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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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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는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전방을 주시하려고 애썼다. 대령은 여전히 그에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 불안과 기대, 두려움에 휩싸여 손이 떨려왔다. 어느 때보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곧 농장의 불빛이 보였다. 눈에 띄지 않도록 몸을 숙이고 헤드라이트를 꺼버렸다. 덜 자란 보리들이 뱀처럼 흔들렸고, 드문드문 사람처럼 보이는 허수아비 그림자가 그를 놀래켰다. 논밭과 축사를 지나 한참을 더 가니까 그제야 오두막 하나가 눈에 띄었다. 빛 한 점 없이 깜깜해 언뜻 보면 평범한 나무더미처럼 보였다. 별장이라기엔 초라하고 산방이라기엔 공들여 지은 테가 났다.

“내려.” 대령이 총으로 가리키자 남자는 양 손을 허공에 든 채로 차에서 내렸다. 대령은 그를 오두막 쪽으로 천천히 데려갔다. 너무 어두워서 발밑은 물론이고 오두막의 형태를 알아보기도 어려웠다. 대령이 남자를 총으로 한 번 밀자, 그가 다급하게 열쇠를 찾는다. 그는 몇 번이나 다른 열쇠를 시도하다가 간신히 문을 열었다.

안은 어둡고 조용했다. 대령은 뭉툭한 손으로 벽을 더듬어 스위치를 찾았다. 곧 팍 터지는 소리가 나며 백열전구에 불이 들어왔다. 며칠 동안 사람이 들어온 적 없었던 것 같았다. 커튼이며 식탁, 소파, 책장에 옅은 먼지가 쌓여있다. 그는 들끓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윽박질렀다.

“내 가족들은 어디에 있지?”

그러자 남자가 벌벌 떨면서 답한다. “저는 모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있었는데… “

분명 거짓은 아닌 것 같았다. 허탈함에 맥이 풀렸다.




그 때, 밖에서 누군가의 대화 소리가 들렸다. 발 소리로 보아 한 두 명이 아닌 것 같았다. 대령은 다급히 남자를 끌어당겨 그의 옆에 세우고, 그의 머리에 총구를 대었다. 곧 누군가 문을 쾅쾅 두들겼다. 그들이 반응하지 않자 급기야 문을 박차기 시작했고, 헐거운 나무 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넘어갔다.

넘어간 문 앞에는 카잔스키 제독이 서 있었다. 그의 부하들이 대령을 발견하고 총을 들었다. 제독은 그를 만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는지, 경악에 차서 중얼거렸다. “당신이 여기에 어떻게… ”

“내 가족들은 어디에 있나!” 그가 절박하게 외쳤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그가 시치미를 뗐다.
“이 자가 왜 여기에 있나?”

대령이 처음 보는 자가 그 옆에 서 있었다. 카잔스키 제독은 혼자 온 게 아니었다. 어깨에 별이 세 개나 달린 그 남자는 이 상황이 즐겁다는 듯이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그러나 카잔스키는 적잖히 당황해 그의 표정을 보지 못했다.

“설명해보게, 카잔스키.”
“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그는 대답을 받아내야 했다. 대령은 천장에다 대고 총을 쏘았다. 반동에 그의 몸 전체가 크게 흔들렸다. 군인들이 총을 고쳐 들고 그를 향해 장전했다. 그제서야 제독은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대령을 똑바로 보았다.

“다시 한 번 묻지. 내 가족들은 어디에 숨겼나?”
“그걸 왜 나한테 묻는지 모르겠군, 대령. 저택에서는 어떻게 탈출했지?”

대령이 씨익 웃었다.

“자네 아들이 나를 도왔다고만 해두지.”

그의 말에 카잔스키 제독은 크게 동요했으나, 애써 내색하지 않는다. 대신 근엄하게 명령했다. “순순히 총 내려놓으시오. 당신은 포위됐소.” 그가 근엄하게 명령했으나, 대령에게는 겁 먹은 자가 거짓 위세를 떠는 것처럼 들렸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묻겠네. 내 가족들은 어디에 있나.”

대령이 이 번에는 카잔스키 제독에게 총구를 겨눴다. 온 몸이 분노로 떨렸다. 대답에 따라 아주 쏴버릴 작정이었다.

“나는 모른다고 몇 번을 말해야 하나?”

탕! 총성이 울렸다. 총알이 카잔스키 제독의 어깨를 스쳤다. 대령은 반동에 나가떨어져 버렸다. 그의 약해진 몸으로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자라도 쉽게 죽일 수 없었다. 군인들이 그 틈을 타 대령에게 우르르 몰려갔다. 그는 팔다리가 붙들리면서도 크게 저항하지 않았다. 그의 입에서 괴로운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도저히 사람 소리 같지 않은 울음은 점점 커지더니 마침내는 악에 받쳐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카잔스키 제독은 부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대령이 성내어 우는 것을 보았다. 그의 제복 위로 검붉은 피가 새어나왔다. 총알에 찢긴 자리가 끔찍이 아파왔다.



*




제독은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대령은 달리 머물 곳이 없었기에 카잔스키 저택에 구금되었다. 그의 지긋지긋한 방으로 돌아온 것이다. 방은 수색한 흔적으로 엉망이었고 책상 어디에도 편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방에는 다시 자물쇠가 걸렸고, 감시는 이중 삼중으로 삼엄해졌다. 며칠에 한 번씩 조사를 한답시고 군인 두 사람이 들어와 이것 저것 질문을 했다.

그는 경비병을 총으로 쏘고, 하마터면 카잔스키 제독을 죽일 뻔 했으며, 그의 아들을 위협한 흉악범이었다. 그러나 조사관은 그가 아니라 카잔스키 제독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었다. 제독이 그의 아내와 연락을 하고 있었는지, 그 별장에 있다는 것도 말해주었는지, 제독이 뭔가 숨기는 것이 있지 않은지. 군은 정말로 그를 싫어하는 듯 했다. 그가 유죄이기를 바라는 것처럼 끈질겼다.

대령은 사실대로 털어놓고 카잔스키의 인생을 비참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입을 다물었다. 더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조사를 받는 내내 눈을 감고 이대로 모든 것을 끝내는 상상만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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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령이 입을 열지 않았고, 집을 수색해도 마땅한 증거가 나오지 않자 조사는 싱겁게 종결되었다. 카잔스키 제독의 아들이 위협받았다는 점이 대령이 단독으로 벌인 소동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 주었다. 농장 관리인도 한 몫 했다. 그는 그 별장에 오래토록 손님이 없었다고 말했음에도 대령이 자꾸만 그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었다고 진술했다. 결국에는 피해망상증에 사로잡힌 그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제독이 자신의 가족들을 납치했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치밀하게 탈출을 계획하여 그의 별장을 찾아갔다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찝찝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으나 무언가 증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닌지라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그 즈음 카잔스키 제독이 집으로 돌아왔다.

대령은 뽀얗게 먼지가 앉은 방 창문으로 카잔스키 제독이 정문을 통과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시종들이 다가가 가방을 들어주려고 했으나, 그는 고집스럽게 다치지 않은 쪽으로 짐을 들었다.

그 때 카잔스키가 고개를 들었다. 그와 눈이 마주쳤다.

대령은 그에게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지 알 수 없었다. 그가 왜 상처받은 얼굴을 하고 있는지 묻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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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카잔스키 제독이 그의 방문을 벌컥 열었다. 경비병들은 당황한 듯 그를 막으려고 했으나, 살벌한 눈초리 한 번에 순순히 물러섰다. 그는 쾅 소리가 나게 문을 닫아버렸다. 어깨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는지 붕대를 감고 있었고, 눈에 띄게 얼굴이 수척해졌다. 대령을 본 그의 얼굴이 미묘해졌다. 회색 눈에 원망과 서러움이 비쳤다.

“왜 내 말을 믿지 않았습니까?”

그가 비난조로 대령에게 물었다. 드물게 자제력을 잃은 모습이었다. 대령은 답하지 않았다.

“당신 때문에 다 놓쳤소. 이제 정말로 그들을 잃어버렸단 말이오… “
“그게 무슨 말인가.”

대령이 퍼뜩 고개를 들었다.

“당신 가족들 말입니다.”
“그들이 정말로 그 별장에 있었나?”
“그랬소. 얼마 전까지는…”
“그럼 지금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사라졌소.”

카잔스키는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J 중장이 끈질기게 날 의심했소. 카잔스키 소유의 별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직접 수색하고 싶어했지. 부활절까지 겨우 시간을 끌다가, 더는 핑계를 댈 수 없어서 별장을 수색하러 간 겁니다. 일이 잘못되면 주니어가 집에 있는 편이 나을테니까. 가족들은 근처 여관에 미리 피신시켰고… 그런데… 그들이 도망친 것 같소.” 그가 말했다. “당신 아내는 처음부터 나를 믿지 않았소. 뭔가 수상한 낌새가 보이니 기회를 봐서 도망쳤겠지.”

대령의 얼굴이 점차 일그러졌다. 그가 하는 말을 믿고 싶지 않았다.

“자네가 정말로 내 가족들을 보호하고 있었단 말인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나를 믿으라고!” 제독이 격양되어 말했다.
“하지만 그 편지들은 내 아내에게서 온 게 아니었어.”
“최근에 보낸 편지들은 가짜가 맞지만, 감시가 삼엄해져서 어쩔 수 없이 쓴거요. 당신을 안심시키려고… 그 몇 통을 제외하고는 다 진짜였소. 다 진짜였단 말이오. 그런데, 그런데… ”

대령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카잔스키 제독은 지금 그가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면 그들과 자신이 모두 안전했으리라고 말하고 있었다. 오늘 즈음에는 다시 편지를 받고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의 불안이 가족들을 진짜 위험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자책과 괴로움, 뼈저린 후회가 그를 덮쳤다. 그는 충격으로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다가 끝내는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제독이 당황해서 그를 진정시키려고 했다. 그가 품에서 손수건을 내밀었지만, 대령은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멀리는 못 갔을거요. 바로 찾으면…”
“그냥 찾지 말게.”

그가 간신히 울음을 참으면서 말했다.

“뭐라고 했소?”
“내가 그냥 여기에 있겠네. 그들은... 그들에게 더 이상 빚질 수 없어.”

그는 도저히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어떤 식으로든 자신과 엮이는 것이 그들에게 도움될 리 없었다. 이 이상 염치 없어질 수 있을까. 카잔스키 제독이 덩달아 한숨을 쉬고, 끈질기게 손수건을 그의 눈 앞에 들이밀었다. 대령은 그제야 받아 들어 눈물을 닦아냈다.

제독은 그 못지 않게 착잡해 보였다. 그는 대령이 호흡을 가다듬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말했다.

“계속 찾을 겁니다.”
“카잔스키.”
“걱정 마십시오. 잘 지내는지만 보겠습니다.” 그는 대령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말했다. 분명한 위로의 표시였다. “약속 지키십시오.”

"고맙네." 대령은 차마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중얼거렸다. 그는 카잔스키 제독이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눈물을 터뜨렸다. 손수건이 흠뻑 젖도록 울음이 그치지 않았다.





시니어슈슈 아이스매브
2024.04.26 22: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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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센세 오셨다ㅜㅜㅜㅜㅜㅠㅠㅠ 사랑해 센세ㅠㅜㅜㅠㅠㅠㅠㅠ 울지마 슈슈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0ac9]
2024.04.26 23:13
ㅇㅇ
아이고 슈슈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시니어도 최선을 다했던 건데...... 일이 어쩜 이렇게 안타깝게 맞물려가지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000f]
2024.04.26 23: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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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센세가 어나더를 주셨어! ㅠㅠㅠㅠㅠㅠㅠㅠ선개추 후감상 간닷 센세 사랑해
[Code: ca82]
2024.04.26 23: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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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중장 나쁜놈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b9e8]
2024.04.27 00: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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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슈 어쩌면 좋아 저 강인한 사람이 절망과 자책의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 마음 아프다 ㅠㅠㅠㅠㅠㅠㅠ그렇게 사랑하고 아끼는 가족에게 자신의 존재가 위협이 된다고 느끼고 아예 연을 끊는게 낫다고 하기까지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을까 ㅠㅠㅠㅠㅠㅠㅠ
[Code: fed9]
2024.04.27 00: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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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행히 제독에 대한 오해는 풀린 것 같고 이제는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 좋다 슈슈 시니어에게 총 쏜 것에 대해서도 죄책감 가질 것 같네 센세 너무 너무 재밌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잠이 안올 것 같아 내센세가 어나더를 주실때까지 여기서 숨참고 기다릴거야 센세 빨리와줘
[Code: fed9]
2024.04.27 00: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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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나름 노력을 한건데 맞지 않았구나ㅠㅠㅠㅠ
[Code: 14ec]
2024.04.27 05: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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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입력 미쳤다 ㅠㅠㅠㅠㅠ
[Code: 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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