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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4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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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들리는 속이 타는 것을 실시간으로 경험하고 있었다. 잠깐이면 될 것 같다던 제이크가 서고로 향한지 한 시간이 지났을 무렵, 브래들리는 견디지 못하고 일어나 문으로 성큼 다가갔다. 야심한 시각에 세자 혼자 돌아다니면 의심을 살 것이 뻔했지만 브래들리는 지금 그것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혹시나 제이크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쩌나 생각하며 문을 열었을 때, 브래들리는 전혀 의외의 인물과 마주했다.


"어디 가?"
"...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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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디 가려 하는지 다 아는데 예의상 물어봤고 제이크는 안전해. 지금도 책 읽느라 정신이 없을걸."
"아니, 잠깐만. 너는 누군데 반말이냐?"



브래들리는 본능적으로 보통이 아닌 놈을 만난 것을 깨달았다. 궁 사람이면 분명 제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터인데 이 시간에 모든 경호 인력을 뿌리치고 세자의 방 앞까지 유유히 올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런 와중에도 제이크의 이름을 부르며 친근하게 구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미간을 좁힌 채 앞에 선 남성을 바라보던 브래들리였다.


"내가 누군지는 알 거 없고. 우리 처음 만나지?"
"맹랑하구나."
"저번 생에서는 만난 적이 없어서. 그런데 이번에는 너도 만나야겠다 싶더라고."


들어오라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자연스레 방 안으로 들어온 남자가 처소 내부를 둘러보다 뒷짐을 진 채 빙그르르 돌아 브래들리를 바라보았다. 빨리 문 닫고 들어오라는 무언의 신호를 금방 알아챈 브래들리가 조용히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왔고, 그와 동시에 남자가 말하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희는... 흠...."
"......."
"절대 만나면 안 될 사이인데 그렇게 됐어. 너희 조합은 아무리 시뮬레이션을 돌려도 좋은 결말이 안 나와."
"허."
"둘이 떨어져 살면 둘 다 행복하게 장수할 운명인데 왜 하필 둘이 붙어서. 그러니까 이번엔 네가 물러나."
"뭐?"
"제이크 세러신 설득은 죽어도 안 될 것 같으니 네가 내쫓으라고. 어명을 어길 수 있는 세자빈은 없잖아."


브래들리가 까맣게 가라앉은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았지만 남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얼굴로 어깨를 으쓱였다. 제이크 죽는 거 더 보기 힘들다. 나지막이 중얼거리는 남자의 말에 인상을 찌푸린 브래들리가 남자를 향해 성큼 다가가 어깨를 잡으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허망하게 남자의 몸을 관통하는 자신의 손을 목격한 브래들리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남자를 바라보자, 남자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빨리 빼라. 추하다."
"아니, 그, 너... 너 귀신이야?"
"알 거 없고. 어쨌든 너도 살고 제이크도 살려면 헤어져야 해. 너희는 저번에도, 그 전에도 불행했어."


브래들리가 더 설명을 요하는 얼굴로 남자를 바라보았지만 남자는 일부러 고개를 돌려 브래들리의 시선을 무시했다. 한참이나 브래들리의 요구를 무시하던 남자가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첫 번째 삶에선 제이크가 쌍둥이를 낳다 죽었어. 첫째는 얼마 안 가 죽었고 둘째만 살아남았는데 문제는 너까지 미쳐 버렸단 거지."
"......."
"두 번째에서는 뭐. 제이크한테 들었지? 네가 꿈에서 본 적도 있었잖아."


칼을 들고 선 채 아이를 마주하던 꿈속의 자신이 떠오른 브래들리가 눈을 질끈 감았고, 남자는 무덤덤하게 그런 브래들리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제이크는 그걸 또 하겠대.


"그 애를 다시 만나야겠으니 협조하라잖아. 나는 제이크 세러신 못 이겨."
"왜 못 이겨."
"그럴 사정이 있어. 그러니 이번엔 네가 끝내라고."


남자가 안경을 치켜올리며 브래들리 앞으로 성큼 다가와 선 채 말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약속하라는 것처럼 보였지만 브래들리는 차마 그러겠다고 할 수 없었다. 그와 동시에 처음 제이크를 본 순간이 떠올랐고, 제이크를 보자마자 붉게 달아오른 제 뺨과 환하게 웃던 제이크의 모습이 함께 떠올랐다. 브래들리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말했다.


"... 제이크는."
"응."
"제이크는 계속 하겠다 했다며."
"그러니까 네가 끝내라고...."
"나도 걔 못 이겨."


이길 생각도 없고. 픽 웃으며 고개를 든 브래들리가 남자를 마주했고, 못마땅하게 브래들리를 바라보던 남자가 조용히 뒷짐을 풀었다. 한참이나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다 결국 포기한 듯싶은 남자가 깊은 한숨을 푹 내쉬며 중얼거렸다.


"똑같은 것들이 잘 만났네...."
"뭐...."
"그래, 그게 너희 부부 선택이라면 존중해야지. 그런데 이번에는 나도 못 도와줘."
"뭐?"


그럼 전에 도와준 적이 있다고? 다급하게 묻는 브래들리의 말에 대꾸 않고 어깨를 으쓱인 남자가 금방 창문으로 향했고, 창틀에 걸터앉은 남자가 무언가 잊은 것이 있는 것마냥 브래들리를 돌아보았다.


"이번에는 망치지 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손에 쥐고 있는 걸 잘 지키는 것도 참된 군주가 할 일이지."


그럼 난 간다! 경쾌하게 인사를 건네듯 손을 치켜든 남자가 곧장 아래로 몸을 기울여 떨어졌고, 브래들리는 식겁하며 창으로 다가가 창틀을 손으로 짚은 채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역시나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브래들리는 얼떨떨한 얼굴로 내부를 둘러보다 제 뺨을 두드렸다. 아픈 걸 보니 꿈은 아니었지만 꿈을 꾼 것처럼 몽롱했다. 마치 제이크와 자신을 아는 것처럼 말하는 남자의 언사가 신경 쓰였지만 브래들리는 그저 가만히 앉아 제이크가 돌아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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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고 중앙에 앉아 손에 쥔 책을 읽던 제이크는 마지막 장을 넘기고서야 참고 있던 숨을 모조리 내뱉을 수 있었다. 정성스럽게 꾹꾹 눌러 쓴 것처럼 보이는 책에는 제이크 자신과 브래들리의 첫 번째 삶과 두 번째 삶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아마 그 남자가 기록한 거겠지. 하지만 제이크는 의문을 떨칠 수 없었다. 대체 우리랑 무슨 사이이길래 이렇게까지? 첫 번째 삶에서 자신과 함께 죽었다는 첫째의 이름을 보는 순간 제이크는 가슴 한켠이 찌릿하게 아파와 가슴을 움켜쥐었다. 불쌍한 우리 아기. 아예 잊혀졌었구나.


"이번에는 꼭 만나자."


꼭 잘 풀어서 앤디랑 다 만날 거야. 한껏 다짐하듯 중얼거리던 제이크가 책을 챙겨 곧장 서고를 빠져나왔다. 한시라도 빨리 브래들리에게 가야 한다 생각하며 바삐 걸음을 옮긴 제이크가 브래들리의 방문을 벌컥 열었을 때, 브래들리는 멍하니 침상 위에 앉아 있었다. 제이크는 다급하게 다가가 옆에 걸터앉은 채 말을 이었다.


"이거 봐. 우리 생이 다 기록되어 있어."
"......."
"두 번 다 내가 먼저 죽는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걸 잘만 피하면...."
"제이크, 너 여기서 나갈래?"
"뭐?"


태연하게 말을 내뱉는 브래들리의 말에 인상을 찌푸린 채 고개를 든 제이크가 브래들리를 바라보았다. 조금의 표정 변화도 없어 보이는 브래들리가 제이크의 시선을 느꼈는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제이크를 마주했다.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눈물이 툭 떨어질 것 같은 브래들리의 눈을 마주한 제이크가 할 말을 잃은 채 어버버거리자 브래들리가 입을 열었다.


"같이 있으면 네가 또 죽는다잖아. 너랑 헤어지는 건 싫은데 네가 죽는 건 더 싫어."
"무슨 소리야, 그게."
"떨어져 있으면 잘 살 수 있는데...."
"자기새끼야, 나 봐."


제이크가 다급하게 브래들리의 어깨를 잡아 자신의 쪽으로 돌렸고, 브래들리는 힘없이 제이크의 손길에 딸려왔다. 브래들리를 꽉 끌어안은 제이크가 브래들리의 등을 도닥이며 말했다.


"끝이 좋지 않더라도 널 만난 걸 후회한 적 없어."
"......."
"약한 소리 그만해. 운명은 바꾸기 나름이야."


정해진 거 믿지 마. 나는 우리 애들이랑 너랑 끝까지 잘 살 거야. 그런 제이크의 다짐을 듣던 브래들리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제이크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고, 제이크는 한숨을 쉬며 브래들리에게 몸을 기댔다. 서로의 온기에 기댄 채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탑건 루스터행맨 루행
2022.09.24 00:36
ㅇㅇ
모바일
헐 밥이 루행네 쌍둥이 중 첫째 애기인가ㅠㅠ
[Code: c523]
2022.09.24 00:40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 브래들리는 제이크 죽는거 싫어가지고 ㅠㅠㅠㅠㅠㅠㅠ 제이크는 운명조까고 행복해진다잖아!!!!!
[Code: 19e7]
2022.09.24 00:54
ㅇㅇ
모바일
아 나 바보라 헷갈리는데 브래들리는 첫번째 삶(쌍둥이), 제이크는 두번째 삶(앤디)을 기억하는 건가? 존나 흥미진진하고 재밌다...제이크 강단있게 불행할걸 알면서도 운명 바꾸려고 하는것도 넘 좋고ㅠㅠ
[Code: 1a4d]
2022.09.24 01:18
ㅇㅇ
모바일
와 밥 정체 더 궁금해졌어 미친 ㅠㅠㅠㅠㅠㅠ센세 억나더!!!
[Code: 1afe]
2022.09.24 01:51
ㅇㅇ
밥은 대체 정체가 뭘까? 어떤 마음으로 첫번째와 두번째 삶을 기록했을지 궁금하다. 그렇게 비극이었는데 그나마도 도와준거라니..
그래도 루스터랑 행맨 둘 다 알았으니까 이번 삶은 좀 달라졌으면ㅠㅠ
[Code: e87c]
2022.09.24 04: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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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행 둘이서 이번엔 꼭 행복하게 만들어라ㅠㅠㅠㅠ
[Code: 6224]
2022.09.24 11:21
ㅇㅇ
밥은 무슨 사이였길래 제이크 죽는거 더 못보겠다고 둘 다 이젠 그만두라고 조언해주는걸까??? 너무 궁금해.... 루행 이번엔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6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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