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94400865
view 787
2024.05.19 10:41
동체가 완쾌하기까지 오 오비탈 사이클같은 오 솔라 사이클이 지나갔다. 한 번은 어떻게든 바깥 바람을 쐬고자 몰래 기지를 빠져나간 적이 있었다. 라쳇이 다리 수리를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미뤘기 때문에 알트 모드로 운신해야 했다. 형상 변환기를 동원해서 성공적으로 팀 프라임 전원의 눈을 피하고, 환호성을 지르며 지평선을 달리기 시작했을 때 느닷없이 바리케이드가 나타나더니 그를 연행했다. 스모크스크린은 절규하며 범블비의 손에 넘겨졌다. 그 다음에는 최종적으로 라쳇에게 인계되었다. 한 번만 더 나가면 티코그를 제거해버리겠다고 의무관이 진심어린 으름장을 놓았으므로 탈출 시도는 훨씬 신중해졌다. 거의 매일같이 대장님이 블로우잡을 해주며 달랬기에 망정이지 그것마저 없었다면 정말 지루해서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


회복 기간동안 대체로 낮에는 잭이 공유해준 넷플릭스 계정을 통해서 해적 영화나 첩보 드라마를 보고, 밤에는 얌전히 회복한 보상으로 바비의 봉사를 받는 나날이 이어졌다. 점심 시간에는 대원들이 돌아가면서 식사를 가져다줄 겸 병문안을 왔다. 사운드웨이브 사건 이후 온라인 상태로 돌아온 스모크스크린을 처음 본 알씨에게 끌어안겼을 때에는 그도 좀 뜻밖이었다. 저 죽을까봐 매일밤 눈물로 지새웠나봐요, 누나? 라는 장난은 가차없는 꿀밤으로 응징 당했다. 그래도 냉정하고 퉁명스러워보이던 평소와 달리 알씨는 진정으로 안심되어 보였다. 벌크헤드가 비콘들의 시신을 뒤져서 어떻게든 스모크스크린의 것과 호환되는 부품을 찾아왔을 때 라쳇도 비슷한 표정을 지었다. 세상에서 제일 키스하고 싶게 생긴 모양으로 립 플레이트를 개조해달라는 요청은 비록 묵살당했지만, 어쨌든 말끔한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짧은 재활을 끝내고 겨우 다시 전선에 투입되었을 무렵 ‘그’ 재즈의 비행선이 기지에 도착했다. 휠잭이라는 래커가 먼저 내렸다. 스윈들인지 뭔지한테 우주선을 담보로 잡히는 바람에 오는 길에 재즈에게 히치하이킹을 부탁했다고 했다. 벌크헤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신이 나 보였다. 래커즈 내에서도 같은 부대 출신인 둘은 막역한 사이라고 했다. 벌크헤드와 휠잭은 기지가 울릴 정도로 어깨를 격하게 부딪치며 인사했다.


“언제 한 번 스윈들 깨부수러 출동해야겠구만. 래커즈 사령관님은 잘 지내시고?”

“하! 매그너스? 그 꼰대놈 그렇게 잘났으면 나 없이 살라지.”

“어이고 또 싸웠네.”


그 소리에 대장님이 촉각을 기울이자 벌크헤드가 대신 변명하듯 덧붙였다.


“뭐, 콘적스 싸움은 칼로 물 베기니까요. 그렇지, 재키?”

“상대가 매그너스만큼 꽉 막힌 메크가 아닐 때 얘기지.”

“둘 사이의 사적인 영역에 간섭할 생각은 없네만, 울트라 매그너스가 자네를 보면 급히 연락해 달라고 하더군. 상당히 자책하는 것 같았네.”

“...그랬어요?”


휠잭이 누그러졌다. 자세한 사정은 몰라도 콘적스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벌크헤드의 말이 조만간 실현될 모양새였다. 아마 다들 휠잭과 매그너스라는 메크가 자주 싸우고 화해하는 모습을 지켜봐온 것 같았다. 스모크스크린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현 유부 메크를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나중에 콘적스 맺도록 설득한 비결이 뭐냐고 물어봐야지. 그러는 동안 재즈가 아크 내로 들어섰다. 만면에 미소를 짓고 그리웠다는 듯이 대원들을 한바퀴 훑어보던 그가 스모크스크린과 눈을 마주쳤다. 바이저 때문에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어쩐지 윙크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장님이 바쁜 걸음으로 재즈에게 다가갔다.


“재즈.”

“옵티머스.”


둘의 재회는 가만히 부둥켜안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긴 말은 필요 없어보였다. 상대가 부재한 시간을 교감하는 것처럼 서로의 어깨에 애틋하게 얼굴을 묻고 있을 뿐이었다. 스모크스크린이 세상에 존재하기 한참 전부터 아득하게 퇴적된 둘만의 유대가 느껴졌다. 그가 아무리 노력해도 거슬러갈 수 없는 세월이었다. 메가트론 때와는 다른 결의 질투심이 치고 올라왔다. 게다가 솔직히 말해서 스모크스크린이 보기에도 재즈는 매력적인 메크였다. 그 증거로, 대장님의 관심을 넘겨받을 타이밍을 기다리며 둘 근처에서 서성이는 그의 뒤에서 팀 프라임 대원들이 접근하더니, 곧 모두가 한 덩이로 뭉쳐져서 그룹 허그를 하게 되었다. 제일 바깥쪽에서 벌크헤드가 기쁨에 겨운 나머지 렉킹볼을 꺼내들고 으스러져라 껴안자 안쪽에 끼여있던 스모크스크린은 죽는 소리를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벌크헤드! 오토봇은 부수면 안 되는 거 알죠?”


알씨와도 반갑게 근황을 주고 받은 재즈가 범블비에게 작은 선물을 내밀었다. 자세히 보니 부착식 바이오라이트였다. 빈곤한 오토봇 진영에서는 꿈도 못 꿀 사치품이었다. 평소 소원하던 물건이었는지 범블비는 재즈에게 뽀뽀할 기세로 달려들었다. 비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던 재즈가 이윽고 스모크스크린을 향해서 돌아섰다.


“어디 보자. 디셉티콘 비행정을 타고 신출귀몰하게 등장했다는 우리의 도련님, 틀림없이 이쪽이겠지?”

“등장과 동시에 비콘 소대를 전부 날려버린, 대장님의 하나뿐인 엘리트 가드이기도 하죠.”


어쩐지 재즈에게는 뻐기면서 말하게 되었다.


“옵티머스가 아주 그냥 너한테 푹 빠져있더라.”


휠잭과 얘기하던 대장님의 눈길이 잠시 이쪽을 향했다. 스모크스크린은 콧대가 삼 피트 정도 높아지는 것을 느꼈다. 재즈의 목소리가 은근하게 낮아졌다.


“직접 보니 옵티머스 마음이 이해가 되는걸.”


스모크스크린은 한쪽 아이리드를 들어올렸다. 뭐지? 나 방금 잠재적인 연적 후보한테 플러팅 받은 건가? 재즈가 싱긋 웃었다.


“넌 이미 바이오라이트가 내장된 모델이라 선물로 줄 만한 게 없네. 대신 이거라도 받을래?”


재즈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통신 회선 공유 요청이 감지되었다. 수락하자 비밀번호로 보이는 메세지가 재즈로부터 도착했다.


<아크로 돌아올 땐 늘 같은 쿼터를 쓰거든. 비밀번호도 내 기억대로 유지해두었을 거야.>

<이걸 왜 알려주시는데요?>

<글쎄, 오면 알게 되지 않을까? 물론 오고 말고는 네 자유지만.>


알쏭달쏭하게 미소짓는 얼굴은 유혹적이었다. 플러팅 맞잖아, 이거 완전 꼬시는 거잖아? 지금 대장님의 애인을 몰래 꾀어내고 있는 게 대장님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스모크스크린은 반발심에 물었다.


<대장님이랑 같이 가도 되죠?>

<응.>


엥?


<말했잖아, 네 자유라고. 색다른 걸 보고 싶다면 혼자 와야겠지만.>

<....>

<만약 혼자 올 거면 새벽 1시 30분 이후에 와.>


새벽 1시는 보통 대장님이 하루 일정을 마치는 시간이었다. 즉슨 대장님이 완전히 잠든 틈을 타서 들르라는 뜻이었다.


“또 보자.”


재즈가 손을 흔들며 멀어졌다. 물론 스모크스크린으로 말하자면 바람 피우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호기심이 자극되긴 했다. 그 ‘색다른’ 게 뭔지 알고 싶었다. 재즈의 의도도 궁금했다. 대장님은 결코 바보가 아니었다. 특히 둘처럼 오래 알고 지낸 사이에 재즈가 이런 쓰레기 같은 짓을 하고 다닌다면 대장님이 모를 리 없었다. 대장님의 윤리 의식이 절대 불허할 일이었고, 재즈도 굳이 총사령관이자 절친한 친우와 척질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터였다. 재즈의 뒷모습에서 시선을 돌렸을 때 스모크스크린은 자신을 지켜보는 대장님을 발견했다. 그가 곧바로 고개를 돌려서 범블비와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에, 뭐라고 반응할 새도 없었다.






트포 스뫀옵티
약휠잭울매
약스뫀재즈스뫀?
2024.05.19 11:06
ㅇㅇ
모바일
어허...? 전개 ㅈㄴ 흥미진진한데요 센세... 재즈야 너 무슨!!;
[Code: 932a]
2024.05.19 11:07
ㅇㅇ
모바일
오오오 재즈..
[Code: 0845]
2024.05.19 11:23
ㅇㅇ
모바일
아니 뭔데뭔데... 대장님도 뭔가 아시는 건가?
[Code: 5405]
2024.05.19 11:30
ㅇㅇ
모바일
아니 미친 무슨 일임ㅋㅋㅋㅋㅋ 재즈 등장하자마자 너무 섹시하고 대체 뭘 하려고 그러는 건지 존나 궁금하다 헉헉
[Code: bfa4]
2024.05.19 12:02
ㅇㅇ
모바일
어...? 뭐지뭐지???? 재즈가 스뫀이를 시험하는건가??? 안 가는게 정답 같은데 엄청 궁금한데 아 미치겠네;;;;;
[Code: 5fda]
2024.05.20 00:34
ㅇㅇ
모바일
내 센세 왔다ㅜㅜㅜㅜㅜㅜ
[Code: 4f25]
2024.05.23 12:51
ㅇㅇ
모바일
재즈 뭐야뭐야 이게 무슨일이야 하 내 한줄기 빛과 소금인 센세ㅜㅜㅜ 센세 사랑해 진짜 너무너무 재밌다
[Code: 992c]
2024.05.24 02:14
ㅇㅇ
모바일
존나 재밌다 진짜...ㅠㅠㅠ
[Code: 3418]
2024.05.24 02:14
ㅇㅇ
모바일
재즈 첫 등장부터 개까리하다
[Code: 3418]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