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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이답게 엘비스 자기 무릎에 앉혀놓는 거 로타가 점차 더 좋아했음 좋겠음... 처음엔 마냥 무섭기만 해서 찔찔 울어대던 엘비스도 점차 익숙해져서 무릎에 앉으라고 하면 쭈뼛대다가 조심조심 무릎에 걸터앉을듯. 그럼 로타가 엘비스 몸 들듯이 고쳐잡아주고 자기쪽으로 끌어안을 것 같다. 엘비스 인형 안듯이 끌어안고 복슬복슬한 곱슬 흑발에 손가락 집어넣고 헤집듯이 쓰다듬는거에 묘한 만족감 느끼는 로타일듯…

엘비스는 의사소통 안되는 거 알고는 그냥 입 꾹 다물고 제스처나 목소리 어조로만 의사전달을 하려고 하는데 로타는 ㅈ까고 지할말 다 햇으면 좋겠다. 연약해보이는 애가 말도 안하고 울고 도망만 다니니 진짜 반려생물 키우는 느낌 낭낭할듯..그래서 야옹이라 부르는거 로타가 즐겼음 좋겟다 희희

우리 야옹이 입맛 까다로운 편은 아닌데 낯선 곳에 뚝 떨어져갖고 경계심 세우느라 로타가 밥줘도 깨작깨작 먹어서 로타 미간 또 좁아졌을 듯. 근데 우락부락한 행성에 잘 내오지 않는 달다구리 간식 하나 주니까 눈 반짝이면서 살살 아껴먹는거 본 뒤론 밥줄 때 꼭 후식 챙겨놓으라고 주방장 협박해라

담에 그 달다구리 다시 내와서 엘비스 주느라 로타도 간만에 다시 먹어보는데 단거 극혐해하는 로타라 ㅡ"ㅡ으 시벌 이딴거 왜먹지 하면서 나머지 다 엘비스 줘버릴듯. 우리 로타는 아침사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단 말입니다…. 그치만 음식은 나눠먹는거라 엄마한테 배운 엘비스라 이거 맛있는데...하면서 로타한테 다시 내밀어도 보겠지. 그래봤자 인상 팍 쓰고 노려보니까 얌전히 다시 제 그릇으로 가져다가 오물오물 먹겠지. 달다구리 먹어서 긴장 풀어지니까 저도 모르게 배시시 웃고있는 엘비스일듯. 거의 처음으로 엘비스 웃는거 본 로타라 한참을 먹방 구경하고 있을 거임. 그날부로 종종 자기 무릎에 앉힐 때 달다구리 하나씩 까서손수 입에 넣어주는 거 보고싶다....엘비스 괜히 부끄러워지는데 로타는 암생각 없을듯;

엘비스가 로타한테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데 이놈의 행성에선 고마워를 들을 기회가 없어서 평생 모르고 살 것 같음ㅋㅋㅋ 그야 로타가...'고마워'를 할 인물일리가 없으니까....그래서 고마움을 표현할 땐 포옹 한번씩 해주면 좋겠다. 로타도 어째 그 포옹을 싫어하진 않는 것 같아서 ㅎㅎ



그래도 가끔 엘비스도 원래 살던 세상이 그리울 때가 있겠지. 사실 가끔이라기보단 자주. 원래 세상이 그리워서 창밖 밤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을 때가 있는데 그럼 로타가 다가와서 백허그로 꼭 끌어안겠지. 등 뒤로 서늘함과 함께 로타가 무어라 말하는 게 전해지지만 천성이 착한 엘비스라 막연히 로타가 자신을 달래고 위로해주는 말을 건넨다고 짐작했을 것 같다

정작 로타는 엘비스가 원래 세상으로 가고 싶어하는 거 다 알고는 너는 절대 여길 못 벗어날 거라고, 어딜 내 허락도 없이 떠날 생각 하냐고, 내 눈밖에 날 때마다 다리를 분질러놓을까 수십수백번 고민한 거 알기는 하냐고 서늘한 협박을 뱉는 중이었을 듯…

둘은 아예 사는 세계가 다르단 걸 천성이 올바른 엘비스는 꿈도 못 꾸겠지... 그치만 매일은 아니더라도 가끔은 야옹이가 웃는 모습도 보고 싶은 로타라 엘비스한테 험한 짓은 안 할 거임. 로타는 똑똑하고 셈에 능하니까, 거위배를 가르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을 거야.



오틴버 자공자수
로타엘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