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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6 17:45
존번탈 너붕붕 칼럼너붕붕 조엘너붕붕(고민중)
오탈자ㅇ, 퇴고 없. 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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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 데이트해?"
"음.. 데이트일 수도 있지. 근데 오늘 저녁식사는 부모님이 초대하시는거야"
"칼럼 너희 부모님이?"
"응. 네가 보고싶으시데"

완벽한 남자친구와 완벽한 가족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칼럼을 따라 쫄래쫄래 들어가니 현관에 미처 가기도 전에 입이 떡하니 벌어진다.
커다란 철문을 지나서도 자동차로 조금 더 들어가야했다. 칼럼은 아무렇지도 않게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잘못하다간 저 문짝에 깔리면 꼼짝없이 죽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이런 판판한 대리석은 박물관에나 깔려있는게 아닌가? 허니는 칼럼에 부모님께 가까이 가면 갈수록 위축되었다. 마침대 식사 자리에 앉았을 때 제 식기가 비워지는 것을 가만두지 못하는 사용인들의 움직임에 불편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에 반에 당연한 듯 식사를 하는 칼럼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졌다.

"칼럼이 여자친구를 데려온적은 처음이야"

상냥한 표정을 하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칼럼의 엄마와 식사를 하며 웃는 칼럼의 엄마를 보며 이따금씩 눈을 맞추고 미소짓는 칼럼의 아빠는 내가 꼭 갖고싶은 가정의 그 모습이었다.
칼럼의 부모님은 함께 식사를 하는 내내 칼럼을 재단하는 말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가정에서 이런 대화를 하는게 가능한가? 허니는 칼럼의 삐까뻔쩍한 집보다 그의 부모님이 더 현실성없게 느껴져 이 모든게 이질적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칼럼이 왜 널 좋아하는지 알겠어"

라고 말하는 칭찬까지. 허니는 그런 말을 들어본적이 없다. 누군가 날 좋아해줄만한 존재라는거. 그리고 그걸 의심치 않게 만드는 따뜻한 미소같은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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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좀 어색했지?"

칼럼의 방에 올라오고나서야 다시 제 앞에서 쭈뼛거리는 칼럼으로 돌아와있었다. 커다란 유리 통창너머에 산새를 막연히 바라보고 있으니 칼럼이 다가와 옆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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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초대하는게 너무 일렀나?"
"칼럼."
"왜 허니"
"넌 내가 왜 좋아?"
"왜 좋냐니, 그냥 좋은거지."
"그럼 그냥 싫어질수도 있나?"
"왜 그런 생각을해?"
"나도 몰라. 그냥..."

네 완벽한 세상이 아직 낯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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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해서 그래. 오늘 처음 보는거잖아. 여름에 같이 놀러가기도 하고, 가끔 주말에 여기서 보내기도하고 그러면 아무렇지도 않아질거야. 그때쯤이면... 내가 왜 널 좋아하는지 내 진심을 해명하지 않아도 네가 알겠지.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야."
"..."
"지금은 대답 못해줘. 아직 내 마음을 표현할만한 적절한 단어들을 찾지 못했거든. 모두 수집하면 곧 이야기해줄게. 그땐, 밤샐 각오하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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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 뺨을 감싸쥐며 다가왔다. 그의 말랑거리는 입술이 곧 허니의 입술을 덥쳐왔다. 허니는 눈을 스르륵감는다. 그의 가구들, 풍경이 보이지 않으니 조금 나아지는 기분이다. 더듬더듬 손끝으로 칼럼의 어깨를 만지작 거리다가 팔을 둘러 안는다. 칼럼은 허니의 허리를 잡아 더 당겨 안으며 허니를 품안에 가두었다.



***


"잘가 허니, 달링."

칼럼의 달콤한 인사를 받고 차에서 내렸다.

칼럼을 좋아한다. 칼럼을 좋아하는게 분명하다. 그와 키스를 하며 요동치는 심장을 진정시킬 방법을 찾지 못했으니까. 그런데 어째서 그와 헤어지는 순간마다 내 마음은 휘청거릴까. 허니는 차에서 내린 발이 땅에 닿지마자 존을 의식하는 제 생각을 멈추고 싶었다. 빠른걸음으로 뛰어가듯 사라지는 허니가 현관을 닫은 후에야 칼럼의 차가 떠났다.

진이 빠져 가방을 테이블 위에 올리고 물 한잔을 하려는데,

눈 앞에 마트에서 산 고루한 카드와 그 옆에 민트색 테슬이 달린 차키가 눈에 들어왔다.


「합격 축하해」

테이블위에 덩그러니 놓인 차키와 카드를 보고는 불현듯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카드를 찢고는 차키를 가지고 문을 부서트릴듯 나와 마당에 찟겨진 카드와 차키를 던졌다.

"나랑 숨바꼭질 놀이라도 하려는 거예요?!!!! 어디있어요!!! 나와요 존!! 나오란 말이야 비겁한 자식아!!!!!"

울음이 터져나왔다. 내가 아무리 발악을 해도 유령처럼 눈 앞에 나타나지 않을 존을 잘 알기에... 그가 내게 하는 방식이 잔인하다고 느껴졌다. 머리를 쥐어뜯을 듯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쥐고 고개를 숙여 답답함에 쉬어지지 않는 숨을 겨우겨우 내쉬며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고 있을 때였다.
가로등에 긴 그림자가 눈앞에 드리워지더니,




"Kid..."

천천히 고개를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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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범벅이 된 허니의 시선에 끝엔 조엘이 서 있었다.

실망스런 표정도 잠시, 허니는 다시 한 번 눈물이 터져나왔다. 서럽게 우는 허니를 지켜보던 조엘은 가만히 그녀의 옆에 나란히 앉았다. 그녀가 진정되길 기다리면서.

허니는 옆에 앉은 조엘에게 의지할 기력조차 없었다. 차라리 터져나오는 울음이었으면 괜찮을 텐데 히끅거리며 자신의 슬픔을 꾹꾹 눌러오는 모습에 조엘은 죄책감까지 생길 지경이었다.



***


"아저씨도 지독하네요. 다음에 온다고 하면 될 걸, 돈 받으려고 이렇게까지 기다리는 거예요?"

이제야 좀 진정이 되는지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는 허니였다. 그 순간 허니의 손목의 자잘한 상처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애써 못본 척하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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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두면 안될 거 같아서"
"왔는데 내가 없으면 알아서 돈 꺼내가요. 장롱에 있어요."
"도둑질은 손 뗀지 오래야"

조엘은 잔디받에서 반짝이던 차키를 집어 다시 허니에게 건넸다. 물끄러미 바라보기만하고 받아들지 않자 자신이 직접 리모콘을 눌러 차의 위치를 확인한다. 삑삑거리는 소리를 내며 전조등을 환하게 밝히는 차는 차고앞에 얌전히 놓여있었다.

하얀색 차를 보며 존이 목소리가 자동재생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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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을 모르잖아. 무슨 색을 고를 수가 있어야지.'
'아니. 민트색 집어드니까 직원이 기겁하고 오던데?'

순간 푹, 하고 웃음이 터져나왔다. 난감해하던 그 무뚝뚝한 아저씨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함께 있던 시간이 길지도 않은데 난 많은 걸 기억하고 있었다. 한창 존에대해 다시 떠올리며 곱씹고 있는데 조엘이 옆에서 헛기침을 했다.

"돈주면 갈게. 울다가 웃다가 .. 크리피해서 네 옆에 오래 못있겠다."
"아저씨 운전 할 줄 알아요?"
"날 무시하는 발언같은데?"
"시간되면 운전 가르쳐줄래요? 내가 장롱에서 돈 좀 더 꺼내오면 되는데"
"난 돈이면 되지만 돈 받는다고 상냥해지는 타입은 아니다"
"그래서 부탁하는거예요. 나도 누가 나한테 상냥하면 두드러기 날 것 같더라구요."
"그럼, 고용된 기념으로 치료해줄께"

조엘은 허니의 손목을 끌어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다.


***

조엘은 허니가 구급상자를 꺼내오자 능숙하게 연고와 밴드를 집어들었다.
다치고 혼자 상처를 만지는건 전문인지라 금세 허니의 손목을 살펴보고는 자연스럽게 연고를 발라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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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처는 소독만 잘하고 연고만 제때 발라줘도 어떤 상흔도 남기질 않지."
"... 상처가 나면 늘 그냥 뒀어요. 치료하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네요."
"어렸을 떄 부모님이 안해주셨어?"
"그러게요. 딱히 치료받은적이 없네요"

허니의 담담한 목소리에 조엘이 조용히 숨만 삼키고 있는데, 허니가 먼저 그 침묵을 깨고 말을 걸어왔다.

"오늘 남자친구네 집에 갔어요"
"남자친구가 있어?"
"사실 남자친구라고 하기도 뭐해요. 얼마 되지도 않았고.."
"그리고?"
"정말 좋은앤데.. 내가 좋아서 만나는 지도 잘 모르겠고..."
"집에 초대한 걸 보니 널 정말 좋아하나보네"
"정말 좋은 집에, 좋은 분들이시더라구요. 칼럼의 부모님. 근데 기분이 별로예요"
"... ..."
"있잖아요. 차라리 그 애 부모님이 가식넘치는 부잣집 사람들이었으면 했나봐요. 날 은근슬쩍 무시하고, 아들과 떼어놓으려고 흠잡으려고 했으면... 내가 이렇게 혼란스럽지 않았을거 같아요. 오히려 동질감이 느껴지고 마음이 편하지 않았을까요? 나 정말..."
"... ..."
"못됐죠. 못났죠"

조엘은 허니의 손목에 밴드를 붙여주고 그 손을 허니의 무릎위로 살포시 올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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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분 알아. 중요한건 네 잘못은 없다는거야."

조엘의 묵직한 목소리에 다시 눈물이 터져나오기 시작한다. 조엘은 묵묵히 허니의 울음을 다 받아낸다. 고개를 들지 못하는 허니의 옆에 다가와 앉아 그 여린 어깨를 감싸주다가, 팔을 쓸어내리니 허니가 자연스럽게 안겨왔다. 셔츠 안쪽이 젖어가는데도 개의치 않고 허니를 달래준다. 계속 바닷속에서 무거운 수압에 허우적거리는 제가 점점 수면위로 떠오르는 기분이다.

***


결국 허니는 조엘의 품에 잠들었다.
조엘은 허니를 들고 그녀의 방에 들어갔다.
흔들리지 않게 허니를 조심히 눕히고, 젖은 속눈썹을 한 채 잠들어있는 허니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존의 마음을 이해가 간다. 존이 포기하고 있는게 무엇일지도 짐작이 간다.

마음속에 단 한번도 요동한 적 없는 감정이 밀려온다.

조엘은 모른척 허니의 방을 빠져나와 구급함을 정리하고 가죽자켓을 챙겨 집 밖으로 나왔다.


깊은 밤의 차가운 공기가 코끝을 싸늘하게 베고 간다.
조엘의 눈동자는 허니의 집을 힐끔거리고는 저항하듯 그 길을 빠져나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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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를 다듬는 존을 보며 조엘은 머뭇거리다 내뱉었다.

"죽일 필요까진 없는거 알지?"
"네가 좋아하는 보스가 오늘 허니의 학교앞에 사람을 보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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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네가 그랬지. 댓가는 목숨이라고"
"확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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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확실할 때만 움직이지. 넌 위험한 일이니 끼어들지 마. 이제 댓가는 그 녀석이 치룰 차례야."




존번너붕붕 존번탈 너붕붕 칼럼너붕붕
조엘너붕붕(고민중)
2024.06.17 00: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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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아니 허니가 뭔죄냐고 ༼;´༎ຶ۝༎ຶ༽
[Code: 213a]
2024.06.18 02: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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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재밌다…. 평생 써줘 센세 제발 ㅜㅠㅠㅠㅠㅠㅠ
[Code: ceb6]
2024.06.20 03: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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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ㅜㅜㅜ센세 진짜 재밌어요ㅜㅜ
[Code: c87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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