고 품에 안아서 머리 쓰다듬으며 달래 줬지….

그날, 절뚝거리며 걸을 때마다 아파하는 타니를 보다 속상했던 쿠로사와… 결국 타니는 즈그 형에게 업혀서 집에 갔음 ㅋㅋㅋㅋ 형의 너른 등짝에 업혀 가며 늘 보는 멋진 뒷모습애 타니는 제 형보다 멋진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을 거란 확신을 가졌지
그리고 쿠로사와 또한 타니가 이제 고등학생인 만큼 쑥쑥 커서 더 어릴 때와 비교도 안 되게 무거워졌지만 오늘 자기 앞에서 엉엉 우는 걸 보니 여전히 애라는 거 실감했음 몸만 컸을 뿐 여전히 애정을 필요로 하고, 보살펴줘야 하는…. 그러니 단순히 타니의 키가 커졌다고 해서 어른스러운 것까지 강요하진 말아야겠다고 깨닫기도 하겠지

타니는 괜히 쿠로사와에게 업히기까지 한 게 미안해서 답지 않게 소심한 목소리로 물었음


”형, 나 무겁지 않아? 힘들면 그냥 내가 걸어서 갈게. 이 정도 아픈 건 참을 수 있으니까.“

”괜찮아. 소중한 동생이 아파하는 걸 보기만 하는 것보다 이쪽이 훨씬 좋아. 형으로서 당연한 거지.“

”이런 일로 학교에 오게 만들고 싶진 않았는데. 형은 바쁘기도 하고, 실망시켜서 미안해….“

”… 기특하네. 다른 사람을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낼 줄도 알고. 그런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예전에도 그랬지만 타니는 이후로도 의외로 사춘기로 인한 반항 같은 것도 없이 순탄하게 지나갔을 듯 ㅋㅋㅋㅋ
아무리 지 덩치가 커졌어도 즈그 형은 넘사라는 거 확실히 알고 존경하는 만큼 서열이 너무 확실히 잡혀 있어서 개길 생각 못했겠다….

그러나 아다치와 용주의 경우는 결이 좀 달랐는데, 에너지 넘치고 까칠한 용주에게 아다치가 마냥 휘둘릴 것 같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림
아다치는 평화주의자에 소극적이고 순둥순둥한 성격이니만큼 용주에게 화내거나 엄격하게 구는 일이 그닥 없는데, 용주가 왁왁대도 단호하게 제지하기보다 허둥지둥하며 “용주야아… 진정해 ㅠ” 하고 소심하게 말리는 일이 대부분임
그래서 타니나 쿠로사와는 은연 중에 아다치를 마냥 약하게 생각하는 편견 같은 게 있었음
그래도 용주는 못된 애가 아니라 괜히 즈그 형 만만하게 보고 반항한다거나 그런 일은 없었고, 용주도 아다치 엄청 좋아해서 한 번 말할 때 잘 듣는 편임



근데 그러다 쿠로아다가 30살 돼서 연애 시작한 뒤에 문제가 하나 터졌음….
한 번은 중딩 때 용주가 친구 잘못 사귀어서 물들 뻔한 거 타니도 어찌하질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용주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거에 깜짝 놀랐었음
용주는 걍 딱 잘라서 ”형한테 혼났어.“ 라고만 했던지라 뭔 일이 있었는지까진 모르고 ㅋㅋㅋㅋ 걍 키요시 형이 용주 이러는 거 보다 못해서 야단 정도 쳤나 보다 했는데….

원래도 뭔가 하도 다니는 꼬라지가 좀 양아치 같아지길래 아다치도 눈치는 채고 있었음 용주가 늦게 들어오거나 몸에서 담배 냄새가 날 때도 있고…. 학교에서 담임 선생님께 ”용주가 요즘 불량한 무리와 어울린다, 가정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라는 내용의 전화도 받고….
그렇게 변해가는 용주의 모습에 아다치도 참다 못해 진지하게 긴 대화의 시간을 가지며 용주가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차근차근 설득을 통해 해결했겠지
그 결과, 용주는 아다치의 말을 이해하고 자기가 어울리던 양아치 친구들을 손절했으나 거기서 부작용이 생길 거라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음

가장 먼저 알게 된 사람은 역시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타니였고….
자기들과 잘만 놀던 용주가 갑자기 손절을 선언하고 등돌린 것에 앙심을 품은 양아치 무리가 용주를 괴롭히기 시작했음
같은 학교에 다니는 소꿉친구 타니는 진작 이 사실을 눈치채겠지 그러나 용주는 타니의 걱정에도 늘 괜찮다는 대답만을 할 뿐이었음
성깔 같아서는 다 뒤집어 엎어도 모자란데 형이 걱정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무런 사고도 치지 않고 그저 묵묵하게 이지메를 견뎌낼 뿐인 용주, 참다 못한 타니가 끼어들어 주동자들에게 경고를 날리며 제지하기도 했지만 그때 뿐이지 괴롭힘은 계속해서 이어졌을 것
그리고 사실 용주나 타니나 아다치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큰 충격을 받고 혼란에 빠져 운다거나, 안절부절할 것이 눈에 훤해서 숨기고 있던지라 아다치는 한동안 몰랐겠다
그러던 어느 날, 상냥하지만 다소 못미더운 면도 있는 착한 형이라는 아다치의 이미지가 타니용주에게서 완전히 뒤바뀐 일이 일어났음

사실 우연찮게 일어난 일이긴 했는데, 하교 중이던 타니용주를 아다치가 데려다가 밥 사 주고 같이 산책 중이던 도중에 용주를 괴롭히는 양아치 무리를 마주치게 된 것….
가족으로 보이는 아다치가 지켜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나서 용주를 조롱하는 그들의 모습에 타니가 앞을 가로막았고, 용주는 괜찮다며 타니와 아다치를 끌고 자리를 벗어나려 했음
집에 가게 돼서 아다치가 울기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하는 마음에 어떻게 형을 달래 줄지 고민도 하면서….
근데 가만히 그 상황을 지켜보던 아다치가 의외로 용주의 앞에 서더니 용주를 괴롭히던 학생들에게 한마디 함


“너희들, 여태 내 동생 괴롭히고 있었어?”


아다치의 차분한 물음에 주동자들은 비웃으며 “그렇다면 어쩔 거냐”라는 대답을 내놓았음
딱 봐도 아다치는 싸움을 잘할 것 같이 생기진 않았으니 만만하게 본 거라는 걸 파악한 타니는 재빨리 끼어들었음
싸움도 잘하는 양아치들이라 만약 폭행이라도 벌어지게 된다면 머릿수도 딸리는 만큼 타니는 아다치와 용주 둘 다 지킬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 용주도 싸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싸움꾼들 여럿을 상대할 순 없었음
그러나 흉흉해지는 분위기에도 아다치는 동요하지 않고 침착하게 그들에게 경고함


“… 내 동생 괴롭히지 마. 나는 용주의 친형이고,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수가 한 사람을 괴롭히는 건 옳지 않은 일이야. 지금 이 자리에서 멈춰 줬으면 해.”

“키요시 형, 그냥 가요. 쟤들은 말보다 주먹인 놈들이니까 여기서 이래 봤자 소용 없을 거예요.”

“그래, 형. 내일 학교에서 내가 해결해 볼 테니까 지금은 그냥 가자.“


타니와 용주가 아다치를 붙잡고 제지하지만 아다치는 흔들림 없이 양아치 고딩들을 바라보고 있었겠지….
평소와 다르게 단호한 얼굴이긴 하나, 그렇다고 겁 먹을 놈들은 아니었으니 오히려 삐딱한 대답이 돌아왔을 거임


“아저씨, 가던 길 그냥 가세요. 동생 앞에서 망신당하지 마시고.”


아다치가 노안은 아닌데… 직장인 티도 팍팍 나고, 누가 봐도 어른이란 걸 아니까 약올리기 위해 비아냥대는 거였음
조만간 학교에 방문해야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일단은 타니와 용주의 만류를 받고 돌아서는 아다치, 그러나 곧 상황이 완전히 뒤집히고 말았음

”아, 어른이 고딩한테 쫄아도 되나 ㅋㅋㅋㅋ“

이렇게 조롱하는데도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타니용주와 함께 돌아가려던 아다치가 뒤에서 들리는 마지막 말을 듣고는 말릴 새도 없이 뚜껑이 열려 버렸음

”나대지 마세요. 동생 입원시켜서 자퇴하게 만들고 싶은 거 아니면.”

이 말을 끝으로 그대로 돌아가 목소리의 주인인 학생은 믿을 수 없는 소리와 함께 얼굴에 주먹을 맞고 불썽사납게 날아가 나뒹굴었음
꿈인가 싶은 상황에 타니와 용주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고, 아다치가 다치겠다 싶어 말리려는데 이내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겠지….
아다치가 특별히 스펙이 좋은 건 아니긴 해도 한창 전투력과 맷집이 절정을 찍을 시기인 30대 남성이라면 쌈질 좀 해 본 고딩 몇 명쯤 접어 버리는 건 일도 아니었음
어린 미성년자니까 어른이 줘패는 것도 보기 좋은 일은 아니기도 하고 잃을 게 있으니 그냥 봐주는 건데 만만하게 여기고 설치는 애들은 항상 있지

그렇게 아다치에게 처음에 제대로 맞은 애는 아예 정신을 못 차리고 있고, 싸움 기술이나 이런 게 있는 것도 아니라 때리면 그냥 맞아 주는데도 일방적으로 셋을 털었음
한 대, 한 대 때릴 때마다 애들이 그냥 날라다니니 타니랑 용주는 “형, 얘네 죽겠다!!!” 하면서 아다치를 뜯어말리고 있는 판이고 ㅋㅋㅋ 타니용주 둘이 붙어서 뜯어말리는데도 극대노한 아다치에게 힘으로 밀려서 끌려다니고 죽을 맛이었지
평소에는 선배가 일 떠맡기면 퇴근 늦는다고 우울해하거나 용주가 까불면 허둥지둥, 때로는 동생들에게 아저씨 취급당하고 시무룩해하는 등 정말 평범하고 순한 그런 30대 직장인일 뿐이던 아다치였기에 둘에게 정말 충격적인 기억으로 남았음

그렇게 혼자서 양아치 넷을 곤죽으로 만들어놓고…. 타니가 “형, 형!! 이거 신고 들어갔을 거예요. 경찰 올지도 몰라요!” 하며 말리는 소리에 그제서야 잠잠해진 아다치, 두 동생들 뒤로 보내고 고딩들에게 살벌한 협박도 해 줌


“우리 용주한테 무슨 일 생기면… 니들 척추부터 뽑아서 교무실로 부쳐 버릴 줄 알아.“


정말 꿈인가 싶은 순간이 지나고 나서 타니랑 용주는 아다치와 함께 집 가는 내내 어안이 벙벙했을 듯….
분명 평소 이미지대로라면 아다치가 털렸어야 하는 게 맞는데 이게 무슨 일?
그러나 실화라는 걸 증명하듯이 얼굴에 시퍼런 멍자국을 달고 입술도 터져 있는 아다치, 둘은 가면서 이런저런 걱정을 하겠지 특히 용주는 아다치 얼굴의 상처들을 보며 거의 울먹이고 있을 정도였지

”… 형, 갑자기 왜 그런 거야? 그냥 넘어가지. 난 진짜 괜찮은데.”

“그래요. 어쨌든 속은 시원한데…. 형이 이렇게 화내는 것도 처음 봤고요. 우리 형은 오늘 난리나겠다.“

자신 대신 나서 준 것도 그렇고, 약하게만 생각했던 형이 그렇게나 무섭게 싸울 줄도 알았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던 용주와 타니…. 그러나 아다치는 평소처럼 다정하게 웃어 주며 대답해 주었음


“그게… 원래는 그냥 돌아가려고 했는데. 나중에 교무실로 가서 선생님과 상담을 해 보려고.“

”그런데 왜….“

”용주를 건드리겠다는 말을 듣는 순간…. 그냥 저놈들을 반드시 죽인다는 생각 외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어.“


아다치는 자신이 웃음거리가 되는 것쯤은 상관없었지만 동생인 용주가 위협당한다는 사실에 돌아 버린 거였음
그리고 가만 지켜보던 타니는 동생을 지키기 위해 나서서 싸우던 쿠로사와가 떠올랐지
아마 쿠로사와였어도 아다치처럼 그 불량 학생들을 반 죽여놨을 거라는 걸 타니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겠다
벌레 한 마리 못 죽일 것처럼 마냥 착한 아다치도 가족이 걸리는 순간 아주 무섭게 돌변했던 걸 눈앞에서 목격한 타니와 용주는 여태 내심 아다치를 못미더워했던 것을 조용히 반성하겠지
한편, 그날 타니의 예상대로 쿠로사와가 아주 난리가 났었음 ㅋㅋㅋㅋㅋㅋ 보쿠노 앤제루가 주먹까지 쓰게 만든 맹랑한 놈들 + 감히 내 처제를 위협하고 이지메를? 쿠로사와가 뒤집어질 수밖에 없었지…..
아다치가 입은 크고 작은 상처들을 보며 오열하다가 끝내 이성을 잃고 학교로 처들어가려는 쿠로사와를 셋이서 말리는 등의 해프닝도 있었지만 아다치가 나섰던 이후로 다행히 용주를 건드리는 놈들은 없어졌고, 타니용주는 새삼스레 형이란 존재는 참 대단하구나 하며 쿠로아다에게 많은 고마움과 존경심을 느꼈음


그렇게 훗날, 두 형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란 타니용주는 20대를 보내며 “마냥 어른처럼 느껴졌던 형들도 사실 어린 나이였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될 거고 사회생활도 시작해 30대가 되면 “사회의 무게란…. 무겁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되겠지
그러면서 형들이 자신들을 지켜 주었던 순간들을 추억하며 그때의 형들에게 있어서 자신들이 얼마나 핏덩이로 느껴졌을지도 새삼스럽게 알게 될 거임
물론 쿠로아다 역시도 타니용주가 나이를 먹어가며 성격도 좀 바뀌어가고 하는 걸 지켜보며 걱정도 많이 했을 거고, 신기하기도 했을 거임 본인들도 다 겪었던 건데 ㅋㅋㅋ
그래도 자기들 눈엔 여전히 애기들인데 어느덧 성인이 되어 한 사람 몫을 해내는 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걸 보면 기분이 이상하기도 하고, 어릴 때만큼 자신들에게 의지하지 않으니 그 점이 섭섭하기도 했을 듯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건 쿠로아다는 타니용주에게 있어서 언제나 어른이었고, 타니용주가 몇 살이 되든 쿠로아다 앞에선 늘 아이 취급받는다는 거겠지 ㅋㅋㅋㅋ







마치아카 쿠로아다 타니용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