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선아...

자전과 삼독으로 위엄을 두르고 있던 강종주는 저가 키운 아이의 몸 아래에서 흐물흐물 녹아내렸다. 발갛게 달아오른 가슴팍이며 밋밋한 배에 입술을 내리는 위무선은 애타는 부름을 못들은척하며 한껏 정복감에 취해있었다. 입술이 스칠때마다 파르르 떨리는 몸이 못견디게 사랑스러웠다. 강징의 입술을 물고 빨자 눈가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

형장….종주님.

아랫도리를 풀어헤치고 바로 강징의 안에 성난 자지를 파묻은 위무선이 낮은 한숨을 쉬었다. 한껏 달아오른 강징의 내벽이 오물오물 기둥을 조여왔다. 이 순간을 얼마나 상상했는지 몰랐다. 강징의 살구같은 눈이 오롯이 위무선을 담는 순간을, 강징을 갖는 이 순간을. 위무선은 강징에게서 잠깐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집요한 시선에 팔로 얼굴을 가린 강징이 볼을 발갛게 물들였다가 위무선의 목을 껴안았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아양에 얼굴에 뜨끈하게 열이 몰렸다. 강징이 위무선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부군.



헉! 눈을 번쩍 뜬 위무선은 가슴이 오르락내리락 할 만큼 숨을 들이쉬고 내쉬다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불 속 사정이야 안봐도 뻔했다. 꿈에서 깨어나 아쉬운 마음이 반, 꿈이라 다행이라는 마음이 반. 아, 제기랄. 벌써 몇번째인지 모르겠다…..로 형장으로 몽정하는 위무선 보고싶다 오밤중에 몰래 기어나가서 빨래하면서 거하게 현타 맞겠지 자꾸 형장이 다 벗고 꿈에 나와서 울고 싶음 난 배은망덕한 새끼야 엉엉 ㅠ 하면서도 강징이랑 밥먹을때 오물대는 입술에서 눈을 못떼는거
처음 몽정한 다음날은 강징을 도저히 쳐다볼수가 없어서 식사도 전부 거르고 도망다님 그래봤자 강징은 신경도 안썼을테지만…..위무선의 얼굴이 곧장 우울해짐

누구에게나 근간이 되는 기억은 있었고 위무선에게 그건 연화호였음 정확히는 연화호에 몸을 담근 강징이었지 어린 위무선이 한창 수영을 배울때 위무선이 조르는걸 못이긴 강징이 연화호에 몸을 담궜었지 항상 몸을 꽁꽁 감싸고 있던 옷들을 벗고 얇은 한 벌만을 걸친채 유유히 헤엄치는 강징은 신비롭고 아름다웠음 동시에 자유로워보이기도 했어 항상 미간을 찌푸린채 어깨에 무거운 것들을 얹고 다녔던 것과는 다르게 말이야 검은 머리칼이 물결을 따라 일렁였고 젖은 옷자락이 살결을 감쌌지 멍하게 강징이 수영하는 것을 구경하던 위무선은 형장이 이대로 물속으로 사라져 영영 떠나버릴까봐 무작정 물에 뛰어들었지 아직 수영을 완벽하게 배우지 못해 순식간에 물을 먹고 동동대는 것이 고작인 위무선을 강징이 한 팔로 끌어안았음

아직 한참 더 연습해야겠구나

물에 식은 강징의 체온이 살짝 낮았음 젖은 머리카락 가닥이 얼굴에 달라붙어 있었고 노을에 황금색으로 빛나는 물방울이 강징의 턱에서 모여 뚝뚝 떨어졌지 지그시 바라보는 강징의 젖은 속눈썹이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음 그날 강징의 팔에 매달려 뭍으로 나온 위무선은 한동안 우리 횽장은 인어일까를 심각하게 고민했지 열심히 연습해 이젠 운몽강씨 다 되었다고 칭찬을 들은 수영 실력을 선보여도 강징은 크게 반응이 없었음 그저 잘했다, 하고는 머리나 쓱쓱 쓰다듬어주었지 작았던 위무선은 그것만으로도 뛸듯이 기뻐 강징의 다리를 한껏 끌어안았었음 그럼 강징은 당황하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위무선의 볼을 꼬집었지

이제 위무선은 쉬지 않고 연화호 끝에서 끝까지 수영을 할 수 있게 되었고 키도 강징보다 더 자랐음 꼭 그날과 같은 노을이 온 운몽을 비추고 있었지 그 풍경을 눈에 담았음 위무선은 운몽을, 연화오를 사랑했음 강징이 지키고 위무선을 기른 이 곳을

그러나 강징은 항상 위무선을 떠나보낼 준비가 되어있는것처럼 굴었음 위무선이 다 크면 연화오를 떠나는게 당연하다는듯이 그건 가끔 위무선의 심장을 쿵 떨어지게했지

어렸던 날 위무선은 횽장과 언제나 꼭 붙어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익숙하게 종주실로 쳐들어가서 강징의 부사가 될것이라고 선언했음 졸지에 실직 위기에 처한 부사가 저놈보게 하는 얼굴로 위무선을 봤고 위무선을 보고 눈을 깜빡이던 강징은 부사에게 자네 긴장해야겠군 한마디만 했음 억울한 얼굴로 종주를 외치는 부사를 뒤로하고 뿌듯하게 가슴이 차오른 위무선이 달려가 강징의 다리를 끌어안았지 바쁠시간이었음에도 강징은 늘 시덥잖은 일로 종주실로 들이닥치는 위무선을 막지 않았음 강징은 늘 그랬음 위무선은 숨쉬듯이 강징의 다정함을 느낄 수 있었음 바빴던 강징이 간신히 시간을 내 위무선의 손을 잡고 장에 놀러가주었을때나 고소수학에서 쌈박질을 한 위무선때문에 강징이 호출당했을때 같은 순간들에
입술이 쥐어터진 위무선을 보고 강징은 한숨을 쉬었음 운몽에서 고소까지 종주가 직접, 즉시 달려와준거야 고개를 숙인 위무선에게 강징은 아무 책망도 하지 않았음 손을 들어 위무선의 입가를 만지작거리다가 뒤돌아 서슬 퍼런 눈으로 위무선과 싸운 무리를 훑었지 평소 저를 무시하는 말도 흘려넘기던 위무선은 강징을 욕하는 말이 나오자마자 주먹을 갈겼었음 강징의 귀에 더러운 말이 들어가는게 싫으니 저가 입을 다물고 감히 삼독성수 앞에서 했던 욕을 되풀이 할 자신도 없는 놈들도 입을 닫았으니 강징은 아무것도 모를텐데 그런데도 위무선의 편을 들고 걱정해줬단말이야
강징의 묵묵한 애정을 확인할때마다 위무선은 눈물이 날만큼 좋았지만 계속 더 원하게 되었음 강징과 위무선 사이에 더 단단하고 끊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으면 했음 혈연이 제일 좋은 방법이었지 차라리 정말 가족으로 태어났다면...강징이 정말 형장이었더라면 아니면 그의 아들로라도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했을 때가 있었음
그렇다면 지금은? 강징에 대한 욕정과 하루에도 몇번씩 오락가락하는 기분에 위무선도 결국 답을 찾을거임 왜 꾸냥들에게 장난으로 연방을 던지다가 강징과 눈이 마주쳤을때 심장이 덜컥했는지, 왜 강징이 받는 결혼 압박에 손톱을 뜯을 정도로 초조해지고 어른들이 위무선에게 너도 장가갈때가 다 되었구나하면 저도 모르게 강징의 반응을 살피게 되는지, 왜 그렇게 강징과 묶이고 싶어했는지 깨달을수밖에 없는 날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