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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1 23:44
레오는 우연히 길 가다 마주친 베이루한테 첫 눈에 반했는데 직접 다가가진 않고 지켜만 보고 있었음. 아직 통성명도 안 했지만 레오의 마음 속에서 두 사람은 이미 연인이나 다름 없었지. 근데 베일이 블랙기업에서 시달리며 살이 쪽쪽 빠져가니까 그대로 자기 지하실로 납치해서 사육하는게 보고싶다.



크리스는 정신이 들자마자 몸 상태를 살폈다. 머리가 좀 지끈거리긴 해도 크게 상한 곳은 없는 것 같고, 눈도 잘 보이고. 손발이 묶여있긴 했지만 그래도 최악의 상황은 면한 듯 했다. 가만히 앞을 노려보고 있자니 눈이 점점 어둠에 익숙해졌다. 실루엣으로 봐선 어느 호텔 방 같았다. 이런 호화로운 곳에 가둬둘거면 왜 납치한 거지? 크리스는 물론 그의 부모와 가족들까지 전부 평범한 소시민으로, 그를 납치해서 협박해봤자 큰 돈은 못 만질 게 뻔했다. 납치를 한다고 해도 어디 창고 같은 곳에 하지 왜 이런 곳에... 납치범의 의도를 파악하려고 머리를 굴리고 있자니 자물쇠를 푸는 소리가 들렸다. 서너 개나 되는 자물쇠를 풀고 들어온 남자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불을 켰다. 크리스는 갑자기 환해지는 시야에 눈을 찌푸리면서도 남자의 얼굴을 보려고 애를 썼다. 허. 자신을 납치한 남자를 마주하자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남자는 납치범이 아니라 잡지에 나오는 모델 같았다.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체격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얼굴이 저 전등보다도 빛이 났다. 크리스는 가만히 누워 남자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터키석처럼 시릴 정도로 푸른 눈동자가 크리스를 걱정스럽게 내려다 보고 있었다. 나한테 원하는 게 뭡니까? 돈을 원하는 거면 고생한 것 만큼 뜯어내긴 힘들 거에요. 남자는 크리스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얄상하게 들어가 골격이 비치는 크리스의 뺨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연인이라도 되는 양 조심스럽게 건드는 손길이 소름 끼쳐서 크리스는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원하는 게 어떤 것이든 순순히 내어줄 테니까 집에 보내줘요. 크리스는 거듭 신고 같은 건 생각도 안 한다며 풀어달라고 요청했지만 남자는 크리스의 몸을 여기저기 살피며 몸 상태를 체크할 뿐이었다. 설마 원하는 게 장기인가? 순간 소름이 돋았지만 남자는 용건이 끝났다는 듯 다시 돌아가 문을 잠궜다. 자물쇠가 잠기는 소리를 들으며 계속 소리를 질러 남자를 불렀지만 남자는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진짜 뭐냐고... 결국 크리스는 제 풀에 지쳐 바닥에 머리를 대고 드러누웠다.


다음날 바로 뿔뿔이 해체되어 죽게 될 거라 생각했지만 남자는 크리스를 해치지 않았다. 오히려 크리스가 귀한 손님이라도 되는 듯 극진히 대접했다. 크리스가 갇힌 방은 호텔 방으로 착각할 만큼 잘 꾸며져 있었고, 침대는 물론 화장실도 따로 갖춰져 있어서 기본적인 욕구는 전부 해결할 수 있었다. 발목에 족쇄가 채워져 있어 갈 수 있는 곳은 제한되어 있어도 조금이나마 산책 비슷한 것도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당황스러운 것은 남자가 매 끼니를 직접 챙겨주러 온다는 점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크리스가 식사를 하는 내내 옆에 앉아서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처음엔 독이라도 탔을까 의심해서 음식을 거부했으나 굶어 죽으면 저만 손해라는 생각에 어느날부터 크리스는 꾸역꾸역 접시를 비우기 시작했다. 남자가 가져오는 음식들은 맛도 훌륭했고 영양 면에서도 신경 쓴 티가 났다. 솔직히 말하자면 혼자 살 때보다 더 잘 먹고 지내는 듯 했다. 크리스를 가둔 남자는 자신을 레오라고 소개했고, 자신과 크리스가 연인이라는 망상에 빠져 있는 듯 했다. 크리스는 레오가 다정한 연인처럼 굴 때마다 소름이 끼쳤으나 그를 자극하면 무슨 짓을 벌일지 몰라 가만히 그의 장단을 맞춰 주었다. 그렇게 불편한 동거가 이어지던 어느날, 크리스는 식사를 하다 말고 이건 어디서 사온 거냐고 물었다. 별 생각은 없었고 그저 주변에 이런 훌륭한 음식점이 있었나 싶은 마음일 뿐이었다. 그러나 레오의 대답은 크리스를 진심으로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걸 다 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레오는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크리스는 자기도 모르게 거짓말 하디 말라고 외치고 말았다. 뱉어놓고 아차 했으나 레오는 크게 기분이 상한 것 같진 않았다. 입으로는 고맙다고 둘러대도 크리스가 계속 못 믿는 눈치이자 레오는 다음 끼니 때 아예 크리스를 식탁에 앉혀놓고-치밀하게도 의자에 손목과 발목을 묶어뒀다.- 그 앞에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 모든 과정을 보며 크리스는 레오의 말이 진실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레오의 집 지하실에 갇힌지도 대략 세 달이 지나고 있었다. 여전히 스킨쉽을 하는 건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크리스는 레오와의 동거에 제법 적응하고 있었다. 이 곳에 납치된 것부터 잘못 되었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레오는 크리스가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면 강압적으로 스킨쉽을 시도하진 않았다. 덕분에 크리스는 레오의 비위를 적당히 맞추며 안락한 감금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문제점은 크리스가 점점 살이 오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갇혀서 계속 맛있는 음식을 먹고 졸리면 자는 생활을 반복하니 매일 야근과 잔업에 시달리느라 광대 라인이 그대로 드러났던 크리스의 뺨이 살이 오르다 못 해 통실해진 것이었다. 홀쭉하게 들어가 있던 배에 점점 살집이 올라 바지 위로 마쉬멜로처럼 얹히는 걸 보면서 크리스는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옷을 입고 있을 땐 그래도 괜찮았지만 샤워를 하며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면 몸의 라인이 부드러워진 게 한 눈에 들어왔다. 외모에 집착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그래도 단기간에 이렇게 찌는 건 좀... 위기감을 느낀 크리스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운동을 하며 어떻게든 살을 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레오는 크리스가 살을 빼려고 하면 기겁을 하며 그를 말렸다. 세상에, 크리스. 지금 딱 보기 좋은데 왜 그래. 오히려 전이 너무 말랐던 거라니까? 레오가 강경하게 다이어트를 저지하자 크리스는 자신을 가둔 게 살 찌워 잡아먹으려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크리스는 말린다고 고분고분 따를 성격이 아니었다. 레오가 발을 동동 구르던 말던 크리스는 매일 팔굽혀 펴기와 윗몸 일으키기를 하기 시작했고, 크리스가 운동을 시작하면 레오가 귀신같이 달달한 디저트를 들고 내려왔다. CCTV라도 설치한 거 아냐? 지금도 운동 시작하니 아이스크림을 들고 달려왔잖아. 그것도 초콜릿 시럽에 스프링클까지 가득 뿌려서! 크리스가 방 구석구석을 노려봤지만 카메라로 의심되는 물건은 찾을 수 없었다. 그래도 지금이 보기 좋다는 건 빈말이 아닌지 전보다 달라붙어서 주물거리는 빈도가 늘었다. 살이 올라 말랑해진 팔뚝과 옆구리를 시도 때도 없이 주무르고 크리스가 옆으로 누워있으면 뒤에서 허리를 끌어안는 척 뱃살을 만지작거렸다. 하지 말라고 손등을 찰싹 때려도 레오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크리스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을 뿐이었다. 달라 붙어 있는 시간이 늘어나자 레오의 스킨쉽도 은근슬쩍 선을 넘기 시작했다. 뱃살을 만지는 듯 하면서 손이 슬슬 내려가는 걸 눈치 채고도 크리스는 모르는 척 눈을 감았다. 생각해보면 지금의 생활은 나쁘지 않았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엔 각별히 챙기는 인간관계도 없어졌고, 회사는 박봉으로 부려먹기만 하고... 원래도 집 밖에 나가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 크리스에겐 지금의 생활이 딱 맞았다. 하도 조물거려서 그런가, 이젠 몸을 더듬고 목에 키스를 해도 그렇게 소름끼치지 않았다. 잠시 고민하던 크리스는 아랫배를 쓰다듬는 레오의 손에 제 손을 겹쳤다. 바지 안으로 손가락을 슬쩍 걸치던 걸 들켰나 싶어 흠칫 했지만 크리스가 밀어내지 않고 손등을 쓰다듬자 레오의 기분은 사르르 녹아버리고 말았다. 크리스...! 감격스러운 얼굴로 뺨이며 입술에 연신 입을 맞추자 크리스는 귀찮아 하면서도 레오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넌 납치할 사람을 잘 고른 거야. 크리스는 속으로 시답잖은 생각을 삼키며 레오의 입맞춤을 받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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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사육인데 섹슈얼한 분위기보다 뚱베일 만들기에 더 진심인 레오ㅋㅋㅋㅋ베이루 마르기 시작하면 진짜 쭉쭉 빠져서 가끔씩 가둬놓고 먹이고 싶어짐 아마 첫 눈에 반한 레오도 그럴 것. 게다가 타이밍 좋게 딱 버섯 모드일 때 납치해서 어영부영 신혼집 차리고 지하실에 됒버섯 만들기 성공할 것 같다.



레오베일
2024.05.02 00:25
ㅇㅇ
모바일
ㅋㅋㅋㅋㅋ베이루 왜케 태평한건데ㅋㅋㅋㅋㅋㅋㅋ레오베일 잘 만났다
[Code: 2594]
2024.05.02 00:33
ㅇㅇ
모바일
납감범이 순애충일때 일어나는 일.leobale
[Code: b015]
2024.05.02 00:33
ㅇㅇ
모바일
한편으론 납감할 상대 정말 잘 고른거 같긴함ㅋㅋㅋㅋㅋ
[Code: b015]
2024.05.02 02:15
ㅇㅇ
레오 굳이 고백안하고 멀리서 지켜보기만 한거 ㄱㅇㅇ 암튼 레오는 ㄱㅇㅇ 그와중에 망상까지 골고루 해주는거 역시 오레오같음ㅋㅋㅋㅋ 미친순애남이라 베이루 블랙기업에서 굴려져서 살빠지니까 바로 납감하는거 실화냐ㅠㅠㅠㅠ 이게 찐사지 뭐가 찐사냐고(??) 호텔방으로 호화납감해주고 식사까지 본인이 다 만들어주는 미친벤츠...이건 고장난 벤츠도 아님 운전자를 너무 사랑하는 벤츠일뿐이라고ㅠㅠㅠ 근데 베일도 납감되고 레오가 몸만 살펴보니까 헐 장기털인가ㄷㄷ 하고 마는거 뭐지 베일쓰 왜 그렇게 태평해 장기털릴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너무 느긋하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cfe4]
2024.05.02 02:20
ㅇㅇ
밥먹다가 이거 어디꺼냐고 물어봐서 레오가 직접 했다니까 엥? 구라즐;; 하는것도 귀엽고ㅋㅋㅋㅋ앞에서 요리해주니까 ㅇㅈ하는거 보면 베이루는 아방수를 넘어섰다 슬슬 납감생활 익숙해지니까 레오 대하는것도 편해지고 좀 만져도 가만있고ㅋㅋㅋㅋ 근데 살찌니까 바로 푸쉬업하는것까지 미친거같음ㅠㅠㅠㅠ 그러면서 아이스크림 받아먹지마..ㅋㅋㅋㅋㅋㅋ 그래도 황제납감에 행복해져서 예전보다 나을지두~ 하고 레오 손 쓰다듬는거 폭스임 존나;; 넌 납치할 사람 잘 고른거야<찐인데요 걍 그대로 결혼이나 해라 레오베일
[Code: cfe4]
2024.05.05 08:34
ㅇㅇ
모바일
아니 초면에 냅다 납감햇는데 왜케 자연스럽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가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났지만 어쨋든 레오베일다운 꽉막힌 해피엔딩 너모 조와요ㅠ
[Code: e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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