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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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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가 이렇게까지 안심할 건 아닌 게

왜 인테리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집에 십자가만 하나 덩그러니 붙어있는지 왜 동전만한 거울이 붙어있는지 러스트는 대체 그걸로 뭘 보는지 하나도 모름

 

이 사람 속이 생각보다 엄청 썩어있다는 걸 아주 모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잘 아는 것도 아니라서 종종 상식밖의 이야기나 행동을 할 때마다 당황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고 왜 혼자 있는 게 당연한 게 된 건지 이만큼 가까워지고 나서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됐는데
 

그래도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게 투성이라 

전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황량한 그 집 벽에 붙은 코딱지만한 동전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어떻게든 화장을 해보려고 애를 쓰고 있음

 

원래 화장 잘 하지도 않지만 오랜만의 비번이고, 모처럼 동네를 벗어나기로 한 날이라 유통기한이 다 지나가는 립스틱을 꺼내들었는데

가방에 손거울 버젓이 있으면서 꼭 그 거울을 고집하려는 이유는 뭐 어떻게든 알고 싶고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었겠지만 아무튼 립스틱은 다 삐져나왔고...

 

뒤에서 이미 진작에 나갈 준비 다 마친 채로 끙끙대는 거 보고 있던 러스트는 훌쩍 다가와서 엄지손가락으로 번진 립스틱을 닦아줬다

말랑한 살이 서늘한 손에 꾸욱 눌리며 밀려나는데 좋고 부끄러워서 닦아주는 내내 눈도 못 마주치고 살짝 떨었음

 

경력자다 이거야?? 뭘 이렇게 물 흐르듯이...!

순하게 얼굴 맡겨놓고 막상 멀어지고 나니까 자기만 엄청 떠는 것 같아서 좀 분하긴 함

 

 

 

 

 

 




 

차 타고 근교 식당에 나와서 밥 먹는데 이거 데이트 맞겠지 그렇겠지

근데 데이트라기에는 대화가 영

 

쉬는 날에 보통 뭐해요?

안 쉬어

... 안 쉬는 동안 뭐하는데

아는 걸 되짚어보고, 무의미한 것들에 목매다는 인간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인생을 즐긴답시고 깔깔대는 걸 보던가... 책을 읽거나 하지

...... 나는 집에서 영화 보고, 책도 읽어요 술도 마시고 청소도 하고

 

안 쉬고 안 자는 인간한테 뭘 물어보면 다 대답이 저런 식인데 이게 솔직해서 좋은 건지 뭔지

 

“생각보다요, 생각보다 안 그런 것도 많아요. 이렇게 사람들이랑 나와서 이야기하는 것도 괜찮고, 산책하는 것도 좋고요. 너무 혼자 있으면 좀 그렇잖아요. 내 말은, 마음을 좀 열어보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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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라는 건 상대적인 거지. 나는 내가 뭘 원하는지 잘 알아. 굳이 원하지 않는 일에 품을 들일만큼 한가로운 성격이 못 되지. 난 혼자가 익숙하고, 그건 네 생각만큼 비참하지 않아.“

 

굳이 같이 있는 이 자리에서 혼자가 좋다, 같은 소리나 해대는 이 운둔형외톨이괴짜가 재수없고 좀 짜증남

할 말이 없기도 하고 저런 답변이 또 나온다면 데이트고 뭐고 집에 가고 싶을 것 같아서 입 다물고 감튀나 퍽퍽 쑤셔댔다

 

못 보던 옷이네

회사에 이런 옷 입고 갈 일이 없으니까요 (데이트 한다고 새로 샀다)

치마 불편해하는 줄 알았는데

불편한데 그냥 입었어요 왜요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싶어서

 

저 새끼 말하는 꼬라지를 보니 아무래도 데이트라고 일주일 전부터 달력에 동그라미 쳐놓고 전날까지도 옷 고르느라 설레발 친 시간은 확실히 무의미했던 것 같다

 

이젠 짜증도 안나고 눈물까지 날 것 같아서 고개 푹 숙이고 있었을 듯 분위기 다 망쳤고 거봐 이거 사귀는 거 아니고 그냥 한 번 잔 거였는데 내가 오버한 거였잖아 아침 일찍부터 제모도 하고 별 짓 다했는데

포크질이 점점 느려져서 케첩 대신 눈물 찍어먹게 생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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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새벽부터 잔뜩 기대하는 얼굴로 남의 집에 와서, 안 입던 옷을 입고 안하던 화장을 하고… 몇 없는 비번날에 이 멀리까지 나와서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멕시칸 푸드를 먹고 있는데 바보가 아니고서야 모를 수가 없지.“

 

굳이 안 그래도 다 안다는 뜻이야, 비

 

실컷 기분 잡치게 해놓고 한다는 말이 저랬으니 더 화낼 수도 없었을 듯... 결국 타코는 먹다말고 차에 타서는 근처 호숫가를 좀 걸었고 무신론자라면서 십자가는 왜 달고 있는지 물었다가 데이트 중에는 알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들었음

이런 소리를 듣고도 아직 정이 안 떨어진 거 보니 많이 좋아하나보지




 

이리저리 휘둘리며 눈물 콸콸이던 애가 무덤덤무채색인간 만나더니 얼굴이 활짝 피었다며

지나치게 이성적인 사람이랑 지나치게 감정적인 사람 붙여놨더니 그게 어떻게 잘 합이 맞았는지 전보다 애송이 티 덜 난다고 칭찬 아닌 칭찬까지 받았음

 

형사랑은 정말 안 맞는다고, 매일 가슴 속에 사표를 가지고 다니던 두부는 파트너 잘 만나서 취조실에서 용의자 겁도 줄만큼 컸을 듯

요즘은 러스트랑 같이 안 들어가고 혼자 들어가기도 하는데 옆에서 보고 배운 게 있어 그런지 차분하게 곧잘 함

 

이제 울보도 아니고 쫄보도 아니지만 여전히 한 사람 앞에서는 홍시만큼 무르겠지

믿는만큼 울고 겁 많고 온갖 연약한 부분은 다 보여줬는데 나중에 그 믿음직한 남자가 지겨워죽겠다는 얼굴로 인생에서 뚝 떨어져 나가던 날에는 의외로 먼저 헤어지자고 했을 듯

 

딱히 놀라지도 않고 붙잡지도 않던 러스트는 ‘거 봐, 너도 못 버틸 거라고 했잖아’ 하는 얼굴로 순순히 떠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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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가 삶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며 점점 깎여나가다 결국 경찰 관두고 도망치듯이 떠난 시골의 낡아빠진 술집에서 십칠년만에 재회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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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형사 러스트너붕붕 맥커너히너붕붕
생각없이 보고싶은 장면만 늘어놓네
 

2024.05.02 18: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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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시발 버스에서 소리지를뻔함 개좋아아아아아악 후ㅁㅊ 선댓후설리
[Code: 45e9]
2024.05.02 19: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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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틱 닦아주는 부분에서 기절했다가 마지막에 너무 심장아파서 머가리 개때리면서 봤어요으아아아아악 개꼴리는데 존나슬퍼 제발 재결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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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2 18:58
ㅇㅇ
러스트 진짜.....이렇게 너붕붕에서 철벽 개쩌는 상대방은 처음 본다 ㅋㅋㅋㅋㅋㅋ 존나 쎔 애초에 뼛속까지 고독 그 자체인 사람이라 쉽지 않다 오히려 좋음 ㅋㅋㅋ
[Code: 4927]
2024.05.02 19: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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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웨 날 진흘괴물로 만들어༼;´༎ຶ ۝༎ຶ`༽༼;´༎ຶ ۝༎ຶ`༽༼;´༎ຶ ۝༎ຶ`༽ 진심 너무 슬퍼서 뒤질 것 같은데 근데 맛있어.... 관계가 끊어지는 방식도 다시 마주치게 되는 상황도 너무 러스트다워서 오히려 좋아ㅠㅠㅠㅠㅠㅠ 하ㅅㅂ 센세 러스트캐해학박사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
[Code: 8ea5]
2024.05.02 20: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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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 왔다!!!!!!!!!!!!!!!!!! 아니 센세 무순이 너무너무 달달해서 지금 웃다가 러스트가 담담하게 너도 그렇지 하고 이별 받아들이는 부분 본 후로 심장 아파서 가슴 박박 뜯으면서 울고있어요........ 러스트 현학적인 대사 치는거나 쉬는날에 안쉰다는 대답이 ㅈㄴ 찰떡이라서 센세가 지금 러스트에 잠깐 빙의하고 오신건가 의문이 들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천재같은 캐해의 금무순이라는건 변함이 없는것 같아요.... 17년만에 재회한 서로가 어떤 반응일지도 너무 궁금하고 변한 외관에 무슨 생각일지도 너무 알고싶고 그냥으아악센세ㅈㄴ사랑해ㅠㅜㅜㅜ
[Code: 2f06]
2024.05.02 21: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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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저 이제 이 무순의 다음편을 보지 못하면 죽는 병에 걸렸습니다 사람 하나 살리는 셈 치고 제발 억나더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
[Code: 2930]
2024.05.02 21: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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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봐, 너도 못 버틸 거라고 했잖아’
아 러스트 진짜 이런 얼굴로 바라보는거 상상하고 그대로 오열함 센세 진심 단어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봤어요 어떻게 모든 문장이 심장에 박힐수가 있는거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2930]
2024.05.02 21: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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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쳐따ㅠㅠㅠㅠㅠㅠㅠ둘ㅇ 재회한 뒤도 너무 궁금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ac2a]
2024.05.02 21: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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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진짜 평생 센세가 보고싶은 장면만 늘어놓는 걸 보고싶다 진짜 제발 센세 진짜 와 ㅆㅂ 여운 미쳤다
[Code: 062a]
2024.05.02 23: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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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센세가 보고싶은 장면만 늘어놓는거 보고싶2222 아!!!!!!! 캐해천재 대문호 센세가 말아주는 러스트너붕붕 ㅈㄴ 맛있다!!!!!!!!!!!!!!!!!
[Code: 339a]
2024.05.03 21: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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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잼 어나더
[Code: 50be]
2024.05.05 16: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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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왜 추천은 한번밖에 안되는건데 제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심 존나 좋아서 매일 읽고 있어요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71c]
2024.05.06 17: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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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ㅜ 좋아서 정주행 갈겼어요 연고없는 술집에서 만나다니 설마 러스트도 경찰 그만둔건가...... 하 제발 17년 공백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너무너무 궁금해요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5186]
2024.05.10 12: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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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다 노력했는데 결국 간극을 메우지 못해서 떨어져나가는 거 너무 슬프고 러스트 입장에선 그게 결국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라 생각해서 놀랍지도 않아보이는 게 진짜 심장 북북 찢어진다.........
[Code: f472]
2024.05.10 12: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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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세 올때까지 여기 꼬옥 누워잇으면되.....
[Code: f472]
2024.05.12 09: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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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안 그래도 다 안다는 뜻이야, 비
이 문장 때문에 출구 완벽봉쇄됨...... 러스트야ㅠㅠㅠㅠㅠㅜ
[Code: aa93]
2024.05.14 04: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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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는.... 문학이야... 천재고... 나의..., 미켈란센세...
[Code: c9b6]
2024.05.16 15: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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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저 오늘도 정주행 완료햇어요 사랑해요..........
[Code: 69b6]
2024.05.17 01: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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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오늘부터 저 여기
누워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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