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베이커리 메뉴가 추가돼서 마일스는 저녁 늦게까지 남아 바쁘게 일하는중이었음. 일과가 끝난 후 마일스를 데리러 왔던 첫스키도 얼떨결에 같이 거들게 되겠지. 딱 달라붙는 국방색 반팔위로 뽀짝한 노란 앞치마를한 꼴이 꽤나 귀ㅇ..야성적이었겠다. 첫스키 우람한 팔뚝으로 쪼매난 쿠키들 봉투에 담는데 의외로 잘할것 같음. 전 동료들이 봤다면 꼬추떨어진다고 놀렸겠지만 마일스랑 함께있는데 아무래도 좋은 첫스키임.
close 팻말 걸어놓은 카페에서 마일스 지휘아래 무거운 밀가루 상자도 나르고 우유 물류도 내려주고 하니까 첫스키도 꽤나 힘든데 이걸 이 작고 가녀린애한테 시킨건가 싶어서 야마돌겠다.
"예쁜아 혹시 사장한테 뭐 저당잡혔어? 이런 악덕사장은 빵에 보내서 존나게 굴려야하는데 염병할새끼."
그런거 아니라고 전에 비하면 카페일은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말하는 마일스인데 그럼 그 전 사장놈도 나오라그래라 어떤새끼인지 면상이나 보자고 눈이 희번득한 첫스키임. 사실 마일스 전직장 호텔에서 도망치듯 나온거라 표정 어두워지겠지.
"그런거 정말.. 아니에요...
전 지금이 너무 좋아요. 커피도 좋고, 밤에 퇴근할 수 있는것도 좋고, ㅊ..첫스키씨랑 같이 있을수도 있는걸요."
얼굴이 딸기시럽보다 빨개진 마일스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꾸했지만 첫스키에겐 (특히 마지막 말이)아주 잘 들렸겠지. 마일스는 아차 하더니 창고에 두고온게 있다며 후다닥 뒤로 나가버렸음.
마일스는 첫스키가 그냥 친절하게 대해준건데 저혼자 좋아하는걸 티낸것같아 한참을 자책했을거같다. '어떡해...부담스러워서 가버리셨을까?' 다시 카페에 돌아가면 첫스키가 떠나고 없을까봐 한참을 망설였음. 겨우 마음을 다잡고 문을여니 의자에 앉아 졸고있는 첫스키가 있겠지.
절대 부담스럽게 굴지말자고 다짐한게 무색하게 자고있는 첫스키를 보니 흔들리는 마일스임. 그러곤 한번만.. 딱 한번만 하면서 홀린듯이 손을 얼굴로 가져갔음. 떨리는 손으로 말할때마다 유연하게 움직이는 잘생긴 눈썹을, 항상 크림을 묻히던 동그란 코끝을 천천히 만져보겠지. 늘 멋지다고 생각했던 단단한 턱과 살짝 올라온 수염까지 만져보고서야 망설이며 입술에 손을 대겠다. 입술에 손을 대는 순간 마일스는 본인행동에 화들짝 놀라며 뒷걸음질쳤음. 첫스키는 아직도 미동없이 자고있었지. 하지만 오늘이 아니면.. 내게 더는 잘해주시지 않을수도 있는걸... 백 번을 더 망설인 마일스는 결심한듯 눈을 꼭 감고 숨이 닿을만큼 가까이 다가갔음. 쵹- 소리가 나는 짧은 도둑키스를 하고 멀어지려는데 눈을뜨니 앞에는 타오르는듯한 녹안이 있었지.
마일스는 너무 놀라서 숨을 들이킨상태로 얼어버렸음. 첫스키는 마일스가 굳어버린 사이에 작은얼굴을 곧 바스라질 설탕과자처럼 쥐고 지긋이 눈을 맞춰왔음. 그리곤 눈을 파르르떨며 내리깐 마일스에게 천천히 다가가 입술을 포갰음. 쵹-쵹- 짧은 버드키스가 오가고 첫스키는 마일스의 허리를 붙잡아 부드럽게 다리위에 앉히고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려 하겠지. 조심스레 입술을 두드리는 혀에 마일스의 입술이 허락하듯 열리고 적막한 카페안은 두사람의 타액이 섞이는 소리만 울려퍼졌음.
"흐윽..!"
숨이 모자란 마일스가 먼저 입을 떼자 끈적한 은사가 늘어지다 툭 하고 끊어졌음. 그 짧은 사이에도 놓아주기 싫다는듯 첫스키의 녹안은 마일스의 눈만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겠다. 그렇게 다시 입술을 붙이고 혀를 주고받는 질척한 키스가 이어지는데 마일스에게서 작은 신음소리가 샜겠지. 흣..! 하는 소리에 첫스키는 정신이 번쩍 들어서 마일스를 무릎에서 밀어내고 벌떡 일어났음.
“이거..! 쪼매난거 이거 다넣은거 같은데 가자. 더늦으면 진짜 늑대가 잡아간다 이쁜아.”
허둥지둥 데려다주겠다고 매장을 정리하는 첫스키의 등뒤로 마일스가 안겨왔음. 등쪽이 축축해지는게 그새 울음이 터진것 같았지.
"...안아주세요.. 오늘은, 안아주고가요."
눈물젖은 목소리로 옷깃을 꽉 잡아오는데 첫스키는 거절할수 없었겠지.
근데 사실 이들의 첫키스는 오늘이 아니고 한참전 마일스의 집이었을것 같다.
식은땀흘리며 악몽에 시달리다가 첫스키가 손잡아주니까 아기처럼 새근새근 숨쉬는게 천사처럼 아름다웠겠지. 첫스키는 홀린듯 다가가서 입을 맞췄음. 그러곤 벌떡 일어나서 집으로 돌아갔겠지. 시발 짐승새끼 욕을 한바가지하면서ㅋㅋㅋ
*얘내는 처음 입맞춘날 바로 베드인할것 같다는 뇌피셜이 포함되어있음
행맨밥 파월풀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