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쯤 사귀고 있는 중인데 매버릭이

“야. 아무래도 우리는 서로 윙맨일때가 더 좋은거같아.”


라고 침대에서 얘기할거야

아이스가 조금 목이 메서


“그래?.....조금 지루해져서 그런가? 최근엔 계속 집데이트이긴 했지. 그럼... 이번 주말에 로맨틱한 여행이라도 갈래? 아니면...”


하고 조용하고 필사적으로 잡는데, 매버릭이 어깨 으쓱하더니 말하겠지


“음... 미안한데, 그렇게까지 마음 돌려보려고 애쓰기 싫어. ..뭔지 알지?”


조금 멍하게 앉아있는 아이스에게 덧붙여 말했어


“어차피 그렇게 오래 사귄 것도 아니고... 대단한 감정도 아니었잖아.”




그날 이후로 헤어지고, 매버릭은 문 앞에서 ‘우리 그래도 계속 친구인 거지?’ 하고 꽉 껴안았음. 마치 서로를 윙맨으로 인정했을 때처럼. 멀어지는 매버릭의 뒤통수를 쳐다보면서, 아이스는 혼자서라도 매버릭을 계속 사랑하겠다고 결심할거야. 아예 매버릭이 내 곁을 떠나는 것도 아니고, 친구로 계속 남아있겠다잖아.




아이스는 매버릭한테 할 수 있는 건 다 해줬어. 직장에서 공적으로 도와주는 것은 물론, 매버릭의 직장 푸념도 들어주었어. 심지어 매버릭이 요새 만나는 여자친구나 남자친구 얘기도 들어줬음. 매버릭은 우리는 이정도로 쿨한 사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고. 아이스는 여기서 싫은 티를 내면 매버릭이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서 쿨한 척 맞춰줬어.



[여보세요? 아이스? 진짜 엄청 미안한데, 내 여자친구가 지금 너무 취했는데, 나도 지금 술을 마셔서... 너 아직 퇴근 안했지? 우리 좀 데리러 와주라. 진짜 미안!]



아이스는 그런 연락에도 나갈거야. 뒷자리에서 애인이 매버릭한테 끈적하게 안겨붙는 걸 보면서도, 아이스는 그래도 매버릭이 자기가 볼 수 있는 곳에 있으면 그게 좋은 거라고 생각했음.


둘을 집 안까지 데려다주고 돌아가서, 아이스는 한숨도 자지 못했어.


아침이 되면 너는 여자친구에게 커피를 만들어주겠지. 너는 스크램블을 잘 하니까, 네가 항상 쓰는 그 유치한 노란 접시에 스크램블을 담아서 주려나?


침대를 바꿨던데, 네 여자친구도 네 매트리스에 스프링이 너무 삐걱거린다고 불평했니? 내가 말했을 땐 안 바꿨잖아.



애초에 왜 나보고 데리러 오라고 한거야? 다음부터는 안 나갈거야. 그냥 택시를 부르라고.




그렇게 생각하는 아이스지만, 다음번에 매버릭에게 전화가 오면 또 마음 한켠에 기대감을 갖고 전화를 받는 아이스 보고싶다. 매버릭이 자기한테 의지하는 게 좋아서. 그렇게 만나고 오면 며칠동안 괴롭지만 한번이라도 더 볼수있으니까.


매버릭은 친구로 남기로 선택한거고, 친구한테 할 법한 부탁들을 한 거고. 매버릭을 계속 사랑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나니까, 원망스럽거나 서운한 마음 들면서 계속 상처받아도 다시 마음 다잡는 아이스.. 티 하나도 안 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