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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7 17:59
텀이 반란에 찬동했다는 거짓 고발 믿고 배신감에 텀 죽을만큼 굴리다가 텀 처형 직전에서야 진실 알고 후회닦개되는데 텀이 정신을 못 차렸으면 좋겠다 사약도 아니고 곱게 죽지도 못하게 걸레짝이 된 몸 망나니 앞에 앉혀 억지로 몸을 세우도록 묶어놨었는데 줄을 급히 풀어내니 그대로 툭 쓰러진 텀을 어쩔 줄 몰라하며 안아들고 어의를 부르짖다 못해 급히 어의들 거처로 달려가니 어의들 표정이 참담하겠지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미 예전에 죽는 게 보통인데 무인이었던 텀이라서 정신력으로 버틴 것 같다는 말에 또 다시 처절하게 우는 탑일 거임 그리도 내가 알아주지 못한 것이 억울했더냐 이제 다 들어줄 테니 눈 좀 떠다오, 말 한 마디라도 해다오 저놈이 죄인이라 가리키면 죽이고 보물을 달라 하면 옥새라도 내어주마... 이 모든 게 내 욕심이라면 그저 숨만 붙어있어주렴 나는 너를 떠나보낼 수 없어.........




그로부터 반 년 뒤 탑의 소원은 이뤄졌겠지 텀은 정말 숨만 붙어있는 인형이 됐으니까 그 전에는 무사답게 탄탄하고 건장했던 텀의 몸은 바싹 마르고 흉터로 뒤덮인 채 회복되지 않았고 누가 불러도 가만히 눈만 껌벅이는 게 전부였으니까 다행인 건 뭔가를 먹이려 입가에 갖다대면 입을 벌리고 씹기는 한다는 정도일까, 그때도 항상 눈은 허공 어딘가를 헤매고 있지만 탑은 그 사실에 만족해야 했겠지 자기가 바랐던 대로 숨은 붙어있으니까, 황제의 일이 아니라며 마다하는 궁녀들의 반대를 뿌리치고 텀의 발치에 앉은 탑은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잘라낸 탓에 몇 군데가 비어있는 텀의 발을 씻겨주다가 그렇게 생각하며 울음을 삼켰을 거








그렇게 몇 년이 지나 텀을 음해했던 자들 중의 잔당이 반란을 일으켰으면 좋겠다 인수는 많지 않았지만 하필 외곽에 문제가 생겨 수도 내 병력이 빠지고 경계를 소홀히 한 틈을 노린 계획 때문에 잠시 다른 궁으로 후퇴한 후 재정비하기로 했을 거야 자신의 가까이 있던 자들 중에도 그 잔당이 숨어있었다는, 텀을 망가뜨린 놈들이 이렇게 가까이 있었는데 자신이 몰랐다는 사실에 치를 떨며 피난길에 텀을 데리러 가는데 탑이 멍하니 앉아있던 텀의 손과 허리를 끌어당겨 일으키자 순식간에 텀이 탑이 차고 있던 검을 뽑아들었겠지 탑은 그 순간 아, 텀이 늦게나마 나에게 복수하려는 게로구나 하고 모든 걸 체념했는데 텀의 검이 꿰뚫은 상대는 텀의 옆에 있던 호위군 중 하나일 거야 호위군의 갑옷을 입고 탑의 등을 향해 단도를 꺼내들었던 자객 말이야






-텀, 탑이 오랜만에 똑바로 상대를 쳐다보는 텀의 옆모습을 홀린듯 쳐다보며 텀의 이름을 부른 다음 순간, 칼을 뽑아낸 텀이 반동으로 비틀거렸겠지 아무래도 걷기 힘든 몸이 되었으니 제 기술도 버티지 못하는 거야 탑은 급히 텀의 허리를 감싸 받치겠지





텀, 한시가 급하다. 어서 별궁으로 피신하여...



- 어디가 활로입니까.







텀의 눈은 여전히 탑의 등 뒤에 있는 문밖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어 옛날처럼, 매처럼 날카로운 눈빛에 탑은 가슴이 콱 막혔겠지 나는 너를 부러뜨렸는데도 너는 아직도 나의 검으로 남아있으려는 것이냐, 탑은 울컥 차오르는 눈물을 볼 안쪽을 콱 깨물며 참아냈겠지









내 옆에도 적이 있었다. 호위군에게도 전달된 적 없는 오래된 통로로 갈 것이다.



- 따르겠습니다.



....너를 내 가장 가까운 곳에 둘 것이니 검을 드는 것을 허락하되 휘두르지 못하게 할 것이다. 알겠느냐.



- 폐하의 안위가 우선이옵니다.



옛말로 부부는 일심동체라 이른다. 내가 살거든 너도 살아야 한다.



- 황제와 신하의 관계는 부모자식과 같으니 부모가 죽겠다는데 자식이 목숨을 걸고 구하지 않음이 옳겠습니까.



네가 살면 나도 살 것이야.










텀의 고개가 천천히 탑을 향해 돌아가겠지 텀의 눈은 안개가 갠 것처럼 맑고, 그러면 안 된다는 듯 단호하고, 굳세고, 꼭 예전 같아서 결국 탑은 눈물 젖은 눈으로 웃으며 말했을 거 같다









나는 4년 전에 내 님과 함께 죽었다가 이제야 살아났단다.
그러니 나를 앞으로도 살게 해다오.











원래는 저러다 탑 구하고 무사로서 죽는 텀 생각했는데 쓰다보니 차마 못 죽이겠다 테넌 자공자수 프랑소와카경장 생각하고 썼는데 보고 싶은 걸로 봐도 됨
2024.05.08 23: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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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ㅏㅏ 존맛
[Code: 3d00]
2024.05.10 01:10
ㅇㅇ
모바일
미쳤다 존나 좋아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
[Code: ff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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