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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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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가 맡은 유명한 역할들이 천재 속성을 가졌다는 거엔 동의함
지능적이고, 다른 사람들과 다르고, 자신만의 세계가 분명히 존재하는 캐릭터들이었던 건 맞음
근데 베니가 늘 천재 캐릭터들'만' 맡았다거나, 천재 캐릭터들을 열망했다는 평가에는 동의 못하겠음

10년 넘게 베니의 필모를 쫓아오면서 발견한 건, 베니가 연기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천재'라는 속성과 함께 '외로움'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거였음
그들은 똑똑했기에 타인을 이해하지 못했고, 다른 사람과 다르기에 그들과 섞이지 못했고, 자신만의 세계가 분명하기에 타인의 세계로 나아가지 못함 그럼에도 타인과 외부의 세상으로부터 이해받고 싶어했고, 괴물이나 괴짜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싶어했음
베니는 늘 이 지점을 연기했다고 생각함
만약 베니가 천재들의 멋진 부분만 연기하길 원했다면, 베니의 천재 캐릭터들은 천장은 있되 바닥은 없어야함 하지만 되돌아보면 우리는 셜록의 어린애보다 못한 면과 닥스의 절박함, 에디슨의 비인간성 등 모든 캐릭터의 바닥을 목격함
그리고 그들의 바닥을 통해, 베니가 연기한 모든 천재들이 사실은 외롭다는 걸 알게 됨

사실 외로움을 연기하는 배우나 캐릭터들은 꽤 있음
외로움은 '다름'으로 치환되는 경우가 많고, 외로움을 표현하기 위해 무시받는 소수성이나 남들과 다른 외형 등을 쓰기도함
그리고 이때 외로움은 일반보다 낮거나, 무시받을 만한 속성에서 발현됨
여기서 베니 필모의 독특함이 보임(물론 베니가 위의 경우보다 낫다고 우위를 가리는 건 아님 저런 연기하는 교주님들도 대단함)
베니가 보여주는 외로움은 보통 '일반보다 위대하다'고 여겨지는 존재들을 통해 발현됨
천재 사립탐정, 천재 의사, 실존했던 천재들(에디슨, 루이스 웨인 등) 등 등 우리 눈에는 너무나도 위대하고, 그들 스스로 일반 사람들과 섞이기 거부하는 듯 보이는 그 '더 나은 존재'들을 통해 '모든 인간은 외롭다'는 걸 보여줌

그리고 부수적으로 베니는 그 모든 천재와 위대하다고 여겨지는 이반의 존재에 대한 환상을 깸(여기서 이반은 일반과 다르다는거)
그 정수가 <파워 오브 도그>의 필이었다봄
사실 필도 언뜻 보기엔 명문대를 나왔고, 자신만의 세계를 완벽히 구축한 걸로 보이고, 남들 시선에 개의치 않는 캐릭터로 보임
하지만 그 실상은 사회에 섞이지 못하는 것에 분노를 느끼고 있고, 외롭고,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해 바닥을 보임 그 결과가 파괴로 이어지기도 함

나는 베니가 여러 천재를 연기하면서 늘 그들의 성과나 좋은 면이 아닌그들의 썩어가는 내면에 집중했다고 생각하고, 늘 그들의 외로움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봄
그래서 오히려 언젠가는 베니가 내면이 없는 '전형적인' 천재를 연기하는 걸 보고 싶기도 함ㅋㅋ
베니가 많은 천재 캐릭터를 연기했을 언정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천재 그 자체를 연기한 적은 없다고 생각하거든

갑자기 벅차올라서 쓴 글 맞고 반박시 베니보러감
2024.04.26 17:18
ㅇㅇ
본문 다 동의한다
[Code: 96db]
2024.04.26 17:53
ㅇㅇ
모바일
ㅇㅈㅇㅈ 베니의 천재 캐릭터는 외로움을 동반하는...
[Code: a80f]
2024.04.26 19:21
ㅇㅇ
모바일
베니 프랑켄슈타인 때 크리쳐 연기보고 눈물나더라 결핍이나 내면의 외로움이 절절하게 와닿는 연기 진짜 잘해
[Code: 3b45]
2024.04.28 00:10
ㅇㅇ
모바일
베니 진짜 필모들 쫙 정주행하면 이전 캐릭터가 보이지가 않음 진짜 연기천재
[Code: 8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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