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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05:03
단언컨대, 세이비어가 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한 번 정도는 경험할 만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두 번이나 할 생각은 정말로 없었다. 콕핏에 앉아 있는 이가 브래들리 루스터 브래드쇼가 아니었다면 으레 그랬듯이 윙맨을 비호하기 보단 미션 성공이 우선이었을 것이다. 아니, 그 어떤 이도 저렇게 멍청하게 당하진 않았을테니 정정하겠다. 제이크 행맨 세러신은 루스터를 구할 운명이었던 거다. 그것도 두 번이나.

지리멸렬한 감정은 언제나 독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마음 가짐이 삶을 살아가는데에 있어 가장 중요하며, 사사로운 감정은 싹을 잘라버려야 훗날 별 탈이 없다고 단언하던 시니어 세러신을 떠올렸다. 그는 아들을 보여달라며 애걸복걸하는 나의 어머니를 등지고 서있는 상태로 일장연설을 하고 있었다. 유치원에서 이제 막 집으로 도착한 나에게. 

그러니, 이제 네가 선택하렴 제이크. 세러신으로 살 테냐, 아니면 저 근본도 없는 것을 만나고 모든 걸 잃을 테냐. 

그게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선택이었다. 생모를 만나느냐, 마느냐. 세러신 저택 응접실에 마련되어 있는 어항 보다 더 속이 빤히 보이는 시니어 세러신의 시험에 나는 기꺼이 응해주었다.

관심 없어요.

아버지는 징그러울 정도로 크게 웃었다. 세러신은 항상 정답만을 말하며 너는 역시 세러신 답다고 그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나를 번쩍들어 어설프게 안았다. 자칫 처절하게 들릴정도의 울음소리가 귀에 맴돌았으나 이미 뱉은 말을 주워담을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건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 일이 왜 지금 생각났지. 그 여자가 벌이라도 내리는 건가. 그때 자신을 외면했으니 이제 엿 먹어보라고? 위급한 상황에서도 자조적인 웃음이 났다. 엿같게도 시니어 세러신이 맞았다. 항상 정답만을 말한다고 자부하는 이상한 영감에게 언젠가 당신이 틀렸노라 말하고 싶었는데 실은 그가 정답이었다.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을 할 수 밖에 없다. 세러신에게, 아니 제이크 행맨 세러신에게 감정은 독이다. 그깟 짝사랑 하는 상대를 위해 죽음까지 마다하지 않는 꼴이라니. 목숨을 건질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기꺼이 죽음을 불사하기로 한다.

시야에 들어오는 브래드쇼의 얼굴이 꽤 볼만했다. 이승에서 보는 마지막 장면치고는 나쁘지 않네. 저 얼굴에 저렇게 많은 감정이 담겨있던 적이 있던가. 늘 여유로워 보이던 얼굴이 아닌 절박함만이 보인다. 안 어울려. 감상평은 그렇게 남기기로한다. 이어진 굉음과 함께 찢어질듯한 이명이 이어진다. 루스터의 두 눈이 커지더니 내가 들을 수 없다는 걸 모르는지 의미없이 크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행맨! 제이크! 

추락하고 있다. 하늘을 날고 있는건지 바다를 헤엄치고 있는건지 그게 아니라면 하늘을 헤엄치고, 바다를 날고있는 건지 혼란의 연속이다.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전에 스위치가 꺼지듯 주변이 깜깜해졌다. 짝사랑 때문에 적성에 맞지도 않는 세이비어 짓을 두 번이나 하다니. 결국 이렇게 죽는구나. 꺼져가는 의식 속에서 죽음을 코 앞에 두고 마지막으로 온전히 느끼는 감정이 허탈함이라니. 보통 죽음을 앞두고 있으면 아드레날린이라거나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던가 이렇게 처참한 기분으로 죽어야하나? 멍청한 수탉이 뭐가 예쁘다고.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가늘게 이어지던 정신이 결국 예고없이 끊어졌다. 암흑이었다. 

생각보다 수술 경과는 좋습니다. 깨어날 일만 남았어요.

수탉을 좋아한다고 해도 그가 예쁜편이 아니라는 거 정도는 나도 안다. 사실 예쁘기 보다는 귀엽지. 아니, 아니지 귀여운 것도 아닌데. 문득 일방적으로 귀에 집어넣어지는 낯선 목소리에 나는 의식하지 못하고 이어지고 있던 생각을 멈췄다. 낯선 이는 분명 나의 상태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일어나거나, 깨어날 수 없었지만 그것만큼은 알아차릴 수 있었다. 몸을 움직인다는 개념이 뭐였더라. 눈은 어떻게 뜨지. 멍하니 그 자리에 누워 나는 들리는 소리만 그냥 듣고만 있었다. 깨어날 일만 남았습니다. 깨어날, 남았, 깨어날 일만, 깨어.. 고장난 라디오처럼 그 목소리가 반복된다. 살았다. 나는 죽은 게 아니었다. 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병실 침대에 누워있는 모양이다. 이런 것쯤은 어렵지 않게 유추 가능했다. 우선 몸의 촉감만 느끼더라도 지금 상황이 짐작되었다. 

언제쯤 깨어날까요?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그는 확실하고 싶었나보다. 

글쎄요. 모든 건 환자의 뜻에 달렸습니다. 그 무엇도 확신할 수 없어요.

모호한 대답을 의사가 내놓는다. 

그럼 이러다가 죽을수도 있다는 겁니까?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다시 묻는 그의 목소리는 잔뜩 격앙되어 있었다. 의사는 대답이 없다. 그 둘의 대화를 끊고 마음 같아선 벌떡 일어나 이 제이크 행맨 세러신의 견제함을 보여주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온 몸이 밧줄에 감겨 어딘가에 갇혀있는 것처럼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니, 살아있긴 한 건가? 지금 내가 느끼는 이 모든 감각이 현실이긴 한 걸까? 정답을 알아내기도 전에 나는 다시 지독한 잠에 빠져들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의식이 차차 돌아오면서 나는 생각보다 더 의연하게 이 상황을 받아드리기 시작했다. 첫째, 병문안을 오는 이들의 목소리만 듣고도 그들이 누구인지 나는 꽤 잘 알아맞추는 법을 터득했다. 둘째, 몸을 일으키고 일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으면 해야 할 일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다. 이 단계에서 나는 내 관사에 두고 온 물고기를 떠올렸다. 코요테가 알아서 챙겨줬으려나. 그리고 셋째, 사고가 일어나던 순간을 복기하기 시작했다. 나에게는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알려주는 자료도, 지표도, 증언 그 무엇도 없었으므로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 곱씹는 것뿐이었다. 내가 할 수 있었던 선택지의 목록을 만들어보았으나 결말은 항상 같았다. 나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루스터를 구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니까. 왜냐하면, 나는 브래들리 브래드쇼를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사랑하고 있었으니까. 그 사실을 마주하기란 생각보다 더 버겨운 일이었다. 그와 동시에 그 비밀에 대해 알고있는 게 나뿐이며 루스터는 영영 모를 것이라는 게 최소한의 위로가 되었다.

루스터는?
바쁠 걸?
아무래도 그러려나.

바쁘긴 뭐가 바빠. 살려줬으면 세이비어를 보러 와야지. 나는 동료들에게 들리지 않을 대답을 했다. 오늘 온 손님들 중에 루스터가 없는 건 아쉬웠으나 어쨌거나 루스터가 살아있다는 건 알아냈으니 만족스러운 엿듣기였다. 듣기만 하는 일은 곤욕스럽다 못해 고문에 가까운 일이었다. 가끔씩이지만 찾아오는 이들이 없었다면 나는 차라리 그냥 저승에 떨어져버리는 게 낫겠다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정도로 힘들었다. 동료들이 와있는 이 때에 손가락이라도 움직여 보이면 좋으련만.

못 깨어나고 있다고 해도 듣는 건 할 수 있다고 들었던 거 같은데.
그래, 행맨이라면 그러고도 남지.

환자에겐 신경도 안 쓰고 본인들끼리 떠들던 동료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행맨, 이제 슬슬 일어나.

정적을 깬 건 역시나 하비였다. 코요테는 내가 당장 털고 일어날 줄 알았다고 말했다. 괜찮을 거라고 하비를 다독이는 다른 목소리가 들리고 그 옆으로 페이백의 목소리가 곁들어 들린다.

그래, 이대로 가다간 너 진급 누락이야. 휴가도 얼마 안 남았대.

유쾌한 내용은 아니다. 그게 할 소리냐고 받아치고 싶었지만 여전히 입술이 움직이지 않는다. 

맞아 네가 아무리 세러신이라고 해도 더 이상은 힘들 걸
뭐 일어나서 맵처럼 진급 없이 비행만 하고 지내도 얜 좋아할 걸
비행 계속 할 수 있으려나?

다시 침묵. 아마 내가 웃을 수 있었다면 기가막힌 지적이었다고 웃어줬을 텐데. 무심하지만 정확하게 내 상황을 지적하는 질문이다. 나는 비행을 하지 못 할 것이다. 의사가 흘리고 간 여러 이야기를 조합해보면 그랬다. 뻔한 이야기다. 그런 사고에서 목숨을 부지한다는 건 정말 믿을 수 없는 기적이라고 몇 번이다 거듭 강조했었으니까. 의사는 기적이라는 단어가 없으면 말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인듯 말했다. 그러니까 모를수가 없었다. 기적. 내가 기적을 누를 자격이 있나 생각에 잠긴다. 적성에 맞든 맞지 않든 세이비어라는 이유만으로 하늘에서 내리는 상이었을까. 이왕이면 비행을 계속할 수 있는 기적까지 준다면 좋으련만.

시간이 흘러 눈을 뜨고, 침대에서 일어나 재활을 하고 퇴원까지 하게 되더라도 내게 남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아니지, 루스터는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미안해 미치려고 하는 수탉의 두 눈을 마주하기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겠지만 그럼에도 볼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순 있겠지. 그렇게 생각에 잠기다보면 스스로가 한심해지는 지점에 도달한다. 비행을 잃은 것보다 루스터를 잃을까 더 두려워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니까. 

어느새 동료들은 집안의 힘, 그러니까 세러신이라면 나를 걷게하기도 하고 비행을 다시 할 수 있도록 하지 않겠냐는 치열한 토론을 하더니 모두 떠나버렸다. 며칠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휴가를 냈다고 말했던 하비도 그들을 배웅하기 위해 따라나섰는지 주변이 고요해졌다. 영양가 없는 말들이었지만 조용해지니 아쉬워지기 시작한다. 정적이 가라앉기 시작하면 주변 소음만이 병실을 채우기 시작한다. 시계추의 재깍거리는 소리, 복도를 구르는 바퀴소리, 건너편 병실에서 넘어오는 희미한 음악 소리. 그런 것들에게 집중하고 있으면 의식이 점차 희미해지기 시작한다. 다시 잠들기 딱 좋은 상태에 접어드는 기분이다. 그리고 그 무렵에 병실문을 누군가 조심스럽게 두드리기 시작한다. 

안녕. 잠에 젖어들기 시작하면서도 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들어온 손님에게 인사를 하는 건 잊지 않는다. 누구야? 나는 부쩍 예민해진 청각으로 손님의 정체를 확인하고자 온 정신을 집중한다. 가물가물 오던 잠이 순식간에 날아간다. 방문객은 그 흔한 인사 한 마디 없이, 자신이 누구인지 알리지도 않고 천천히 걸어들어와 침대 곁에 서서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병실에 아무도 없다는 것에 안도하듯 손님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는듯 했다. 뭐야, 영감이 보낸 스파이인가. 말도 안 되는 가설을 내세우다가 낯선 소리가 들리자마자 온 정신을 집중한다. 부시럭 거리는 소리가 이어지다가 곧이어 낯선 냄새가 번잡스럽게 병실을 채우기 시작한다. 사실 냄새라기 보다는 향기에 가깝다. 손님이 무얼 가져왔는지 모를수가 없다. 꽃이다. 정체 모를 손님은 꽃을 가져와 조심스러운 몸짓-아마도 그럴것이다.-으로 침대 옆에 있는 선반에 둔탁한 소리가 나는 도자기 같은 걸 올려둔다. 그가 가져온 것이 꽃과 꽃병인 걸 무리없이 상상한다. 

음.

그는 만족스러운 듯 짧은 감탄을 내뱉는다. 어쩐지 익숙한 목소리지만 그가 누군지 알아차리기에는 단서가 부족하다. 그는 바퀴가 달린 보조 의자를 끌고 다가와 앉는다. 누구지? 누굴까. 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가 궁금했다. 눈을 뜰 수 있었으면 좋았을 걸 단번에 그가 누구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그와 동시에 내 생각을 읽은 것처럼 그는 단서를 하나 더 준다는 듯이 선심쓰듯 조심스러운 태도로 가만히 놓여있는-내가 움직일 수 없는- 손등을 살살 쓸었다. 

뭐야. 변태야?

어떤 방어도 할 수 없는 상태였으므로 등골이 순간 오싹해졌지만 그는 더이상의 수상한 행동은 하지 않았기에 기꺼이 용서하기로 한다. 지루한 병원 냄새, 소독약 냄새가 아닌 꽃향기를 맡을 수 있다니 내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기만 한다면 그의 정체가 무엇이든 간에 당장 안아줄 의향도 있었다. 그는 오는 손님들마다 자연스럽게 하는 그 흔한 혼잣말도 하지 않고 그저 앉아 있었다. 누구냐고 물어볼 수 있었다면 좋았을 걸, 최소한 고맙다는 인사 정도는 하고싶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착잡함이 몰려온다. 손님은 그걸 알아차리기라도 한 것처럼 더 있다간 내가 영영 부정적인 생각에 갇혀버릴 걸 안다는 듯이 금방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루스터? 언제 왔어?

기가 막힌 타이밍이다. 코요테가 돌아왔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문을 열고 들어오던 코요테는 방문객이 의외라는 듯 그의 이름을 탄식처럼 내뱉었다. 

하해와 같은 이 행맨님의 은혜로 목숨을 두 번씩이나 부지한 루스터는 마치 빚이라도 갚듯이 주기적으로, 자주 병문안을 왔다. 동료들이 바쁜 사람이라고 했던 말을 믿기 힘들 정도의 잦은 방문이었다. 루스터는 단 한 번도 먼저 자신이 왔음을 알리지 않았지만 시각이 차단된 나는 생각보다 뛰어난 후각과 청각이 있어서 루스터의 정체를 항상 알아차렸다. 루스터는 올 때 마다 꽃을 들고왔다. 그가 꽂아두었던 꽃에서 향기가 슬슬 느껴지지 않을정도가 되면 그러니까 시들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병문안을 와서 묵묵히 꽃을 갈아주고 한참을 앉아있다가 떠났다. 어느 날은 이불을 고쳐 덮어주기도 했고, 어느 날은 어디갔는지 몰랐던 해사 반지를 서랍에서 찾아내 내 손가락에 끼워주기도 했다. 탐나냐? 하고 장난을 걸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어 그 날은 유독 마음이 쓰렸다. 그 외에도 루스터의 일련의 행동들은 나로 하여금 착각이 들게했다. 고마움을 넘어선 무언가가 느껴진다는 착각이었다. 기나긴 잠에서 완전히 벗어나 몸을 일으키고 싶었다. 나를 바라보고 있을 루스터의 눈을 마주하고 싶었다. 사고가 나던 그 날처럼 어울리지도 않게 무너져있을까. 그게 아니었으면 좋겠다. 재수없더라도 항상 그랬던 것처럼 여유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가능하다면 나와 같은 얼굴이라면 더 좋겠고

어쨌거나 루스터의 방문은 지루하기 짝이 없는 병원 생활의 유일한 도피처였다. 회복을 하게된다면 그 사실을 꼭 전해주고 싶었다. 사랑한다거나 좋아한다거나 하는, 루스터를 살려야만 했던 내 감정에 대해 알릴 생각따위는 없었지만 그것만큼은 말해주고 싶었다. 네가 비록 병문안을 올때마다 어울리지도 않게 무게를 잡고 한참을 있다 가더라도 나는 너를 기다렸다고. 어쩌면 내가 너를 살린 게 아니라 네가 나를 구한 거라고.

의원님, 괜찮으시면 아드님 손을 잡고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요?

늘 조용히 왔다가 가는 루스터와 달리 시니어 세러신 그러니까 아버지는 항상 소란스럽게 굴었다. 그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나를 이용하곤 했으니 그리 놀라운 행보는 아니었다. 그가 데려온 수많은 사람들은 나에게 무례하게 굴었으나 정작 나는 한 마디 조차 할 수 없었다. 그저 누워만 있을 수 있으니까. 그들에게 있어 제이크 세러신은 철창에 갇혀있는 짐승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시니어 세러신은 나를 보여주고 사진을 찍게했으며 어울리지도 않게 가끔씩은 훌쩍거렸다. 나는 가만히 누워 아버지의 모습을 상상한다. 

원망하려거든 그 녀석을 탓해라. 네 녀석이 어리석게 그 뭣도 아닌 대위 녀석을 구하려고 들지 않았다면 이런 취급도 받지 않았겠지.

그는 떠나기 직전에 항상 그렇게 저주를 퍼붓듯 귓가에 대고 중얼거렸다. 그러고나면 나는 고요해진 병실에서 그의 말을 곱씹는다. 루스터를 원망하라고? 그게 가능한가? 가능했다면 이 꼴로 누워있지도 않았겠지. 그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런 걸 할 수 있을리가 없다. 내가 루스터를 원망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그 반대라면 몰라도. 


사고가 그 어떤 예고 없이 들이닥쳤듯 내가 정신을 차리게 된 것도 갑작스러웠다. 누워있던 시간이 언제였냐는 듯이 잠에서 깨어나자 눈을 뜰 수 있게 되었다. 마침 병문안을 와있던 하비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읽고 있던 책을 집어 던졌고, 너스콜을 연달아 누르면서 소란을 피웠다. 오랜시간 눈을 감고 있어서인지 침침한 눈으로 고개를 살짝 틀어 선반 위에 있던 꽃병을 확인했다. 물기가 거의 없어 말라가기 시작하는 꽃을 보고 든 생각은 하나였다. 곧 수탉이 오겠네. 나는 눈을 뜬 것 자체에 모든 체력을 쏟은 사람처럼 다시 까무룩 잠에 빠져들었다. 난 정말 살아났다.

다시 눈을 떴을때 몸을 제어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냐는 듯 나는 곧장 손가락을 꿈틀거릴 수 있었다. 신이시여. 하비는 신을 믿지도 않으면서 신을 찾으며 안도했다. 간호사도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세러신씨, 여기가 어딘지 아시겠습니까? 의사는 나를 유심히 바라보며 물었다. 병, 원. 목을 긁어가며 대답을 하는 바람에 목소리가 형편 없었다. 혈압도 괜찮고, 반응도 괜찮네요. 안정을 취하시다가 혹시 특이사항이 생긴다면 다시 호출해주시겠어요? 그렇게 기적을 예찬하던 의사 치고는 무던한 얼굴로 병실을 빠져나갔다. 친절한 간호사는 졸지에 보호자가 된 하비에게 간단한 안내사항을 알려주었다. 내가 할 일이라고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누워서 병실 천장을 본 상태로 눈만 깜빡거렸다. 간호사에게 연거푸 인사를 하던 하비는 나의 시야에 얼굴을 들이밀더니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듯, 환희에 찬 얼굴로 말했다. 행맨! 너 장장 6개월을 누워만 있었어! 

아니, 누워만 있던 건 아니야. 나름대로 내 개인 시간을 즐겼다고. 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하기를 포기한다. 굳이 신난 하비에게 초를 치고 싶지 않았다. 운이 좋았는지 의식을 차린 걸 가장 먼저 하비가 목격해준 덕분에 근방에 있던 동료들이 앞다퉈 깨어난 나를 보기위해 병실에 모였다. 사고가 났던 곳이 버지니아 비치의 오세아나였으니 내가 입원 중인 병원은 동부쪽이었고 그러다보니 르무어에 있는 비질란테 애들이나 다른 동료들 보다 미라클미션에 함께 차출되었던 엘리트 대위들 중 오세아나에 있는 동료들이 공원의 광장 안의 비둘기처럼 모여들었다.

시간의 흐름은 하비의 말 외에도 곳곳에서 느껴졌다. 일단 창 밖의 풍경이 미션 때와 달라져 있었다. 그리고 어울리지 않게 팬보이가 수염을 기른 상태로 병실에 들이닥쳤다. 예일은 평소와 다르게 잘 갖춰진 옷을 입고 뛰어들어왔다. -소개팅이 있었다고한다.- 그리고 하버드는 장을 보고 있었는지 마트 비닐봉투를 양 손에 들고 병실에 입성했다. 행맨, 너 진짜 살았구나. 하버드는 본인 딴에는 농담이랍시고 그렇게 말하면서 등받이에 기대어 겨우 앉아있는 내 어깨를 툭 쳤다. 

아. 야, 나 환자야.

나는 괜히 엄살을 부리다말고 웃어보였다. 이렇게 동료들의 얼굴을 보니 좋았다. 비록 오세아나에 있는 몇 안되는 동료들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그들의 얼굴을 살피다가 있어야 할 얼굴을 떠올렸다. 

코요테, 루스터는?

팬보이가 하버드가 가지고 온 비닐봉투에서 감자칩을 꺼내 뜯으며 물었다. 글쎄. 하비는 그저 호응하듯 가볍게 대답했다. 걔 바쁠 걸, 부대 비상 걸렸대. 팬보이에게 감자칩을 한 입 얻어먹은 예일이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어내면서 대꾸했다. 루스터는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 받았음에도 나는 자꾸만 선반 위의 꽃병에 닿는 시선을 거둘 수가 없었다. 


너네 진짜 한가한가봐? 굳이 다 모이는 거 보면
고마우면서 꼭 저러더라
어차피 네 장례식때 모여야했어. 살았으니 대신 모이는 거지.

미해군이 자랑하는 엘리트 대위들이 좁아 터진 해군병원 1인실에 오순도순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불과 얼마전에 깨어났다는 소식에 오세아나에 있던 동료들이 왔다갔는데 이번에는 배로 많은 수가 병실을 찾아왔다. 나는 그게 퍽 감동이었다. 인간 관계에 충실하지 않은 삶이었음에도 그들이 찾아왔다는 거에 나는 깊이 반성하면서도 그들의 애정을 실감했다. 고마움을 표현하는데 능숙하지 않은탓에 일부러 장난치듯 분위기를 환기시키려 했으나 헤일로의 서늘하고도 무던한 농담이 뒤를 잇는다. 오마하는 장례식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마시고 있던 물을 그대로 뱉으며 기침했고, 팬보이는 어색하게 웃었다. 나는 고맙다는 말 대신 입을 다물고 나름대로 인자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걸로 대신했다. 계절이 바뀔 정도의 시간이 지났지만 동료들은 그대로였다. 그게 내심 안심이었다. 

재활 치료는 언제 시작하는데?

피닉스가 깁스에 쾌차를 빈다 백맨이라고 쓴 뒤에 옆에 있던 밥에게 마커를 넘겨주며 물었다. 

왜? 도와주게?
보나마나 영상 찍으려고 그러지. 걷는 연습하는 행맨이라니 듣기만 해도 재밌잖아.

페이백이 병문안 선물로 들어온 바구니에 있던 사탕을 하나 까서 입에 넣으며 말하자 피닉스가 손을 뻗어 가볍게 하이파이브를 청했다. 그건 그렇지. 프리츠가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진심이야? 나는 피닉스를 다시 바라본다. 한 걸음 물러서있던 하비는 얼마만의 시간이 지나더라도 여전한 동료들이 못말린다는 듯이 슬쩍 웃어보였다. 이 순간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모른다. 평화롭고도 일상적인 지금이 기적이라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도 더 뼈저리게 알고있었다. 밥은 여전히 마커를 쥐고 내 다리를 칭칭 감고있는 깁스 위를 누비고 있었다. 

잠깐만, 근데 너희들 중에 빠진 얼굴이 있는데?

마커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느끼기 힘들정도의 희미한 간지러움을 모르는척 하며 나는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 입을 열었다. 동료들이 하나, 둘 들어올때부터 계속 생각했으면서도 나는 아닌 척 가면을 쓰고 물었다. 밥은 낙서를 끝냈는지 마침표를 찍고 뚜껑을 닫았다. 딱! 명쾌한 소리가 났다.

루스터 말하는 거야?

밥은 정곡을 찌를 줄 알았다. 나는 애써 웃어보인다. 얼핏 작위적으로 보일정도로 호쾌하게. 

그래, 맞아. 내가 살려준 그 루스터 말이야. 

다들 내 물음에 그 어떤 대답을 하지 않고 서로의 얼굴만 살피고 있었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다들 무언가 주저하는 듯한 표정에 나는 의아함을 담고 그들을 살펴보았다. 밥은 말없이 다 시들어버린, 미라가 된 꽃이 담겨있는 꽃병 옆에 마커를 내려놓는다. 

파병 갔어.
...뭐?
파병 갔다고. 

피닉스는 별 일 아니라는 듯 툭 답을 던져 놓았다.

그게 무슨 말이야? 루스터도 다쳤을 거 아냐.

루스터가 생명에 지장없이 퇴원했다는 건 나도 잘 아는 사실이었다. 네 녀석이 누워 있는동안 네가 구한 그 놈은 멀쩡하게 두 발로 걸어 순식간에 퇴원했다며 시니어 세러신이 알려준 덕분에 알게되었다. 그래도 그렇지 사고가 난지 뭐 얼마나 됐다고 파병을 가? 나는 진지하게 이 나라가 미친 건가 싶었다.

걔가 그렇게 필수 인력도 아니지않나?

나는 되도록 감정을 담지 않고 말하려고 신경썼다.

까라면 까야지. 애초에 루스터가 싫다고 하겠어?

피닉스는 그렇게 말하는 내내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더니 곧 익숙한 인물의 사진을 띄워 나에게 보여주었다.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짝다리를 짚은 루스터는 온갖 장비를 찬 상태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잘 지낸대. 피닉스는 내 시선을 잠깐 잡아끈 휴대폰을 빼앗듯 다시 가져가더니 주머니에 넣었다. 

그 일이 뭐 얼마나 됐다고 벌써 파병이야?
그렇다고 하기엔 꽤 됐지

이어진 대답에 나는 별 수 없이 수긍하듯 턱을 매만졌다. 고작 6개월만에 파병을 나갈정도라면 정말 루스터의 상태는 멀쩡했던 모양이었다. 연락 하나 없이 훌쩍 파병을 간 건 조금 괘씸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세이비어였으므로 고맙다는 인사 정도는 받아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연락에 인색한 루스터를 생각해보면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때마침 차트를 들고 병실로 들어온 간호사가 이제 곧 소등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언질을 주었다. 시간이 그렇게 흘렀어? 하는 말과함께 여기저기서 아쉬움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그 말을 시작으로 다들 짐을 챙겨들었다. 

파병 갔는데 연락은 잘 되나봐?
죽었다 살아나더니 철 들었나보던데.

나의 물음에 이번에는 하버드가 대답했다. 

루스터한테 맨날 씹히는 건 나였는데 글쎄 내가 먼저 씹었다니까? 
나한테도 연락왔어.
그러니까 백맨, 그냥 네가 먼저 연락해봐.

잠자코 있던 밥이 내 어깨를 조심스럽게 두드리며 말하자 곳곳에서 휘파람과 함께 웃음소리가 튀어나왔다. 혈압을 재느라 붙잡힌 손이 아니라 자유로운 다른 손으로 이제 그만 썩 꺼지라는 뜻을 가운데 손가락을 펼쳐보였다. 그래, 다음 번에는 하드덱에서 보자고. 하비가 그렇게 말하며 동료들을 이끌고 병실을 나섰다. 원치않게 대화를 듣던 간호사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동료분들이 다들 친절하시네요. 그는 차트를 챙겨들면서 말했다. 그 중에 제가 제일 친절하답니다. 일부러 능글맞게 대답하자 간호사도 따라 웃는다. 꽃 들고 오시던 분은 안 오셨네요? 자주 오셨던 거 같은데. 

매번 다른 꽃을 가지고 오셔서 다들 꽃집하시는 분인가 했어요.
아무래도 전투조종사 보단 그 쪽에 더 소질이 있긴 할 걸요.

내 대답에 간호사는 웃으며 병실을 떠났다. 다시 혼자가 된 나는 간호사가 말한 사람을 떠올린다. 꽃다발을 한아름 안아들고 등장했을 루스터를. 콧수염을 달고, 늘 그렇듯 여성들에게는 웃음을 흘려줬겠지. 인상을 쓰고 있을때의 루스터는 어쩐지 서늘하게 느껴질때가 종종 있었지만 생각에 잠긴 루스터는 퍽 귀여운 구석이 있었다. ..귀엽다고? 내가 드디어 미쳤나. 아닌 건 아니었으므 나는 고개를 황급히 내저으며 머릿속에 끈질기게 남은 루스터의 모습을 털어내려했다. 

후각까지 맛이 가버린 게 아니었으니 꽃의 등장 유무 정도야 어렵지 않게 유추하긴 했지만 내가 꽃에 대해 아는 정보라고는 꽃받침, 꽃잎, 수술 같은 얄팍한 지식이 전부였다. 향기만으로 루스터가 가져온 꽃의 종류를 특정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아마 눈으로 보고 있었다고 해도 크게 다르진 않았을 거다. 나는 손을 뻗어 수분을 잃은 꽃잎 하나를 떼어내어 손바닥에 올려두고 가볍게 주먹을 쥐어보았다. 색을 잃지 않았음에도 말라가고 있던 꽃잎은 금방 바스라졌다. 이름이 뭘까. 문득 드는 궁금증에 나는 휴대폰을 들고 어렵지 않게 수신인을 지정한 다음 메세지를 거침없이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수탉, 니가 두고 간 꽃 이름이 뭐야?

사실 루스터도 모를 거라고 생각하긴 했다. 꽃과 어울리는, 백설공주 같은 과는 아니니까. 그저 수탉이 꽃집에 우두커니 서있었다면 어쩐지 위화감이 드는 그의 존재에 꽃집 주인이 뭐가 필요하냐며 물었을테고 덩치가 산만한 루스터는 몸을 잔뜩 구긴 상태로 병문안을 갈 거라고 말을 했을게 뻔했다. 그럼 꽃집 주인이 알아서 골라줬겠지. 왜 나를 보러 오지 않느냐고, 네 세이비어가 결국은 살아났다는 간지러운 말 대신 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굴고싶었다. 

내가 선택한 대가였으니 너는 죄책감을 가지지 않아도 되며, 너를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죽음을 자처한 거니까 혹시라도 미안해서 피하려고 하는 거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뻔한 말은 하지 않기로했다. 정 미안하거든 얼굴이라도 좀 보여달라는 비굴한 말 역시도 꾹 삼켰다. 나는 답장이 올 기미가 없는 화면만 뚫어져라 바라보다가 결국 고개를 젖히고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하필 왜 지금 파병을 가?

원망을 할 수 없었을 거라던 과거의 나와 달리 쉽게 루스터가 원망스러워졌다. 짜증날정도로 나는 루스터가 보고싶었다. 




루스터행맨 루행
2024.06.15 05: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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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시 루스터 타이밍 어긋났다 야 니 세이비어 일어났어ㅠㅠㅠㅠㅠㅠㅠ꽃들고 와라ㅠㅠㅠㅠㅠ
[Code: 9045]
2024.06.15 05: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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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진짜 너무 조타.....얼른 와 루스터ㅠㅠㅠ
[Code: 5061]
2024.06.15 06: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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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행맨의 손등을 쓰다듬으며 무슨 생각했어? 감히 세러신파파가 너보고 죽으라고 파병 가도록 압박 했다면 핸맨을 위해서라도 살아서 돌아와... 잠든 행맨 손가락에 해군반지를 끼워 주는 거 말고 네가 산 반지들고 찾아와서 고백하라고 ㅠㅠㅠㅠㅠㅠㅠ
[Code: 43c0]
2024.06.15 08: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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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필력 무슨일이야 분위기 존좋...ㅜㅜㅜㅜㅠㅠㅜ센세 루스터가 행맨 찾아오는것도 보여주세요ㅠㅠㅠㅠㅠ
[Code: 96e5]
2024.06.15 08: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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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놓고오신 1 제가들고왓어요 글 짱잼 ㅠㅠㅠ
[Code: ec3f]
2024.06.15 08: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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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나더가 시급합니다 루스터 돌아와ㅠㅠ!!!
[Code: e442]
2024.06.15 08: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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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은 무슨 파병이야ㅠㅠㅠㅠㅠㅠㅠ
[Code: e442]
2024.06.15 09: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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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너무 좋아요ㅠㅜㅜㅠㅜ
[Code: 6705]
2024.06.15 09: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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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ㅜ
[Code: 4f08]
2024.06.15 10: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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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들고 병문안 왔을 루스터 생각하면 가슴 간질거린다..무슨 생각으로 꽃병에 꽃을 꽂고 눈뜨지 못하는 행맨을 바라봤을까...루스터야 행맨 눈 떴다!!! 하필 이 때 파병을 가버려서 얼굴 마주할 수가 없는 상황이네ㅠㅠㅠㅠㅠ
[Code: 76b1]
2024.06.15 10: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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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는 진짜 인도적인 차원에서 어나더가 없으면 않됍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루스터 답장 올때까지, 파병에서 돌아올때까지 숨참고 있으께ㅠㅠㅠㅠㅠㅠ
[Code: e196]
2024.06.15 11: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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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아서 또 보러 옴..
[Code: c817]
2024.06.15 12: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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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은 무슨 파병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b85f]
2024.06.15 13: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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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Code: c6d5]
2024.06.16 02: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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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미쳤다ㅠㅠㅠㅠㅠ 격추당하면서 본인이 힘든 상황인데 담담히 자신의 마음을 홀로 풀어내고 정리하는게 행맨답다ㅠㅠ 격추당할때 ‘안어울려.’ 이 네글자에 내 마음이 더 울려버려ㅠㅠㅠ 루스터 어디갔어 세이비어 돌아왔으니까 너도 얼른와서 담담하게
대답해줘야지ㅜㅠ
[Code: 8cc1]
2024.06.16 03: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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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아니 ㅈㄴ 엘리트 군인인 거 아는데ㅠㅠㅠㅠㅠㅠㅠ 파병이라고 하니까 존나 불안하다..... 제발 무사히 다시 만나게 해주세요 센세ㅠㅠㅠㅠㅠㅠㅠ
[Code: 53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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