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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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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가 요새 유치원에서 색종이를 접나봐.

형아야, 형아야- 하고 부르길래 달려갔더니 종이를 딱 한번 접으면 완성할 수 있는 여우를 주었어. 예쁘다! 다음날에는 강아지를 접어서 네이트를 주었고, 그 다음날에는 고양이를 접어서 랜스를 주었어. 또 그 다음날에는 케니에게 초록색 개구리를 준 버드는 그렇게 번갈아가며 그날 접은 색종이를 형들에게 선물했지. 브랫 형부가 처음으로 버드에게 튤립 색종이를 받은날, 형부는 눈물을 흘리며 냉장고에 그걸 붙여놨어. 케니도 사랑하는 버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맙다고 말했지. 까먹지않고 소중한 것들을 보관하는 가장 아랫서랍을 열어 색종이를 보관하는 것도 잊지 않았어.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달랐어. 

"우와 이게 뭐야, 버드?"
"종이 반지!"

종이 반지래. 그것도 보석반지였어. 잘 만들었다는 칭찬을 받기위해 버드는 오늘도 초롱초롱 눈을 빛내고 있었지. 근데 왜 하필 파랑색 종이로 접은건지, 케니는 이상하게 그 파란색 눈이 생각났어. 케니가 종이반지를 손에 껴보았어. 형 손가락에 딱 맞는데, 버드? 버드가 웃으며 형꺼야! 하고 케니에게 종이반지를 선물했어. 오늘도 버드는 케니의 품에 안겨 엄청난 뽀뽀를 받았지. 늘 버드의 색종이 선물을 소중한 서랍에 보관했지만, 이번것만큼은 그럴 수가 없는 케니였어. 종이반지. 파란색 보석이 박힌 종이 반지.

"버드는 티라노 삼촌 눈이 파란색인거 알아?"

이 색종이 색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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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테리가 있다는 사실.

그게 정말로 케니를 기쁘게 해. 늘 새벽에 일어나 부지런하고 성실한 삶을 사는 형네 부부와 달리 케니는 여전히 아침에 일어나는게 힘들었어. 야간근무가 일상인 이 직업은 몸도 힘들고, 정신도 힘들었지. 무엇보다 가끔씩 몸에 기어오르는 의문점들이 케니를 괴롭히곤 했어. 잘하고 있는게 맞아? 너같은게 정말 경찰에 맞는다고 생각해? 자존심도 자존감도 낮아지던 이 생활을 다시 끌어올려준건 바로 테리 먼로였어. 케니 멕클레런의 파트너 형사, 테리 먼로. 

늘 그렇듯이 테리가 있었어. 드리프트를 하며 파란색 클래식카에서 내린 테리 먼로, 아침부터 테니스를 엉망으로 치고있던 테리 먼로, 휴게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아래를 긁.. 뭐, 늘 테리가 있었다고. 오늘의 테리는 제 책상에 앉아 지루하단 표정을 하고 있었어. "테리!" 케니가 자길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테리는 활짝 웃었지. "오늘 조금 늦었네, 토끼?" 

이상하지, 정말.

사실 따지자면 테리 먼로와의 첫만남부터 모든게 이상했지만 아무튼 정말 이상하단 말이야. 클래식 카에 앉아 같이 순찰을 도는 것도, 아무탈 없이 점심시간이 되면 햄버거를 물고 같이 밀크쉐이크를 먹는 것도. 용의자를 잡을 때면 미친듯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테리를 엄호하며 같이 뛰어가는 것도. 이상한 테리 먼로와의 우여곡절 끝에, 지금 이렇게 아침부터 얼굴을 보자마자 미소가 생기는 오늘까지.. 케니는 생각했어. 어젯밤 대쉬가 준 종이반지를 이상하게 서랍에 넣고싶지 않더라고. 하필 파란색 색종이여서 그랬을까?

케니는 바지주머니에 넣은 버드의 종이반지가 꾸겨지지 않기를 바랐어. 

'테리, 네가 종이반지를 주며 청혼해도 난 흔쾌히 고개를 끄덕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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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러고 자고있을줄 알았지.

케니의 핸드폰은 늘 불이 났어. 테리가 시도때도 없이 연락을 했으니까. 둘 다 야간근무 없이 정상퇴근을 할 때면, 테리는 조금 우울해했어. 더 있고싶다는 티를 이제는 마음껏 내는 테리에 케니의 마음이 날라가는 것도 모르고. 사실 늘 붙어있으니까 테리는 같이 붙어있을 핑계도 대지 못하고 케니를 집으로 보내야만 했어. 이제 집에서 형과 동생들이 케니를 기다리고 있는걸 알았으니까. "그래도 서운한건 서운한거야.." 그렇게 케니의 핸드폰은 늘 테리의 연락으로 가득찼어.

그런데 가끔 조용할 때도 있었어. 그럼 케니는 테리를 걱정했지. 또 밖에서 춥게 자는거 아니야? 케니는 이제 테리가 가끔씩 악몽에 사로잡혀 끙끙 앓는걸 알았으니까. 테리는 전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깊은 악몽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어. 잠에 들기 위해서 습관적으로 마시는 위스키의 양도 줄었지만, 아마 조용한 핸드폰을 보니 테리는 위스키 한잔을 마시고 수영장 테라스에서 잠에 든게 분명했지. 그래서 케니는 테리에게 향했어. 

정말 많이 울었었는데.

이러고 자는 테리 모습을 보고 많이 울었었어. 근데 이제는 좀 귀여워. 테리는 더이상 잠을 자면서 울지 않았으니까. "추위 같은거에 지면 남자가 아니다!" 라는 테리 팔을 늘 찰싹 때렸던 케니는 선베드 옆에 조용히 앉았어. 다행히 차가운 바람이 가셔서 좋았지. 잘 자네. 많이 괜찮아졌고. 케니가 테리의 볼을 매만졌어. 그래도 청바지 입고 자는건 좀 아니지않냐? 웃음이 쿡쿡 나왔어. 수트 차림으로 뛰어다니는 형사는 청바지를 입고 자요! 케니가 테리를 깨웠어. 들어가서 자, 티라노. 너 이러다가 멸종당해.

"밥은 먹었어?"

테리가 비몽사몽한 눈으로 그런 케니를 자연스럽게 끌어안았어. 쉬는날 저녁에 눈 뜨니까 케니가 있는데. 그게 둘다 자연스러웠지. 모든게 익숙하고 자연스러웠어. 당연해진 일상이 된거야. 부리또 먹을까? 케니의 어깨를 끌어안은 테리가 케니에게 물었어. 테리의 허리를 껴안은 케니가 고개를 끄덕였지. 배고팠는데 좋아!

나도 좋아. 자고가라고 테리가 케니의 이마에 키스했어. 버드가 준 종이반지는 이제 케니의 주머니가 아닌 서랍 속에 놓여있었어. 바지에 넣고 다녔더니 아쉽게 꾸겨졌거든. 버드가 보면 슬퍼할까봐 케니가 종이인형을 서랍 가장 아래에 꼭꼼 숨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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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일로 질색을 안 하지?

노란팬티만 입고 장난감총을 뿅뿅 싸대는 모습에 당연히 질색하는 표정을 지어야하는거 아닌가? 그런 테리의 생각과 다르게 케니는 웃음을 짓고 있었어. 너 정말 못 말린다! 고개를 흔들며 입가에 미소를 띈 케니의 모습은 사랑에 빠져 어쩔 줄 모르는 사람의 표정이었지. 그렇게 장난감총을 든 테리는 굳어버렸지. "그건 대체 언제 산건데, 테리!" 굳어버린 저와 달리 장난감 총을 들고서있는 제 모습이 정말 웃기다는듯 큭큭큭 웃는 케니였고. 추워? 그럴 줄 알았어, 빨리 잠옷 입고와! 아무 말도 못하고 당황한 테리는 어느새 케니의 말대로 잠옷을 입게되었고, 또 어느새 케니 옆에 누워 안방 티비를 보고 있었지.

어라. 그러고보니 집에 티비가 언제부터 있었지?

자연스럽게 안방 침대에서 서로를 끌어안고서 안방 티비를 보고있던 테리와 케니였어. 몸개그를 날리는 코믹 프로그램을 보며 웃는 케니는 테리의 품에 있었고. "그래봤자 너만큼은 안 웃긴데, 그렇지 않아?" 하고 묻는 케니에 "어어.." 테리는 멍청하게 고개를 끄덕였지. 문에 달려있는 토끼인형 도어스토퍼부터 협탁 위에 올려져있는 티라노 알람시계까지 테리가 안방을 둘러보았어. 귓가에는 티비 소리와 케니의 웃음소리가 들렸지만 신경을 쓸 수가 없었지. 케니의 옷을 보관하기위해 샀던 조그만 옷장 위로 올려져있는 꽃병 속 시든 꽃과 그 옆으로 가지런히 놓여져있는 케니와 자신의 소지품이 보였어. 모든게 자연스러웠어. 언제부터 이렇게 된거지? 

언제부턴가 자연스러워진 이 집은 늘 춥고 텅 비어있었는데 말이야. 정말 신기하지, 그땐 이렇게 될거라는 생각조차 못했는데. 지금은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익숙하고 자연스러워서.. 테리. 테리? 그중 가장 자연스러운건 품에 안긴 케니일테고.. "테리, 너 아까부터 되게 멍하다?" 그런 케니를 보며 테리가 생각에 잠겼어. 그러니까 지금 내 입에서 나오려는 말도 다 자연스러운거고, 당연한거겠지? 그런거네. 

그래서 테리는 늘 제 오른쪽 약지손가락에 끼던 두꺼운 금반지를 빼냈어. 케니 손에 좀 (많이) 크겠지만 일단 그건 나중에 생각해보자.

"나랑 결혼해줘, 케니 멕클레런."

그래서 케니는 생각했어.

버드에게 미리 종이반지 접는법을 배워놓을걸. 버드에게는 미안하지만 꾸겨진 종이반지를 티라노 삼촌에게 껴줄 수는 없잖아.

테리의 파란색 눈동자가 담긴 파란색 색종이로 종이반지를 접을래.

파란색 눈동자에 담긴 초록색 눈동자에서는 눈물이 조금씩 고이고 있었어. 마침내 테리의 품에서 케니가 고개를 끄덕였지.

"내일 아침에 나 없어도 놀라지마. 왕다이아 반지 사러 달려나간거니까."

그래서 테리는 잠든 케니 몰래 종이를 찢어 왼쪽 약지손가락의 호수를 쟀고, 케니는 정말로 아침에 자리를 비운 테리를 생각하며 종이로 반지를 접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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슼탘 테리케니 💍
2024.04.17 18: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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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다이아든 종이반지든 다 좋다 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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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18: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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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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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19: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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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무 포근하고 따듯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텅빈 테리집이 케니로 가득차는거 너무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버드가 접어준 파란색 종이반지보고 테리생각 했다는거 말해주면 테리 울지도몰라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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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19:37
ㅇㅇ
끄앙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뭐야 너무 달달하고 따수운 이야기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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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19: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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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아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아아아악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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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19: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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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스며든 일상을 떠올리다가 결혼생각하는거 존좋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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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19: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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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케니 영사해애애애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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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21: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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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아아ㅏㅏ아ㅏㅠㅠㅠㅠㅠㅠ아름다워ㅠㅠㅠㅠㅠㅠㅠㅠ테리케니 행복하기만하라구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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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22: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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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름다운 얘기를 보면 눈물을 흘린다..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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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23:17
ㅇㅇ
하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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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11: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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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이것이 행복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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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11: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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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케니 결혼식으로 어나더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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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11: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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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생활 어나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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