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달라고 하겠지

내가 죽으면 따라올 생각하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아줘

그러면 받아들일게...라고 하면서 루스터가 받아줄 생각이 들면 손에 껴달라고 하면서 줄에 매달아 목걸이처럼 걸어줬던 반지 만지작거리는 매버릭

사실 루스터의 세 번째 고백 멘트가 전 당신이 죽는다고 하면 따라갈 만큼 사랑해요, 몰라서 이래요? 가벼운 마음이 아니라는 건 당신이 누구보다 잘 알텐데? 이런 거 였어서...이 말 듣자마자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던 매버릭...그래서 루스터의 네 번째 고백을 받아들이면서 조건으로 내건게 저거임

루스터를 위해 죽을 수 있는 매버릭과 매버릭을 위해 목숨을 걸 수 있는 루스터 존나 오피셜인데...그 순간 매버릭의 생존률이 농담 아니고 진짜 0에 가까웠다는 걸 생각해보면 루스터 그냥 멘탈 터진 다음에 아무 생각 없이 피트가 저기 있을 지도 몰라 이런 감 하나로 같이 죽어도 상관 없다는 식으로 제트기 돌린 거잖아 매버릭이 왜 모르겠어 그걸 직접 눈 앞에서 봤는데

매브...역시 루스터를 염려하고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에서 고백도 사수시켰을 거라고 확신함

첫 번째 고백은 화해하고 약간의 불편한 대화를 루스터의 다 지난 일이에요, 당신이 처음 재회했을 때 말했던 것처럼 이라는 말로 넘긴 지 얼마 안됐을 무렵에...그냥 단순하고 담백하게 분위기 적절히 잡아서 어디 해변가에서 했을 것 같음 시원한 밤바닷가에서 옛날 추억 좀 나누고 노래도 부르고 하다가 지금 꼭 말해야겠다는 기분이 들어서 그냥 당신을 사랑해요, 가족으로서 뿐만 아니라 연인으로서도 뭐 이런 내용을 적절히 변주해서...근데 매버릭 멘붕 와서 대답 못하고 튀었음

두 번째 고백은 승낙과 거절 어느 쪽인지 확실하게 해야 나도 마음을 다잡을 것 같다고 대답만이라도 해주면 안되냐고 그래서 매버릭이 Kid, 넌 지금 예전에 잠깐 느꼈던 혼란스러운 감정이랑 가족에 대한 갈망을 착각하고 있는 거야...좋은 사람 만나보면 이게 얼마나 덧없는 일이었는지 알게 될 거라고 같은 멘트로...여전히 루스터가 싫다고 안 했음 근데 당연히 좋다고도 안 했음

세 번째 고백은 첫 번째에서 두 번째 때와 달리 텀이 좀 길었겠지 그 동안 루스터랑 매버릭은 귀신 같이 고백 얘기는 안 하고 멀리 떨어진 채로 그럭저럭 친밀감이 있는 문자를 나누면서 지내와서 매버릭은 드디어 얘가 제대로 된 길을 찾아가려나 보다...라는 말도 안되는 착각을 했음 그리고 얼마 안 있어서 휴가를 받은 루스터가 버지니아에서 다시 매버릭이 사는 곳으로 날아왔고...세 번째 고백을 위한 빌드업을 시작했겠지 데이트코스 준비하고 은은한 섹텐 조성도 하고...매버릭이 여기서 싫다는 기색을 조금이라도 보였으면 다정한 루스터가 그만 두고 최소한 고백이라도 포기했을 텐데...매버릭도 사람이고...루스터...솔직히 안 반할 수가 없는 타입의 사람이라...

그리하여 세 번째 고백은 어떤 날의 (예비)데이트가 끝나고 옷을 나름대로 갖춰입은 상태로 진행됐음 장소가 모하비 사막 격납고이기는 했지만 남들이 보면 완전 프로포즈 직전의 텐션이 형성된 채로...여기서 루스터는 준비해온 반지 목걸이를 매버릭의 목에 걸어주면서 받아주기 싫으면 갖다 버리고 악세사리로 쓰고 싶으면 그냥 갖고 다녀도 되는데 받아줄 마음이 들면 언제든지 왼손 약지에 껴달라고 말했을 거임 그러면서 자기 마음이 얼마나 무거운지는 매브가 더 잘 알 거라고, 설마 이 마음의 무게가 순수한 아들이나 조카로서의 사랑으로만 이루어져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냐고 말했을 지도...난 당신이 죽는다고 하면 손 잡고 같이 따라갈 만큼 사랑하는데...정말 몰라서 이래요? 하나 확실하게 말해주고 싶은 건, 이건 착각도 덧없는 뭔가도 아니라는 거에요

루스터는 그대로 잘 자요 매버릭 이라고 말한 뒤 떠나버렸고 매버릭은 작은 쇠사슬 형태로 된 은색 줄에 매인 반지를 만지작거리면서...일단 그 동안 루스터가 주도한 분위기에 휘둘려서 20대 마냥 설렜던 자기 자신을 타박하고...이 목걸이가 마치 목줄 같다는 생각도 하고...결정적으로 어째서인지 딱 맞는 사이즈의 반지를 왼손 약지에 한 번 꼈다 빼보면서 생각하겠지 너무, 너무 무거워서 받기가 힘든 거야...

네 번째이자 마지막 고백은 마찬가지로 격납고 안에서 이뤄젔겠지 가장 멋없는 고백이었음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승진 보장까지 받고 돌아왔지만 여전히 매버릭에 대한 감정이 정리가 안 된 채로 기념 파티에서 만취까지는 아니었어도 살짝 알딸딸해진 상태로 매버릭의 차에 실려서 격납고에 온 루스터가 충동적으로 매버릭의 목에 매달린 반지목걸이를 살짝 잡아당기면서 아직도 하고 있네요, 버렸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러면 기대하게 되잖아요, 여전히 당신은 승낙도 거절도 해주지를 않네...

전 어느 쪽이든, 이번에는 받아들일 자신 있어요 라고 말하는 루스터의 얼굴을 보면서 매버릭은 지난 번의 4년 간을 떠올려봤겠지 이번에는 정말 도망치지 않고 확답을 해줘야 하는구나 그런데 내 마음은 어느 쪽으로 기울었지? 그때는 이 애에게 확답을 주지 않았을지 언정 마음이 향하는 방향은 확실했는데... 이번에도 마음의 무게는 무거웠고 매버릭이 감당하기에는 힘이 부쳤음 그런데 저번과는 달리 이제 도망칠 수도 남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었고

문 사이로 들어오는 달빛과 루스터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매버릭은 결국 결심했음 난 결국 어떤 의미로든 이 아이를 사랑하게 될 것 같아...마음 속으로 구스와 캐롤에게 정말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를 하고 난 뒤 매버릭은 어렸을 때처럼 자기 허벅지를 베고 누운 루스터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해줬을 거임

그러면서 정신이 번쩍 들기라도 한 듯이 일어나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입만 벙긋거리는 루스터를 보고 대신 하나만 약속해달라고 하겠지 루스터는 뭐든 다 들어줄게요 매브 이러는데 매버릭이 저런 말을 하면...오 초쯤 망설이다가 매버릭 목에서 목걸이 빼주고 반지를 줄에서 빼서 매버릭의 약지에 끼워주면서 대답했을 것 같음 약속할게요 라고


근데 솔직히 루스터가 약속을 지켰을 지 아닐 지는 모르겠음...얘 효자인 거랑은 별개로 엄마랑 매버릭의 반대도 무릅쓰고 그냥 해군 입대 직진 갈겼잖아...

매버릭이 죽고 나면 남들이 보기에 무서울 정도로 신속하게 장례식 해치워버리고 유산이고 어쩌고 문제 다 처리한 다음에...약속이 전제부터 틀렸어요 매브, 당신이 없는데 어떻게 행복하게 잘 살 수가 있겠어요? 이러면서 뒤를 따라버릴 지도 모름 매버릭이 없어지는게 루스터의 일생의 악몽이었는데 이제 매버릭이 없으니 남은 생이 진짜배기 악몽이 되는 거라...그냥 저승 가서 혼나고 말지, 어쩌면 난 지옥에 떨어져서 당신이랑 평생 못 만날 지도 몰라 그러면 그걸 벌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이런 마인드로...또다시 한 번 매버릭이 원치 않았음에도 매버릭의 발자취를 따라 갈지도 몰라 해사랑 미션 때에 이어 세 번째이자 마지막이네


반대로 루스터가 먼저 죽는 비극이 일어나면? 매버릭은 당연히 뒤를 따르겠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안되겠다 그냥 매브가 한 120살 정도까지 건강하게 살아서 루스터 100살은 찍게 만들어 줘야 할 것 같다 ㅅㅂ 루버릭 평생 사랑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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