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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3 23:34
자비가 없네 무슨 모든 장면이 화보야
역시 이 계열 비주얼은 중드밖에 해주는 데가 없어 키크고 슬렌더하고 티존 빡세고 창백한 남교주 빡세게 그루밍시켜서 긴 생머리 화려한 옷자락 휘날리며 데굴데굴 구르게 만드는 장르가 이동네말고 더 있냐구 90년대 순정만화의 직계후손을 알고 싶은 자 중드선협물을 보아라
진짜 이 CG, 이 설정, 이 스토리.... 오그라드는 손발을 굽굽하며 끝까지 본다. 유툽 하이라이트 영상보다 감겨서 지금 넷플로 정주행중임
힘들지만 절대로 1.5배로 돌리지 않으리
월존 동방청창 진짜 여성향에서 좋아하는 나쁜 남자 로망은 다 때려박아서 넘 노림수가 노골적이라 식을 정도인데 (심지어 행동만 보면 정말로 나쁜 남자스러운 짓도 안함 소란화 한정 첨부터 헌신다정남임) 그걸 왕허디가 얼굴로 다 커버합니다. 연기도 이정도면 진짜 잘하는 거 같음. 소란화랑 몸 바뀌었을때 넘 귀여워서 실신함 소란화 법력 늘리겠다고 사명전에서 수발들어주며 숨어살때 얼굴은 만년설에서 캐온 돌덩이같은 무표정이면서 하는 짓마다 빙신호구인거 이런 거에 넘어가는 내가 너무 싫지만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왕허디가 헤메코로 나를 후려침
근데 난 내가 소란화같은 여주를 별로 안좋아한다고 생각했거든? 이게 커플케미의 힘인가 왜 이렇게 귀엽지?
애기목소리 앵앵대는 것도 처음에는 좀 거슬렸는데 우리 소란화는 진짜 애기니까 어쩔 수 없음
게다가 그냥 장르클리셰 뇌청순해맑형 여주가 아니라 주변에서 후려침 당하는 바람에 은근 콤플렉스 심하고 자아존중감 낮은 거 짠함. 정붙인 양육자가 스승님 뿐인데 스승님 없는 사이에 왕감자 월존이 딴 꿍꿍이 있는채로 좀 잘해주니까 금방 정들어서 범인은닉도피죄 저지르는 것도 동방청창이 진짜 나쁜 놈이 아니었기에 망정이지 애 이용해먹고 버리는 류의 나쁜 놈이었으면 꽤나 찌통이었을 듯
소란화 보면서 깨달은 건데 난 청순가련형 여주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순진하다는 이유로 눈치없이 개나대는 여주가 싫은거였나봄
소란화는 자기가 수운천 계급피라미드 사회의 최하층 바로 위라는 거 잘 알고 있고 그 계급적 질서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자기 마음에 따른 선택을 하면서 최선을 다해 잘 살고 있음. 월존이 난데없이 집착하기 시작할때 뽀뽀박치기까지 했겠다 '이 남자 날 좋아하나?' 의심해볼 정도의 지능은 있고 심지어 호천탑에 오래 갇혀있어서 처음 본 나한테 집착하나보다 하고 그 난데없는 집착을 나름 합리적으로 이해하기도 함 (그 시점에서는 정보가 부족해서 결론은 틀렸지만 추리 자체는 그럴싸했음) 한마디로 순진하고 영 맹해보이지만 보기보다 눈치도 빠르고 어딜 갔다놔도 적응 잘하고 소시민적인 요령도 있고 기백과 담력도 있음 동방청창을 죄짓고 호천탑에 갇혀있던 중범죄자로 알고 있던 시절에도 존나 쫄아있는 주제에 할 말은 다 함 ㅋㅋ
3화에서 월존이 자기랑 소란화가 동심주문 때문에 동기화된 거 알고 소란화 구하러가는데 그땐 감기기 전이라서 '본좌는 널 진짜 진짜 진짜 죽이고 싶다' (무려 세번 반복함 ㅋㅋㅋ) 할때 (심지어 날 구해주긴 했지만 방금 눈 앞에서 대량학살했음) 중범죄자가 이렇게 나오면 보통 사람은 개쫄아서 입도 벙긋 못할텐데 '하지만 본좌는 널 죽일 수 없어'라고 하자 잔뜩 쫀 주제에 꿋꿋하게 '왜요?'라고 물어보는 거 개웃김
그리고 설정이랑 스토리 유치하다고 깠는데 그 얄팍한 세계관과 스토리의 한계를 인정한 선에서는 각본이 제법 영리한 거 같음
칠정을 제거당했다는 동방청창이 처음부터 자기성질 참고 소란화를 예외적으로 대할 수 밖에 없는 강력한 외적 동기를 계속 마련해줌 그리고 그 외적 동기대로 움직이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감기게 되어있음 어차피 로맨스 장르라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이 커플의 끝 ㅎㅎ 하지만 적어도 너 칠정도 봉인당했다는 놈이 언제부터 그렇게 좋아했는데? 소리는 안나올 수 있도록 많은 장치들을 배치해둠 감정적으로 동기화되는 거나 계속 몸 바뀌는 거나. 뭐 소란화야 원래부터 좀만 잘해주면 다 넘어가는 쉬운 선자였고 ㅋㅋㅋㅋ
장형선군에 대한 감정이 동경과 고마움이지 사랑은 아니라고 딱 잘라버린 소란화지만 장형선군이 타이밍이 좀 좋았거나 개거지같은 형이 없었거나 동방청창처럼 할 일 없이 계속 소란화한테 붙어있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결론은 또 달랐을 듯. 하다못해 500년전에 만났던 기억이라도 안 지웠으면 진짜 해볼만 했을 텐데.... 동방청창이 진짜 위협적인 라이벌이라서가 아니라 장형선군이 처해있는 상황이 너무 안좋아서 동방청창한테 기회가 간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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