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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5 05:00
약간의 오인씹ㅈㅇ





그러니까 허니 비는 얌전히 집에 처박혀 신부 수업을 듣다 정해진 나이에 정해진 알파와 결혼해 튼튼한 아이를 낳고 고분고분 살아가야 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허니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오메가로서 알파나 베타에 버금가는 삶을 살게 해달라 떼를 쓰는 것이 아니었다. 아니, 조금은 그랬을지도 모르겠으나 그것이 그토록 나쁜 일이던가? 다행히도 너그럽고 부유한 부모를 만나 고등 교육을 받았으니 차고 넘치게 만족해야만 했으나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허니는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교미하고 싶었다. 반드시 결혼을 해 아이를 낳는 지긋지긋한 삶을 이어나가야만 한다면, 적어도 그 상대가 본인이 원하는 사람이길 간절히 원했다.


어쩌면 어릴 적부터 정해져 있던 정혼자에 대한 두려움이 허니의 이성을 앗아간 것일지도. 한낱 시선조차 몇번 섞어본 적 없는 알파. 오직 성과 형질과 명예로운 지위만으로 어린 그녀의 인생을 손에 쥔 그 알파를 허니는 원하지 않았다. 자로 잰 듯 반듯한 옆모습과, 짧게 다듬은 머리칼과, 지독히도 넓은 등은 허니에게 두려움 외의 어떤 감정도 일으킬 수 없었다. 그의 무거운 몸을 받아낸다는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돋고 통증이 일었다. 그는 타인이었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아름답다 평가된다 한들, 그것이 허니의 주관이 될 수는 없는 것이었다.


혹은 모두가 말했듯 그녀의 부모가 쓸데없이 오메가를 대학에 보내 헛된 꿈을 심은 것일지도 모르지. 그곳에 가지 않았다면 적어도 그 애를 만나진 못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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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네가 오메가니 뭐니, 그런거 신경 안 써.


처음 형질을 들켰을 때, 모두가 추접한 희롱을 던질 때 그 애가 그렇게 말해주지 않았다면. 그저 그가 베타이기 할 수 있는 순진한 말이라 넘길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분수에 맞지 않는 사랑이었다. 티모시 샬라메, 이름 하나에 초콜렛을 문 듯 혀를 굴리며 행복해할 처지가 아니었음에도. 혼사가 정해진 오메가가 가져서는 안될 아주 불경한 감정. 그러나 일부는 그의 실책이었다. 순진한 오메가를 흔든 그의 잘못이었다. 수년간 매일같이 그녀의 곁을 지키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웃고, 떠들고.......자신을 오메가가 아닌 평범한 인간으로 대한 그의 잘못이었다.





적어도 그 날, 티모시는 허니에게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 예고 없이 들이닥친 히트사이클의 전조로 빈 강의실에 틀어박혀 엎드린 채 몸을 떠는 오메가의 이마를 아무렇지도 않게 흰 손등으로 닦아 내리는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 가늘고 긴 손가락이 뺨에 흐른 식은땀을 닦아내는 동안 허니는 억제제가 무색하게도 애액을 쏟아내며 다리를 꼬아야 했다. 많이 아파? 베타라 해도 히트사이클이 무엇인지는 당연히 알고 있을 텐데.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허니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전혀 의식하지 않는 천진함이 미웠다.


- 만지지 마.


조금 당황한 얼굴로 손을 내치는 허니의 모습에 티모시의 고운 눈매가 굳었다. 왜 저 애는 저런 얼굴조차 오메가인 자신보다도 예쁜 걸까. 서러운 마음에 고개를 푹 숙이는데 나직히 묻는 그 목소리도 참 다정하고 예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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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페로몬의 노예가 된 허니는 감정이 제어가 되지 않았다. 내쳐진 손을 다시 이마에 올리는 티모시를 향해 핏발과 물기가 어린 눈을 마주한 채 악을 지른 건 그래서였다.


- 네가 알파가 아니라고 남자도 아닌 건 아니야.


늘 그녀의 곁을 지켜온 편견 없는 유일한 친구를 잃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면전에 대고 난 네 살뜰한 동정심에도 발정하는 더러운 오메가라고 고백한 셈이었으니까.


남은 강의를 포기하고서라도 당장 집으로 돌아가 방문을 틀어잠근 채 남은 약통을 다 털어먹어야만 했다. 하지만 도저히, 다리에 힘이 들어가질 않아서.....강의실 밖의 알파들을 뚫고 집으로 돌아갈 용기가 나질 않았다. 티모시도 그것을 눈치챈 것이 뻔했다. 나가려다 말고 문고리 앞에서 다시 주저앉은 허니에게 그 애가, 그 예쁘고 유순한 눈을 어쩐지 가늘게 뜬 채로 그렇게 말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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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너한테 남자면, 도울 수도 있나?


주저앉은 허니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강의실의 문을 잠그고, 창문 하나하나의 블라인드를 내리며 그 애가 예쁜 눈을 예쁘지 않게 굴리며 물었을 때. 그 자리에서 혀를 물어 기절할지언정 절대로 응해서는 안 되는 거였는데. 정숙한 오메가라면, 그런 짓은 벌여서는 안 되는...




그것을 자각했을 땐 이미 늦은 후였다.
허니는 무릎을 꿇은 티모시의 단단하고 날씬한 가슴에 몸을 던졌고, 그 애는 그런 오메가를 받쳐안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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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앗, 으윽.....


스스로의 손바닥으로 입을 틀어막고 늘 길고 아름답다 생각했던 손가락에 첫 출입을 허락한 채 허니는 울었다. 아파서인지, 수치심 때문인지, 혹은 행복해서인지. 그 순간에는 조금의 후회도 없었다. 살면서 한 번쯤은. 적어도 딱 한번은 사랑하는 이에게 더럽혀져도 되지 않을까.


- 울지마.


서너 번의 절정이 정신없이 지나가고 매끈한 손등을 온통 뒤덮은 체액이 부끄럽고 미안해서 훌쩍훌쩍 우는 동안 티모시는 조금 쉰 목소리로 몇 번이고 말했다. 울지마. 괜찮아. 하나도 안 괜찮을 것 같은데. 그 애의 해소되지 못해 불룩해진 바지 앞섶과, 맑은 녹색 대신 헤이즐빛으로 혼탁해진 눈동자를 번갈아 바라보며 허니는 고민했다. 그도 자신에게 욕망을 느꼈을까. 오직 동정심 때문이 아니라....머뭇거리며 바지춤으로 향하는 허니의 손을 티모시가 잡아 내리지만 않았더라면. 이제 가자. 데려다 줄게. 가쁜 숨이 섞인 그 애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방금까지의 달콤한 착각이 가슴이 아플 정도로.








그 자리에서 어떤 표정을 했는지, 엉망인 옷차림을 어떻게 수습했는지, 그곳에 티모시를 버려둔 채 어떻게 뛰쳐나왔는지, 무슨 정신으로 차를 몰았는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그리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텅 빈 저택의 2층, 후들거리는 다리로 방문 앞에 선 허니가, 그 알파와 마주치지만 않았어도 이토록 최악은 아니었을 텐데.


어떻게 해도 다른 사람으로는 착각할 수 없는 남자였다. 그처럼 거대한 몸을 한 사내는 알파 중에서도 드물다. 각이 잡힌 진녹색 옷감을 팽팽하게 늘린 굴곡 역시 그랬다. 하지만 이곳이 아닌 다른 대륙 어딘가에 있어야 할 사람인데. 그녀가 졸업한 후에나 귀국할 예정이 아니었던가. 복도를 가로질러 질질 흐르는 오메가 향을 알아챈 그가 서재에서 몸을 돌린다. 달팽이의 점액질이 남긴 흔적을 따라오듯, 넓은 보폭으로 뚜벅, 뚜벅, 묵직한 구둣소리를 찍으면서. 방문을 쥔 채 달달 떠는 허니를 한 걸음 앞에 둔 그가 감정을 읽기 힘든 청회색 눈동자를 낮게 내린다.


- 반가워하는 기색이 아니군.


히트 주기가 흐트러졌다 하기에 걱정했더니. 식은땀으로 범벅이 된 턱을 잡아 살피며 덤덤히 말을 잇는 목소리가 늘 그렇듯 무섭도록 낮았다. 잊고 있었다. 허니는 이 알파를 두려워한다. 마치 피식자가 포식자를 무서워하듯 본능적으로. 그가 허리를 숙여 목덜미에 콧대를 기울이고, 미간을 찌푸리며 한쪽 무릎을 접어 앉는 것을 허니는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 분명 그녀가 사랑하는 이가 몇시간 전 취한 행동과 비슷한 자세인데, 조금도 같지 않다.


허니를 방문에 기대세워 키를 맞춘 그가 인형의 옷을 벗기듯 치맛자락을 들어 속옷을 내리고, 두툼한 손가락 하나로 질구 주변을 무심하게 누르는 동안 허니는 눈물조차 흘리지 못한다. 히트가 다가온 오메가를 앞에 두고도 그에게선 일말의 페로몬도 새어나오지 않는다. 이것은 성적인 행위가 아니다. 다정한 무엇도 아니다. 그저 소유물의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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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지.


누가 네 몸을 만졌는지 알고 싶은데. 그가 그렇게 묻는 순간, 허니의 숨이 턱 막힌다. 굵은 손가락이 부푼 음핵을 스치자 다임, 다급하게 튀어나온 이름에 그가 비틀린 입술로 웃는다. 데이비드, 허니. 속을 알 수 없던 그의 눈동자에 내려앉은 폭력적인 살기가 너무나도 뚜렷해 배 위의 치맛자락을 움켜쥔 작은 주먹이 부들부들 진동했다. 바닥에 떨어진 그녀의 핸드폰처럼. 화면 위에 떠오르는 텍스트들 위로 허니의 까만 눈과, 그의 연한 눈이 동시에 닿는다.




[ 허니, 전화 받아. ]

[ 목소리만 확인할게. ]

[ 너네 집 앞이야. ]

[ 보고싶어. 제발. ]


Timothée. 오직 설렘만으로 저장했던 이름과 함께.








개빠그라진 세가완삼 Bgsd

티모시너붕붕 가렛너붕붕 다임너붕붕
[Code: bb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