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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9 21:34








1.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여름이 지나고 또 다시 런던이 일년 중 그 어느 때보다 바빠지는 시기가 돌아왔군요.

다들 여름은 잘 보내셨나요? 저 또한 기사가 제 칼을 갈 듯, 깃펜과 글솜씨를 갈고 닦으며 보냈죠.

또 하나의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면서 모두의 마음 속에는 당연하게도 가장 궁금한 것이 하나 떠오르겠죠.

과연, 올해는 새로운 얼굴들이 누가 있을지 말이죠. 뭐가 됐든, 새로운 얼굴의 아리따운 영애라든지, 아니면 잘생긴 영식이라든지는 모두의 궁금증을 이끌어낼테니까요.

뻔한 이야기부터 하자면, 역시 최고의 남편감으로 꼽을 수 있는 사람은 터너 후작가의 차남, 칼럼 터너겠죠. 항상 사람 좋은 미소는 짓고 있지만 그 어떤 영애도 그의 마음을 훔치지는 못 했는데, 과연 올해는 어떤 영애가 그걸 성공할까요?

벌써 몇 년 째 칼럼 터너 경이 그 어떤 영애의 속삭임에도 넘어가지 못 했다고 해서 벌써 포기하기에는 이릅니다 영애들. 올해 새로 데뷔탕트를 치르는 영애들 중, 그의 마음을 훔칠 누군가가 나타날지도 모르니까요.

또한 영애들이 즐거워 할 또다른 소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어쩌면 이 소식은 칼럼 터너 경에게는 위협이 될 수도 있겠네요.

제가 입수한 새로운 소식에 따르면 메이페어 저택 중 가장 큰 저택, 오브리홀이 드디어 그 속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새로운 주인을 맞이했다는 소식입니다. 그리고 그 주인이 다름 아닌 더비셔의 공작, 버틀러 공작이라는 소문이 들려오더군요.

지난 일주일간 오브리홀은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기 위해 단장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어제 저녁, 버틀러 공작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금발을 가진 남성이 메이페어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그래요 영애들, 새로운 남편감의 등장입니다. 터너 경에게 있어서는 그다지 좋은 소식은 아니겠지만 말이죠. 뭐, 이걸로 터너 경에게도 자극이 조금 되지 않을까요? 터너 경, 어쩌면 '최고의 남편감'이라는 타이틀을 곧 내줘야 할 지도 모르겠군요.



2.

"오빠, 이거 봤어?"

데뷔탕트가 열리기 몇 시간 전, 진작에 준비를 다 마치고 응접실 쇼파에 반쯤 누워있던 칼럼의 고개를 들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여동생의 말이었다.

여동생의 손에는 책자 같이 생긴 것이 들려있었다. 그리고 칼럼은 굳이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려 노력하지 않아도 이미 그것을 알고 있었다.

'레이디 클레븐의 가십지' 라는 이름의 매년 이맘때면 발간되기 시작하는 가십지. 영국 사교계에 대해 모두가 아는 이야기와 그 누구도 알지 못 하는 이야기까지 모두 담고 있는 그 가십지는 이제는 사교계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의 필독서가 되어버렸다.

사실 거기에 실리는 이야기들은 이미 모두가 아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사교계를 쥐고 흔드는 가문들은 한 손에 꼽을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가문들 중 하나였던 터너 가문의 차남인 칼럼은 이미 저 가십지에 제 가문들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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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아직 안 봤어."
"레이디 클레븐은 오빠가 올해 최고의 신랑감 타이틀을 뺏길 수도 있대."
"엥?"

칼럼이 동생의 말에 쇼파에 뉘여있던 몸을 조금 일으켰다.

'최고의 신랑감'이라는 말을 즐기는 것은 전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싫은 것은 또 아니었다. 아니, 마음 한 켠으로는 어쩌면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근데 갑자기 그걸 빼앗길 수도 있다니. 이건 또 무슨 말인지.

"버틀러 공작가의 장남이 이번 사교 시즌에 참가하나봐."

동생의 말에 칼럼의 미간에 힘이 조금 들어갔다.

"공작가 후계자인데, 영애들이 가만 두겠어?"

그리고 어깨를 으쓱하는 제 동생을 보며 칼럼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버틀러 가문의 장남. 이름이 뭐더라. 무슨 A로 시작하는 이름이었던 것 같은데. 조금 고민을 해봤지만 바로 떠오르는 이름은 없었다.

사실 칼럼도 버틀러 가문의 장남을 대충 알고 있었다. 아무래도 후작가문인 터너 가문보다 높은, 몇 안 되는 가문 중 하나였으니까. 

정확하게 기억이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집 장남이 칼럼보다 3살인가 4살인가 더 어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사교계에서 볼 일은 없었는데, 드디어 사교 활동을 시작하는구나.

거기까지 생각을 하자 칼럼은 생각보다 올해 사교 시즌이 재밌어질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영애들만큼이나 새로운 영식의 등장은 꽤나 즐거웠다. 이제 막 사교계에 발을 들인 영식에게 어떤 식으로 장난을 칠까, 또 그 영식이 영애들과의 대화에서 얼마나 또 쩔쩔맬까. 그런 생각만 해도 칼럼은 벌써부터 장난스러운 웃음이 킥킥하고 흘러나왔다.

아마 이따 저녁에 있을 시즌 첫 무도회에서 볼 수 있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칼럼은 쇼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3.

"여기 있었구나! 어서 가서 인사드리러 가자."

첫 무도회 저녁, 동생과 함께 구석에서 쿠키나 훔쳐먹을 계획을 짜던 칼럼과 동생의 팔을 잡아온 것은 다름 아닌 둘의 어머니인 터너 후작부인이었다.

인사? 후작부인의 말에 칼럼과 동생의 미간에 힘이 동시에 들어갔다. 무도회에서 필수적으로 인사를 드려야 하는 사람은 한 명 뿐이다. 여왕님. 그리고 칼럼과 동생은 입장과 동시에 이미 여왕님께 인사를 드린 이후였기에, 후작부인이 말하는 사람이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더더욱 알 수가 없었다.

"누구한테요?"
"누구긴, 버틀러 경께지."



4.

"버틀러 경, 여기는 제 아들인 터너 경과 딸 터너 양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스틴 버틀러입니다."

칼럼과 동생에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하는 버틀러 가문의 장남, 아니 오스틴을 보며 칼럼은 순간 악수를 하는 것도 잊고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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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까지 기른 금발 머리, 웃을 때 환해지는 인상, 조금은 낮은 목소리까지.

어쩐지 칼럼의 심장이 세차게 뛰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존게일로 쓸까... 칼틴버로 쓸까 오지게 고민하다 걍 칼틴버로 씀...
걍 브리저튼 칼틴버 버전이 보고싶었을 뿐...

칼틴버 칼럼오틴버
2024.05.19 21: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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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의 시작에서 찰칵 📸📸📸📸
[Code: 9bb9]
2024.05.19 21: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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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ㅊ 내 심장도 세차게 뛴다 센세 더 주세요 제발
[Code: 0df2]
2024.05.19 21: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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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의 시작에서
[Code: f993]
2024.05.19 22: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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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신랑들이 만났네
[Code: 4e2a]
2024.05.19 22: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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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센세 너무 좋아서 기절할것같아요;;;;;;;; 나도 칼럼처럼 심장 개뜀;;;;;;;
[Code: fc33]
2024.05.19 22: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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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센세도 어나더가 보고싶지 않으싶니까 엉엉엉
[Code: fc33]
2024.05.19 22: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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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죠요 어나덜!!!
[Code: 2fa0]
2024.05.19 22:54
ㅇㅇ
모바일
대작의;;; 시작에서;;; {{{{📸}}}} 나 너무 좋아서 손떨려 어뜨케;;;;
[Code: 982e]
2024.05.19 23: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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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대존잼 더줘ㅠㅠㅠㅠㅠㅠㅠ
[Code: ba33]
2024.05.20 03: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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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미친 센세 제발 어나더ㅠㅠㅠ
[Code: 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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