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생활 기술에는 많이 약한 거 보고싶다

공돌이 느낌 물씬 나는 밥인데 딱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서만 빠삭한 거지. 어릴 때부터 주변 물건 쫌쫌따리 이용해서 작은 폭탄 말들어보니도 하고
나중에 적군에 잡히면 어떡하지!?하는 앞서나가는 생각으로 라디오나 모스부호 전달할 수 있는 통신장비도 만들 줄 아는데 세탁기 호스 교체할 줄 모르는 밥 보고싶다


수도꼭지랑 세탁기 호스 연결부위 약해서 물이 새는 거 고치려고 새로 사온 부품으로 밥이 셀프 교체 했음. 그런데 다 하고나서 뿌듯한 얼굴로 수도꼭지 돌려 물 나오게하자마자 그 틈 사이로 물 파바박 튀어나오고 얼굴이랑 몸 다 젖은 밥. 앞머리에서 물 뚝뚝 흘러내리는 상태로 뭐가 어디서 잘못된건지 모르겠다며 투덜거리며 유툽 검색하겠지.


전구 가는 거 정도는 할 줄 아는데 가져온 의자가 너무 높아서 전구 보려고 고개 들자마자 천장에 머리 쿵 하고 부딪히는 밥. 전구 다 갈고나서 의자에서 내려오지 않은 상태 그대로 행맨한테 불 켜보라고 제대로 했는지 보자고하는데 눈 바로 앞에 팍 켜지는 전구 불빛에 시야 흐려져서 비틀 거리다가 의자에서 넘어져 꽈당하는 밥.
행맨이랑 영상통화하는데 연결이 잘 안돼서 수십번을 화면에서 튕겨져 나갔다가 돌아오는 밥.
어려운 공학은 잘 하는데 이런 소소한 생활 기술에는 매우 약한 밥이겠지.


문학책 읽는 거 좋아하고 예술품 보는 거 좋아하는 행맨이라 이과적인 부분 약할 줄 알고 밥이 먼저 '내가 할게!'라고하는데 우당탕 소동만 일으킴.
그리고 의외로 행맨이 이런 생활 기술에 강했으면 좋겠다. 어설프게하는 밥 몇 번 지켜보다가 고개 절래절래 젓고는 창고에서 공구 세트 가지고 나와서 척척 해결하겠지.

맨밥적으로 밥은 맥주도 잘 못 따랐으면 좋겠다. 컵에 거품만 한가득ㅋㅋㅋㅋㅋ


행맨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