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33367658
view 1275
2023.03.23 17:32
알이었으면 좋겠다 ㅇㅇ 손바닥만한 거위알






사람 모습은 딱 닉이랑 캐롤 닮은 애기인데 수인화하면 커다란 알인 거지 ㅇㅇㅇ 유아기 때까지만 해도 난생 수인의 경우 부화가 늦어질 수도 있다고 했지만, 브래들리는 소아기를 지나 청소년이 될 때까지도 수인화를 하면 그냥 커다란 알이었음

구스의 아들래미가 알에서 부화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매버릭은 살짝 죄책감을 가짐. 아무래도, 아버지를 너무 어릴 때 여의어서 그 영향으로 수인화 모습이 부화하지 못한 게 아닌가 싶은 거지. 실제로 난생 수인은 양친이 번갈아 품어주며 애정을 퍼부어야 훌륭하게 부화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어떻게 보면 매버릭은 그 기회를 브래들리에게 박탈한 거였지. 캐롤은 그런 매버릭의 속마음을 알아채고 당신 탓이 아닐거라고 했지만 캐롤이 몹쓸 병에 걸려 회복하지 못하고 눈을 감을 때까지 브래들리의 수인화는 계속 알에서 부화하지 못했음. 몸집만 보면 이미 한참 전에 매버릭을 추월할 정도로 키가 크지만 막상 수인화 모습은 부화하지 못한 브래들리를 걱정한 캐롤은 매버릭에게 자신들의 아이를 잘 부탁한다고 당부했을 거야. 그리고 절대로 군대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부탁했겠지. 분명 제 아버지를 닮아 커다란 날개를 가진 흰 거위로 부화할 아들이 하늘에서부터 추락하는 모습을 절대로 보고싶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매버릭은 아직 부화하지 않은 브래들리와 같이 지내게 되었는데 매버릭이 아무리 브래들리에게 좋은 삼촌이라고 해도 둘이 어긋나는 순간은 여러 번 있었을 거임.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은 종종 감정이 상하거나 도피하고 싶을 때는 수인화를 해버리는데 브래들리 또한 그런 식으로 삼촌에게서 도망쳐버렸고, 그래서 매버릭은 자신보다 한참은 큰 브래들리를 올려다보며 설전을 벌이다보면 어느 새 훤칠하게 자란 청소년 대신 자기 손바닥만한 희고 조그마한 달걀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을 거야. 

사람모습인 브래들리와 달리 흰 달걀 같은 브래들리는 말도 반응도 하지 못했음. 적어도 거위나, 거위새끼라면 뺙뺙 거리면서 매버릭을 쪼아대려고 달려들기라도 할텐데, 타원형의 매끄러운 거위알은 그런 것도 못하고 그냥 꼿꼿이 서있다가 옆으로 팽그르르 구르기만 했겠지. 그러면 매버릭은 방금까지 키드 이겨먹으려고 핏대 세웠던 것도 다 잊은 것처럼 알이 깨지기라도 할까봐 소중히 안아들고 차마 제 손으로 터뜨리기라도 할까봐 노심초사했음. 키드, 킫? 브래들리? 미안하다, 삼촌이 미안해. 다 잘못했으니까 다시 사람 모습으로 돌아와봐. 삼촌이랑 다시 이야기 하자. 제 손 안에 완전히 가려지는 자그마한 거위알을 감싸쥐고 그렇게 애원하는 매버릭은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분명 미친놈처럼 보였을 거임. 

뭐 어쨌든. 매버릭이 기겁해서 제발 돌아오라고 호소하면 브래들리는 얼마 후에 다시 사람 모습으로 돌아갔을 거임. 매버릭의 손 위에서 말이지. 그럼 매버릭은 훈련과 비행으로 단련된 코어근육으로 간신히 자신보다 큰 브래들리의 몸을 지탱했겠지. 자신보다 큰 브래들리의 몸을 이기지 못해 이리저리 비틀대면서도 매버릭은 연장자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을 걸고 어떻게든 제 손 안에 가득찬 키드의 몸을 지탱했을 거임. 나중에는 브래들리가 '매버릭 삼촌, 날 그냥 땅바닥에 내려둬요. 그럼 알아서 사람으로 돌아갈텐데.' 라고 말했지만 매버릭은 고집스럽게 절대 안된다고 했을 거야. 

"바닥은 너무 차갑잖아."

자기보다 훌쩍 커버린 청소년한테 매버릭은 그렇게 말했을 거야.

"부화하기 전의 알은 어미새와 비슷한 체온을 받아야 해."

물론 나는 네게 어미새 같은 게 되어주지는 못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매버릭의 얼굴은 무척 씁쓸했겠지. 본인도 조실부모하고 고아로 자랐지만 친우의 아들도 자신과 같은 처지라는 사실에 마음 아파하는 것처럼 보였지. 매버릭이 그렇게 말할 때 마다 브래들리는

"걱정마요. 삼촌 체온 충분히 뜨거우니까." 

라고 말하면서 스스럼없이 매버릭의 품에 끌어안겼음. 

그랬다가 둘이 입시로 틀어졌을 거임. 매버릭은 어미새 역할을 해주기는커녕 아직 부화하지 못한 브래들리를 두고 도망쳐버린 사람이 되었겠지. 그렇게 서로 멀어지다가 탑건에서 재회하고, 미라클 작전에서 브래들리 대신 미사일을 맞은 매버릭은 눈밭에서 정신을 차렸음. 그러고는 곧 자신을 위해서 돌아온 브래들리와, 그 브래들리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미사일에 격추되어 하늘에서 추락하는 모습을 보고 절망했겠지.

매버릭은 정말 죽기살기로 브래들리가 추락하는 방향으로 뛰었을 거임. 매버릭이 기억하기로, 브래들리는 부화하지 못한 알이었음. 오랜시간 만나지 못했으니 매버릭의 머릿속은 브래들리의 수인화에 대한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상태였지. 수인들은 보통 불안감이 고조될수록, 생존이 어려울수록 자기도 모르게 수인화를 하는데, 브래들리가 아직도 부화를 못했거나, 부화를 했어도 아직 덜 자랐으면 커다란 낙하산에 거위알이나 손바닥만한 구스베이비가 매달린 모습일테니까. 

솜털이 부숭부숭한 새끼 거위도, 손바닥 만한 매끄러운 거위알도 눈밭 위에서 생존할 확률은 몹시 적었어. 혹여라도 키드가 불안함에 수인화가 되어서 눈 속에 폭 파묻히기라도 해봐. 그럼 매버릭은 미사일 맞아가며 살려낸 키드를 영영 잃게 되는 거였지. 

그렇게 매버릭은 마치 I사의 모 에이전트씨 처럼 눈 밭을 열심히 달렸고, 달리고 달려서 도착한 포인트에는 브래들리도 손바닥만한 거위 알도 없었음. 솜털이 노란 새끼거위 대신 커다란 불곰 한마리가 낙하산을 깔고 앉아있었음. 









약루버릭
2023.03.23 17:35
ㅇㅇ
모바일
.....!곰이었어! 다 큰 브래들리도 어린 알이라고 생각하는 매버릭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사랑이다...
[Code: 4131]
2023.03.23 18:08
ㅇㅇ
모바일
아닠ㅋㅋㅋㅋㅋㅋ 알에서 불곰이 태어나다니 졸커 ㅋㅋㅋㅋㅋㅋ 근데 매버릭이 수인화한 루스터 대할때의 행동이나 말 너무 사랑이다 진짜ㅠㅠㅠㅠㅠㅠㅜㅠㅠ
[Code: 2699]
2023.03.23 18:34
ㅇㅇ
모바일
ㅋㅋㅋㅋㅋ 낙하산 깔고 앉은 곰 ㅋㅋㅋㅋㅋㅋ 매버릭이 자기 품어주는게 좋아서 알로 계속 있었던걸까
[Code: 611e]
2023.03.23 20:33
ㅇㅇ
모바일
ㅋㅋㅋ 아니 불곰이었냐고. 아 ㅈㄴ 실제로 보고싶다ㅠㅜ 센세 억나더ㅠㅠㅠ
[Code: 76f8]
2023.03.23 20:56
ㅇㅇ
모바일
아니 찌통과 순애에 울 준비하고 있었는데 알에서 나온 불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러면 양친의 부재 때문에 늦게 나온게 아니라 큰게 나와야 해서 오래 걸렸던거잖앜ㅋㅋㅋㅋㅋㅋ
[Code: fbcd]
2023.03.23 22:28
ㅇㅇ
모바일
아 라스트팡이었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923b]
2023.03.23 22:09
ㅇㅇ
모바일
않이 곰이 난생으로 태어났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넘 커엽잖아욬ㅋㅋㅋㅋㅋㅋ
[Code: bbca]
2023.03.24 00:27
ㅇㅇ
모바일
알에서 곰이ㅋㅋㅋㅋㅋ 알 품는 매브 애틋했는데 갑분곰ㅋㅋㅋㅋㅋㅋㅋ
[Code: ca16]
2023.03.24 05:26
ㅇㅇ
모바일
매버릭 알 브래들리 불면 날아갈까 애지중지 세게 쥐지도 못 했는데 불곰이었어ㅠㅠㅋㅋㅋㅋㅋ 거대튼튼해서 다치지 않은거 다행이라구ㅜㅜㅋㅋㅋㅋㅋㅋ 센세 천재인가 대유잼ㅋㅋㅋㅋ
[Code: b5b2]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