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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6 21:58
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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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전화했어요."


3개월만에 오스틴에게서 걸려온 전화였고, 고민 끝에 받았을 땐 차가운 목소리로 날선 물음만 나왔음. 내뱉고 나자마자 후회했겠지. 조금만 더 상냥하게 말해줄걸, 얼마만의 연락인데. 여전히 오스틴에게 한없이 약해지는 자신이 우습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도, 수화기 건너편에서는 조그만 숨소리 외엔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음. 다시 칼럼이 물었지. "오스틴?" 그 말이 신호탄이라도 된 듯, 수화기에서 기침소리같은 흐느낌이 들려왔음. 칼럼이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소리로, 히끅대며 숨넘어갈 듯이 우는 오스틴에 칼럼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 다급하게 말을 이었음. 왜 그러는지, 무슨 일이 있는 건지, 누가 때렸는지, 다쳤는지, 칼럼이 짐작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들을 쏟아내며 물었지만 오스틴은 힘겹게 울며 빌듯이 말할 뿐이었음.


"칼럼, 칼럼, 제발-, 나 좀 살려줘."


그 절박한 울음소리에 칼럼이 집에서 튀어나가 택시를 잡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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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해... 칼럼, 나 어떡해... 히끅, 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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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하고 왜 그러는지 말해봐요. 말을 안 해주면 내가 아무것도 못 해주잖아요."


한밤중에서야 도착해서 본 오스틴 모습은 엉망이었음. 이불을 뒤집어쓴 채로 울고 있어서 이마엔 땀에 젖은 머리카락이 지저분하게 붙어있었고 온 얼굴에 눈물이 젖지 않은 곳이 없어 퉁퉁 부어있었지. 늘 성정이 예민해서 툭 하면 눈시울이 붉어지는 오스틴이었지만 이렇게 숨을 못 쉴 정도로 우는 건 칼럼도 처음 보는 모습이었음.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힘겹게 숨을 몰아쉬는 오스틴을 가만히 감싸안아 진정할 수 있도록 등을 토닥여주었음. 물이라도 좀 건네줘야겠다 싶어 선반에 놓인 컵을 집어드려는데, 그 옆에 임테기가 눈에 띄었음. 선명한 두 줄이었지. 임테기를 손에 든 채 굳어있는 칼럼을 보곤 더 나올 것도 없을 줄만 알았던 눈물이 다시 비집고 나와 한가득 차오르는 오스틴이었음. 여전히 칼럼을 안은 걸 놓지 못한 채 아랫입술만 물어뜯고 다른 한 손으로 제 아랫배를 원망스럽게 꾹꾹 눌러대길래 칼럼이 그러지 말라며 팔목을 잡고 결박하듯이 안았음. 

오스틴이 칼럼이랑 동거하던 시절엔 칼럼이 대부분의 히트를 케어해주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랑 콘돔 없이 관계를 하더라도 칼럼이 꼭꼭 사후피임약을 챙겨줬었음. 그러니 칼럼과 헤어지고 나서 여전히 가학적인 알파들과 위험한 잠자리를 이어가던 오스틴이 임신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을 거임. 그치만 피임에 신경쓰지 못했다고 해서 임신이 당황스럽지 않은 건 아니거든. 몆 주째 찾아오지 않는 히트에 덜컥 무서워져서 급하게 임테기를 샀는데, 결과를 보자마자 공황상태에 빠져서 이도저도 못하고 있다가 제 곁에서 늘 저를 챙겨주고 걱정해주던 칼럼의 이름만이 생각난 거였음.


"애 아빠는 누군지 알아요?"


아무 대답 없이 도록도록 눈물만 흘리는 오스틴에 괜히 물었다 싶은 칼럼임. 지난날의 오스틴의 잠자리 습관을 생각해보면 모르는 게 당연했지. 어떻게 하고 싶냐고 물어도 대답이 없길래 칼럼이 오스틴의 턱끝을 그러쥐고 제게 눈을 맞추도록 하며 물었음. 낳고 싶어요? 그 말에 눈이 커지면서 세차게 도리질치는 오스틴임. 그럼 지우고 싶은 거냐고 물으면 또 대답은 못하고 닭똥같은 눈물만 뚝 뚝 흘려댔지. 


"무서워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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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물으니 그제서야 제 스스로 고개를 들어 칼럼을 올려다보는 오스틴이었음.




3개월은 미련까지 버리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음. 칼럼은 하는 수없이 소속사 몰래 오스틴이 수술 받는 걸 도와줬음. 끼니도 걸러가며 수술 전후로 그의 간병을 도맡았음. 최대한 빠르게 진행해야했기 때문에 칼럼과 오스틴이 함께 수술 직전에 부작용 관련 설명을 들었지. 수술 경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불임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수술 의사를 재차 확인했을 땐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이던 오스틴이었지만, 순식간에 해치우듯이 수술이 끝나고 앞으로 임신은 어려울 거란 말을 다시 들었을 때 오스틴의 눈빛은 텅 비어있었음. 힘을 잃고 빛이 사라진 오스틴의 눈빛이 칼럼에겐 그저 낯설었겠지.

진통제를 맞으면서 몽롱한 기운에 더 슬퍼하지도 못하는 오스틴의 손을 꼭 잡아주던 칼럼이 착잡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오스틴의 볼을 쓰다듬어줬음. 소속사와 언론의 눈을 피하기 위해선 정신을 차리자마자 금방 퇴원해야만 했지. 가만히 생각에 잠긴 칼럼의 얼굴을 올려다보던 오스틴이 가만히 눈을 감고 잘 들리지도 않는 목소리로 웅얼댔어.


"너랑 아이 낳고 남들처럼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내가 모든걸 망쳤어. 그 힘없는 말을 마지막으로 고른 숨소리만이 들려왔음. 오스틴을 사랑하면서 수도 없이 실망하고 좌절하면서도 사랑해 마지않던 칼럼이었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칼럼이 한번도 오스틴한테 보인 적 없는 눈물이 쏟아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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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오틴버 칼틴버
2024.05.26 22:04
ㅇㅇ
모바일
선생님!!! 기다렸어요ㅜㅜㅠㅠㅠㅠㅠ 둘이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는데 어떡해ㅜㅜㅜㅜㅜ
[Code: 4a0a]
2024.05.26 22:11
ㅇㅇ
모바일
너랑 남들처럼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자기가 다 망쳐버렸다고 자책하는 오스틴도 짠하고 그런 말하는 오스틴을 보면서 처음으로 눈물 쏟아지는 칼럼도 짠하고 아 센세 ༼;´༎ຶ ۝༎ຶ`༽༼;´༎ຶ ۝༎ຶ`༽༼;´༎ຶ ۝༎ຶ`༽༼;´༎ຶ ۝༎ຶ`༽
[Code: 3af5]
2024.05.26 22:18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마음아파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a988]
2024.05.26 22:23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ㅠ지금 창밖에 내리는게 제 눈물인가요ㅠㅠㅠㅜ
[Code: c481]
2024.05.26 22:26
ㅇㅇ
모바일
하ㅠㅠㅠㅠ 내 센세 왔는데 하염없이 서글퍼져ㅠㅠㅠㅠㅠㅠ
[Code: bd7e]
2024.05.26 22: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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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가 돌아왔다 ㅜㅜㅜㅜㅜ 어나더 생각도 안했는데 고마워💦💦💦
[Code: acc5]
2024.05.26 22: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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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존나 가슴아퍼 와이엠아이 쿠라잉.....(진흙괴물)
[Code: 2eb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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