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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0 02:41
행맨이 아팠을 때인거 보고싶다. 세러신가 막둥이로 태어난 행맨은 어릴 때부터 사람들 손 엄청 나고 자란 사랑둥이 막둥이인데 해사 가고 임관 하고 자취 하면서 오래 살아가지고 자기가 손 드럽게 많이 타던 도련님인거 까먹어버린 행맨임지. 그리고 또 하필 그동안 만난게 다 똥차여가지고 자기 아플 때 옆에 있었던 남친놈들? 없었음. 아프다 그러면 아 오늘 못 만나겠네~ 이러고 말았던 놈들 뿐이겠지. 집에 와서 저를 간호해주기를 바라지도 않고, 그냥 괜찮냐는 말 정도만 들었어도 덜 서러웠을텐데. 그동안 단 한 명도 제 집 문턱을 넘어와 저를 걱정한 이가 없어서 당연히 롱디 중인 루스터가 제 집에 찾아올거라고 생각지도 않았음. 그러니까 이런거 말이야.



열이 낮부터 올라 해열제를 먹고 이른 저녁에 잠든 날. 당연히 루스터에게 말 해봤자 소용없을걸 알아서 말하지도 않고, 평소와 같은 잘 자라는 문자를 평소보다 조금 일찍 보낸 날. 목소리 듣고 자고 싶은데 거긴 한창 일 할 시간이니까. 조금 있으면 퇴근시간인데  전화하긴 좀 그러니까, 조금만 있다가 하자....잠 들면 어쩔 수 없고. 무슨 일이냐고 물으면 그냥 네 목소리가 갑자기 듣고 싶다고 해야지. 그런데 목이 잠겨서 말이 나오려나 모르겠네. 그나마 내일이 주말인게 다행이지. 딱히 병가를 안 내도 괜찮으니까. 주말이면 루스터는 뭘 하려나. 밀린 빨래를 하고, 장을 봐오고, 청소를 하고...나처럼? 그리고, 못 했던 통화도 하고? 그렇지. 응. 루스터라면 그럴거야. 그럴텐데....한 번만, 목소리를 들으면 안 되나. 어차피 내일 들을거 조금 일찍 듣는다고 큰일나는 것도 아니고...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물다가 까무룩 잠들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행이, 잠깐 일어나보자. 응? 옷 갈아입고. 너 땀 많이 나서 추워."



비몽사몽간에 들린 루스터의 목소리 떄문에 행맨은 어리둥절 함. 루스터가 왜 여기있지? 언제 온거지? 어떻게? 열이 오른 머리로 아무리 굴려봐도 스스로는 답을 얻을 수 없는 질문들을 던지며 행맨이 어리둥절해하자 루스터는 혀를 차더니 행맨의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서 불쑥 들어올림.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아 축 처진 몸이 무겁지도 않은지 루스터는 행맨을 손쉽게도 들어올렸지. 힘이 없어 기우뚱 뒤로 넘어가려는 행맨을 급히 루스터가 차갑게 적신 수건으로 행맨의 가슴팍과 등을 닦았지. 열 오른 몸에 차가운 물로 적신데다가 윗옷이 홀라당 벗겨진 덕분에 행맨은 추위에 몸을 떨었음. 추워, 루...추워. 반가운 얼굴에 미소도 잠시 덜덜 떨며 행맨은 루스터의 품을 파고 들었음. 열이 오른 머리로는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도 모르겠고, 시각도 모르겠고, 그리운 얼굴이고 나발이고 추운게 우선이었지. 덜덜 떨며 루스터의 품을 찾아 안긴 행맨은 루스터가 조금만 참자며 저를 달래고 땀을 닦아내고 다시 옷을 입힐동안 못 부리던 투정을 실컷 부렸음. 루스터의 얼굴을 못 본지 두달 만이었단 말이야.



"행이. 다 됐다, 조금만. 응? 조금만...엇차, 어어. 그래그래. 다 됐어. 이제 옷 입자."



땀에 젖은 옷이 아니라 깨끗하고 보송한 옷으로 갈아입은 행맨은 루스터의 무릎쯔음에 머리를 대고 가물거리는 눈을 뜨려고 애썼음. 열이 펄펄 끓으면서도 춥다고 난리를 쳐서 고민 끝에 루스터는 행맨에게 목 끝까지 이불을 덮어주었고, 또 더워할까봐 창문을 반쯤 열어둔 상태였음. 달빛에 스민 얼굴은 반절 정도만 보여서 안타까웠지. 조금만 옆으로 움직이면 얼굴이 다 보일텐데. 그런데도 쏟아지는 잠에 어찌할바 모르는 행맨은 그저 눈꺼풀을 뜨는데 온 힘을 다하는것만으로도 힘에 부쳐서, 결국 행맨이 할 수 있는거라고는 머리를 톡 하고 루스터의 허벅지에 기대는것 뿐이었음. 제 옆에서 이마를 쓸며 열이 높다며 중얼거리는 루스터의 손가락을 잡아 얽고 저를 걱정하는 입술에 입을 맞추고 싶지만, 지금의 행맨에게는 무리였음. 



"왜...와써?"



혀가 풀려 새는 발음으로 행맨이 물었고, 루스터는 말없이 빙긋 웃었지. 너 생각나서. 맨날 네가 오잖아. 어쩐지 오늘 오고 싶더라. 그렇게 말하며 루스터가 한 손으론 행맨의 뺨을 어루만지고, 한 손으로는 따뜻한 행맨의 손을 쥐었음. 저보다 체온이 낮아 항상 손을 잡으면 차갑게까지 느껴지던 행맨의 손인데 열이 올라서인지 체온이 높은 저가 만져도 따끈따끈하던 행맨의 손을. 어쩐지 오고 싶더라니. 조금이라도 더 빨리 너에게 도착하기 위해 미리 조퇴를 신청하고 가장 빠른 비행기를 잡아타고 도착했을 때. 평소라면 문자가 왔어야 할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행맨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다는걸 알았을 때. 운동이라도 갔으려나. 그래서 못 봤나. 싶지만 여지없이 그런건 선택지에 갈 것도 없이 탈락이야. 행맨만큼 일정한 루틴대로 사는 애가 없으니까. 불안한 마음에 서둘러 문을 열고 들어가면, 평소보다 훨씬 이른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없는듯 조용한 사위에 새카만 어둠에 먹혀버린 집이 반겼지. 주말만 머물거라 간단히 챙겨온 배낭을 벗으며 행이? 불러봤지만 당연하게도 아무런 대답도 들을 수 없었고. 방문을 열었을때 죽은듯이 고요한 행맨에 심장이 철렁하다못해 입 밖으로 튀어나와서 데굴데굴 구를뻔 했지. 색색대는 숨소리에 겨우 정신을 되찾았지만. 



"왜긴. 너 보고 싶어서. 얼른 자."
"...같이 자. 너도...누워."
"너 자는거 조금만 보고. 눈 감자, 행이. 얼른 자. 열 높다."



자라고 달래보아도 싫다며 웅얼거리던 행맨이 기어이 저의 열을 쟤는 루스터의 손을 붙잡아 그러쥐었지. 도망가지 말라는듯이 루스터의 손을 붙잡아 제 품에 집어넣은채 웅얼거릴 때, 루스터는 행맨이 저보다 다섯살이 어리다는걸 새삼스레 깨달았음. 그리고 한가지 사실을 떠올렸지. 집안의 막둥이로 자라 손을 타고 마음껏 사랑을 받고 자랐다는거. 

열이 올라 반질반질한 녹색 눈동자가 달빛에 스며들어 반짝일 때. 그게 왜 이렇게 아쉬웠나 몰라. 루스터는 저도 모르게 반짝이는 눈동자를 바라보다가 소중하게 뺨을 쥐고 행맨의 눈꺼풀에 입을 맞추었음. 간지러운듯 키들거리는 웃음소리가 울려퍼지고, 루스터는 그렇게 몇 번간 좌우 눈동자를 번갈아가며 입맞춤을 하다가....어느새 잠든 행맨의 새근거리는 숨소리를 듣고서야 몸을 일으켰지. 




"goodnight, Hangy"






이 뒤로 다음날 아침에 쌩쌩하게 일어난 행맨이 제 옆에 누워서 커어어 잠들어있는 루스터 보고 놀라서 ??? 야, 너 왜 여기있어? 이러고 고개 갸우뚱 하는거 좋지 않겠냐 루스터는 얘 어제 기억 다 날아갔네. 그러면 어제 내 손 붙들고 안 좌줬던것도, 보고싶었다고 웅얼거렸다는 것도 다 잊어버렷네 싶은 루스터가 그냥 아무말 없이 아프면 꼭 전화하란 말이나 할거다.
자기가 간밤에 뭐라고 말 했는지 모르는 행맨은 불안한듯이 눈동자가 이리저리 굴려대다가...루스터 품에 껴안겨서 "전화할거지? 약속해. 얼른. 빨리 지금 당장" 을러대는 루스터 때문에 아 알았어 알았어! 약속할게 약속! 이러고 말았지만 사실 루스터 처음에 행맨 아픈거 보고 놀라서 가슴 철렁했음.
평소엔 어린 취급하면 그렇게 싫어하더니 어제는 제 손을 어찌나 타던지. 가지 말라 옆에 있어라. 목 마르다 물 떠달라 해놓고 일어서려고 하면 어딜가냐고 허릴 붙들고 놔주지도 않고. 온갖 칭얼거림이란 칭얼거림을 다 들어줘도 짜증 하나도 안 나는게 진짜 나 얘 너무 사랑하네, 싶으면서도 그게 하나도 안 억울해서. 빨리 전출이나 갈기고 집이나 합쳐야겠다고 생각하는 루스터랑....서프라이즈로 나타난 루스터가 좋아서 희희 웃으면서 우리 주말동안 뭐해? 이러고 앵기는 연하 애인 행맨 보고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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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은 언제나 대가리 빡빡치게 만드는 파월센세의 작품...




루행
2024.06.20 03:05
ㅇㅇ
모바일
가장 약할때 찾아와 줬으니까 루스터가 행맨 평생 챙겨줘야 한다 ༼;´༎ຶ ۝ ༎ຶ༽ 기억하나도 안날즈음에야 솔직하게 들어나는거 우째ㅠㅠㅠㅠㅠㅠㅠ
[Code: f8c7]
2024.06.20 03:37
ㅇㅇ
모바일
아파서 자각도 못하고 루스터한테 어리광부리는 행맨 귀엽다 루스터가 다정해서 다행이야..
[Code: 5607]
2024.06.20 06:18
ㅇㅇ
모바일
열때문에 비몽사몽 상태로 루스터한테 투정부리는 행맨ㅠㅠㅠㅠ루스터 너무 다정해...빨리 집 합치자ㅠㅠㅠㅠㅠ
[Code: 7e00]
2024.06.20 06:47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행맨 연하 모먼트 너무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센세 반대로 행맨이 루스터 연상 실감케 하는 걸로 억나더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b5e]
2024.06.20 08:54
ㅇㅇ
모바일
칭얼거리는거 너무 연하ㅠㅠㅠ 빨리 집합쳐ㅠㅠㅠ
[Code: 32c4]
2024.06.20 10:26
ㅇㅇ
모바일
아파서 어리광 부리는 연하애인? 존좋ㅠㅠㅠㅠㅠㅠㅠㅠ평생 루스터개 챙겨주게 결혼하면 되겠다!!!ㅋㅋㅋㅋㅋ
[Code: e6ff]
2024.06.20 10:28
ㅇㅇ
희희 웃으면서 우리 주말동안 뭐해? 이러고 앵기는 연하 애인 행맨 << 루스터 전생에 무슨짓을 한거냐.... 내 전생 뭐한거람... ㅠㅠㅠㅠㅠ 센세의 기막힌 필력과 루행의 달달함에 이가 녹아요ㅠㅠㅠㅠㅠㅠ 너무 포근해ㅠㅠㅠㅠㅠㅠ
[Code: 2f42]
2024.06.20 18: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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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애인 커여워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69cb]
2024.06.21 01: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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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광쟁이 연하 애인 너무 사랑스럽다ㅠㅠㅠㅠㅠㅠ
[Code: 045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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