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장 피하기 시작한 허니비. 기껏해야 점심시간에 대화하는 정도였는데 하루에 단 1시간의 기회가 사라져서 조부장 솜씻너 됨. 아니, 우리라며. 그때 마주한 눈도 절대 마음이 없는 눈이 아니었다고 확신하는 조부장 확실히 눈썰미가 좋다. 숨바꼭질인가? 재밌다는 듯 웃으며 허니비 찾으러 돌아다닌 게 사흘째임. 매번 도망가도 숨어도 들키는 허니, 굴하지 않고 온갖 핑계대며 도망가면 그걸 또 풀어주는 것이 조부장임. 왜냐면 당황하는 모습이 재밌거든. 오늘은 또 어디에 가있나 사내숨바꼭질하는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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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아이디어 좀 내 봐"

회의시간에 아이디어 쥐어짜다가 딴 길로 샜음. 취미 얘기로 빠져서 얘기하는 와중에 허니가 자기는 혼자 돌아다니는 것이 좋다고 하겠지. 매주 토요일은 놀러다니고 퇴근 후에도 동네 탐방하는 게 취미라고, 그래서 친구를 만나는 것조차 힘들다고 이 부분에서 조부장을 분명히 쳐다봄. 눈빛으로 '알겠죠? 무슨 말인지' 하는데 조부장 턱 괴며 빙긋 웃으며 쳐다만 볼 듯. 요즘 부장님이 좀 저기압이라 동료들은 식겁해서 다시 주요 안건으로 돌아감. 부장님 흘낏거리는 허니. 예전이었으면 무섭다고 느꼈을 텐데.




"안녕." 퇴근길에 부장님 말 없이 허니 기다리고 있음.

"내일 같이 가고싶은 곳이 있는데. 11시에 여기서 볼까?"

저는 내일 일정이 있는데요... 작게 항변하는 허니 내버려두고 온 몸 구기며 차에 올라타는 부장님. 문 닫자마자 창문 내리고 하는 말 

"안 기다릴거야. 걱정마. 시간되면 혼자 갈거니까"

혼자 놀기 바쁜데.... 중얼거리며 멀어지는 차만 바라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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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10시 45분. 부장님 한결같은 정장차림으로 회사 앞에 와있음.
저멀리 걸어오는 허니 발견하고 입꼬리 올라감. 민망한지 가까워지자 뭐라고 중얼거리며 변명을 하는데 조부장은 지금부터 정말 단둘이 시간을 보낼거란 사실에 기쁘기만 함. 좋아하는 외투를 입고 나왔네.
옷 예쁘단 칭찬과 함께 가방 들고 문 열어서 얼른 차에 태웠음.

혼자가 좋다고 분명 어필을 해놓고서 이렇게 약속장소에 나타나는 게 얼마나 쪽팔린지 부장님은 모를거야. 부장님은 내가 얼마나 고민하고 고민했는지 모른다고. 어제 잠들면서도 아침에 일어나 씼으면서도 옷을 갈아입고 아침을 먹으면서도 머릿속에는 오직 조 맥밀란만 떠올랐단 걸. 예정대로 미술관에 갈 준비를 하면서 수백번은 마음을 바꿨음. 연애할 때가 아니야. 어딜 가고 싶어하는 걸까? 나만의 시간을 뺏기잖아. 부장님 내일은 뭐 입고 나올까? 
선물에 약한 것이 아니란 걸 아직은 깨닫지 못하는 중.



뻘쭘할수록 말이 많아지는 걸 아는 허니는 입을 꾹 다물고 앞만 바라보다 일단 물어봄. 어디 가느냐고. 솔직히 너무 궁금해서 기대 안 된다면 거짓말임. 부장님이 나랑 가고 싶어하는 곳이 있구나.

"네가 생각나는 곳."

부장의 말에 또한번 혼돈을 겪으며 도착한 곳은 허니도 자주가는 공원이겠다. 왔던 길을 되돌아 온 거나 마찬가지일만큼 걸어서도 오는 공원인데 여기에 라일락이 많아서 향기 맡으며 산책하기 좋은 곳임. 고작 여기야? 조금 실망한 것도 사실인데 라일락이 저번보다 더욱 활짝 펴서 예쁘긴 하겠지. 

"보라색 좋아하잖아."

이 말을 들은 허니는 부끄러운지 올라가려는 입꼬리 억지로 내려가며 시선을 피하며 와, 라일락- 딴청 피움. 라일락 나무 옆에 서있는 허니를 보면 좋을 것 같단 상상만 하다가 직접 데려오니 행복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뿌듯함. 왜 허니 옆에 있으면 모든 게 재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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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별 거 아닌데 부장님이랑 나눠먹은 빵도 맛있고 자주 가는 공원 한바퀴 도는 건데도 풍경이 너무 예쁘고. 익숙한 것들이 전부 새롭고 눈이 즐거운 동시에 행복해서 심장 콩닥거림. 댕아범 조부장님 잔디밭에서 노는 강아지 귀엽게 쳐다보다가 이쪽으로 넘어온 공 물어가는 모습에 안녕~ 인사함. 다들 봄을 즐기러 나온 공원에서 햇살 받으며 웃는 부장님이 눈에 들어오자 심장께부터 뭔가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기분이 들면서 귀까지 열기가 올라오는 것을 느끼며 서있는 허니비. 주머니에 들어간 손을 빼 목까지 두근거리는 걸 가려가며 어떡하지 어떡하지 연신 속으로 외쳤음.

하루가 끝날 때까지 계속 더워서 부채질하던 허니가 부장님 붙들어서 껴안은 이유도 이거였음. 안겨오는 모습이 슬로우모션으로 보이면서 에이 설마... 기대 안 하려고 가만 있었더니 그대로 폭 안겨옴. 얼굴까지 파묻고 꽉 끌어안은 허니 등에 살짝 손만 올렸지 아무것도 못 함. 상대가 허니비니까 시간을 길게 잡고 다가가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데이트 첫 날부터 포옹을 할 줄이야. 안 믿기는 나머지 이게 꿈이라면 절대 깨트리지 않으려 손에 힘도 못 주고 살며시 맞닿은 등의 온기만 느꼈지. 두근거림이 등까지 전해지는 걸 가만히 쓸어 만지는데 허니 입에서 나온 말이 좋아해, 사랑해 이런 게 아닌 미안해 라서 심장 덜컥 내려앉는 조부장 보고싶다. 




제목이 중구난방이라 미안합니다..

 러블릐조부장은 허니가 무서워하는거 조또 이해 못해서 https://hygall.com/589976790 

 ? : 허니비! 어디갔어 https://hygall.com/590072841

대개 회사에서 좋아하는거 티내면 다들 툭툭 놀리기 바쁜데 https://hygall.com/590333043

 사람이 모인 곳에는 항상 미친놈이 한명쯤은 있다는게 https://hygall.com/590351501

? : 음..... 요즘 부장님한테 처연미가 생겼는데 이유가 뭐지 https://hygall.com/590421693

 고작 간식으로 머리 싸매고 고민하다가 고른 것이 어쩜 https://hygall.com/590511308

 도합 105퍼센트의 마음을 가진 허니비 https://hygall.com/590641293

점심 맛있게 하셨어요? 커피 드실래요? https://hygall.com/590751564

?: 서로의 목소리를 가장 많이 듣는 사이니까요 https://hygall.com/590934279

충동적으로 뽀뽀해버리고 싶은 것도 참았는데 아직은 여유롭지 https://hygall.com/591064047




러블릐너붕붕
2024.04.17 21: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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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세상에 둘이 데이트한다...!
[Code: 39a5]
2024.04.18 03: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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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안한 건데 왜 미안한 건데 왜 미안한 건데 왜 미안한 건데 왜 미안한 건데 왜 미안한 건데 왜 미안한 건데 왜 미안한 건데 왜 미안한 건데 왜 미안한 건데 왜 미안한 건데 왜 미안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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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03: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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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ㅏ아니 내 센세 성실수인이라 너무 행복해,,,,,,, 둘이 데이트 하는 거 존나 좋타 스껄
[Code: 5fe0]
2024.04.18 08: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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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데이트도 잘했는데 왜 미안하냐고요?!!!!! (˘̩̩̩ε˘̩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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