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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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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이가 실컷 리쿠의 품에서 울고 간 날 밤, 리쿠는 언제 아팠냐는 듯 훨씬 나은 몸상태를 가지게 되었겠지. 그리고 그 날 꿈엔 하얀색의 여우가 나왔으면 좋겠다. 리쿠는 단박에 그 여우가 유세이라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었겠지. 여우는 신이난 듯 리쿠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다가 금방 사라졌음. 리쿠는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다 잘 자, 유세이. 하며 손을 흔들어 주었겠지.

다음 날 기적같이 학교에 돌아온 리쿠는 어제의 아팠던 일을 까먹었다는 듯 다시 활발해졌음. 아침부터 축구가 최고니 농구가 최고니 하는 평범한 남자 아이들의 대화에 끼어서 농구에 대한 열띈 토론을 벌이고 있었겠지. 유세이는 조용히 그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었을 것 같다. 어제의 제 추태 아닌 추태가 생각나기도 하고, 감히 리쿠에게 말을 걸 수 없을 것 같았음. 리쿠를 보면 언젠가 한 번, 제 여우 모습을 보고 웃어주던 그가 생각나서겠지.

유세이, 오늘은 밥 같이 먹자.

리쿠의 말에 유세이는 고개를 끄덕였음. 그리고 저만의 삼단 도시락을 꺼냈겠지. 유세이는 꽤 많이 먹는 편이었고 리쿠는 그의 반도 못 먹는 편이었지만, 리쿠가 먼저 밥을 다 먹는 날에는 리쿠는 조용히 유세이를 지켜보곤 했음. 카메라가 있었으면 저 모습을 찍을 수도 있었겠다, 작게 생각하며 유세이를 지켜보는 게 다였지.

그 날 밤 리쿠의 집 앞에는 누가 보낸 건지도 모를 DSLR 카메라 박스가 놓여있었음. 부모님은 놀라셨지만 리쿠는 그게 누가 보낸 선물인지 알 수 있었겠지. 괜히 우와, 신이라더니 속마음도 읽을 수 있구나, 하며 신기해 하기만 하다 카메라를 박스에서 꺼내 이리저리 둘러보았음.

어쩐지 포장이 허술하더니, 누가 쓰던 카메라인 마냥 카메라는 흙길에 뒹군 것처럼 꼬질꼬질해진 채였음. 리쿠는 이마를 짚을 수밖에 없었겠지. 혹시 도둑질을 한 건 아니겠지? 하며 걱정하던 때 카메라가 켜졌고, 안에 담긴 사진들이 한두장 씩 보이기 시작했음.

그 사진들을 보던 리쿠는 웃을 수밖에 없었겠지. 그야, 사진들은 죄다 초점도 맞지 않을 뿐더러 피사체가 제대로 담겨있지도 않은, 딱 하나 피사체가 담겨있는 사진에는 흰색 여우의 주둥이만 찍혀있는 사진이 있었기 때문일 거임. 리쿠에게 주는 선물에는 꼭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던 유세이가 이리저리 찍어보려 시도했던 흔적들이겠지.

리쿠는 그 중 제일 잘 나왔다고 생각하는, 온통 하얀 여우의 주둥이만 찍힌 그 사진을 프린트하여 자신의 방에 붙여놨음. 아, 이제는 받아들일 때가 된 것 같았지. 나는 저 엉뚱한 여우신과 결혼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유세이가 좋아. 남자라도 좋아. 그렇게 생각하며 유세이가 남긴 흔적들을 한 폴더에 모아두겠지.

졸업이 한 걸음 더 가까워졌음. 리쿠는 어서 청혼할 방법을 찾아야 했겠지. 저 순수한 여우가 저를 두고 도망가지 않게 잡아 둘 방법을. 유세이는 평생 모를 비밀이, 알아도 모르는 척 할 비밀이 하나 더 늘어난 것 같았음.

맇쿠유세이

질질끌고 재미없는데도 봐줘서 항상 ㅋㅁㅋㅁ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