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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8 17:09
뭔가 가만 보면 인생에 엄청 큰 굴곡 없이 꿀 빨면서 살았는데 재능도 뛰어나서 작품도 유명한 거 많고 그런 느낌임

옛날에 쇼팽 전기 읽어 봤는데 곡이 세련되고 서정적이라서 되게 예민한 감성의 불행한 예술가 이런 거 상상했는데
그냥 폴란드에서 태어나서 어릴 때부터 재능충으로 장학금 받이서 파리 유학을 갔었나 그랬는데 촌구석 폴란드 보다 세련되고 화려한 파리 감성이 자기랑 맞아서 아예 눌러 앉음

그 시기에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웠고 폴란드는 1~2차 대전의 화약고 같은 존재라 국내외 많은 인재들이 독립운동 비슷한 거 하고 민족의식 고취하는 그런 걸 많이 함 고전 문화도 발굴하고 그래서 그쪽 예술가들이 그런 예술활동 제안도 했는데 쇼팽은 그냥 파리가 더 좋아서 대체로 거절함 물론 젊을 때는 잠시 폴란드 민족 정서 탐구도 하고 작곡도 했지만
쇼팽 작품은 대체로 근대 부르주아의 취향과 세련된 감성에 맞는 정서를 가진 작품으로 평가 받음
아무튼 그래서 그런가 파리에서도 가난한 예술가 이런거 아니고 존나 부르주아로 살아감

근데 쇼팽이 그렇게 살 수 있었던 게 조르주 상드라고 당시 예술가 살롱 운영하고 본인도 작가 활동하던 부유한 부르주아 과부 여성이 있었는데 이 사람이랑 쇼팽이 존나 오랫동안 연애함
거기에 쇼팽 본인 재능+ 소문난 다작러인데다 상드가 자기 아파트도 쇼팽한테 내주고 여러 사람들 소개 시켜줘서 쇼팽은 존나 꿀빨면서 파리에서 살아감

물론 단 하나의 불행이 있긴 했는데 그건 바로 넘쳐 나는 감수성 때문에 오락가락 한 거였음
근데 그 때도 쇼팽은 호텔 스위트룸에서 이 세상에 날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하고 운다는 밈처럼 애인이 후원해준 파리 고급 아파트에서 우울에 빠져 살았음

물론 말년에 좀 불행했는데
이건 상드랑 헤어지고나서 상드가 쇼팽 아파트나 재산 같은 거 지원을 일절 끊어 버리면서 그 동안 꿀빨고 음악만 하던 쇼팽이 생활력이 후달려서 돈도 못 벌고 그러다 병걸려서 죽은 거임

대부분의 쇼팽 전기에선 애인인 상드가 쇼팽 외면했다고 악녀라고 하지만 상드 개인의 삶을 보면 작품이 문학적으로 엄청 눈에 띠는 그런 사람은 아니고 평론적으로도 그냥저냥이지만
그 시대 자기 능력이랑 재력으로 사회 활동 활발하게 한 근대 페미니스트로 평가 받음

워낙 젊을 때 30대 초반인가 그 때요절해서 불행도 죽기 몇년 전에 생활고랑 병치레 하느라 그런거고
대체적으로 커다란 고난 없이 꿀빨면서 살아온 쁘띠 부르주아의 인생 같아서
전기 읽어 보고 뭐야 이새끼 존나 꿀빨았네 이런 생각 들었던 적 있음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읽고 나니까 쇼팽 곡들이 최애인데 들을 때마다 느껴졌던 묘한...? 부르주아틱한 그런 느낌 이해가 뽝 가더라

(물론 너무 오래 전이라 사실이랑 틀린 내용도 있을 거같은데 대충 전기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예술가적 불행 같은 걸 거의 안 겪은 사람이었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음 문제시 자삭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