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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0 20:52
'자책하는 딸'의 등장

이 변화에는 사회사적으로 세대와 젠더 효과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대 효과 측면을 보자면, 성장기에서 정체기(성숙기라 하는 이도 있다)로 들어선 일본은 베이비붐 세대의 다음 세대가 부모의 경제 적 달성과 교육 수준을 넘어서기 힘든 사회가 되었다. 고등교육 진학률은 포화 상태에 달해 학력 인플레이션마저 일어나고 있는데, 자식이 부모 세대를 앞서나가는 것이 당연시되었던 시대는 이제 끝이 난 것이다.

젠더 효과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결혼 말고도 사회적 달성을 성취할 수 있는 길이 여성에게 열리게 됨으로써 딸 또한 어머니의 기대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힘들어졌다. 딸은 '여자 얼굴을 한 아들'이 되었고 아들과 딸에 대한 기대 차이는 축소되었다. 나는 이것을 저출산 효과로 보고 있다. 사정이 어찌 되었든 젠더 차이가 축소되었으니 기뻐해야 하는 것일까?

그러나 딸에 대한 어머니의 기대는 아들에 대한 기대와는 달리 양의성을 가지고 있다. 어머니는 딸에게 '아들로서 성공하라'와 '딸(=여자)로서 성공하라'라는 메시지를 동시에 보낸다. 두 메시지 모두 '제발 나처럼은 되지 말아 달라'는 자기 희생의 메시지이지만 그 속에는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은 바로 너야'라는 질책의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

이러한 양의적 메시지를 받은 딸은 가랑이가 찢어질 상황에 처하게 된다. '불만스러운 딸'이 고도 성장기의 산물이었다면, 그녀들이 역사 속으로 퇴장하면서 대신 등장한 것이 어머니의 화신이 되어 그 부채에 신음하는 '자책하는 딸'이다. '한심한 아들'처럼 딸 역시 어머니의 행복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과 책임져야 할 입장을 부여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들과 달리 딸은 동일화의 대상이 어머니인 탓에 어머니의 만족스럽지 못한 인생을 대리 수행해야 한다는 책무로부터 결코 벗어나지 못한다. 노부타 사요코의 <어머니의 존재가 너무 무겁다 - 어느 묘지기 딸의 한탄>은 그 현실을 풍부한 사례와 함께 낱낱이 그려내고 있는 책이다. 이 '자책하는 딸'에서 한 걸음만 더 나가면 '자해하는 딸'로 이어지게 된다.





이건 ‘페미니스트란 여성 혐오에 적응하지 않는 자’라는 정의가 멋져서




사람은 '여성'이 될 때 '여성'이라는 범주가 짊어진 역사적 여성 혐오의 모든 것을 일단 받아들인다. 범주가 부여하는 지정석에 안주하면 '여성'은 탄생한다. 그러나 페미니스트란 그 '지정석'에 위화감을 느끼는 자, 여성 혐오에 적응하지 않은 자들을 가리킨다. 때문에 여성 혐오로부터 출발하지 않는 페미니스트는 없다.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은 이 여성 혐오와의 갈등을 의미한다. 여성 혐오를 느끼지 않는 여성(그런 여성이 있다면)에게는 페미니스트가 될 필요도 이유도 없다. 때때로 "나는 내가 여자라고 하는 사실에 얽매여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큰소리치는 여자들이 있는데 그 말은 '나는 여성 혐오와의 대결을 줄곧 피해왔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여성'이라는 강제된 범주를 선택으로 바꾸는 것 - 그 안에 해방의 열쇠가 있을 지도 모른다.





출처: 우에노 지즈코의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2024.04.20 20: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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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 책 잇눈데 헐
[Code: dd93]
2024.04.20 21: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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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추천 고마워
[Code: 508e]
2024.04.20 22: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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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읽어봐야지
[Code: e53a]
2024.04.20 22: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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펝 묺 비묺 ㄷㄱ
[Code: 5f92]
2024.04.20 22: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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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나는 내가 여자라고 하는 사실에 얽매여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큰소리치는 여자들이 있는데 그 말은 '나는 여성 혐오와의 대결을 줄곧 피해왔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이거 진짜 공감되네
[Code: 9bbf]
2024.04.20 22: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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펝 묺 비묺 ㄷㄱ
[Code: 2daa]
2024.04.20 23: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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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나는 내가 여자라고 하는 사실에 얽매여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큰소리치는 여자들이 있는데 그 말은 '나는 여성 혐오와의 대결을 줄곧 피해왔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Code: be66]
2024.04.21 00: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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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잇다 여혐혐 책 명작인데 이런 구절이 있었구나
페미니스트란 여성 혐오에 적응하지 않는 자’라는 정의가 정말 멋져
[Code: a3ac]
2024.04.21 01: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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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다
[Code: f67c]
2024.04.21 05: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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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지즈코의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ㄷㄱ
[Code: ab48]
2024.04.24 09: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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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7bb7]
2024.04.30 04: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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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지즈코의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ㄷㄱ
[Code: ffe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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